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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젠가 이곳에 무슨‘썰’을 풀다가 배고픈 군대시절 얘기가 나왔습니다마는, 요즘은 군대가 자유배식이라 먹고 싶은 대로 먹는다지만,,,,, 제가 군대 갔을 땐, 어쩌다 고깃국이라도 나오는 날이면 이런 속설이 있었지요. ‘돼지 고깃국이 나오면 배식구로 빨리 가고, 소고기가 나오면 천천히 가라!!’ 돼지고기는 기름기가 많아 위로 뜨고, 소고기는 가라앉으니 그리하라는 믿거나 말거나의 뜬금없는 소리죠. 배고파 죽겠는데 돼지고기 소고기 가려서 먹을 정신이 어디있습니까. 그런데 그 때는 군량미도 아낀다고 일요일 중식은 라면이었습니다. 라면이라 것도 몇 가닥 왔다 갔다 하고 멀건 국물만 주니 너무 배가 고팠습니다.
한 번은 염체 불구하고 그 라면을 후딱 마시고(워낙 국물밖에 없는 것이니...)다시 배식구로 가서 모른 척 식판을 내밀었는데, 배식하던 고참병(기간사병)이 제 식판을 콱 엎어 버리고, 제게 배식구로 머리를 들이대라는 겁니다. 그리곤 라면을 퍼 주던 대형국자로 제‘대그빡’을 내리 치는데, 아픔도 아픔이지만 그런 일을 당하니 얼마나 서럽던지 눈물을 한참 쏟았습니다. 뭐, 제가 잘못 했지요. 다들 똑같이 배가 고팠을 텐데, 저만 한 그릇 더 마시겠다고 했으니,,,,,밥그릇 엎어지고 대갈빡 맞아도 싸지요.-.-;;; 그런데 이런 경우는 어떨까요? 진퇴양난(進退兩難), 진퇴유곡(進退維谷) 뭐,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해 궁지에 빠졌을 때 우리네가 자주 인용하는 단어입니다. 조금 더 세속적인 표현으로는 ‘환장 하겠네’나 ‘돌아버리겠네’쯤 되겠지요. 다 아시는 얘깁니다. 양수(揚修) 자는 덕조(德祖) 홍농 화음 사람입니다. 사도(司徒)양표의 아들로 재간이 극히 뛰어나고 박학다식하며 특히 웅변을 잘했고, 그 시절에도 심리학이 있었는지는 모르되 사람의 심리파악에 일가견이 있었다고 전해지는 인물입니다. 이 사람도 공치사는 아니지만 허유(許攸)만큼 자신의 재주를 뽐내기를 좋아했습니다. 조조는 언제나 양수의 재주를 시기 하고 있었답니다. 때는 서기219년 중국대륙에서 원소가 패망한 해로부터 15년 후 이니까 우리반도에서는 큰 사건은 별로 없고, 백제의 근초고왕이 죽고 그의 아들인 근수구왕 6년이군요. 그해 5월 조조는 유비에게 연전연패를 했었고, 양평성 외곽 사곡에 진을 치고 있을 당시 양수는 주부(主簿)직책으로 조조와 함께 행군을 했던 것입니다. 지지부진한 전과(戰果) 연전연패에서 오는 무력감 이겨도 별 볼일, 또 지면 개망신 조조의 심정이 ‘환장 하겠네’나 ‘돌아버리겠네’쯤 되겠지요. 그러다 저녁 배식으로 받은 닭갈비를 뜯다가 그날 저녁의 군호(軍號)를 무심결에 ‘계륵(鷄肋)’이라고 했고, 34세 한참 젊은 양수의 목 또한 분리 됐다는 그 뒷얘기는 여러분께서 저보다 더 잘 아실 것입니다. 제가 왜 다들 잘 아시는 이런 씨잘데기 없는 양수와 계륵의 썰을 풀까요? 