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슬산(1083m) 종주산행
산림청 지정 100대 명산 비슬산은 대구광역시 달성군과 경북 청도군에 걸쳐 우람한 산세를 자랑한다. 827년(흥덕왕 2년) 도성대사가 창건한 유가사 쪽에서 산을 올려다보면 거대한 바위가 병풍을 둘러친 듯 정상을 받치고 우뚝 솟아 있는 비슬산은 정상부 바위가 신선이 앉아 비파나 거문고를 타는 형상 같다 하여 비파 비자에 거문고 슬자를 써 비슬산이라 부른다.
달성군에서 보면 곰이 앞발을 들고 벌떡 일어선 듯 위압적이고 산정에서 바라보면 거대한 독수리가 달성 벌로 내려앉는 듯한 형세를 보여준다. 비슬산은 산이 웅장하여 산세는 다양하다. 달성 쪽이 거대한 장벽 같은 모습이라면 청도쪽은 아늑하면서도 묵직한 육산의 전형을 보여준다. 달성쪽은 가파르고 바위와 너덜지대가 많이 있으면서도 수림도 무성해 유가사 북쪽 일원은 송림 숲이 잘 발달돼 있다.
유가사서 올려다 본 비슬산
특히 비슬산 주능선부터 대구 앞산까지 20Km가량 길게 뻗어나간 능선은 산길이 완만하고 뚜렷해 장거리 산행을 선호하는 건각들에겐 인기 있는 코스이다. 비슬산은 봄이면 진달래로 붉게 물들면서 더욱 환상적인 모습으로 변하곤 한다. 정상 일대와 조화봉 북릉 서쪽 사면은 4월 말부터 5월 초까지 열리는 참꽃 축제기간엔 천상의 화원 같은 분위기를 자아낸다. 참꽃 축제기간엔 수많은 사람들과 차량들로 인해 북새통을 이루고 있어 주말과 휴일 산행은 피하는 것이 좋다.
비슬산의 산줄기는 낙동정맥의 사룡산 분기점봉우리(656m)부터 시작된다. 사룡산 분기점 봉우리서 낙동정맥을 이탈하여 남서쪽으로 가지를 친 비슬지맥 산줄기가 400m를 진행해 사룡산
(683m), 정상을 솟구친 후 구룡산, 발백산, 대왕산, 선의산, 용각산, 상원산, 봉화산, 삼성산, 우미산, 통점령 등을 일으키고 난 다음 사룡산부터 약 77Km 거리에 비슬지맥의 기를 모아 비슬산을 들어올린다. 비슬산을 빚은 비슬지맥 산줄기는 약 37Km를 더 달리며 청룡산, 산성산, 와룡산, 궁산 등을 빚은 다음 남은 여맥을 금호강에 가라앉힌다.
대견사 위 봉우리서 기념촬영
자연휴양림 주차장에서 산행을 시작하여(10:15) 조금 가파른 계단 길로 2분쯤 오르니 자연휴양림 600m란 안내판이 반긴다.(10:17) 시멘트 포장도로가 된 평탄한 임도를 따라 6분 정도 나아가 계곡 위에 설치된 다리를 건너자 소재사가 나타난다.(10:24) 소재사는 고려말 공민왕 7년(1358년) 진보법사가 창건했고 주로 수도처로 일관한 선종사찰이다.
소재사를 뒤로하고 이젠 계곡을 오른쪽에 끼고 11분쯤 조금 가파른 시멘트 길로 올라가니 천연기념물 435호인 달성 비슬산 암괴류가 나타난다.(10:35) 암괴류란 큰 자갈 또는 바위크기의 둥글거나 각진 암석 덩어리들이 집단적으로 산 사면이나 골짜기에 아주 천천히 흘러내리면서 쌓인 것을 말하는데 비슬산 암괴류는 중생대 백악기 화강암의 거석들로 이루어진 특이한 경관을 보여주고 있었다. 신기한 암괴류를 지나 빠른 걸음으로 4분쯤 더 오르니 대견봉 6Km(2시간 10분소요) 대견사지 2Km(1시간 10분소요) 이정표 팻말이 서있는 삼거리다.(10:39) 오른쪽 길은 임도로 올라가는 길이라 왼쪽 길로 방향을 잡아 3분 정도 오르니 시멘트 길이 끝나고 걷기 편한 흙길로 바뀐다.(10:43)
대견사 터 석탑
곧이어 대견사지 1.2Km 팻말이 나타나며 금수암을 지난다. 나무다리를 건너 운치 있게 휘어진 소나무를 지나 약간 내림 길이 되더니 다시 암괴류가 나온다.(10:49) 바로 급경사 산길이 시작된다. 급경사 길로 2분쯤 오르니 대견사지 1Km 팻말이 반기고(10:53) 계속하여 8분을 더올라가니 오른쪽에도 암괴류가 보인다.(11:01) 이어서 3분쯤 더 오르니 왼쪽에 암괴류가 나타나며 대견사지 석탑이 보인다.(11:04) 다시 3분을 더 오르니 대견사지 0.5Km 팻말이 나타나(11:07) 대견사지가 멀지 않음을 느낀다. 빠른 걸음으로 급경사 산길을 5분쯤 타고 올라 대견사지 임도에 이른다. 이젠 평평한 능선 사면을 타고 조금 진행하니 눈앞에 보이는 부처바위가 이채롭다.(11:14)
백마의 등줄기 같은 주능선과 위압적인 정상
금방 대견사지에 닿는다.(11:18) 대견사 터 일대는 집채만 한 바위가 군락을 이루고 있고 널찍하고 평탄한 절터 앞 벼랑에는 그림처럼 멋진 삼층석탑이 있어 절묘한 자연미를 보여주는 곳이라 산의 아름다움을 충분히 느낄 수 있는 곳이었다. 계단을 타고 전망 좋은 봉우리에 올라가서
(11:20) 비슬산 정상을 바라보니 백마의 등줄기처럼 군더더기 없이 뻗어있는 주능선이 내 마음을 한껏 부풀게 한다. 환상적인 조망을 즐긴 후 정상인 대견봉을 향해 출발한다.(11:23)
평평한 능선 길로 3분쯤 나아가니 비슬산 정상 4km란 팻말이 나타난다.(11:26) 고산의 면모를 나타내는 내리막 능선 길로 7분쯤 나아간 다음 오르막 능선 길로 월광봉을 올라간다. 월광봉 꼭대기는 오르는 길이 없어 왼쪽 사면으로 돌아간다. 바로 산길은 내리막 능선으로 바뀐다.(11:40) 완만한 내리막길로 10분쯤 내려선 다음 금방 마령재에 이른다.(11:51) 이곳에서는 유가사로 하산할 수 있다. 이정표 팻말엔 유가사 2.6km, 정상 1km, 대견사지 2.6km라고 쓰여 있다.
