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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마음을 뺏어봐] 02
S#1 인천역 승강장 (밤)
아무도 없는 어두운 승강장 위로 종착역 / 막차 안내방송이 울린다.
전철 들어온다.
문 열리면 승객들 내리고, 전철 빈다.
S#2 전철안
읽고 버린 신문, 나뒹구는 쓰레기, 누워 자고있는 취객... 긴 좌석 보여지다가,
어느 자리쯤에 석찬이 고개 숙이고 앉아있다. 골똘히 생각에 빠진 모습.
기조(E) : 너, 친오빠 맞아? 쟤, 니 여자지?
석찬, 괴로운 표정으로 고개드는데
그제서야 전철안 상황이 눈에 들어온다.
급하게 일어나는 석찬, 문은 이미 닫혀 있다.
석찬 연결통로 쪽으로 가면 앞칸에서 역무원이 부랑자와 취객들을 깨우며 오고 있다.
통로문에 기대서는 석찬, 스스로가 한심하다.
S#3 예린집 앞 왕풍각
예린 차 달려와 급정거하고, 황급히 내린다.
초조하게 벨 누른다.
예린 : 석찬아! 석찬아!
왕풍각 2층 창문 열리고 가영, 고개를 내민다. 예린쪽 쳐다보는...
예린 가방 뒤져 열쇠를 꺼내 문 열고 급히 들어간다.
가영 보며 뭔가 생각을 굴린다.
S#4 2층거실
깜깜하고
(E) : 석찬아! 오빠!
부르는 예린의 다급한 목소리.
갑자기 불켜지면 문조 파닥거린다.
예린 올라서고 글썽이며 석찬 방 문을 연다.
불켜면 비어있고 책상 위엔 탁구상자만 휑덩그레하게 세워져 있다.
예린 힘없이 주저앉는다.
예린 : (울먹) 미안해 석찬아. (고개 묻으며) 정말 미안해...
S#5 인천역사 안
석찬, 텅빈 역사 안에 우두커니 서있다.
*인써트 - 1부의 창고S# (생일파티, 탁구), 3층 거실S# (예린을 업은)
석찬, 선뜻 역사를 나가지 못하고 고개 숙인채 맥없이 발끝만 차고있다.
S#6 전철역 입구
가영, 연신 안쪽을 살피며 초조하게 석찬을 기다리고 있다.
가영 : (반색) 오빠! 석찬 오빠! (쪼르르 달려가고)
석찬 : (의외인) 가영아?
가영 : (애교섞인) 나, 한참 기다렸어요! (미소 지으며 팔짱 끼려는데 상처 보고 놀라) 오- 빠?
(속상하고) 얼굴이 왜 이래요? 누가 그랬어요? 도대체 누구한테 맞은 거예요?
석찬 : (민망하고, 손등으로 가리며) 어? 일하다 좀 다쳤어. 가자, 너무 늦었다. (앞장서 가고)
가영 : (걱정스런 눈으로 뒤따르며) 일하다 다친게 아닌데, 뭐? 싸웠어요 누구랑?
석찬 : ...(빠른 걸음으로 걷기만)
가영 : (종종 걸음으로) 오빤 쌈 같은 거 안하잖아요? 네? 깡패 만났어요? 그런 거예요?
석찬 : ...
S#7 왕풍각 골목
나란히 걸어 올라오고 있는 석찬과 가영.
석찬 : ...
가영 : (걱정스레 표정만 살피는) ...
몇미터 앞, 가로등 아래 예린이 꼬부리고 앉아 땅만 쳐다보고 있다.
가영이 먼저 예린을 발견하고 걸음을 멈추고,
석찬, 가영 시선을 쫓아 예린을 본다.
예린 : (몸을 떨고있는)
석찬 : (잠시 보다가 다가가 서고)
예린의 시선에 석찬의 신발이며 다리가 들어온다.
예린 : (고개를 들고 보는, 여전히 떨며)
석찬 : ... (겉옷 벗어 걸쳐주고 일으켜 세운다, 평상심으로) 왜 나와 있어? 추운데?
가영 : (눈에서 불똥이 튀고)
예린 : (말문이 막히고)...(안심되며 울먹) 어디갔다 이제 오니?
석찬 : 가자. (앞서고)
가영 : (예린을 노려보면서 호기심 일고)
예린 : (뒤따라 가며) 말두 없이 그냥 가는 법이 어딨어? 내가 얼마나 걱정했는지 알아?
너 기다리는 동안 피가 마르는 줄 알았단 말이야! 다친덴 없어? 어디 봐봐?
석찬 : 괜찮아,
가영 : (뭔가 알아내고야 말겠다는) 언니 무슨 일인데요? 석찬 오빠 얼굴이 왜 이런 거예요?
진짜 깡패들한테 맞았어요?
예린 : (석찬 앞으로 가 얼굴 들어 살피며) 봐, 어디 좀 봐봐.
가영 : (쏘아보고)
석찬 : (억지 웃음 지으며) 일단 집으루 가자. 나보단 니 몸부터 녹여야겠다!
두사람 올라가고,
가영, 뒤쳐질세라 뒤따르고 어느새 왕풍각 지나간다.
S#8 예린집 앞
세사람 대문에 들어선다.
예린 : (그제서야) 가영아! 니네 집 지나왔어. 아빠 걱정하시겠다! 얼른 가!
가영 : (당돌한) 예린 언니! 한가지만 물을게요! 그거 때문에 여태 따라온거예요! 나!
예린 : 뭔-데?
가영 : (쏘아보며) 석찬오빠.. 석찬오빠 저렇게 된거 언니때문이죠? 그쵸?
예린 : (일순 당황되고)...
석찬 : (들어가려다 보고) 늦었어 가영아! 어서 가봐!
가영 : (쏘아보며) 왜 대답 못해? 내말 틀렸어요? 석찬오빠가 언니일 아님 누구하구 싸울 사람이에요?
물론 언니한테두 사정은 있었겠죠. 그치만 오빤 낼 모레면 시험이에요.
도대체 시험 얼마 남았다구 이 난리를 만들어요 언닌?
예린 : ...
석찬 : (힐난조) 가영아!
가영 : .. (애써 누르며) 석찬오빠!
석찬 : (예린 기척을 살피는)
가영 : (어른스런) 누가 안챙겨줘도 자기전에 꼭 소독하구 얼음찜질 해. 상처 덧나지 않게 연고도 바르구..
참... 집에 연곤 있어요? 없음 빨랑 가서 갖구 오구요.
예린 : (무안한)
S#9 거실
들어서는 석찬과 예린
석찬 2층으로 바로 올라가려고 하는데
예린이 붙잡아 소파에 앉히며
예린 : 앉아, 약상자 갖구 올게. (허둥대며 안방으로 들어가며) 얻다 뒀더라?
석찬, 예린 들어가는거 보고 일어나 2층으로 올라간다.
예린(E) : 소독하게 세수부터 해라, 오빠!...여기있네! 아빤 이게 무슨 보물상자라구..(약상자 들고 나오는데)
거실엔 석찬 없고
예린 걱정스런 표정으로 2층쪽으로 시선준다.
예린 : (어둡고 난감하다. 입술을 깨물고)
S#10 2층거실
약상자 들고 석찬방 앞에 서있는 예린
노크하려는 손이 자꾸 망설여지고.
S#11 석찬방
석찬, 굳은 얼굴로 침대에 누워있다.
