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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 : <泓> 물 깊을 홍 : 물이 넓고 깊은 모양
↑ 1편부터 볼테야
Chapter. 08
부제 : 만남
예상외로 시간은 빨리 지나 사람들이 속속들이 패션쇼장을 채우기 시작했다. 드레스 코드가 검은색인만큼, 사람들은 각자
자신의 체형과 얼굴에 맞는 검은 옷을 맞춰 입은체 들어왔다. 지금 무대 뒤에서, 손톱만 잘근잘근 물어뜯는 마녀의 옆에서
나는 순식간에 채워지는 객석에, 덩달아 손톱을 깨물게 되었다. 떨리는 목소리로 마녀는 VIP석에 지금 착석하는 여러 유명
디자이너들과 CEO들을 보며 나에게 그들이 어떤 사람들인지 설명 해주었다. 저 사람들이 마녀보다 높은 위치에 있는 사람
들이라니, 생각만해도 끔찍하다. 슬쩍 돌아본 옆에는 단비가 여전히 눈치도없이 하진석 놈과 ‘자기야’ 라는 애칭으로 통화
하고 있었다. 혀를 끌끌차며 단비를 노려보고있는데, 어느세 긴장한 눈빛의 마녀가 나를 심하게 흔들며 말했다.
“시…시작했어.”
마녀의 살떨리는 목소리와함께 기다렸다는듯이 모두 꺼지는 조명. 환했던 무대는 순식간에 정전이됫듯이 암전에 깔렸고,
이윽고 무대에 설치해놓은 드라이아이스가 스모크를 내품으며 웅장함을 강조했다. 패션에 일가견이있는 연예인들도
모두 한자리에 모인 곳이기에 더욱더 긴장되는 순간이었다. 곧이어 곳곳에서 퍼져나오는 스포트라이트와 박자감이 좋은
비트 음악이 모던하고 분위기있게 패션쇼장을 가득 매웠다. 동시에 기다렸다는 듯이 무대 뒤에서 대기중이었던 남자
모델들이 먼저 나와서 무대의 서막을 열었다. 아래를 보지도 않고 당당하고 맵시있는 워킹을 선보이는 남자 모델들은
그 무엇보다도 멋져보였다.
“악! 저거 머플러 누가 두르게했니!”
“헐.”
“내가 미쳐. 저거 머플러 씌우지 말라고 분명히 그랬는데!”
처음 스타트를 끊은 남자모델에게 걸려있는 회색빛 머플러를 모니터로 확인하던 마녀는, 거품물듯 까물어쳤다.
머플러가있어서 포인트를 주는것같아 괜찮기만한데 마녀는 왜이리 오버하는지 모르겠다. 너무 긴장한 탓인지, 마녀는
어린아이처럼 칭얼대며 고통을 호소했다. 옆에서 내가 괜찮다고 다그쳐도, 그녀는 도무지 내 말을 들으려고 하질 않는다.
마녀가 울부짖으며 바보같은 모습만 보이고 있을때, 언뜻 확인한 모니터 속에서는, 꽤 익숙한 몸매의 여자가 아주 당당한
워킹으로 사람들의 시선을 사로 잡고 있었다. 무대 앞까지 가서 턴 하는 여자의 모습을 눈여겨보니, 그녀는 다름아닌
묘헤이, 그 말괄량이 여자였다. 무표정으로 당당하고 섹시하게 워킹하는 그녀의 모습을 보니, 마치 다른 사람같이
느껴졌다.
“진짜 예쁘네….”
그리고 모니터화면에 정면으로 줌인 들어간 묘헤이의 얼굴. 저절로 내 입에서 감탄사가 뱉어질 만큼, 그녀는 화려하고
아름다웠다. 뭔가가 떻오른 나는, 아직도 머리를 부여잡고 울분을 토하는 마녀에게 다급하게 물었다.
“선생님, 저 모델 왜 뽑으셨어요?”
“누구… 묘헤이?”
“이름까지 외우셨어요?”
“좀 특이한 애라서, 이름까지 외우게 됬어. 이름도 특이하잖아.”
“앞으로 장래가 궁금한 친구에요….”
