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신윤복/소나무와 매/비단에 수묵/북한 평양미술박물관 소장.
거친 붓질로 소나무와 매를 그렸다. 전문 화원풍의 그림은 아니다. 이런 그림은 선비들이 좋아한다.
소나무에 앉아 있는 매를 그린 것이다.
매나 수리를 표현한 그림은 조선 초기부터 꾸준히 창작되어 왔다. 특히 숙종 때 화원이었던 정홍래의 매 그림은 왕이 신하들에게 하사하는 세화(歲畫)로 사용될 만큼 인기가 많았다.
정홍래는 새로운 형식의 매 그림을 완성한 화원이다.
매나 수리는 생태계의 꼭대기에 있는 용맹하고 포악한 동물이다. 정홍래는 이러한 사냥매에 붙어있는 살육이나 수동성을 벗겨내고 용맹성만을 부각시켜 독립적인 선비의 상징으로 만들었다. 매와 수리를 중심으로 거친 바다, 수석, 아침 해를 결합시켜 ‘어려운 환경 속에서도 인간적 양심과 학문적 지조를 지키는 선비의 의지’를 표현한 것이다.
정홍래의 그림과 비견하자면, 신윤복 그림의 배경은 바다에서 육지로 바뀌었다. 파도가 치는 바다와 수석, 아침 해를 없애는 대신에 커다란 소나무를 넣었다.
하지만 정홍래의 매 그림과 내용은 거의 동일하다.
매는 지조와 절개를 지키는 선비의 상징이다. 동시에 소나무는 영원성을 뜻한다.
그러니까 ‘변치 않는 지조와 절개를 가진 선비’라는 뜻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