굼벵이의 하루
매일 이른 아침에
눈을 뜨면
전자 벽시계는 4시 반이다
하나의
습관이 되었는지 모르지만
나는 시계처럼 보여진 다
침대
이부자리를 걷어차고 나와
욕실에서
면도를 하고 세수를 한다
더부룩한 수염만큼이나
살아온 세월이 말해주는지 모른 다
마치
산사(山寺)에 들어온 것 같은 시간에
잠을 자고 있는 아내를 깨우는 시간이다
하루마다 날짜는 변해가도
아침밥상 반찬은 변함이 없어라
바쁜 시간
굼벵이는 설치듯이 집을 나선다
출 퇴근하는 교통편이나
직장은 그대로인데
거울을 보니
내 얼굴은 하루가 다르게 변해가는구나
오전 일과
오후 일과 거치는 시간은
어찌 보면 하루가 길어 보인 다
그렇지만
한 달과 일 년은 그렇게도 짧은지
모른다
하루도
거르지 않고 향기를 벗 삼아
앞만 보며
하루를 달리고 달린 것이
움켜쥔 것은
빈 호주머니 뿐이더라
혼탁해도 세상은 움직이고
힘들어도 삶을 놓을 수는 없다
밤 12시쯤
다시 이부자리에 들어가면
굼벵이의 하루는
이렇게 끝난다 ..... 飛龍 / 南 周 熙
첫댓글 그래도 직장을 다닐때가 좋습니다
나는 죽을 날만 기다리는 늙은이랍니다
부지런히 사세요
덕분에 고맙습니다
행복한. 시간 보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