노크소리 들리고 석찬, 일어난다.
예린 들어오고 가까이 가 앉으며
예린 : (미안한) 소독.. 해야지. 어디 좀 봐봐.
석찬 : 거울보니까 괜찮던데 뭐. 괜찮아. 피곤할텐데 그만 가서 자.
예린 : (버럭, 울며) 내맘이 불편해서 그래! 내맘이! 얼굴 조금 대주는게 뭐 어려운 일이라구
사람을 일 이층으루 왔다갔다하게 만드니 넌?
석찬 : (가까이 얼굴대며, 미소 짓고는) 자!
예린 : (소독하는)
석찬 : ...
예린 : (멈추며) 석찬아, 오늘일..
석찬 : (O.L, 짐짓 밝게) 야, 좀 봐주라, 좀! 오빠 체면이 있지 일방적으로 맞기만 했는데
아무리 동생 앞이래두 창피하잖아? (과장되게) 되게 아프대! 그자식 주먹? (머리 긁적이며)
안그런척 하느라 혼자 혼났다! (웃는)
예린 : (그 마음을 알고 아픈)..(연고 바르기만)
S#12 난희집 상가건물 앞, 기조의 차 안
기조 : (손으로 까다롭게 고르며 CD 바꿔 넣는)....
난희 : (그손 보고 있고)...
음악 흐르는.
기조 : (의자에 기대고 눈을 감으며) 차 한잔 줄래?
난희 : 내가 아는 서기조식 반응이 아니던데?
기조 : (감은채) 술두 좋구!
난희 : 누구야? 아는.. 애야?
기조 : ...
난희 : 울면서 뛰쳐나간건 그앤데.. 걘 하나두 초라해 뵈지 않더라 오히려 빛이 나는게 (문 열며)
그 빛이.. 서기졸 끌었나보지? (내리고 문 닫으며) 잘가.
난희 상가 안으로 들어간다.
기조 눈 뜨고 음악 끈다.
핸들에 두팔 걸치고 얼굴 올리며 정면을 응시한다.
잠시 후 기조, 차를 급하게 출발시키는데 난희방 불 켜진다.
난희 내려다 보고 기조차 휑하니 달려나간다.
(F.O)
S#13 예린집 전경 (이른 아침)
(E) : 알람 울리고
S#14 2층거실
하품하며 나오는 예린, 문득 석찬방에 신경이 가고 다가간다.
노크하고, 대답없다.
예린 : 나, 들어간다. (문 연다)
잘 정리되어 있는 방안. 마치 아무도 잠을 안잔듯
예린, 얼핏 걱정스런 표정 스치고 문 닫고 아래로 내려간다.
예린 : 석찬아! 아래층에 있니? 윤석찬.
S#15 거실
예린, 1층을 빠르게 눈으로 훑으며 내려오는데 전화벨 울린다.
예린 : (받고) 여보... 아빠야? 아빠!...예에 잘 챙겨줬지. 내가 누군데...
아니 글쎄, 소고기말구 홍합으로 끓였다니까? 홍합두 모를까봐 그러세요?..네... 네... (둘러보며)
일어나보니까 없네. 학교 갔나봐요... 밥? 밥이야 뭐... 알았어요 알았다니까?..아빤 아들만 자식이예요?
시작두 석찬이 끝두 석찬이. 아휴!... 네... 네. 끊어요! (미소 지으며 끊고)
예린, 주방으로 간다.
S#16 주방
식탁에 음식보 덮어져 있고 한곁에 메모지 놓여있다.
예린, 들고 읽는다.
석찬(E) : 이렇게 덜그럭거리는데두 한예린이 안 일어나는거 보니까 어제 많이 피곤했나봐.
예린아! 나쁜 기억은 그냥 잊는거야. 7시 반에 스터디가 있어서 나 먼저 간다!
귀찮다구 아침 거르지 말구, 냄비에 무우국 끓여놨으니까 꼭 데워서 먹어. 응? 확인한다?
예린, 따뜻해지고
음식보 들면 정성스레 아침상이 차려져 있다.
예린, 미소로 보고
S#17 인턴방
석찬과 상철 공부중이다.
상철 : 노쇠 적혈구가 파괴되는 곳이 어디야?
석찬 : (못 듣고, 딴 생각하는)
상철 : 야, 임마! 아침부터 얻다 정신팔구 있어! 너 어제 또 밤샜냐? 좀 작작 해대라? 옆에 사람 경기든다!
석찬 : (책 덮고 일어나며) 한판 붙자!
S#18 교내검도장
어둡고 적요한 실내에 얍! 하는 기합소리 크게 울리면서
끝쪽에서 검도복 차림의 두사람이 달려온다.
중앙에서 만나 팽팽한 대결을 펼치고 그 모습 이어지다가...
일순간 한쪽이 상대의 목도에 허를 찔린다.
대결 끝나고 두사람 마주보고 인사한다.
정좌하고 검도복장을 푸는 두사람.
진쪽이 석찬이다.
땀을 비오듯 흘리고 있는 석찬의 모습.
상철 : 칼 들고 딴 생각은? 너 오늘 진짜 이상하다?
석찬 : (굳은)...
S#19 작업실
아무도 없다. 예린만 그림 앞에 앉아있다.
누드화(여인쪽 말고 윤곽만 잡힌 기조쪽) 사납게 노려보고 있는 예린. 생각할수록 분하다.
예린, 식빵으로 기조몸을 팍팍 지우기 시작한다.
급하게 은영 들어오며
은영 : 야! 한예린! 떳어! 떴어! 얼른 들어가자! 그 괴물 다시 떴대! (하는데 보고 놀라)
야? 너 지금 뭐하는 거야?
예린 : (팍팍 지우기만)
은영 : (팔 벌리고 서서 막으며) 야! 성질대루 했음 나두 벌써 찢었다! 하지만 어떡하니? 급한건 우린데.
꼬와도 참아야지.
예린 : 비켜!
은영 : (애교투) 야- 아! 한예리인! 그래두 다시 왔대! 왔대잖아? 일단 그려놓구 복순 나중에 하자. 대대적으루!
예린 : (O.L) 모델 바꾸자!
은영 : (펄쩍 뛰며) 지금 와서? 얼마 남았다구? 안돼! 찾던 이미지라며? 그냥 가!
예린 : 싫어.
은영 : 2학년 수업두 오늘하구 낼뿐이야. 언제 모델 구하구 언제 그리냐? 설사 구한대두 그래.
찍어논 물건이 있는데 급조된게 니맘에 차기나 하겠어? 성질 그만 부리구 얼른 가!
예린 : 난 안가! 너 혼자 가!
은영 : (이해가 안되고) 한예린? 너 좀 이상하다? 혼자 당한 일두 아니잖아!
예린 : (화난)...
S#20 실기실
포즈잡고 있는 기조
학생들 몰두해 그리고 있다.
은영 보이지만 예린 자리 비어있고 이젤만 있다.
기조, 비어있는 예린 자리에 신경이 쓰인다.
S#21 탈의실
기조, 옷을 입고 있다가 갑자기 멈추고 뭔가를 생각한다.
기조, 락커 안을 뒤진다.
목걸이알 나오고 기조, 유심히 본다.
그 목걸이알을 지갑속에 흘리지 않게 넣는 기조.
S#22 캠퍼스 (정오 정도)
예린, 핸드폰 들고 이야기하며 내려가고 있다.