비슬산의 바위들
능선 길은 조금 가파른 오르막이 되어 소나무 숲을 통과하여 9분쯤 오르니 평평한 능선이 된다.(12:00) 이어서 2분정도 평평하게 가다가 완만한 오르막 능선으로 헐티재로 뻗어나간 봉우리에 닿는다.(12:07) 계속하여 7분쯤 더 올라가 더 이상 오를 곳이 없는 정상에 닿는다.(12:14) 정상엔 삼각점이 박혀있고 대견봉이라는 글자가 선명한 커다란 정상석이 버티고 서있다.
바람이 몹시 불고 있는 정상에서 전망을 하니 사방으로 막힘이 없다. 북쪽으로 팔공산이 희미하게 조망되며 하늘금을 긋고 오른쪽으로 보현산도 보인다. 동으로는 영남 알프스인 가지산, 운문산, 재약산이 조망되고 남쪽으론 조화봉과 관기봉이 우람하게 조망된다. 합천의 가야산은 구름에 수석처럼 떠있어 신비스럽고 오른편 뒤로 백두대간의 산 대덕산이 아스라이 조망된다. 고스락 이정표 팻말엔 유가사 3.5km,(1시간 20분) 조화봉 4.5km,(1시간 30분) 용연사 8km,(2시간 30분) 앞산 16km(7시간)라고 쓰여 있다.
품격 높은 소나무
9분쯤 조망을 즐긴 후 정상을 뒤로한다. 북쪽 능선 길로 7분쯤 내려가니 삼거리가 나타난다.
(12:30) 왼쪽 능선 길은 유가사로 내려가는 길이다. 대구 앞산까지 연결되는 오른쪽 능선을 타고 나아간다. 소나무와 참나무가 섞인 평범한 길로 15분쯤 내려가니 멋진 소나무가 눈길을 끈다.(12:45) 이어서 8분 정도 더 내려간 안부엔 용연사 3.8Km, 비슬산 정상 1.8Km란 이정표가 서있다.(12:53) 20분 정도 점심 식사를 하고 조금 가파른 능선 길로 2분쯤 오르다가 완만해진 길로 진행한다. 조금 후 846봉 오른쪽 사면 내리막길로(13:22) 무덤이 자리 잡은 능선에 내려선다.(13:26) 조금 더 내려가니 용연사 2.5Km, 비슬산 2.8Km, 청룡산 7.5Km, 앞산 13Km란 팻말이 서있는 곳에 이른다.(13:29)
억새가 넘실댄다
이곳은 전형적인 종주산행 분위기가 물씬 풍기는 구간이다. 880봉에 다가설 때 산길은 능선에 나있지 않고 왼쪽 사면으로 나있다. 가볍게 내리고 오름을 반복하여 880봉을 완전히 우회하여 정확한 능선에 올라선다.(13:41) 곳곳에 세워진 대구 앞산 이라고 쓰인 작은 팻말이 든든한 길동무가 되어준다. 평지와 비슷한 완만한 오르막 능선을 타고 헬기장으로 되어있는 능선에 이른다.(13:55)
조금 후 용연사로 내려가는 능선을 지나 용문사 1.5Km, 청룡산 4.9Km라고 쓰여 있는 능선에 닿는다.(14:14) 완만하게 진행되던 능선 길이 급경사 오르막길이 나타난다. 가파른 능선을 타고 무명봉에 올라선 다음(14:25) 청룡산 3.4Km 팻말이 서있는 능선에 이른다.(14:49) 청룡산과 삼필봉으로 갈라지는 능선에는 도원지 2.8Km란 팻말이 반긴다. 삼필봉 방향으로 잘 정비된 유순한 산길을 따라 나아간다. 얼마 후 오른쪽으로 방향을 틀어 산을 내려가니 도원저수지가 자리한 월광수변공원이 나타나며 약 19Km의 행복한 산행이 마감된다.
첫댓글 낙동정맥 사룡산이 빛어 놓은 비슬지맥의 대표적인 명산인 비슬산을 오르고 싶었는데 때마침 이렇게 아름답게 소개하여 주어 탐사하기도 전에 마치 비슬산을 오른것 처럼 느껴 집니다
감사합니다. 늘 건강하셔서 명산을 소개하는 좋은 글 많이 올려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