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여행의 시차 때문인지 낮과 밤을 바꿔가며 살았더니 신체리듬이 억망이었는데 6월 14 일요일 아침에는 안양재래시장에 가는 마을버스가 우리 집 앞에서 새로 생겼다고 하기에 집사람하고 800원짜리 버스를 타고 일일 관광에 나섰다 샛노란 색깔에 노선번호가 10-1로 선명한 버스에 오르니 운전기사가 반갑게 인사한다.
나는 앞문 승강구 제일 앞자리에 앉으니 시야가 아주 좋다 옛날에 나는 시내버스를 타면 운전자의 반대편 맨 앞자리를 노리고 틈만 나면 그곳에 앉아서 시내 지리를 익히곤 했다 그 시절에는 엔진통이 운전자의 옆에 있는데 겨울에 그곳에 앉으면 궁둥이가 뜨뜻해져 조름이 빨리 오곤 했던 자리였다
새로운 노선이라 낯선 경치를 바라보노라니 거리 거리가 그렇게 깨끗하고 아름다울 수가 없다 새삼스럽게 내가 내는 세금으로 거리가 이렇게 유지되는 것이라고 생각하니 시 행정을 맡아보는 사람들의 노고가 고맙다 우리는 안양재래시장 앞에서 내려 시장 길을 따라 안으로 들어가니 청과물 가게가 있는가하면 생선냄새가 코를 찌르는 어물전이 있고 반찬가게 하며 삶은 돼지머리가 웃고 있는 곳도 있고 콩국수 국물과 우뭇가사리 묵을 파는 곳도 있다
나는 우뭇가사리 묵을 파는 곳에서 발을 멈추고 먹고 가게 콩국물에 말아주느냐고 물었더니 묵하고 콩물만 파니까 사 가져가서 집에서 해 먹으라고 한다. 나는 어려서 시장에 구경을 가면 콩국에 우뭇가사리를 묵처럼 얇게 썰어 놓은 것을 여름이면 얼음을 띄워 어른들이 마시는 것을 보면 먹고 싶어 군침이 돌았는데 어려서는 한 번도 사먹어 보지를 못해서 향수와 추억이 남아 있는데 먹게 만들어주지는 않는다니 하는 수 없어 발길을 돌리고 말았다
우리 집사람은 어느새 길거리에서 좌판을 놓고 구기자며 메밀차를 파는 아주머니에게 붙들려 당뇨 신장에 좋다고 하니까 발을 멈추고 그 아주머니가 마치 의사라도 되는 양 나의 건강에 대해 얘기하는가. 했더니 얘기가 길어져 나는 옆집가게에 비어있는 의자에 잡시 앉아 가겟집 주인과 잡담을 나누는 사이 우리 집사람은 구기자와 메밀차를 40,000원어치를 샀으니 나보고 돈을 달란다.
나는 돈을 주며 무얼 그리 많이 사느냐고 했더니 “할아버지 당뇨 신장에 좋은 구기자와 메밀을 반씩 넣고 차를 끓여 장복을 하시고 건강하게 오래 오래 사세요. 라고 그 아주머니가 대신대 답한다.
이리하여 나는 어제부터 집에서 구기자/메밀차를 음료수처럼 마시게 되었다
아침을 먹으려고 식당을 찾으니 유명한 칼국수 집을 알려주기에 가보니 사람이 바글바글 한데 칼국수와 수제비를 하나씩 시켜 먹어보니 멸치국물에 양념장을 쳐서 먹는데 면발이 정말 쫀듣쫀득하고 양이 많았는데 값은 2,500원 밖에 안 했다 우리 동네에서는 5,000 -6,000원 인 것 같았는데 2,500원으로 수지가 맞을지 모르겠다. 그런데 잔치국수는 1,500원 밖에 안 한다는데 다른 사람이 먹는 것을 보니 양도 꽤 많았다 다음번에는 자치국수 맛도 한번 봐야겠다고 벼르면서 국수집을 나왔다 더워서 땀을 닦으며 나오는 우리에게 "다음에 또 오세요 !" 하는 종업원의 인사 또한 정겨웠다
오늘 돌아다는 것은 시장의 극히 일부 밖에는 다니지 않았는데 이렇게 재미가 있으니 오늘은 이것으로 만족하고 나머지는 다음의 탐험을 위해 남겨두고 버스정류장을 향하여 발길을 돌렸다
첫댓글 내외의 재외시장 나들이 모습이 너무나 정겹습니다. 구기자와 메밀 차는 부인께서 손수 끓이는 사랑의 약차?! 한 잔 더...!
글로벌하게 활동하는 호영의 노익장에 박수를 보내네. 무엇보다 재래 시장에서 남편의 건강을 생각하는 어부인의 정성이 참 아릅답게 느껴지네
재래시장은 언제나 우리들의 고향이지. 부부가 손잡고시장을 기웃거리는 맛.영화속의 한 장면을 보고잇네.
좋은 코스가 생겼네 ,대전의 재래시장들은 대형 상가 대비 개선 한다고 정부에서 지붕을 씨우고 깨끗하게 정비를 해주고 있는데 청결하고 보기는 좋으나 옛정취가 조금은 퇴색 되는것 같은 기분이 든다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