예린 : 진짜 맛있더라! 무우국은 거의 죽음이야. 오이생채 맛두 캡이구!
넌, 장가 가지말구 시집가라! 내가 씩씩한 낭군 물색해 볼게!
S#23 기조차 안
저 멀리 예린이 환하게 웃으며 걷고 있는 모습이 보인다.
핸들 싸안으며 속력을 낮추고 서행하면서 예린모습 지켜보는 기조.
예린을 차로 뒤따르는.
S#24 캠퍼스
예린 : (멈추어 서며) 뭐라구? 가영이가 삐삘 선물해?
석찬(E) : 번혼 이따가 가르쳐 줄게. (웃음기) 근데, 너 갑자기 왜 멈춰서냐?
예린 : (놀라 두리번거리며) 니가 그걸 어떻게... 윤석찬 너, 의대라더니 아니구나!
그치? 어딨어? 어딨는거야? 빨랑 나타나셔?
석찬, 환하게 웃으며 근처에서 모습 드러낸다.
예린, 달려가고.
예린 : (지르는) 야아! 윤석찬! 너 핸드폰 어디서 났어?
석찬 : (웃으며) 상철이꺼 슬쩍 했지 뭐!
S#25 기조차안
기조, 석찬의 출현에 일순 굳어지고
그런 스스로가 우스운지 픽 웃고는 속력을 낸다.
S#26 캠퍼스
예린 : 가영이 걔 진짜 맹랑하다! 거기다 지 목소릴 왜 넣어?
그때 기조 차, 두사람 곁을 쌩하니 지나간다.
예린, 기조 차임을 알고 시야에서 사라질 때까지 보는데
석찬 : 다들 누구냐고 하는데 오전 내내 그거 해명 하느라구..(예린 시선 쫓아 보고) 왜? 아는 사람 차야?
예린 : 아, 아니. 그냥. (유쾌했던 기분이 가시고)
S#27 여고앞 (오후)
쏟아져나오는 여고생들.
학생들 사이를 가영이 급하게 달려나오고 있다.
S#28 왕풍각 주방
현철(E) : (리드미컬하게) 돌리고 돌리고 접고! 돌리고 돌리고 접고! 이번엔 흔들어. 흔들고 흔들고!
더 흔들어 더! 더!
나란히 서서 면발을 뽑고 있는 왕현철과 왕가우.
현철, 가늘게 면을 뽑아내고 있는데
가우는 뚝 끊어진다.
(현철은 주방장 모자, 가우는 두건 쓰고 있는)
가우, 하기도 싫고 성질대로 되지도 않고, 반죽을 홱 도마위로 던지는데
동시에 현철이 죽도로 뒤통수를 세게 내려친다.
가우 : (너무 아파 울먹) 왜 때려요? 아버지! 박 터져요!
현철 : 아무리 내 새끼지만 청요리 삼십년에 너같은 돌박은 첨이다! 첨! (쥐어박으며)
생각을 하라는 것두 아니구 보구 따라하는 것두 안되냐 넌?
가우 : (맞은데 만지며) 아! 적성에 안맞으니까 그렇죠! 아들이다 생각하지 말구 냉정하게
싸나이대 싸나이로 말해보자구요! 솔직히 말해 인간 왕가우, 밀가루나 흔들고 있을 그릇입니까?
아버지두 산 세월이 있고 보는 눈이 있을거 아닙니까? 예?
현철 : (또 쥐어박는) 합죽이같은 주둥아리루 나불나불 말은 잘 한다 요놈아!
아 그럼 요 상판에 요 대그빡 갖구 뭐 해먹구 살래? (쥐어박으며) 그 잘나빠진 주먹 쓰구 살래?
정신 차려! 요눔아! 잔말 말구 후계자 수업이나 알차게 받아! 나중에 부도내지 말고!
가우 : 난 아부지 후계잔 성에 안차니까 거 뭐냐 전문경영인 불러다 맡겨요 아부지!
생긴건 이래두 최소한 태몽값은 하구 살아야 될거 아녜요? 아부지가 그랬잖아요? 돼지꿈 꿨다구!
장차 한 인물 할거라구요?
현철 : (귀잡아 끌고 밀가루 있는대로) 반죽이나 들어! 반죽이나! 돼지꿈두 꿈 나름이지
밤새도록 소주에 삼겹살 구워 먹었다 이눔아! 것두 돼지꿈이냐?
가우 : (실망) 예에? 그럼 돼지꿈이라는게..
현철 : 주제파악 됐음 잔말 말구 면발이나 뽑아 임마! 나이론줄 끊어먹듯 자꾸 끊어먹지 말고! 들어 어서!
가우 : (축 처져 든다)
현철 : (시범 보이며) 자아- 돌리고 돌리고 접고 돌리고 돌리고 접고....
S#29 가우방
가우, 앞치마며 두건 풀어 방바닥에 홱 던지며 퍼질러 앉는다.
가우 : 아아, 쓰팔! 잘난 꿈하나 믿구 여기까지 왔는데...꿈까지 이 왕가울 배신하냐! 아우 열나!
가영(E) : 오빠! 안에 있어? (문 열고 들어오고)
가우 : (드러눕는다)
가영 : (눈치 살살 보며) 있으면서 대답두 안해?
가우 : (낮게) 꺼져! 나 조용히 살고 싶다!
가영 : (?) 저기.. 사실, 말 안하려구 했는데... 나중에라두 오빠가 알면 서운하게 생각할까봐.
꼭 오빠만 따돌린거 같구...
가우 : (동하는) 뭔데?
가영 : 오빠한테 석찬오빠가 어떤 친구야? 석찬오빠 일을 오빠가 모른다는 건 말두 안되지!
가우 : (벌떡 일어나 앉으며) 글쎄 뭐냐니까?
S#30 왕풍각 앞 (해질 무렵)
탁탁 절도있게 양손에 장갑을 끼는 가우(선글라스 착용)
오토바이에 부츠 발 힘있게 얹혀지고 손잡이를 힘주어 누르는 가우의 장갑.
잠시후 휑하니 출발하는데,
오토바이 뒤에 ‘왕풍각’이라고 붉게 쓰여진 철가방 요란한 소리를 내며 길바닥을 나뒹군다.
S#31 경인도로, 질주하는 가우의 오토바이
S#32 캠퍼스 (저녁)
전속력으로 달리는 가우의 오토바이.
S#33 작업실
작업중인 미대 4년생들,
예린, 거의 스케치가 끝난 은영의 기조누드화 보고 있다.
은영 없다.
은영(E) : 언제 모델 구하구 언제 그리냐? 설사 구한대구 그래.
찍어논 물건이 있는데 급조된게 니 맘에 차기나 하겠어?
예린, 자기 그림 앞으로 온다.
여자 누드만 그려져있고 한쪽은 빈 여백이고,
그림을 바라보는 예린, 난감한다. 신경질적으로 머리 긁적인다.
복도를 쿵쾅거리며 달려오는 소리 들리고 이어
(E) : 예린아! 예린아! 한예린!
부르는 가우의 목소리 들린다.
예린 : (놀라 문쪽으로 보는데)
문으로 잔득 멋을 낸 가우가 나타난다.
가우 : (선글라스 벗으며) 예린아!
그림을 그리던 미대생들 일제히 가우를 쳐다보고,
예린 부끄럽다.
예린 : (다가가며) 오빠? 웬일이야 여긴?
