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0년대 청춘영화 주제가
어느 한 시대의 힙한 음악을 알고 싶을때, 청춘영화만한 바로미터가 없다. 파릇파릇하고 반짝반짝 빛나는 배우들과 달콤쌉싸름한 로맨스. 혹은 한창 혼란스런 성장기를 보내는 청춘들의 방황과 갈등. 이런 순간들을 가장 잘 표현해 줄 수 있는 BGM은 영화의 장면들과 맞물려 오랫동안 머리와 가슴 속에 남는다. 그래서 뽑아봤다. 청춘영화가 어느 때보다 흥했던 80년대와 지금까지도 잊혀지지 않는 영화 속 삽입곡들.
The Breakfast Club (1985)
감독 존 휴즈
출연 에밀리오 에스테베즈. 주드 넬슨. 알리 시디. 몰리 링월드 모두가 쉬는 토요일에 나와 벌을 받는 아이들. 하지만 이 아이들이 고분고분하게 말을 들을리가 없다. 오히려 텅빈 학교에 모인 소위 ‘문제아’들은 장난을 치고 속내를 털어놓으며 자기들만의 새로운 커뮤니티를 선서(!!)한다. 80년대 청춘영화의 대부와도 같은 존 휴즈의 2번째 작품이며, 영화에 출연한 청춘 스타들은 실제로도 브랫 팩이라는 명칭으로 불리면서 80년대 헐리우드 유망주로 주목받았다.
Simple Minds - Don't You (Forget About Me)
70년 후반 스코틀랜드에서 결성된 Simple Minds는 [The Breakfast Club]에 삽입된 이 곡으로 오랫동안 사랑받는 밴드가 되었다. 노래는 가장 삐딱한 캐릭터였던 존 벤더(쥬드 넬슨)가 한쪽 손을 치켜들며 정지되는 유명한 엔딩씬에 삽입되어 강렬한 인상을 남기는데 성공하였고, 빌보드 차트 HOT 100과 Rock 차트 정상을 차지하였다.
Say Anything (1989)
감독 카메론 크로우
출연 존 쿠삭. 이온 스키 별 볼일 없는 졸업생 로이드(존 쿠삭)과 잘나가는 졸업생 대표 다이앤(이온 스키)는 사랑에 빠지지만 딸의 성공에 모든 걸 내건 다이앤의 아버지 때문에 그들의 사랑이 난관에 부딪힌다. 간단히 몇 줄로 요약하자니 별 것 아닌 것 같은 내용이지만 로이드가 다이앤에게 스테레오 라디오로 Peter Gabriel의 ‘In You Eyes’를 불러주는 장면(좌측 사진)은 20여 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미국 남녀 청춘들을 설레게 하는 최고의 고백 씬으로 회자된다.
누나 조안 쿠삭과 함께 자주 출연하는 존 쿠삭은 청춘시절의 훈훈한 외모를 그대로 간직한 채 성장, 이후 승승장구하여 지금까지도 활발히 활동중이며 국내에서도 골수팬들을 거느리고 있다. 한편 80년대 존 쿠삭 보다 인기가 많았던 이온 스키는 Red Hot Chili Peppers의 Anthony Kiedis와 사귄데 이어 유명한 랩 듀오 Beastie Boys의 Adam Horovitz와 결혼하더니 8년 만에 이혼, 현재는 인디 싱어 Ben Lee와 재혼하여 잘 살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다.
Peter Gabriel - In Your Eyes
70년대, 프로그레시브 락 그룹 Genesis에서 리드 싱어로 활약하다가 1977년 솔로 앨범을 내면서 그룹을 탈퇴한 Peter Gabriel은 이후 자유롭게 장르를 초월하여 실험적인 음악 세계를 펼쳐왔다. ‘In Your Eyes’는 Peter Gabriel의 가장 대중적이고 성공적이라고 알려진 5번째 정규앨범 [So]에 실린 곡으로, ‘Red Rain’, ‘Big Time’, ‘Sledgehammer’, ‘Don’t Give Up’ 등과 함께 큰 인기를 모았다. 특히 ‘Sledgehammer’의 스탑모션을 이용한 뮤직비디오는 각종 상을 휩쓸며 시대를 대표하는 MV로 종종 언급되곤 한다.