“네 장래나 걱정하세요. 오지랖은,”
짜증나, 괜히 꾸중만 들었다. 모니터를 바라보는 마녀의 뒷통수를 최대한 노려봐주곤, 난 조용히 묘헤이의 다음으로 들어오는
모델들의 행렬을 관찰했다. 언젠간 저 모델들이, 지금 내 옆에 있는 이 마녀가 아니라 내 옷을 입어줄 날을 꿈꾸면서.
*
“Whaaaaa!!”
훈훈한 남자 모델들의 상의탈의 모습만 침을 흘리며 보고 있으니, 벌써 쇼는 끝이 나버렸다. 어느세 어둡고 침침했던
무대와, 웅장한 음악소리는 없어지고, 밝아진 조명이 함성을 지르는 사람을 밝혔다. 사람들은 마음이 들었는지, 이 쇼에
대한 보답으로 일어서서 기립박수를 기쁘게 쳐 주었고, 무대 앞으로 나가 모델들에게 꽃다발을 받으며 웃는 마녀는
그 무엇보다 행복해 보였다. 마녀가 그렇게 걱정하던 VIP하객들도 일어서서 반갑게 웃으며 박수를 쳤고, 나와 단비는
무대 밖에서 모니터를 향해 박수를 쳐주었다. 언제봐도 짜증나고, 더러운 성질의 마녀이지만, 그녀가 디자인한 옷들을
보면, 그녀에 대한 미움이 사라질 정도로 아름답다. 그래서 그녀의 패션쇼를 관람한 사람들은 절로 기립박수를 치게
된다. 물론, 그건 나도 예외가 아니다. 어느세 내 두 다리는 벌떡 일어서서 마녀에게 박수를 보내고 있으니까.
“언니, 성공적으로 끝난거 같죠?”
“물론이지.”
“언제쯤 저 무대에서 저도 웃을 수 있을까요.”
“불가능 할걸.”
“에? 언니 뭐에요!”
단비는 내 어깨를 장난스럽게 치며 맑게 웃었다. 그건 나도 마찬가지였다. 나도 웃고싶다. 저 무대에서, 마녀보다 더 예쁜
미소를 보이며 자랑스럽게 내 무대임을 증명하고 싶다. 근데, 그 날이 언제 올 지 막막하고 불안하다. 그만큼 내가 그렸던
디자인들은 초라하게만 느껴졌다.
*
“언니! 우리 뒷풀이 하러 갈건데, 같이가요.”
“생각없어. 나 요즘 속이 안좋아서 술 마시면 속 뒤틀려.”
“안마시면 돼죠- 가요 언니, 네?”
“나 정말 별로니까 너희들이나 가.”
“치, 알았어요.”
마녀와 그 조수들이 뒷풀이를 한다고 단비는 내 팔을 잡아당긴다. 짐을 챙기는 나에게 단비는 짜증나는 방해꾼일 뿐이다.
술마실 기분이 아니라서 그냥 가라 그러니까 고집쎈 단비는 한번 더 나에게 유혹의 손길을 내민다. 정중히 거절하니
그제서야 단비는 뾰루퉁한 얼굴과 함께 내 팔을 놓았다. 나는 짐을싸고 단비는 뒷풀이 하려고 내 곁에서 멀어지고 있었다.
그런데 순간 뭔가가 떻오른 나는 다시 단비의 팔을 잡고서 말했다.
“너 술 마시면 절대 안돼는거 알지?”
“알아요-”
“절대, 네버 마시면 안돼!”
“알겠습니다. 선배님.”
군대식 인사로 마무리하고 다른 무리들과 뒤엉켜 멀어져가는 단비가 불안했다. 홀몸도 아닌 아이가 저렇게 촐랑대면
괜히 내가 저 아이 엄마인것처럼 지켜주지못해 못내 아쉽다. 이미 마녀는 수많은 모델들에게 휩쌓여 저절로 뒷풀이
장소로 간지 오래되었고, 결국 모델들이 입었던 옷들을 정리하는것은 순전히 내 몫이 된다. 여기저기 바닥에 널려져
있어도, 이 옷 하나하나 만져보는 감회가 남다르다. 크고 검은 트렁크 가방에 비닐로 잘 씌운 옷을 가지런히 정리하여
넣고있는데, 어깨너머로 누군가가 나를 톡톡 두들긴다. 살짝 놀란 눈으로 뒤를 돌아보니, 그 누구보다 보고싶었던
엄마의 미소가 나를 환하게 반겼다.
“엄마!”