가우 : (미대생들에게 손을 들어보이고) 으응? 너한테 확인할게 있어서.
S#34 캠퍼스내 벤치
자판기 커피 하나씩 들고.
예린 : 누가 그래? 가영이가 그래?
가우 : 누군지 어디서 당했는지만 말해 짜샤? 그런일 있으면 진작에 오빨 찾았어야지!
예린 : 깡패한테 당한 거 아냐
가우 : 보복 무섭다구 당하고만 있으면 그 새끼들 따라 다니면서 괴롭힌다? 야 이 오빠가 누구냐?
인간 왕가우 아니냐? 싸나이 의리 걸고 알고는 그냥 못참지!
니가 안가르쳐주면 석찬이놈 족치면 되고!
예린 : 오빠, 맘은 고마운데...
가우 : (O.L) 요즘 이근처에 생양아치들 천지라며? 걔들이야?
예린 : (짜증나고) 아니라니까! 알지도 못하면서. 깡패들 아니구 나두 아는 사람이야...별일 아니었어.
아무일도 아닌걸 가지구 가영이가 오버한 거야!
가우 : 니가 양아치들하구 알고 지낼일이 뭐가 있어? 솔직히 말해봐, 괜찮아! 내가 누구냐?
이 왕가우 실력 못믿냐, 너?
예린 : (팍 일어나 성질내며) 몇 번을 말해야 돼? 깡패아니구 내가 아는 사람이래두!
우리과 모델인데, 그날은 내가 먼저 잘못했어.
가우 : 으음! 그럼 석찬이놈 팬놈이 니네과 모델놈이야? 그 새끼 지금 어딨어? 어?
S#35 피아노바 (영업 전)
기조, 피아노건반 두드리며 작곡하고 있다.
악보에 악상을 옮기는 모습이 진지하다.
진섭, 커피 가져다주며, 의자에 나란히 앉는다.
진섭 : (악보 보며) 옷 그만 벗구 이짓이나 제대루 해봐. 물건만 만들면 파는 건 내가 하께.
기조 : (마시며 쓴 미소) 둘중에 하날 택해야될 상황이면 난 뭘 선택할까, 형?
진섭 : 그걸 말이라구 하냐? 자학이 길면 자기파괴로밖에 더 가겠냐? (뒤통수 쓰다듬으며)
그만 털고 일어나 임마!
기조 : 형! 발가벗고 미대애들 앞에 설때의 내 기분... 어떤지 알아?
진섭 : (부러 가볍게) 내가 너처럼 매저키스튼 줄 아냐? 난 정상이다, 자식아!
기조 : 첨엔... 형 말대루 자학하는 기분이었어. 깨지구 싶었어, 철저하게.
그런데 형! 나 지금 어떤줄 알아? (자조의 웃음) 나, 걔들한테...걔들한테 내가 위로받구 있어.
걔들 앞에선 나두 꽤 괜찮게 느껴지거든.
진섭 : 자식! 내 앞에서 너 지금 몸자랑 하냐? (어깨 두드려주는)
기조 : ...
진섭 : (일어나며) 늦네! 홍난희?
S#36 1호선 전철 안 (저녁)
북적대는 전철안, 그 속에 난희 불편한 자세로 서있다.
난희, 시계를 보면 8시를 넘어서고 있다.
기조를 생각하는 난희.
S#37 피아노바
기조, 피아노를 연주하고 있다.
S#38 난희방
춤추는 난희의 모습.
오디션에서 실수했던 그동작을 땀 뻘뻘 흘리며 맹연습중이다.
S#39 미대실기실 (오전)
기조, 포즈잡고 있고, 미대생들 열심히 그리고 있다.
역시 예린은 보이지않고.
S#40 작업실
남자모델 포즈 취하고 있고 예린 그리고 있다.
예린, 포즈가 맘에 안드는지 머리 후 불며 모델곁으로 가서
열심히 설명을 하고 모델 거기에 맞춰 포즈를 취한다.
S#38의 기조와 똑같은 포즈다.
예린 : (자리로 돌아가서 그리는)
S#41 미대건물 앞
가우의 오토바이가 멋있게 와서 선다.
가우 내리고 헬멧을 벗는다.
오토바이에 기대 폼 한번 잡아본 후 미대 건물 매섭게 쳐다보고 안으로 들어가며
가우 : (가죽장갑 낀 주먹으로 권투모션 취하며) 쨔샤! 너 오늘 제삿날인줄 알어?
이 형님, 예술한다는 기분으루 아름답게 뷰리플하게 인간 샌드백을 만들어주마! (목운동하는)
S#42 작업실
예린, 고민스레 앉아있고
은영, 들어온다.
은영 : (보고) 한예린! 모델은?
예린 : (기운없고) 보냈어.
은영 : (다가와 앉으며) 내 그럴줄 알았다. 그럴줄 알았다니까!
그러게 한 번 굽히구 들어가면 만사 오케인데 너두 그 성깔론 세상살기 힘들겠다! 세상두 힘들구!
예린 : 다 했니 넌?
은영 : 그럼 2학년 실기 오늘 쫑났잖아! 그 괴물 성질은 뭐같아두 포즈하난 끝내주더라!
예린 : (한숨만)
은영 : 그러지 말구 가서 잡아! 까짓껏! 모델료 따루 지불하면 되잖아!
예린 : (갈등되고)
은영 : 작품 안낼거야? 뭣하면 아파서 입원했었다구 그래! 사정 얘기하구 돈 준다는데 지까짓게 안하겠어?
싫다구 하면 따블루 준다구 해!
예린 : (낙심) 돈 때문에 하는거 같진 않더라.
은영 : 웃기구 있네! 돈 아님 지가 예술한대? 그럴려면 발가벗고 퍼포먼슬 하지, 취급두 안해주는 누든 왜 해?
야! 고민은 꽉 붙잡아 놓구 하구 일단 뜨기 전에 잡기부터 해라! 그 괴물 아마 탈의실루 갔을거야.
예린 : (입술만 깨물고 있는)
S#43 탈의실
기조, 옷을 입고 있다.
가우, 탈의실 문을 사납게 박차며 들어온다.
가우 : (껌 질겅질겅 씹으며) 지은 죄가 많아서 이런 골방에 숨어있냐? 누구냐? 나와! 형님 왔다!
기조, 보면 가우다!
가우 : (의외의 인물이고, 기분상한다. 껌 뱉으며) 너-냐?
기조 : (아는 얼굴이지만 영문을 모르겠고, 일견하고 옷을 계속 입는다)
가우 : (가까이 다가가 비껴 서서 건들대며) 하하 쓰팔! 모가지에 기브스를 했나?
사람을 봤으면 아는 체 좀 하자! 어? (락커를 쾅하고 발길질 한다)
기조 : (본다)
가우 : (그 눈에다 대고 입김을 후 분다) 니놈이 금쪽같은 내 동생들한테 개탕을 쳤다며? 야! 불어!
인간 왕가우 완타치에선 누워본 역사가 없는 놈이다!
기조 : (그제서야 알고 픽 웃는다)
가우 : 그래, 실컷 웃어둬라! 웃을때가 봄날이다! 눈탱이 밤탱이 되고나면 웃을 기분이 나겠냐!
기조 : (옷 입으며) 난흰 포기한거냐? 난 또, 꽤나 끈질긴 놈인줄 알았지.