Pretty In Pink (1986)
감독 하워드 더치
출연 몰리 링월드. 앤드류 맥카시. 존 크라이어 학교에서 인기없는 루저 타입의 여학생과 가장 잘나가는 킹카 남학생과의 로맨스. 청춘물에서 흔히 볼 수 있는 구도다. 이 클리셰 투성이의 스토리를 가진 영화가 그럼에도 불구하고 인기를 얻은 이유는, 하워드 휴즈가 발굴한 배우 몰리 링월드의 매력(예쁘장하기만한 여배우가 아닌 강단 있어보이는)과 귀공자 타입의 배우 앤드류 맥카시의 출연 덕분이라고 할 수 있겠다. 그리고 물론 80년대 유행 팝음악을 모아놓은 사운드 트랙도 빼놓을 수 없다.
OMD - If You Leave
영국 출신 그룹 OMD(Orchestral Manoeuvres In The Dark)의 곡인 ‘If You Leave’는 영화의 엔딩씬에 삽입되어 미국에서 큰 인기를 모았지만 자국인 영국에서는 별 대접을 못받았다. 그들의 데뷰 앨범에 수록된 ‘(Forever) Live And Die’도 함께 유명세를 탔지만 ‘If You Leave’가 누린 만큼은 아니었다. 이 곡은 이후 인디 밴드 Nada Surk가 커버하여 드라마 [The OC]에 삽입하였고, Good Charlotte은 [Not Another Teen Movie]에 커버곡을 삽입하기도 했다.
Vision Quest (1985)
감독 해롤드 베커
출연 매튜 모딘. 린다 피오렌티노 고등학생 레슬러인 루덴(매튜 모딘)이 연상의 여인 칼라(린다 피오렌티노)와 관계를 맺는다는 내용이긴 하지만, 영화는 루덴의 성장기 방황과 운동 선수로서의 성취감 등도 놓치지 않고 그려낸다. 썩 잘된 영화라고 할 수는 없으나 해롤드 베커 감독의 연출력 덕분에 볼만한 성장기 영화로 완성된 작품.
Madonna - Crazy For You
이 노래는 영화를 위해 싱글 앨범으로 발매되었는데, 곡을 삽입했을 뿐 아니라 Madonna는 영화 속 클럽 공연 장면에도 직접 출연하였다. 당시 Madonna는 [Like A Virgin](1984)으로 선풍적인 인기 몰이를 한 후라 서포모어 징크스를 피하기 위해 다음 앨범 발매에 신중을 기하던 중이었다. 그리고 그때 댄스 가수로 인기를 모은 Madonna로서는 과감하게 발라드 ‘Crazy For You’를 선택하였고, 이 싱글은 그녀에게 2번째 NO.1 타이틀을 안겨주게 된다.
Less Than Zero (1987)
감독 마렉 카니브스카
출연 앤드류 맥카시. 제이미 거츠. 로버트 다우니 주니어간단하게 설명하자면 휴일을 맞아 고향 LA로 돌아온 대학 1년생 클레이(앤드류 맥카시)가 친구들과 어울리는 동안에 벌어진 일. 더 짧게는 로버트 다우니 주니어가 마약 중독자로 나와 열연을 펼친 영화다. 20대 초반 젊은이들이 주인공이지만 위에 언급한 영화들과는 달리 전혀 상큼하지 않고 영화내내 짖누를 듯한 갑갑함과 어두운 정서가 가득한 게 특징. [Pretty In Pink]에서 껄렁껄렁한 조연으로 출연했던 제임스 스페이더는 이 영화에선 마약 딜러로 출연한다. (이 배우는 주로 이런 뺀질뺀질한 여피족이 전문이었다)
Bangles - A Hazy Shade Of Winter
80년대를 주름잡던 걸보컬 그룹 중 영국에 Bananarama가 있었다면, 미국엔 Bangles가 있었다. ‘A Hazy Shade Of Winter’는 Simon And Garfunkel의 [Bookends]에 수록된 동명 타이틀 곡을 Bangles가 리메이크한 곡이다. 오리지날과는 달리 헤비한 락 사운드를 가미하여 현대적인 감각으로 재탄생 된 이 곡은 영화에 삽입된 후 빌보드 HOT 100 2위를 차지했다. 그 외 역시 빌보드 HOT 100 2위까지 올라갔던 ‘Manic Monday’, HOT 100 넘버원 싱글곡인 ‘Walking Like An Egyptian’과 ‘Eternal Flame’등으로 Bangles는 명실공히 80년대를 대표하는 여성 보컬 그룹으로 사랑받았다.