“힘들었지? 패션쇼 정말 근사하더라.”
드레스 코드를 맞추느라 검은 정장 원피스를 멋지게 차려입고 온 엄마는, 오늘 쇼에서 뽑냈던 어떤 모델보다도 아름다웠다.
포근하게 날 안아주는 엄마의 품 덕분에, 그간 근육처럼 똘똘뭉친 피곤이 다 풀리는듯 해서 기분이 좋았다. 한참을 엄마의
칭찬속에서 고마움을 느끼고 있을 때, 뒤늦게 엄마의 뒤에서 점점 나에게 다가오는 은영이 보였다. 검은 정장을 맵시있게
차려입은 녀석의 모습은, 내가 여태 봐왔던 남자 모델을 뺨치는 격이었다. 시크하게 바뀐 녀석의 모습에 한번 놀란 나를
익숙한 자세로 부드럽게 껴안아주는 그의 행동에 두번 놀랐다. 조금은 어벙한 눈으로 은영을 바라보았고, 그는 뒤로
감춰두었던 한손을 내 앞으로 내밀었다. 그의 손에는 장미와 안개꽃이 조화를 이루는 화사한 꽃다발이있었다. 내 패션쇼도
아닌데, 이렇게 큰 꽃다발을 받아보긴 처음이다. 늘 그렇듯이, 꽃내음을 코끝깊이 들이마시면, 그 향기로운 꽃내음이
저절로 내 코를 스친다.
“고마워.”
“은영이가 직접 고른거야.”
“고마워 노은영.”
이제서야 밝게 미소짓는 그의 얼굴은, 내가 들고있는 이 꽃보다 더더욱 밝고 청초했다. 엄마는 조심스럽게 뻗은 손으로
내 부시시하고 헝클어진 머리카락을 쓸어넘겨주었고, 난 엄마를 직시했다. 새아버지가 안보여서 엄마에게 물으니, 엄마는
새아빠가 일이 많아서 못왔다고 일렀다. 새아빠는 꼭 이곳에 오고싶었는데 못가서 너무 미안하단 말을 나에게 전해달라고
엄마에게 일렀다고 했다. 한번 더 향기로운 꽃내음을 맡고 있을 때, 엄마는 잠시 화장실에 들른다로 이르곤, 나와 은영을
이곳에 둘이 남겨두고서 화장실로 가셨다. 조금은 어색한 기운이 감도는 이 공간에서, 난 일부러 손을 바삐 움직였다.
은영은 그런 날 보더니, 쭈그려앉아 옷을 정리하고 있던 나의 어깨를 가볍게 감싸쥐며 절로 일으켜 세웠다. 어쩔수 없이
일어난 나는 은영을 직시했고, 그는 멀뚱히 자신을 바라보는 나의 이마에 차가운 손을 얹었다. 진찰하는 의사처럼 그의
표정이 그렇게 진지할수가 없었다. 설마, 이녀석.
“감기때문에 그런거야? 다 낳았어.”
퉁명스럽게 내뱉어진 내 말에, 녀석은 인상을 조금 구기며 내 손을 낚아챘다. 그리고 그는 익숙한 필채로 내 손바닥에
끌씨를 써 내려갔다.
[미열 있잖아]
걱정하는걸까. 이녀석, 나를 걱정해서 뭐하자는건지. 당연하다는듯이 난 녀석을 올려다보고는 한숨과함께 말했다.
“실내가 더워서 그래. 오버하지 마.”
녀석이 매만지던 내 이마를 쓱쓱 문지르며 퉁명스럽게 대답하니, 녀석은 못참겠다는 듯한 표정으로 다시한번 내 손을
부여잡고서 할말을 써 내려갔다. 집요하다 이녀석. 누굴닮아서 이렇게 끈질긴지, 아주 하루하루 실감을 한다.
[집에 가자]
“병자 취급하지마, 나 정말 괜찮아.”
말로는 안돼겠는지, 녀석은 야무진 고양이처럼 앙다문 입술을 한 나를 매섭게 노려보고는, 잡고있던 내 손의 팔목을 손자국이
나도록 꽉 부여잡고서 바깥쪽으로 향하고 있었다. 이대로 끌려가는건가 싶어서 버팅기고 있는것도 잠시였고, 가기싫다고
어린아이처럼 떼를 쓰는것도 한계였다. 정말 괜찮은데, 가끔 열이 오르는것 빼고는 정말 다 괜찮다. 그런데 이녀석은 너무도
집요하게 나를 끌고간다. 결국 나가는 문까지 나를 끌고가는 녀석의 팔을 손으로 내려쳐보아도, 녀석은 꿈쩍도 안했다.