가우 : 이 자식이? (주먹을 날린다)
기조 : (복부를 강타당하고 휘청한다)
가우 : (여유만만한) 컴온! 불어 쨔샤!
기조 : (자세 바로 잡으며) 소란 피우기 싫다. 한대 쳤으면 그만하구 나가!
가우 : 웃기지마, 새꺄! 내가 무서우면 무섭다구 그래! 순 양아치새끼!
약한 애들 앞에선 실컷 광내놓구 이제와서 오리발이냐?
나처럼 건달은 못돼두 최소한 깡패소린 듣구 살아야 될거 아냐? 이 비겁한 자식아!
(방어자세 취하며) 덤벼! 새끼야!
기조 : (동시에 한방 날린다)
가우 : (뒤로 나뒹굴고)
일어나 가우 어이없다는 듯 기조를 뻥해서 보고는 다시 덤벼든다.
주거니받거니 치열하게 싸우는 두사람.
S#44 탈의실 밖 복도
탈의실 안으로 들어가지 못하고 갈등하고 있는 예린의 모습.
포기하고 어깨 축 늘어뜨리며 돌아가다 안되겠는지 다시 돌아온다.
탈의실 앞에서 심호흡 한번 하고 노크한다.
S#45 탈의실
기조, 문 잡고 비스듬히 서 있고
예린, 들어온다.
기조 : (일순 놀라고)
예린 : (시선 딴쪽으로 해서) 부탁..아니 일 때문에 왔어요! 2학년 수업 끝난 거 알아요.
곧 종강이구, 지금 누드하는 학교 별로 없을거예요.
기조 : 그런데?
예린 : 그쪽은 일이 필요할테구 난 모델이 필요해요! 모델룐 요구하는대루 주겠어요!
그쪽 편한 시간으루 딱 삼일간!
기조 : (응시하며 비웃는 듯한 웃음짓고) 내 얼굴 보는게 꽤나 불편한 모양인데
빨리 대답해주지! 대답은 노우!
예린 : (자존심 구겨지고, 입 앙다물고 본다)
기조 : (늘어져 있는 가우쪽 보며) 니 오빠란 인간이 또 나타났는데 온김에 델구 가! 저번보다 부상이 심해!
예린 : (놀라 보고) 가우 오빠? (가까이 가 일으키며) 이게 뭐하는 짓이야? 오빠 맘대루 이게 뭐야?
왜 시키지두 않는 일을 하구 그래?
기조 : (보다가 락커로 가 옷을 마저 입는다)
가우 : (기운없고) 예, 린아.. 물..
예린 : (부축해 일으키며) 일단 나가자 오빠! 걸을 수 있지?
예린, 가우 이끌고 나가는데
기조 : 삼각관계라.. 남자들 안헷갈리게 여자쪽이 처신을 잘해야지!
예린, 발끈해서 부축하던 가우를 놓고 기조쪽으로 홱 돌아선다.
가우, 문턱에 팽개쳐지고 엄청 아프다.
비명소리도 안나오고.
예린 : (다가서 쏘아보며, 딱딱하게) 나에 대한 개인적인 관심, 고맙지만 끊어주시죠!
물론 방금하신 충고도 포함해서! 이제 두번 다시 볼일은 없겠군요! (홱 돌아서 나간다)
기조 : (끌리고 아쉬운, 저도 모르게) 잠깐!
예린 : (멈춰서고)
기조 : 이름이 뭐야?
예린 : (걸어나가 가우를 다시 부축하는데)
기조 : 대답해주면 모델일.. 하지!
예린 : (놀라 홱 돌아본다)
그 바람에 가우 또 팽개쳐지고 고통스럽다.
기조 : (웃으며 보는)
예린 : (뚫어져라 쳐다본다)
(F.O)
S#46 가우방
가우, 누워있고
가영이 파스를 붙어주고 있다.
가우 : 으 아야! 살살 좀 해. 이기집애야! 살살!
가영 : 이러구두 오빠가 건달이야? 맨날 오빠 입으루 오빠가 건달이라며?
홍콩엔 주윤발이 있구 한국엔 왕가우가 있다! 있긴 뭐가 있어?
석찬오빠 팬놈 패주랬지 이렇게 얻어터지구 오랬어, 내가? (붙이곤 탁 때리는)
가우 : 으윽! 으이시! 살살 못하냐, 너! 인간 왕가우가 이정도면 그쪽놈은 어떻겠냐!
지금쯤 열심히 휠체어 돌리구 있을거다! 그놈!
석찬(E) : 가우야!
가영 : 어! 석찬오빠다! (팽개치고 급히 옷매무새 정리하는) 들어와, 오빠!
석찬, 들어온다. 우울하게 보고 서있는.
가영 : 오빠 괜찮아요?
가우 : 임마! 지붕 안무너진다! 모가지 쑤시니까 빨랑 앉아! (목 돌리며) 아아, 모가지야!
석찬 : (상처 보며, 침울하고 가슴이 답답한) 넌 또 왜그랬어?
가우 : 임마, 니가 맞았다는데 인간 왕가우가 뚜껑 열려서 가만 있을 수 있냐?
소문날까봐 병원에두 못갔다, 마! 우리 애들 알면 무슨 개망신이냐. 쪽팔림의 원단이지!
야! 잘됐다! 니가 좀 봐줘라! 앞으루 대한민국 제일의 써, 써 (하다가 생각안나 가영을 보면)
가영 : (한심하다는듯) 어휴! 써전! 것두 몰라 오빤?
가우 : 그래 써전! (암기하듯 중얼) 써전 써전. (석찬 향해) 대한민국 제일의 써전 아니냐 니가?
가영 : (맞다고 혼자 고개 끄덕이는)
석찬 : (굳은) 어디봐! (정성스레 여기저기를 보고)
가우 : 부러진거만 없으면 됐지, 뭐? 그자식 전문 깡패두 아니고 민간인 주제에 뭔 주먹이 그렇게 맵냐?
(석찬의 상처 보며) 너두 맞아봐서 알겠다, 마! 엄청 맵지?
석찬 : ...
S#47 거실
소파에 우두커니 앉아있는 예린, 손톱을 물어뜯고 있다.
S#48 회상(S#44)
기조 : (끌리고 아쉬운, 저도 모르게) 잠깐!
예린 : (멈춰서고)
기조 : 이름이 뭐야?
예린 : (걸어나가 가우를 다시 부축하는데)
기조 : 대답해주면 모델일.. 하지!
예린 : (놀라 홱 돌아본다)
기조 : (웃으며 보는)
S#49 동.거실
예린, 창밖을 보고있다.
(기조의 돌변을 어떻게 받아들여야 될지 몰라 고민하는)
예린 : 진짜 웃기는 자식 아냐?
S#50 가우방
나란히 상처난 얼굴을 하고 벽에 기대어 앉아있는 석찬과 가우.
가우 : (우울한) 하아 쓰팔! 기분 엿같더라니까. 그새끼, 엘리베이터 애인이야!
석찬 : (놀라고)
가우 ; 갈때까진 몰랐는데 그새끼 쌍판 보구서 알았어. 갑자기 나사가 풀리고 뚜껑이 확 열리는거 있지?
반쯤 죽여놓구 싶었는데 맘만 앞섰지. 쌈꾼이 정신 놓으면 그쌈, 끝난거잖냐.
석찬 : 그 여자가 알면..
