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동식당] 철원 산꾼들의 ‘참새 방앗간’
금학산 산행에서는 동송읍내 중심가 시장 안에 있는 식당을 이용하면 된다. 등산 나들목이 가깝고 또 입맛에 따라 음식을 골라 먹을 수도 있다. 가는 날이 장날이라고 동송읍 장날(5, 10일)이라면 시골장 풍물을 보고 느낄 수도 있고, 좌판에 깔아 놓은 토산 농특산물들도 구입할 수 있다. 이것은 산행길에 얻을 수 있는 또 하나의 즐거운 덤이 되겠다.
동송 시장 안에 있는 ‘명동식당(033-455-1101)’은 현지 산꾼들의 참새방앗간 같은 집이다. 차려내는 음식이 아구찜과 아구탕(20,000~30,000원), 감자탕(14,000~25,000원)인데, 술은 이 지역이 주 판매지역으로 되어있는 ‘산’을 고집스럽게 마신다고 했다. 그런데 최근, 이 술이 다른 이름으로 바뀐다며 어떤 이름이 되건 옛날 산으로 주문하겠다며 산꾼 모두가 한바탕 즐겁게 웃었다.
산꾼이 산을 즐겨 오르면 될 일인데 술 이름 음식 이름 하물며 사람 이름에 까지 ‘산’이 들어가야만 좋아한다니 이건 분명 악돌이의 만화소재가 될 만하다.
산꾼인 업주 김희동씨는 옥호의 ‘명동’은 서울의 명동이 아니라고 강변했다. 자신의 이름 중 ‘동’ 자에 사랑하는 누님의 이름 ‘김명순’에서 ‘명’ 자를 빌려다 ‘명동’으로 했다는데, 누님도 즐거워 하셨다며 누님 자랑을 늘어놓았다. 남매는 언제나 정다운 것이다.
[이래서식당] 철원 신선오대쌀 지정업소
식당 이름이 조금은 별나다. ‘이래서 식당’이라. 음식을 주문해 놓고 술잔을 나누고 있는 중년의 남자 손님들에게 실례를 무릅쓰고 한 마디 물었다. 이 식당 이름이 어찌하여 ‘이래서’가 되었느냐고. 한 분이 대답했다. “맛이 좋잖아요. 이래서 식당이지요.” 또 한 분이 응수했다 “안주인 최경미씨가 친절해요. 이래서 식당이지요” 다른 한 분이 거들었다. “야, 네 마누라 음식맛도 괜찮고 친절하더라. 너네집도 이래서 식당이냐?” 좌중은 한바탕 크게 웃었다. 적어도 식당에서는 음식맛이 좋아야 하고 주인이 친절해야 한다. 이것은 기본이다.
특허청에 음식점 이름 특허를 받아 그 브랜드를 팔고 있는 어떤 음식점 간판에는 ‘우리나라에서 두 번째로 맛있는 집’이라는 접두어를 달아 놓았다. 겸손을 떨고 있는 것은 결코 아니다. 그렇다면 첫번째로 맛 있는 집은 어딜까? 답은 뻔하다. 바로 ‘우리 집’이 정답이다.
동송 시외버스터미널에서 도보로 멀지 않는 거리에 있는 ‘이래서식당(033-456-1261)’은 아주 평범한 시골마을의 식당이다. 차려내는 음식은 평범한데 손님들은 좀 별나다. 서울을 위시, 멀리서 찾아오는 손님들이 많다는데 그 이유는 철원 신선오대쌀 밥맛을 보기 위해서란다. 쌀을 물에 넣은 뒤 쌀이 물을 흡수하게한 다음 부드럽고 보폴보폴하게, 혹은 끈적끈적하게 될 때까지 가열한다.
일반가정이나 음식점에서는 지금 밥솥과 같은 전자제품을 이용하여 편리하게 조리하고 있다. 하지만 캠핑을 하는 산꾼들은 도리 없이 버너불로 밥을 지어야만 한다. 철원신선오대쌀은 밥을 지었을 때 쌀 고유의 모양을 그대로 갖추고 밥알에 윤기가 난다. 입맛을 끌어당기는 구수한 냄새가 나고 지은 밥은 찰기와 탄력이 높아 밥의 질감이 매우 좋다. 이 식당에서는 백반정식(5,000원), 생선구이백반(6,000원), 두부두루치기(10,000~20,000원)를 차려내는데, 다녀간 많은 주부들이 오대쌀을 택배로 주문하고 단골이 된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