돛, 닻, 삼치 / 손동욱
돛.
이따금 아파트 창문에서 익명의 여자가 새처럼 울었다
그 밖의 뽀얀 언술들이
도시의 낮은 곳마다 스멀거리며 모여 들었다
나미비아 붉은 사막의 바다 테두리처럼
군데군데 떠날 것들 바람 가득 품고 펄럭이는
아니다
언제나 펄럭이는 것은
입술 고운 영혼이었다
닻.
여우 소리 들렸지요
달 까무룩 눈 감은 도시에서요
황토 진흙길을 맨발이 앞서가요
라이크라 청바지 탱탱한 어제가 간들 거려요
슬픔의 원흉, 떠 있거나 멈추는
달큼한 이별이 언덕마다 뿌리 내리죠
무겁지 않지만, 그래요 무겁지는 않아요
투명한 쇼크리더 한 줄 지나가요
한 잎 바다가 팔랑이며 지나가요
삼치.
믿는다는 말처럼 부질 없는 게 있을까
가벼운 목숨 끄터머리
젓가락 끝에 파헤쳐진 너저분한 속살
파리한 정맥
라이크라, 쇼크리더 또는 연줄이라 하자
짤랑이는 루어를 쫓던
거친 심해의 푸른 빛을 잊고서
부드럽게 찢어발겨지는 말
사랑 한다는
-웹진 시산맥
손동욱 시인
2003년 『동방문학』 신인상 등단. 경주문협회회원. 시동인 시인촌 회원. 시동인 볼륨 회원. 공저『시인촌』 동인지 20권, 시동인 『볼륨』 동인지 제8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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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
돛, 닻, 삼치 / 손동욱
최윤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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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04.01 21: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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