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종갑 한국전력 사장이 한전의 대규모 적자에 책임을 지라는 주주들의 집단 행동에 직면했다. 사진은 지난해 7월 25일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전체회의에 출석한 김 사장이 굳은 표정으로 의원발언을 듣고 있다. ⓒ연합뉴스
한전에 삼중 사중 겹악재가 몰려오고 있다. 12조원에 달하는 당기순이익은 온데간데 없다. 정부 코드에 맞춰 탈원전 총대를 메면서 원료구입 비용이 천정부지로 치솟고 있기 때문이다.
한전은 지난해 1조원의 적자전환에 이어 올해 1·4분기 어닝쇼크를 기록하는 등 실적이 바닥까지 고꾸라지고 있다. 이 와중에 5000억원이 들어갈 대선공약 한전공대까지 만들어야 한다.
요금인상은 언감생심, 감면 규모는 계속되고 누진제도 손도 못댄다. 마침내 참고 또 참던 주주들까지 술렁이고 있다.
금융권에서는 한전의 전기요금 인상이 총선이후로 미뤄지겠지만 결국 시간문제일 것으로 보는 분위기다.
21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한국전력은 올해 2조4천억원 규모의 영업적자를 낼 것으로 예상하고 비용 절감을 위한 비상계획까지 마련한 상황이다.
그런데 문 대통령 공약사업인 한전공대 설립을 산업부 차관출신인 김종갑 한전사장이 발벗고 나서면서 막대한 설립소요 자금과 운영자금까지 부담할 처지에 놓였다.
한전은 전기판매수익 감소와 연료 가격 상승에 따른 구매비용 증가로 올해 1분기에만 연결기준 6299억원 영업적자를 봤다. 올해 경영상황도 여전히 불투명하다.
원전 이용률이 약간 상승하고 있지만 미세먼지로 인한 석탄발전량 감소와 국제유가 상승영향에 비용증가가 계속되고 있다.
국제유가 원가반영 시차가 5~6개월인 점을 감안하면 이미 올해의 실적에서 주요한 변수는 이미 결정된 것이고 올해 대규모 적자는 불가피한 상황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여기에 최근 원/달러 환율급등으로 원화가치가 폭락하면서 추가 비용부담도 계속 늘 전망이다. 당분간 실적개선 요인을 찾기 어렵다는 우울한 전망이 잇따른다.
▲ 김종갑 한국전력공사 사장(가운데)이 지난달 29일 한전공대 설립과 운영 이행협약식에서 굳은표정으로 기념사진을 촬영하는 모습. 김사장 오른쪽이 김영록 전남지사, 왼쪽이 강인규 나주시장. ⓒ연합뉴스
더 큰 문제는 한전이 최악의 적자 상황에서 대규모 자금 투입이 예상되는 한전공대 설립에 사활을 걸고 있다는 점이다. 한전은 2022년 3월 개교 목표로 올해 말까지 실무적인 준비를 대부분 마무리할 계획이다.
문제는 돈이다. 한전공대를 설립에만 5000억원 가량의 자금이 들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면서 너무 무리한 투자라는 지적이 나온다. 운영자금도 일부 지자체 예산이 들어가지만 대부분 한전의 자금으로 운영된다.
한전공대는 학부생 400명, 석·박사 과정 대학원생 600명 규모로 약 1000명 학생을 모집해 개교할 계획이다. 교수와 교직원 모집도 각각 100여명에 달한다.
부영주택이 가지고 있는 전남 나주 혁신도시내 골프장 부지인 부영CC 일원 40만㎡ 부지에 설립하고 인근 농경지 등 80만㎡ 부지에 연구소 및 에너지신산업 클러스터도 조성한다.
그러나 토지를 무상으로 받더라도 초기 설립비용만 최소 5000억원에서 많게는 8000억원까지 추산하는 곳도 있다. 국내 일반 대학 학생 1인당 교육비는 2천만원이 넘는다는 점을 감안하면 연간 운영비도 수백억원에 달할 전망이다.
학계에서는 광주과학기술원(GIST)이 버젓이 운영되는 마당에 나주에 공대특성화대학을 또 만들겠다는 발상은 광주와 전남이 경쟁하듯 내놓은 소지역주의의 산물이라는 지적이다.
한 대학교수는 "문재인정권이 지역에 대한 제대로 된 관심이 있다면 이런 소지역주의의 발원을 막을 구상을 하고 와야 하는데 이번 정권에서는 그런 깊이 있는 생각을 기대하기는 어려워보인다"고 씁쓸해 했다.
▲ 20일 오후 서울 강남구 한국전력 강남지사 앞에서 한전 소액주주 행동 회원들이 한전 주가 하락 피해 탄원 및 김종갑 한전 사장 규탄 집회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한전의 대규모 적자와 한전공대 설립에 따른 고정적자 발생은 결국 소액주주와의 소송전으로 비화될 전망이다.
한전소액주주행동은 20일 서울 강남구 한전 강남지사 앞에서 경영 개선 촉구 집회를 열고 "박근혜 정부 말기 12조원이던 당기순이익이 작년에는 1조원 적자가 됐다"며 "이는 정부의 탈원전 에너지 정책 때문이며 한전이 주주 이익은 안중에도 없고 정부 정책을 추종하는 하수인으로 전락했기 때문"이라고 꼬집었다.
소액주주들은 "한전을 올바르게 경영할 자질이 없다면 정부 낙하산으로 내려온 산업부 차관 출신 김종갑 한전 사장은 즉각 사퇴하라"고 주장했다.
이들은 문재인 정부가 탈원전 정책을 추진하고 전기요금 인상을 억제해 한전 경영에 부담을 주고 있다고도 비판했다.
소액주주행동은 "한전이 천문학적 부채를 안고 있어 영업이익으로도 이자를 못 내는 참담한 상황인데도 이낙연 국무총리와 성윤모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은 2022년까지 전기요금 인상이 없다고 수없이 얘기한다"며 "다음 세대에 천문학적 손실을 떠넘기겠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정부는 탈원전으로 피해는 주주와 미래세대가 입게 되는 만큼 국민을 상대로 탈원전의 명확한 이유도 밝혀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들은 한전 경영진을 상대로 민형사상 소송 제기와 함께 국제기구에 불공정 무역행위를 제보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소액주주행동은 "대표이사와 경영진을 상대로 배임 혐의 등으로 소송을 제기하기 위해 주주들의 서명을 받고 있다"며 "국가 간 소송을 준비 중인 외국인 주주들도 지원할 것"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산업용 전기요금 인상 억제에 대해선 세계무역기구(WTO)가 불공정 무역 행위로 엄중하게 바라보고 있다"며 "WTO에도 자료를 제공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에대해 이병태 카이스트 경영대학교수는 그의 페이스북에 "40년 투자해온 카이스트(KAIST)도 세계적 수준인지 의심을 받는데 명문 대학 만들기가 그렇게 쉬운가"라고 반문했다.
이병태 교수는 "대졸 미취업자가 넘치고 학생이 없어서 대학 문닫고 구조조정해야할 판에 대학 교육과 아무 관련 없는 공기업이 나주에 공대를 신설한다는 것은 대통령 선거 때마다 하나 씩 늘고 있는 '베이비 카이스트'를 하나 더 만들겠다는것에 불과하다"고 꼬집었다.
첫댓글 형우소갈 각오는 하고 있겠지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