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임해규 경기도교육감 후보를 좋아하는 이유는?
(전 율전중 교장, 전 경기도교육청 장학관, 현 ‘포즐사’ 지도교수)
내가 임해규를 처음 만난 건 2009년 3월 24일 오전이었다. 중학교 교장 2년차로서 교육자로서는 대한민국 최고 연수과정이라는 교육행정지도자 과정 중 서울대학교 교육행정연수원에서 만난 것. 그는 국회의원으로서 강사 자격으로, 나는 수강생으로서 조우한 것. 당시 그는 여당 의원으로서 국회 교육과학기술위원회 간사를 맡고 있었다.
9년이 지난 지금 그에 대한 기억은 평범한 외모와 소탈한 성격에 당시 우리의 교육 현실을 직시하고 있었다는 것. 그 날 강의 제목 ‘우리의 선 자리, 교육의 비전’이 말해 주듯 대한민국의 현주소와 성장의 비결, 도약을 위한 과제를 제시하였다. 이어 대한민국의 녹색미래를 향한 교육선진화 비전으로 과거와 현재, 현재와 미래를 조망하였다.
수강 노트를 살펴보니 강의로 끝난 것이 아니라 전국에서 모인 수강생 교장들과 진지한 질의 응답이 있었다. 당시 이슈였던 학교 직영급식, 고교 평준화, 공립형 기숙학교, 영양교사와 보건교사의 수업시수, 교육감 선거제도, 학업성취도 평가 등에 대해 교장이 질문하고 그가 답변하였는데 현장 실태를 정확히 파악하고 있었고 문제점에 대한 대안까지 제시하고 있어 그를 새롭게 보았다.
그를 두 번째 만난 건 작년 10월 28일 경기교육삼락회 사무실인데 우연치고는 묘한 인연이었다. 그 날 나는 수원시평생학습축제 행사 출연이 있어 화성행궁에서 바쁜 일정을 보내고 있었다. 행사 종료 후 교육장 출신의 선배와 초등 교장 출신 교육자 등 4명이 함께 만났다. 만나고 보니 그는 이미 교육감 출마를 결심하고 교육계 원로를 찾아다니며 의견을 듣는 동시에 경기교육에서 교육감이 할 일을 모색하고 있었다.
그 날 5시간 정도의 대화가 오고 갔다. 저녁 식사시간까지 포함하면 7시간을 그와 만난 것이다. 말이 대화이지 우리가 임해규의 교육철학을 검증하고 교육감 자격 여부를 확인하는 자리였다. 특히 나의 경우, 교육신문 e리포터 활동을 하고 있어 객관적 입장에서 그가 왜 교육감에 나오려고 하는지, 교육에 대한 현실을 제대로 인식하고 있는지, 대안 제시는 적절한 지 일대일 대면 기회가 되었다. 내가 내린 결론은 그가 교육전문가로서 준비된 교육감 후보라는 것이었다. 망가진 교육을 다시 일으켜 세울 적임자라는 확신이 섰다.
인상적인 것은 그가 찾아다닌 교육 원로들 이야기다. 무너진 경기교육을 바로 세워 달라는 선배들의 충언을 3∼4시간 꼼짝 않고 들었다는 것. 남의 이야기를 경청한다는 것은 성숙한 인격의 소유자다. 민심에 귀를 기울인다는 것은 지도자의 기본 자세다. 40년 이상 교육에 몸 담고 있다가 퇴직한 교장의 하소연을 그대로 들은 것이다. 임해규는 서울대 출신의 교육학 박사다. 그도 교육에 대해 해박한 지식을 갖고 있다. 국회 교육위원회 야당 간사와 여당 간사를 역임해 교육을 꿰뜷고 있다고 해도 과언은 아니다. 그가 교육선배의 목소리를 경청한 것이다.
인터뷰하면서 느낀 것은 그가 교육자(선생님)들을 존경한다는 사실. 대부분의 현직 교육감이 교육감의 권한을 강화해야 한다고 소리친다. 교육부에게 권한 이양을 주장하면서도 교육청의 권한을 학교에 이양하지 않는다. 교육감의 이권을 놓지 못 하겠다는 것. 현직 교육감이 저지르는 모순이다. 그가 인터뷰 내내 교육 소신의 주류는 학교에게 자율권과 권한을 주겠다는 것이다. 9시 등교, 야간자율학습, 석식 제공 등 학교에 맡긴다고 공언했다. 이게 바로 교육 본연의 자세다. 학교의 등교시각은 학교장이 정한다고 교육법 시행령에도 명시되어 있다. 교육감이 등교시각을 정하는 것은 시행령 위반이다.
지난 어버이 날, 임해규 후보는 어머니와 뜻 깊은 시간을 보냈다. 신중년 동아리 ‘포크댄스를 즐기는 사람들(약칭 포즐사)’ 정기 모임에 어머니를 모시고 온 것. 어머니가 평소 포크댄스를 좋아하시어 어버이 날을 맞아 아들과 손잡고 동심의 세계로 돌아 간 것. 포즐사 회원들과 함께 ‘어린이 폴카’를 배우고 즐겼다. 흔히들 효는 백행의 근본이라 한다. 부모에게 효도 잘 하는 사람은 인간의 근본이 잘 되어 있다. 그 날 선거 복장은 아니 된다는 나의 당부도 실천했다. 교육감 후보로서 포크댄스를 한 것이 아니라 아들로서 댄스를 한 것이다. 이게 바로 임해규다.
나는 탁구교실에서도 임해규를 홍보한다. 그러나 일반인들은 교육감 선거에 관심이 없다. 매주 회원들과 점심을 함께 하면서 교육 이야기를 꺼낸다. 임해규 이야기도 한다. 그러나 그들은 ‘임해규’ 세 글자를 외우지 못한다. 이해가 가고 남는다. 그래서 이름 세 글자 대신 ‘임씨’ 성 하나만 기억하라고 당부한다. 그것도 어려우면 남진의 히트곡 ‘임과 함께’를 떠올리라고 홍보한다. 이런 대화가 5주 이상 반복이 되니 이제는 ‘임해규’를 기억한다.
내가 임해규를 좋아하는 이유는 그가 인간적이기 때문이다. 그는 사람을 진정으로 대한다. 말 한 마디라도 건성으로 내뱉지 못한다. 그는 마음에 없는 말은 하지 못한다. 그가 내게 건네는 말에는 따뜻한 정이 담겨져 있다. 교육리포터로서 임해규 후보에게 우호적인 말을 한 적이 있다. 그가 웃으며 농담을 던진다. “기자가 이래도 되는 건가요?” 내가 임해규를 좋아하는 것은 교육리포터로서가 아니다. 경기교육계에서 40년 이상을 초중등학교와 도교육청, 지역교육지원청에서 근무한 경기교육인으로서, ‘교육사랑’ 입장에서 그를 좋아하고 지지하는 것이다.
나는 오늘도 지인께 당부의 말씀을 건넨다. “임해규 후보, 경기교육감 만들어 주세요! ‘꼭’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