짜증나, 요즘에 좀 둘 사이가 부드러워졌나 싶었는데, 이 녀석은 역시 나와 뭔가 코드가 안맞는다. 그렇게 내가 녀석의
뒷통수를 강하게 노려보고 있을때였다. 그 여자와 녀석이 마주친 건.
“세빈씨 안에 있…!”
“…!”
나에게 맡기려는듯한 드레스 하나를 가져온 묘헤이는, 아까와는 다르게 아주 청초하게 틀어올린 머리에 잘 어울리는 여자가
되어있었다. 화려한 화장을 지운 그녀는 맨얼굴이라는 느낌 보다는 수수하게 매끄러웠다. 허나 그것이 끝이 아니었다. 나를
끌고가던 은영과 묘헤이가 서로 눈을 마주쳤고, 그 두사람은 메두사의 얼굴을 본것마냥 서로가 굳어있었다. 그리고 녀석은
손자국이 빨갛게 나도록 꽉 잡고있던 내 손을 마법처럼 풀었다. 난 빨갛게 익은 내 팔을 문지르며 두 사람을 번갈아 보았고,
두사람은 정말 시간이 멈춰버린것처럼 그렇게 몇초동안 서로의 눈을 직시하고만 있었다. 제일먼저 말문을 튼 것은 나한테
맡길 드레스를 쥐고있는 묘헤이었다.
“하, 내 눈이 맞았어.”
“….”
“아까 무대에서 너랑 너무 똑같은 남자를 봤는데, 그게 너일거라곤 꿈에도 생각 못했는데…”
“….”
“하, 정말 노은영이네.”
“…….”
“세상 참 좁다. 그치?”
더욱더 놀라운것은, 그녀가 지금 차가운 눈을 하고있는 노은영과 알던 사이라는 점이었다. 하지만, 노은영은 그걸 인정
하기도 싫다는 듯이 아주 역겹다는 표정을 하고 있었다. 매섭도록 차가운 바람이 부는 두 사람 사이에서, 난 빼도박도 못하는
생쥐꼴이 되었다. 묘헤이는 너무나 그리웠다는 얼굴을 하고서, 애처롭게 떨리는 손으로 은영의 뺨을 조심스럽게 어루 만져
본다. 가늘고 선이 고운 그녀의 손가락 마디마디가 그의 피부를 느끼는지 부드럽게 그의 뺨을 쓸었다. 하지만, 은영은
더럽다는 듯이 단번에 그녀의 손을 강렬하고 단조롭게 내려쳤고, 묘헤이는 예상했다는 듯이 살짝 입꼬리를 올리며 은영이
쳤던 손을 어루만졌다. 아까 나에게 베시시 웃던 묘헤이의 모습이 아니었다. 아주 심오하고 강렬했다.
“미안, 나도 모르게….”
“….”
“그래도 오랜만에 보니까 너무 좋은데. 난 너무 좋은데.”
“….”
이여자, 묘헤이 도데체 무슨일을 은영에게 저질렀길래 이토록 은영이 이런 표정을 짓고, 이 여자는 왜
죄책감에 시달리는 표정을 지을까. 두 동공이 너무도 빠르게 흔들리던 나는, 마지막에 작게나마 투정을 부리듯 튀어나온
묘헤이의 말에 순간적으로 너무 놀랐다.
“무슨 말이라도 좀 해봐! 내가 그렇게 끔찍해?”
맙소사. 이여자, 은영이 말을 못한다는 사실을 모른다. 어떻게 모를 수 있지? 은영은 태어날 때부터 말을 못하는게 아니었나?
은영은 그녀의 말에 더더욱 치명적인 상처를 받은것처럼 너무도 괴로운 표정을 지었고, 이젠 내가 나설때다 싶어, 난 묘헤이가
들고있던 옷을 건내받고는 귀뜸해듯 말해주었다.
“중간에서 껴들어 미안하지만, 노은영 말 못해요 헤이씨.”
