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적 테러와 죽음의 정치학
살인의 권리, 경제적 테러, 그리고 죽음의 정치학
1.
살인의 권리
총은 살인도구인가 방어도구인가? 둘 다 맞다. 사용되는 맥락에 따라서 전자가 될 수도, 후자가 될 수도 있다. 그런데 혹자가 총은 방어 도구일뿐이라고 주장한다면 얼마나 현실에서 괴리된, 일면적 형식 논리가 되겠는가?
미국에서는 연일 크고 작은 총기사고가 발생한다. 미국 시민사회에서는 이에 대한 불만과 비판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하지만 이에 대한 미국 정부의 반응은 냉담하기만 하다. 총기의 종류를 불문하고 일부라도 이를 규제하는 것은 헌법에서 보장하고 있는 시민의 자기방어의 권리를 침해한다는 것이, 이를 방관하고 있는 미국 정부의 논리이다.
뉴질랜드에서 작년 크라이스트처지의 참사 이후 살인용(전쟁용) 무기 거래를 전면 불법화시킨 것과는 너무나 대조되는 입장이다.
학교에서 총기사고를 방지하기 위해 교사들도 총을 소지하게 할 것이라는 미국 정부의 대응은 정상적인 이성을 가진 사람들을 아연질색하게 한다. 사회의 안전이 총기에 의해 보장되는가? 미국정부는 그렇게 믿는다. 왜냐하면 총기는 방어도구라는 궤변이 전제되어 있기 때문이다.
따지고 들자면, 자기방어권의 이름으로 살인의 권리를 옹호하는 셈에 불과하다. 누가 이런 궤변을 만들었을까. 종종 미국이라는 나라 자체가 '전쟁 머쉰'에 비유된다. 전쟁은 미국사회를 추동하는 구심력의 하나이고, 그 중심에 '군산복합체'라는 거대한 세력이 자리잡고 있다. 총이 방어무기라는 것은 살인을 통해 이윤을 실현하는 이들이 미국 국내용으로 만든 억지에 불과한 논리인 것이다.
2.
경제적 테러
경제는 시장인가 정치인가? 서양의 지적 전통에서는 경제는 정치와 분리된 시장에 국한된다. 그러나 비서구권, 그 중에서도 특히 동아시아의 지적 전통에서 보자면 경제는 근원적으로 정치경제학이다. 경제라는 용어가 파생된 모체인 '경세제민(經世濟民)'이 시사하듯, 경제와 정치는 상호분리할 수 없는 결합체로 인식되었다.
정치경제학적 관점에 입각해야 비로소 경제적 테러를 이해할 수 있는 지평이 확보된다.
어느 힘센 사람 갑이 이웃에 거주하는 연약한 을을 제압하기 위해, 을이 다른 제 삼자와 관계하는 일체의 생업활동을 강제로 금지했다고 가정하자.
정치와 경제의 분리를 믿는 서양인의 관점에서 본다면, 시장이란 본래 정치와 무관한 상품생산자가 자유시민으로 교역하는 장소인 것으로 전제되어 있기 때문에, 이런 폭력은 경제외적 강제로 정상적인 시장시스템 하에서는 발생할 수 없는 예외적 현상으로 간주된다. 테러는 정치의 영역이고 경제의 영역에서는 있을 수 없는 것으로 예단되어 있다. 따라서 시장 속에서는 그러한 폭력은 실체가 없는, 보이지 않는 것으로 실종되어 버린다. 상업화된 주류 미디어에서 경제적 테러라는 용어를 사용하지도 않을 뿐더러 보도 또한 하지 않는 것은 이런 이유가 아닐까. 그것이 수많은 사람들의 목숨을 빼앗고 삶의 질곡으로 작용함에도 불구하고, 그들은 테러가 아니라 단순한 경제제제(sanction) 라고 변호한다.
미국은 적대적인 약소국 상대로 상습적으로 경제적 테러를 자행하여 왔다. 최근의 예만 든다하더라도, 이라크, 이란, 베네수엘라, 북한 등이 표적이 되었거나 되고 있다. 경제적 테러는 그 피해가 피가해국의 약자에게 전가된다. 어린이, 노약자, 병자 등에 피해가 집중되기 때문에 어떤 측면에서는 정치적(물리적) 테러보다도 훨씬 가증스럽고, 그 피해 효과가 광범위하고, 반인륜적이다.
3.
죽음의 정치학
현재 진행 중인 베네수엘라에 대한 미국의 경제붕쇄로 어린이, 노약자를 포함 사만명 이상이 사망한 결과에 대해 한 양심적 지식인은 다음과 같이 쓰고 있다.
싸이코 패스적 자본주의에 의해 베네수엘라의 영웅적이고 진보적인 사람들이 대량 살해 당하는 것을 목격하는 것은 괴로운 일입니다. 정신병적 자본주의는 일말의 인간 존엄성을 갖고 있지 않습니다. 식인 행위에 뒹굴면서 인권 개념을 모독합니다.
It is agonizing to witness the mass murder of a heroic and progressive Venezuelan people, by a psychopathic capitalism which has not one iota of human decency, and wallowing in its cannibalistic behavior, desecrates the very concept of human rights.
https://www.globalresearch.ca/us-economic-terrorism-genocide-people-venezuela/5676366
미국의 경제적 테러에 의해 수많은 취약한 북한 주민들이 살해당하고 있지만, 대다수의 정치인이나 지식인들은 눈을 감고 있습니다. 설령 북한 정권이 자위권을 위해 핵미사일을 개발한 것이 죄가 된다하더라도, 왜 그 형벌을 죄없는 북한 주민이 받아야 할까요.
지배자를 벌주기 위해 죄 없는 민초들을 굶어 죽게 하는 것은, 고대 민본주의 이념에서도 용납하지 않은 야만적 행동이다.
https://story.kakao.com/lishi21/hJQmR19KbGA
미국을 지배하고 있는 싸이코 패스 호전광들은 전세계 시민들이 그들이 조작해 낸 살인의 권리와 경제적 테러에 묵종하기를 강요하고 있다.
경제적 테러는 약자를 겨냥한 죽음의 정치학이다.
https://story.kakao.com/lishi21/HF1kAqmKZiA
이 거대한 불합리와 악은 인간의 건전한 양심과 결코 양립할 수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