宜春壇(의춘단) 春香祭(춘향제)를 마치고/안성환/240406
먼저 宜春壇(의춘단) 春香祭(춘향제)란 의미를 묻는 종원들이 있어 후손으로서 아는 바를 정리해 봅니다. 하지만 아직 어둔한 사람이므로 더 밝은 혜안 정리를 해 주시면 매우 감사하겠습니다. 宜春(의춘)이란 말은 의령의 옛 이름이며, 壇(단)은 제사를 지내는 넓고 평평한 장소를 말한다. 봉사에는 ‘춘향제’와 ‘추향제’가 있으며, 춘향제는 봄에 제사를 모시는 것이고, 추향제는 가을에 제사를 모시는 것을 말한다. 그렇다면 어느 봄날 어느 가을에 모시느냐이다. 여기서 공자 혹은 왕이나 성인을 봉사할 때는 음력 2월이나 8월에 모신다. 음력 2월에 모시면 ‘춘향제’, 8월 모시면 ‘추향제’라 한다. 그리고 나라에 큰 공훈이 있거나 도덕성과 학문이 높으신 분에 대해서는 사당이나 서원에 위패를 영구히 두면서 제사를 모시는데 이를 불천위(不遷位) 하며 음력 3월이나 9월에 모신다. 역시 3월에 모시면 ‘춘향제’라 하고, 9월에 모시면 ‘추향제’라 한다. 그리고 그 외는 음력 4월이나 10월에 모시는데 4월에 모시면 ‘춘향제’라 하고. 10월에 모시면 ‘추향제’(묘사, 시제, 묘제 등)라 한다. 이렇게 하게 된 동기는 정확히 언제인지 모르지만 옛부터 불문율으로 내려오고 있었다.
의춘단 춘향제란 의령 고을에서 따뜻한 봄날에 선조의 덕을 기리며 향을 피워 제사를 지낸다는 의미다.
4월 6일 공의 후손들이 한자리에 모여 선현을 공덕을 기리며 봉행하는 날이다. 의춘단소 입구에는 홍살문이 있다. 홍살문은 서원이나 향교를 비롯해 능 앞에 설치된 문짝을 달지 않은 문을 말한다. 옛날에는 홍살문 앞에 대개 하마비를 세운다. 이유는 아무리 지체가 높은 사람이라도 홍살문 앞에서부터는 말에서 내려 걸어 들어가라는 뜻이다. 이유인즉 홍살문부터는 청정하고 신령스러운 공간이란 상징성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이런 홍살문을 들어서면 공의 단비가 보인다. 먼저 팔효각(정려각)이 후손들의 맞이한다. 팔효각 내에 정려비가 있는데 旌閭(정려)란 충신이나 효자, 열녀 등이 있는 동네 입구에 비를 세워 훌륭한 일을 세상에 늘리 밝히기 위해 세운비를 우리는 旌閭碑(정려비)라 한다. 이런 8명을 효자를 배출한 자랑스러운 문중이다. 정력각을 돌아 가면 경사진 명당에 여섯분의 비가 있는데 제일 상단에 사간원 우헌납 휘 ‘도(堵)’선조의 단비다. 바로 아래 정랑공 휘 ‘경(經)‘선조의 비이고, 마지막 열에 4개의 비가 있다. 좌측부터 정랑 휘 종우(從祐/입산, 경의 장자)이고 충순위 휘 처우(處祐/구산, 경의 차자)이다. 그다음이 충순위 휘 순민(舜民/인산 종우의 자)이며, 마지막 비가 순신(舜臣/구산, 처우의 자)이다.
예기 제통편에 보면 재미있는 구절이 나온다. ‘정성을 들여 제사를 지내면 반드시 복을 받는다‘ 란 구절이 나오는데 여기서 복(福)이란 세상에서 말하는 복, 즉 재물을 모으고 명예를 얻는 복이 아니다. 갖출’비(備)’라고 한다. 비(備)란 모든 것을 갖추는 것이다. 갖춘다는 말은 위로는 신을 잘 모시고 밖으로는 도리를 갖추며 안으로는 어버이를 공경하며 내외로 친족들과 화목 하는 것을 ‘비(備)’라고 했다.
오늘 우리 헌납공의 후손들은 공으로부터 비(備)를 모두 받은 하루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