순간적으로 묘헤이는 너무도 신기하게 동공이 곧바로 풀려버리며, 다리가 풀린듯 바닥에 주저앉아버렸다. 그리곤 두 손으로
울음을 참아내듯 입을 틀어막으며 이슬같은 눈물을 툭툭 떨어트렸다. 그녀의 검은 레깅스에 눈물 방울이 툭툭 떨어지고, 은영은
더 볼일 없다는 듯이 나와 묘헤이를 빠르게 지나쳐 점점 사라져가고 있었다. 은영을 붙잡고싶은데 차마 목소리가 나오질 않는지
묘헤이는 시선을 은영에게서 떼어내지 않으면서도 크게 울부짖고 있었다. 너무도 서럽게 우는 그녀 곁에서 난 어찌할 바를
모르고 같이 쭈그려 앉아 그녀의 등을 쓸어줄 뿐이었다. 갓태어난 어린아기처럼 너무도 서럽고 애타게 우는 그녀 덕분에
난 이곳을 떠날 수가 없었다.
*
“여기 물좀 마셔요.”
“…고마워요.”
그녀가 맨바닥에 앉아 정신없이 운것도 언 30여분. 화장실에 왔다가 돌아온 엄마도 화들짝 놀라하셨고, 난 그런 엄마보고 은영
에게 가보라고 전했다. 엄마가 간 뒤에 난 묘헤이를 근처 의자에 잠시 앉혀둔 다음, 정수기에서 물을 담아 그녀에게 건내었다.
하두 울어서 탈수증세를 보이는건지, 그녀는 단번에 물을 받았다. 목놓아 울어서 그런지, 그녀의 목은 이미 쉬어버린지
오래였다. 아직도 내가 한말에 대한 충격이 가시지 않았는지, 내가 건내어준 물컵을 받아든 묘헤이의 손을 심하게 떨렸다.
도데체 이 힘없고 가녀리고 매마른 여자가 왜이렇게 탈수가 될때까지 울었는지, 아니 노은영은 태어날때부터 말을 못했던게
아닌지 너무나 궁금했다. 그래서 난 그녀에게 대뜸 철판을 깔고 물었다.
“노은영, 태어날때부터 말 못한게 아니었어요?”
“은영이…아세요?”
“인정하긴 싫지만, 남매에요 우리.”
“치, 거짓말. 은영인 남매 아니에요.”
“그랬는데, 얼마전에 우리엄마랑 그쪽 아버지랑 결혼 하셨거든요.”
“…!”
“또 울거에요? 아, 이제 티슈 없어요. 그만 울어요.”
이미 알비노 토끼 눈처럼 붉어진 묘헤이는 또다시 울먹거리다가 입술을 와작 깨물며 눈물을 참는듯 했다. 한숨을 쉬며 내가
그녀를 안타깝게 바라보자, 그녀는 입술을 씰룩 거리며 또다시 울음을 참는듯 했다. 이윽고 그녀는 컵에 남은 물까지 모두
마셔버리곤 눈물 때문에 뜨겁게 달궈진 입김을 세차게 내뿜었다. 그리고, 그녀는 내가아닌 창밖을 바라보며 말했다.
“우리 은영이 목소리가 얼마나 멋있는데요.”
“….”
“내가 그 목소리에 한두번 반한게 아니에요.”
“…연인 사이었어요?”
“난 그렇다고 말하고 싶어요.”
또다시 울컥하며 눈물이 나올것같은지, 묘헤이는 천천히 고개를 들어 천장을 바라보며 눈물을 삼쳤다. 벌써 루돌프처럼
빨갛게 변질된 코는, 그녀가 얼마나 울었는지 대충 짐작가게 한다. 묘한말만 내뱉는 묘헤이는, 혼자만의 시간이 필요한것
같았다. 그래서 내가 ‘쉬어요’ 라는 말과함께 일어서려 하자, 내 팔목을 잡는 묘헤이. 그녀는 실핏줄이 터져 빨갛게 충혈된
눈으로 나에게 이렇게 말했다.
“은영이 전화번호 알려줘요.”
“….”
“이렇게 부탁할게요. 또다시 놓칠 수 없어요.”
알비노 토끼 처럼 충혈된 눈, 매말라 갈라져 피가 터진 입술, 탈수된 마른 몸. 그런 그녀의 상태가 내 손이 절로 핸드폰을
향하게 만들었다.