가우 : 어차피 내얼굴 한번 제대루 쳐다본적두 없는데 뭐. 완전한 짝사랑이라는 거 아니냐?
석찬아! 넌, 짝사랑 같은거 모르지? 거, 되게 쓰라린다!
석찬 : (쓸쓸한)
가우 : (글썽) 쓰팔, 세상에 사랑해서 안될게 뭐 있냐? 지가 대통령 딸도 아니고..
대한민국 헌법에 생긴 놈들만 사랑하란 법 있냐?
석찬 : 사랑하니? 그 여자?
가우 : (수줍은) 몰라! 이런게 사랑인지 사탕인지! 석찬이 넌 절대루 짝사랑 같은거 하지 마라!
(가슴을 팍팍 치며) 이속에 쓰팔! 사하라 사막 하날 지구 사는거 같다!
석찬 : (쓴미소, 일어난다)
가우 : 왜? 벌써 가려구? 자구 가, 임마!
석찬 : 집에 예린이 혼자야. 몸조리 잘해.
가우 : 그래, 그럼!
석찬 : 낼 오께. (나가려는데)
가우 : 참! 예린이, 그새끼한테 모델 서달라고 한 모양이더라!
석찬 : (처음 듣는)
가우 : 재수없는 새끼, 개뿔 지가 뭘 안다고 글쎄, 우리보고 삼각관계란다 그새끼가! 어휴 쓰팔!
내가 그때 한기운만 있었어두 롱테이크로 한빤지 날리는건데!
석찬 : (어두운 얼굴로 나가고)
S#51 왕풍각 골목
가로등 켜져있으나 어두운 골목
석찬이 축처져서 걸어가고 있다.
가우(E) : 석찬아, 넌 짝사랑같은거 모르지? 거 되게 쓰라린다!
석찬이 넌, 절대루 짝사랑 같은거 하지마라! 이속에 쓰팔! 사하라 사막 하날 지구 사는거 같다!
창문으로 고개 내밀고 석찬을 보고 있는 가영. 한숨을 포옥 내쉰다.
우울한 표정의 석찬.
S#52 거실계단
평상의 얼굴로 석찬 들어오고
예린, 맞는다.
석찬 : 가우 델구 온다구 니가 고생했겠다!
예린 : 어디 부러진덴 없지? 잘 못걷던데?
석찬 : 괜찮겠더라. 워낙 단단하잖아?
3층으로 향하는 두사람.
예린 : 하여간 가우오빤? 일 만드는데 도사야, 도사!
나 오늘 그사람 앞에서 창피해서 죽는 줄 알았어!
석찬 : (순간 멈칫하다 계단으로 오르며) 그랬겠다!
가우(E) : 참! 예린이, 그새끼한테 모델 서달라고 한 모양이더라!
예린 : 아빠한테 전화 왔었어! 잘 도착하셨다구. 한 삼분간 통화했나? 너 얘기 밖에 안하는거 있지?
미역국은 잘 끓여줬냐, 공분 잘하냐, 옷은 두껍게 입고 다니냐 아들이 그렇게 좋으까?
석찬 : ....
S#53 3층거실
석찬, 방으로 들어가는데
예린이 따라 들어간다.
S#54 석찬방
예린 : 배 안고파? 라면 끓여주까?
석찬 옷 벗으며
석찬 : 아냐 됐어. 작품은 잘 돼?
예린 : (근심어린) 아직 스케치두 못끝냈어!
석찬 : (무심한 투로) 왜?
예린 : (허둥대는) 어? 아니, 그냥 좀 더디네! 게을러서 그렇지 뭐!
석찬 : (실망하는) 그래.
예린 : 필요한거 있음 불러. 라면 정돈 끓여줄 수 있어. (나가고)
석찬 : (우울하다)
침대에 눕는다. 눈을 감고.
S#55 예린방
스탠드 켜져있고
예린, 침대에 무릎 세우고 팔 괴고 앉아있다. 고민스럽고.
예린, 이불속으로 들어간다.
그러나 잠이 오지않고 눈만 말똥말똥 생각만 많아진다.
1부의 기조 장면들 인써트 되고
예린, 도리질하며 이불을 머리 끝까지 뒤집어 쓴다.
예린, 다시 고개 내밀고 한숨 포옥 내쉬며 스탠드 불 끈다.
S#56 2층거실
작은 실내등만 켜져있는..
석찬, 카나리아를 들여다보고 있다.
거울 속에 비춰진 카나리아의 모습에서
S#57 인써트 (1부의 S#66)
석찬 : (고꾸라지고, 일어나 다시 달려들며) 니가 예린한테 손댔지?
기조 : (짜증나고 석찬의 팔을 재빨리 휘어잡는다) 너, 친오빠 맞아?
석찬 : (움찔하고)
기조 : (빈정대며) 쟤, 니 여자지?
S#58 2층거실
카나리아 파닥거리며 울음소리 낸다.
석찬, 모이를 넣어준다.
S#59 피아노 바 (영업이 끝난)
테이블에 기조, 난희, 진섭이 앉아 맥주를 마시고 있다.
진섭 : (난희 향해) 어젠 왜 안나왔어?
난희 : 응, 세일기간이라 너무 피곤해 요즘. 세일 같은 거 법으루 안하게 할 순 없나?
기조 : ...
진섭 : 옆사람이 삼만원 주고 산걸 이만원에 샀다구 생각해봐! 얼마나 통쾌하냐?
그 재미도 없음 세상 정말 살 맛 안난다! 안그러냐 서기조?
기조 : (웃기만)
난희 : 참, 아까 방얘긴 뭐야?
진섭 : 어! 이자식 작업실겸 방 하나 얻어다 딴짓 못하도록 감금 시켜 놓게.
집으룬 죽어두 안들어갈 모양이야.
난희 : 잘 생각했어, 진섭씨! 잘됐다! 정말!
진섭 : 이자식 감금 시킨다는데 어째 니가 더 좋아하냐?
기조 : (무거운) 좀 더 생각해보자 형!
진섭 : (툭치며) 뭘 더 생각해 임마! (일어나며) 복학해서 다시 쇼팽 모짜르트 두두릴 생각 아니면
그냥 이길로 나가는거야. 제발 밍기적대지 좀 마! (바 쪽으로 가며) 치우고 들어가자.
기조 : ...
S#60 인천밤바닷가
기조, 난희 걷고 있다.
난희, 기조의 팔짱를 꼭 끼고. 바람이 강하다.
난희 : 십일월은 가을일까? 겨울일까?
기조 : 글쎄.
난희 : 분률하자면 삼사오월은 봄이고, 팔월까진 여름이니까 십일월은 가을인데 말야.
기조 : 근데...
난희 : 난, 십이월이나 일월보다두 십일월이 더 겨울같은 느낌이 들어. 아주 깊은 겨울.
기조 : ...
난희 : 꼭 서기조 같아.
기조 : ...
난희 : (멈추어 서며) 처음엔 무표정한 서기조 얼굴이 좋더라. 나만큼 불행한 얼굴도 있구나..
위안두 되구, 뭣보다 니 앞에선 안웃어두 되니까...
기조 : 지금은?
난희 : 불안해. 뭐가 불안한진 나두 몰라. 1년이 넘도록 늘 그자리에 있는 서기조란 남자가 불안한지,
빛이 들어올거 같지 않은 홍난희의 미래가 불안한지, 그건 나두 몰라.