Mannequin (1987)
감독 마이클 고틀립
출연 앤드류 맥카시. 킴 캐트럴 얼굴이면 얼굴. 몸매면 몸매. 어느 것 하나 흠잡을데 없는 마네킨이 실제가 되어 나타난다는 판타스틱 러브 스토리 [마네킨]은 80년대 청춘영화를 논할 때 빠지지 않는 이름 앤드류 맥카시와 킴 캐트럴이 출연한 영화다. 당시에는 앤드류 맥카시가 부동의 스타였지만, 20여 년이 지난 지금은 킴 캐트럴이 드라마 [섹스 앤 더 시티]에서의 사만다로 빅히트를 터트리게 되었다. 때문에 지금은 너무 사만다의 이미지가 박혀버린 킴 캐트럴이지만, [마네킨]을 보면 그녀의 청순한 매력에 다시 한 번 놀라게 되는 작품이랄까.
Starship - Nothing's Gonna Stop Us Now
70년대 결성되어 80년대에 전성기를 누렸던 Starship은 Jefferson Airplane-Jefferson Starship에 이은 그룹의 세번째 이름이다. 남자보다 더 파워풀한 성량을 자랑하는 Grace Slick의 시원시원한 보컬이 돋보이는 ‘Nothings Gonna Stop Us Now’는 영화의 엔딩에 삽입, 빌보드 HOT 100 1위에 오르면서 Starship을 대중들에게 확실히 각인시켰다. 그밖에 Starship은 'We Built This City', 'Sara'등의 히트곡을 내놓으며 80년대 왕성한 활동을 하였다.
Stand By Me (1986)
감독 롭 라이너
출연 윌 위튼. 리버 피닉스. 코리 펠드만. 제리 오코넬. 키퍼 서덜랜드호러계의 거장으로 알려져 있지만 실은 감성적인 소설도 곧잘 쓰시는 스티븐 킹의 소설 [사계](여기엔 그 유명한 [쇼생크 탈출]의 원작도 있다) 중 ‘The Body’편을 각색한 작품. 제목이 말해주듯이 시체를 찾아 떠나는 4 소년을 주인공으로 하는 성장 영화다. 장면장면과 대사들이 모두 하나하나 의미를 담고 있어 볼 때마다 새롭게 배워가는 영화. 굳이 성장기 청소년이 아니래도 충분히 즐길 수 있다. 물론 리버 피닉스의 모습을 보고자 하는 팬들에겐 성지순례의 의미도 담고 있으리라.
Ben E. King - Stand By Me
John Lennon. Otis Redding. Jimmy Hendrix. Elton Jhon 등 수많은 명가수들이 커버했던 애창곡. 하지만 그렇게 많은 가수들이 사랑한 반면 노래는 소박하기 그지 없는데, 아무래도 이 노래가 사랑받는 이유는 가사에 있는 것 같다. ‘When The Night Has Come / And The Land Is Dark / And The Moon Is The Only Light We’ll See / No I Won’t Be Afraid / No I Won’t Be Afraid / Just As Long As You Stand / Stand By Me (저녁이 다가오고 어둠이 깔릴 때 / 우리가 볼 수 있는 빛이라곤 오로지 달빛밖엔 없지 / 하지만 난 두렵지 않아 / 아니 절대 두렵지 않아 / 너만 내 곁에 있어준다면)’ 여기서 ‘You’는 받아들이는 사람에 따라 여러가지 뜻이 되겠지만 시체를 찾으러 나섰던 영화 [Stand By Me]의 네 소년들에겐 바로 친구들을 가리키는 말일 테니, 주제가와 영화명로서 최상의 선택이 아니었나 싶다.
첫댓글 좋은 자료네요.^^ 오랜만에 스탠바이미 다시 보고 싶어졌다는...마네킹은 어렸을때 봤었는데 사만다였을 줄이야..ㅋ
으와...이런거 너무좋음..저 촌시러운 음악들. 퀴어영화라서 빠진건지 작성한사람이 그 영화를 잘 몰라서 그런건지 저한텐 80's 스탈 영화는 edge of 17이 짱이예욧. 데이빗보위,유리스믹스,브론스키비트까지 나오는..
와 굳굳 ^^
아. 난 80년대 청춘영화 하면 라붐...이런 게 먼저 떠오른답니다.
80청춘영화 포레버!!!!!!그러고보니 성엘모의불 빠졌네요 ㅎㅎ 그나마 근래에도 앤드류매카시랑 캔바이미러브에 나왔던 꼽슬이가 미니시리즈에 계속 나와서 위안입니다.
하나하나 찾아보아야겠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