*
ㅋㅋ내일이 졸업식날인데 이러고 있어요 ㅎ
꺄홀 드디어 헤이와 은영이가 만났군요
요즘 은영알이 하느라 힘들어요!ㅎㅎ
비축분들이 점점 사라지는게 가슴아픕니다 ㅎ
그래도 여러분을 위해서라면 이 몸 부숴져도 갠차나요
그럼 땡쓰투 나갈게용
오타지적은 쪽찌로 상콤하게
댓글 안해주면 모레반지 빵야빵야
업댓쪽끼원하시면 상콤하게 댓글앞에 <홍> 을 붙여주세요
성의댓글을 올려준 이에게는 걸이의 상콤한 쪽찌가 갈지어니>_<
THANKS TO YOU
찬미짱/미아사랑/여우의발칙한상상
코니의유혹/앙해/솔나루
핑거문/젠이/춤추는 천사 go
로벨리아/르뇽/유애비화
각도기/유짱ㅇ/얘뽀
꽃 눈/핫초/TOP.
잉잉 이
첫댓글 <홍> 오우 이렇게 빠를 줄이야 ㅋㅋㅋ
<홍> 아이고..... 요런 깜찍한 헤이같으니라고ㅡ_ㅡ 나 너 좋아질라하는데 다시 정떨어지네 ㅋㅋ 아 정말 우리 은영이 어쩌다가 말을 잃었뉘ㅜㅜㅜ 혹시 헤이 때문에 그럱거니...ㅜㅜ응? 은영앓이.. 네, 저도 하고 있는 거 같아요T^T!! 노은영노은영노은영... 나 은영이가 다시 말 되찾았으면 좋겠어여ㅜ_ㅜ
<홍> 쪽지보자마자 왔어요! 쪽지안와있어도 매일매일 인소닷 확인해요 ㅋㅋㅋ 너무너무 재밌네요! 그런데 은영이가 처음부터 말을 못하는게 아니었다니!!! 다음편 빨리들고 오셔야되요!!
작가님 폭풍 연재 넘 좋아요~~ㅋㅋㅋㅋ저도 작가님께 땡스투ㅋㅋ
졸업 축하드려요... 은영의 누드화속 주인공이 헤이 같네요...사랑때문에 말을 잃은남자 넘 매력있어요..ㅋㅋ
<홍> 은영이랑 헤이의 사이가 어땟는지 궁굼하구요 ㅠㅠ !! 빨리 담편 나왓음 조켓네요 ㅎㅎ 담편도 기대할께요 !!!! 은영이목소리도 듣고싶네요<<듣지못하지만 ㅋㅋㅋㅋㅋ 무튼 은영이랑 세빈이랑 잘됫음 조켓네요 ㅎㅎ
<홍> 왠지 묘헤이한태는 은영이 번호 알려주면 안되다는 생각이 들어요ㅋㅋ
<홍> 재밌어요^^
<홍> 묘헤이가 묘하게시러요ㅋㅋㅋㅋㅋ
<홍> 재미있게봤어요 2편씩이나!! 다음편 기대할게요
<홍>가슴이 두근두근 뛰어요~
<홍> ㅠㅠㅠㅠ우와재밌어요!!!! 졸업축하드려요~묘헤이..뭔가싫어요 ㅠㅠㅠㅠㅠㅠㅠㅠ ㅠㅠㅠㅋㅋㅋㅋㅋㅋ다음편기대할께요!!!!!!!!!!!!!!1
<홍> 은영이 목소리가 멋있다니, 두근두근 완전 궁금해요!! 그리고 묘헤이랑 은영은 무슨관계인지두요!!
다음편도 기대할게요ㅎㅎ:)
<홍> 와 어케되는거져?은영이목소리 퓨ㅠㅠㅠㅠㅠ 담편기다릴게여~
<홍> 아, 짠하심. 그래두....................... 전. 그건 아니라는, 아. 은영이 목소리가 멋있었다니. 보컬인것인가?ㅋㅋㅋ 저 매혹될지도 모르겠어영. 곤란하심.ㅋㅋㅋㅋㅋㅋ
<홍>아 오랫동안 못봐서 스겜 해서 올리네요 ㅋ 묘헤이 ㅋ 설마 이런 이름이 진짜로 잇는건 아니죠 작가님?
대박재밌네요 신선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