참으로 난리도 이런 난리가 없습니다. 이거 어떻게 하는 게 좋을까요? 이런 경우를 두고 진퇴양난(進退兩難), 진퇴유곡(進退維谷)이라고 하지 않나요? 아니 환장하고 돌아 버리는 것 아닙니까? 북한괴뢰들이 여전히‘개성공단‘을 가지고 장난질을 합니다. 우리 쪽에선’개성공단‘의 발족 취지가 무슨 큰 이문을 남기겠다는 것이 아니라, 경제협력이라는 대명제하에 천문학적 돈을 들여 저희 놈들 밥그릇을 만들어 준 것인데, 놈들은 그 밥그릇을 가지고 장난을 치다 못해 인질까지 잡아두고 공갈협박 하는 지경이니 정말 환장할 노릇입니다. 오죽했으면 놈들에게 밥그릇 만들어주기를 제안하고 창시한 양반의 아들이, 그 밥그릇 엎어버려야 한다고 강력히 주장했겠습니까? 뿐만 아닙니다. 오늘 아침‘조선사설’에도 남과 북이 조속한 시일 내에 개성공단을 정상화하는 방안을 협의해야겠지만, 자유로운 통행·통신·통관, 이른바 '3통(通)과 신변안전' 보장이 안 되면 놈들의 밥그릇을 엎어버리자는 강력한 주장을 펼쳤습니다. 어쨌거나 우리가 처해진 입장이 진퇴양난(進退兩難)이고, 진퇴유곡(進退維谷)이지만, ‘계륵(鷄肋)’이라는 고사가 우리에게 주는 암시와 교훈은 ‘보따리’를 싸야한다는 것 아닐까요? 자꾸 미련 떨다가 더 깊은 수렁으로 빠지기 전에.... 아니 진짜 놈들 밥그릇 팍 엎어버리고 대형국자로 대갈빡 한 방 쥐어박았으면 하는 심정입니다. 서러운 눈물 쏙 빠지게.....
덧붙임, 어제 되국에 왔습니다. 요즘 제가 되국으로 올 때마다 제일 궁금한 것은 인천공항의 장기주차장 동태입니다. 세계적 경제 불황이 닥치기 전, 차를 주차장으로 몰고 들어가면 수 만평의 주차장에 주차할 곳이 마땅치 않아 몇 바퀴를 돌아야 간신히 빈자리를 발견하고 마치 무슨 복권이나 당첨된 것처럼 희희낙락하며 주차를 하곤 했고, 특히 휴가철이나 연휴가 낀 날은 그런 행운은커녕 단기주차장으로 내몰려 비싼 주차료를 물곤 했었지요. 그런데 작년 하반기부터 주차장이 텅텅 비어 있는 겁니다. 요즘 보도를 보고 들으면 경제가 좋아진다는 착시현상에 빠졌다고 합니다. 그 얘기가 아주 틀린 얘기가 아닙니다. 경제가 조금이라도 나아지면 주차장이 좀 메워지고, 골프가방을 옮기는 양반들이 많은 텐데, 여전히 주차장은 텅텅 비어있고, 골프가방은 보이지 않습니다. 그래도 고무적인 것은 출국장에 나가보면 우리나라에 여행온 여행객이 엄청 많다는 것과, 우리네 여행객의 수자도 점점 불어나고 있는 것입니다. 어찌보면 굶어가면서 해외여행 할 사람은 없겠지요? 더 고무적인 것은 언제나 우리 경제에 대해'초 치고 고추가루'뿌리던 영국의 파이낸셜타임스가 "한국 경제가 세계 어떤 다른 국가들보다 더 빨리 회복될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는 군요. 모두들 어렵겠지만, 이 어려움만 이겨내면 동해에 떠오르는 태양처럼 여명(黎明)이 밝아 올 것을 굳게 믿습니다.
멋진 주말 되시기를,,,, 저도 샤워하고 아침 먹고 힘차게, 일하러 가세~ 일하러 가~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