기조 : (안고)
난희 : 홍난희 인생에 빛이 필요하듯이 서기조두 그렇겠지?
기조 : ...
S#61 난희집 건물 앞
텅빈 거리에 기조의 차 대어져있다.
난희방에 불켜져 있고...
저 멀리 절뚝거리며 걸어오고 있는 사람의 실루엣이 보인다. 가우다!
가우 불켜진 난희방 창을 올려다 본다.
S#62 난희방
난희, 욕실에서 얼굴 닦으며 나오는데,
기조 외투차림 그대로 침대에 모로 누워 잠들어 있다. 잠든 옆모습 편안해 보이고...
난희, 커텐 쳐주고 불 끈다.
스토브 끌어다 가까이에 놓아주는 난희.
기조를 내려다보다가 기조쪽으로 등보이게 하고 모로 가만히 눕는다.
난희, 옆모습 외로워 보인다.
방안엔 스토브 불빛만 빨갛게...
잠시후 기조의 팔이 난희를 감싼다.
난희 : (뜨고 있는)...
기조 : (눈 감은)...
난희 : 작업실... 인천에 얻어.
기조 : ...
난희 : ...있지... 고통의 한가운데엔 그 고통이 아무리 극심해두 닿지않는 무풍지대가 있대.
...언제면.. 거기에 닿을까?
기조 : ...
난희 : ...(눈 감고)
기조 : ...(일어난다)
난희 : (감은 채) 자구 가.
기조 : 가께, 자. (나가는데)
난희 : (벽쪽으로 돌아눕는다)
S#63 난희건물 앞
꾸부리고 앉아있던 가우, 일어나 걸어 나가고 나면, 기조 나오고 차에 오른다.
저 멀리 절뚝이며 걸어가고 있는 가우의 실루엣.
기조의 차가 그 뒤를 따라간다.
헤드라이트 불빛에 가우 비켜주면
기조차 앞서 나가고, 가우 고개 푹 숙이고 걷는다.
(F.O)
(서로 몰라보는 것으로)
S#64 경인도로, 달리는 예린의 차 안 (아침)
라디오에서 음악 흐르고 있다.
예린, 운전하고
석찬, 운전석에서 책 보고 있다.
예린, 여전히 고민스럽고.
음악 끝나면서.
여DJ(E) : 어머! 오늘 첫눈 소식이 있는데요?
남부와 제주지방을 제외한 전국에서 오후부터 눈이 내린답니다.
석찬 : (듣는)
여DJ : (계속) 눈올 확률이 70%라구 하니 짝이 있는 분들은 미리미리 약속을 정하셔야 겠네요.
그럼 미리부터 첫눈 기분을 즐겨볼까요? (눈이나 겨울에 관한 음악 흐르고)
석찬 : 오후부터 눈 온대는데 차에 우산은 있어?
예린 : (못들은) ...
석찬 : (본다)
예린 : (골똘하고)
석찬 : 예-린아!
예린 : 어?
석찬 : 무슨 생각을 그렇게 골똘히 해?
예린 : 아냐, 아무것두. 날씨 좋다구! 여행 가구 싶다, 그치?
석찬 : (웃으며) 오후부터 눈온대. 눈올 확률 70% 우산 있어?
예린 : (창밖 살피며) 올거 같지 않은데. 나야 차루 움직이는데 무슨 걱정이야? 문젠 석찬이 너지.
몇시에 끝나? 모시러 갈게.
석찬 : 늦어 난. 너 먼저 가.
예린 : 아냐. 시간 맞춰 데리러 갈테니까 기다리구 있어. 이런날 1호선은 최악이잖어.
석찬 : (미소) 그래 그럼.
S#65 의대건물 앞
예린의 차 서고 석찬, 내린다.
예린, 따라내리며.
예린 : 잠시만! (트렁크 열고 우산 꺼내 주며) 아빠꺼 있네! 자!
석찬 : 넌?
예린 : (차 치며) 이거 있잖아! 이거! 우산보다 더 확실해.
석찬 : (받고) 가!
예린 : (차에 오르며) 여기서 꼼짝말고 기다려! 어?
예린의 차 출발하고 멀리 사라질 때까지 바라보고 있는 석찬.
S#66 작업실
작업중. 다소 소란한 분위기.
다른 작품들은 거의 완성단계이다.
은영, 기조 누드화에 채색하고 있다.
예린이 복잡한 표정으로 보고 있다.
은영 : (칠하며) 거절하디?
예린 ; 아니. 건 아니고.
은영 ; 아니면?
예린 : 몰라 나두.
은영 ; (멈추고 보며) 모델료가 적대?
예린 : 아냐. 칠이나 계속해. 니꺼 좋다야! 색깔두 좋구, 이미지두 좋네!
은영 : 사년 동안 팽팽 놀았는데 유종의 민 거둬야지. 졸업하면 다시 붓 잡을 일 있겠냐?
학교 다닐때두 피해서만 다녔는데?
예린 : (웃고)
S#67 병원내 휴게공간 (오후, 눈)
바삐 지나가던 석찬
통유리 밖으로 내리는 눈 보고 창가로 다가간다.
석찬, 내리는 눈 보고 서 있고
S#68 미대주차장, 예린 차 안
건물에서 나온 예린
손으로 눈 가리며 주차장으로 뛰어간다. 차에 오르고
예린 : (털고, 머리카락 쓸어넘긴다. 백미러로 자신의 얼굴 보며) 돈 내고 한예린이 서기졸 사는거야!
내가 굽히구 들어가는게 아니라구! 가서 목걸이알도 찾아와야 돼! 그게 어떤건데!
예린의 차 출발한다.
S#69 피아노 바 (영업전)
조용한 실내. 아무도 없다.
예린, 빗물 털며 들어오고
예린 : 실례합니다! 아무도 없어요? (훑으며 안으로 들어가고)
구석 테이블 쯤에서 진섭이 자다가 일어난다.
진섭 : 6시부텁니다. 영업!
예린 : 저... 서기조씨...
진섭 : (가까이 가서) 누구시죠?
예린 : 미대생인데, 모델일 때문에...
진섭 : (그러냐는) 기조, 이제 모델일 안할건데... 딴 사람으루 알아보는게...
예린 : (놀라고) 네에? 어제까지..저기 오늘 여기 나오는건 확실하죠?
진섭 : 예. 그건.
예린 : (초조하고)
S#70 피아노바 밖 (눈), 예린 차 안
눈 내리고 있는 가운데 예린차 기조를 기다리고 있다.
예린, 거의 울상이고 근심에 찬 모습이다.
(시간경과 되어 어두워지고)
예린, 핸들에 머리를 묻고 있다.
기조차 나타나고 헤드라이트 불빛에 예린이 고개를 든다.
기조 내리고
예린, 기조임을 발견하고 급히 내린다.
기조 : (안으로 들어가려는데)
예린 : (뛰며) 이봐요! 서기조씨!
기조 : (돌아보고 뜻밖인)
예린 : (다가가 다짜고짜) 내 이름 한예린이에요. 한·예·린! (됐지 않느냐고 쳐다보는)
기조 : (귀엽다!)...
예린 : (초조하고)
기조 : (뒤돌아 들어가며) 9시 반부터 하지! (안으로 들어간다)
예린 : (기쁜, 휴우! 하는)
S#71 소아과 병동
석찬, 휠체어에 탄 꼬마환자(6세)와 탁구공 튕겨 받기 하고 있다.
