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른 새벽부터 나리던 비님... 우리 마늘 심으라고 농사시간에 딱 그쳐주셨네요.
동무들은 논에서 부터 걷기 명상을 하고, 배움지기들은 미리 농사일을 시작하였습니다.
몇일전 베었던 나락을 널고, 말리는 작업에도 몇날이 필요하듯, 우리 식탁의 바탕 조미료가 되는 마늘도 이미 작년부터 준비되어 왔습니다.
농사일을 배우면서 내가 먹고, 입고, 쓰는 모든 것들에 헤아릴수 없는 과정, 시간과 누군가의 수고로움이 깃들어 있는지를 알게 되었습니다.
무언가를 이렇게 온몸으로 해보는 과정이야말로 제대로 된 배움이 아닐까 합니다.
한겨울을 지나 올해 거둬들인 마늘 중 종자가 될 것을 미리 잘 말려놓았다가 오늘에야 땅으로 인도하게 되었지요.
그전에 부스럼, 피부 치료제로 옛날부터 써왔다는 유황물에 30분간 마늘을 담가놓았습니다.
그동안 경운기로 행복이 밭두둑을 만들고, 그 밭두둑에 골을 파서 마늘 심을 준비를 하였지요.
두명이 한조가 되어 마늘을 놓고, 덮는 작업을 하였네요.
멋진 협업이었다고 만족하는 동무들이 많았습니다.
특히 어른들...
협업은 일의 만족도를 몇배로 만들어주는 것 같아요.
이런 사실도 농사일을 통해 배우게 된 것이지요.
고사리 아이들 손들도 농사일에 얼마나 큰 힘이 되는지도...
마늘은 1년을 꾸준히 먹는 작물이라서 양이 많을수록 마음도 두둑해지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몸은 조금 고단해도요.
마늘을 심는 작업과 함께, 양파심을 밭도 준비하였습니다.
반나절 꼬박 마늘을 심고 나니 절로 출출해 졌지요.
참, 우리 동생들은 농사 시간에 논으로 가서 쌀알 줍는 일을 하였습니다.
닭들에게 줄 쌀알이 달린 볏짚을 가득 주워서 오셨더군요.
오늘은 등갈비가 들어간 김치찜.
함께 땀을 흘리며 일한 동지들이 맛있는 한상을 받았습니다.
어느것 하나 허투루 먹을 음식이 없다는 것을 다시 한번 온몸으로 느끼며 고맙고 맛있는 밥모심 시간이 되었네요.
오후에는 4~8학년은 밥상 공부 시간이 펼쳐졌습니다.
마침 리코더 시간이 쉼을 가지게 되어, 4,5학년 동무들은 감자전을 부치고, 7,8학년 동무들은 저녁에 먹을 감자 수제비 준비를 하였지요.
밭에서 식탁까지의 밥상 공부 하나로 세상 전체의 물리를 깨칠수 있음을 느낍니다.
모든 것이 서로 의지해서 존재함을, 모든 것이 연결되어 있음을, 씨앗에서 열매까지 숱하게 변하는 것들을 보면서 고마움과 진리가 하나라는 사실도 알게됩니다.
오늘도 그득한 하루였네요.
동무들은 집으로 가고,
배움지기들은 배움터 살림시간으로 1층 공간 정리를 하였습니다.
한동안 공사로 어수선한 복도가 환해진 기분이 듭니다.
여전히 후덥한 날씨인데요.
가을이 깊어가는 시간...
우리 모두의 살림도 갈무리 시간입니다.
차분히 고요하게, 나무들이 잎을 떨구듯... 내면으로...
오늘도 고마운 하루였습니다.
당신이 계셔 내가 있습니다.
우리는 사랑어린 사람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