석찬 : (공 튕귀며) 자, 올라갑니다! (재빨리 휠체어, 공쪽으로 밀어주고)
꼬마 : (받는, 뿌듯한 미소, 공 내미는)
석찬 : 이번엔 어림두 없다! 자, 받아라! (공을 멀리 더 높이 튕귀는)
석찬 역시 휠체어 밀어 공 받기 쉽게 해준다.
꼬마 : (잡으며 까르르 웃고)
석찬 : (보며 즐거운) 재밌어? 상우?
꼬마 : (끄덕끄덕)
석찬 : (머리 쓰다듬으며) 녀석! 근데 상우, 이제 잘 시간인데? 공놀인 낼 또 하자! 응?
꼬마 : (끄덕끄덕하다가 빤히 올려다보는)
석찬 : 왜?
꼬마 : (탁구공 만지작거리며) 이거 나할래! 나줘!
석찬 : (당황)
꼬마 : 내꺼야! 내꺼할래! (빤히 올려다보는)
석찬 : (달래며) 아저씨두 상우한테 주구 싶지만 이건 안돼, 상우야!
이 공은 아저씨가 젤 좋아하는 사람이 아저씰 위해서 선물한거야.
대신에 낼 아저씨가 탁구공 사다줄께, 새걸루. 응? 알았지?
꼬마 : (고집스럽게 빤히 쳐다보는)
보호자, 꼬마 손에서 탁구공 뺏아 석찬에게 준다.
석찬, 목례하며 받지만 마음이 불편하고.
석찬 : 잘자라 상우! (가는)
꼬마 : (곧 울음 터질듯한 얼굴로 보고 있는)
석찬, 양손을 주머니에 넣고 탁구공 만지작거리며 문 열고 나가다가
아무래도 안되겠는지 돌아온다.
석찬 : (하나 건네며) 대신 절대루 잃어버리기 없기다, 상우?
꼬마 : (받고는 금방 웃고)
석찬 : (미소)
S#72 미대주차장 차안 (밤, 눈)
예린 : (들뜬) 나 예린인데 너 아직두 가영이 목소리 안지웠더라! 빨리 지워!
걔 목소리 듣기 싫어 죽겠어! 내 메시지 받는 즉시 지워, 알았지? 내 정신 좀 봐!
용건은 뒷전이고 또 딴 얘기하고 있네! 미안한데 너 먼저 가야겠다! 기다리지 말구 그냥 가!
많이 늦을거 같아. 미안해 오빠! (끊고)
예린 미소 짓는다.
S#73 병원복도
차트 보며 한손으론 탁구공 굴리며 걸어오는 석찬.
삐삐 호출음 요란하게
삐삐 꺼내 확인하는 석찬.
석찬, 전화를 찾는 듯 주위를 둘러보다 한쪽으로 걸어나간다.
S#74 가영방
미소지으며 전화기 들고 있는 가영.
친구(E) : 야, 윤석찬! 이 왕내숭같은 인간아! 가영이가 누구야?
책만 붙들고 사는줄 알았더니 할건 다한다 너! 낼 당장 보고해! 약력, 사이즈, 스타일!
배 아파서 이만 끊는다 임마!
안내원 : 다음 메시지 청취를 원하시면..
가영 : (행복하고, 만면에 미소를 띈채 1번 누른다)
안내원 : 세번째 메시지입니다.
예린(E) : 나 예린인데, 너 아직두 가영이 목소리 안지웠더라! 빨리 지워! 걔 목소리 듣기싫어 죽겠어!
내 메시지 받는 즉시 지워, 알았지?...
가영 : (인상 확 구겨지면서)
가영, 수화기 들고 노려보다가 삭제버튼 누른다.
안내원 : 메시지가 삭제되었습니다.
가영 : (수화기를 쾅하고 놓는다)
S#75 병원복도, 간호사 데스크
챠트 간호사에게 건내주고 삐삐 메시지 확인하는 석찬.
친구(E) : ... 낼 당장 보고해! 약력, 사이즈, 스타일! 배 아파서 이만 끊는다 임마!
석찬 : (미소지으며 1번을 누른다)
안내원 : 더 이상 수신된 메시지가 없습니다...
석찬 : (삐삐 꺼내 확인하며 고개 갸웃하는)
S#76 미대실기실
준비 다 해두고 기조를 기다리고 있는 예린.
스토브 모델단쪽으로 끌어다 놓는 예린.
S#77 인턴방
아무렇게나 잠들어 있는 인턴들,
석찬 삐삐함 옆에서 수술실 단추에다 대고 묶는 연습중이다.
삐삐함에서 호출음 터지고
석찬, 확인한 후 인턴에게 다가가
석찬 : 야! 야! 일어나! 응급실 호출이야.
인턴 : 으이시 몰라! (졸음에 겨운) 나안 몰~
석찬 : (인턴 귀에다 대고) 오늘 칩당직 공독사야 임마! (강조) 공독사!
인턴 : (벌떡 일어나며) 지, 진짜냐?
석찬 : (웃고) 가봐 어서!
S#78 미대실기실
예린, 모델단에 앉아 스토브 쬐고 있는데
시트 걸친 기조 들어온다.
예린 : (일어나고 어색해 어쩔줄 모른다)
기조 : (단에 올라서며) 주문해!
예린 : (이젤 있는 쪽으로 가며, 현장에서 구체적으로 지시)
기조 : (따르고)
예린 : 고갤 좀 더 숙이세요.
기조 : (따르고)
예린 : 좀 더. 네, 좋아요.
예린, 그리기 시작하고
기조의 몸 조금의 흔들림도 없다.
화지에 그려지는 기조의 몸 윤곽선.
S#79 의대건물 입구 (깊은밤, 눈)
석찬이 예린을 기다리고 있다. 시간을 확인하고 갸웃거린다.
근방에 전화부스 보이고 달려가는 석찬, 핸드폰번호 누르는데
S#80 미대실기실
열중해서 기조를 그리고 있는 예린. 울리는 핸드폰, 여러번 울리나 받지않고.. 예린 꺼버린다.
다시 기조를 그리는 예린, 채워지는 예린의 화지.
S#81 의대건물 입구 (눈)
내리는 눈을 보며 하염없이 예린을 기다리고 있는 석찬. 한기가 든다.
석찬, 기다리다 안되겠는지 우산을 켜고 걸어나온다.
S#82 캠퍼스 (눈)
가로등 불빛에 흩어지는 눈발..
석찬, 인적없는 캠퍼스를 걸어 올라간다.
S#83 미대건물 입구
몇군데 창에 불이 켜져있다.
석찬, 그 창들 올려다본다.
우산을 접고 들어가는 석찬.
S#84 미대복도
불 켜진 곳마다 문을 열고 확인하는 석찬.
S#85 미대실기실
여전히 그리고 있고.
S#86 미대실기실 밖 복도
석찬, 불빛 보고 다가가 조심스레 뒷문을 연다.
S#87 미대실기실
석찬, 예린의 뒷모습 발견하고 문께에 우산 놓으며 미소짓고
방해하지 않으려고 조심스레 들어오는데.
예린 : (목탄 놓으며) 좀 쉬었다 해요, 힘들었죠?
기조 : (일어나 시트로 몸 감싼다)
석찬 : (기조를 알아보고 놀란다. 그 자리에 얼어붙고)
*출처 : 대본과시나리오사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