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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eea - 엘리트 글쓰기 논술 교실 원문보기 글쓴이: 김동석
목차
Ⅰ. 서론 Ⅲ. 윤리적 관점의 인간복제논쟁 Ⅱ. 인간복제의 가능성과 의미 1. 인간복제 반대논거(의무론적 관점) 1. 인간복제의 가능성 2. 인간복제 찬성논거(결과론적 관점) 2. 인간복제의 의미 Ⅳ. 인간복제의 윤리적 과제 Ⅴ. 결론 및 제언 |
Ⅰ. 서론
인간복제의 기술적인 실현가능성에 대해 이제 아무도 아득한 미래의 이야기라고 말할 처지에 있지 않다. 우리 나라에서 슈퍼젖소 복제에 성공한 황우석 교수도 ‘마음만 먹으면 우수인자를 가진 복제인간을 만들어 낼 수 있다’고 시사한바 있다.1) 최근 다국적 인간복제기업을 표방한 클로아이드사 한국지사에는 벌써 한국인 4명이 복제신청을 한 것으로 밝혀졌다.
결국 오늘의 인류는 현대의 첨단 생명공학이 낳은 인간복제문제의 현실가능성에 직면하여 다양한 물음을 제기할 수 밖에 없는 자리에 서있다. 오늘의 인간복제 현실은 필연적인 요청인가? 참으로 인간복제행위가 정작 우리 인류사회가 바라는 바 프로메테우스(Prometheus)적인 인간의 복지와 진보를 촉진하는 새로운 희망의 지평을 열어 나갈 수 있을 것인가? 아니면 판도라의 상자처럼 비극과 고통의 현실을 불러오는 것이 될 것인가? 향후 인간의 삶의 질과 가치와 존엄성을 높일 수 있는 길인가? 아니면 인간생명에 대하여 적대적인 환경으로 만들어 갈 것인가? 이러한 여러 가지 물음들에 대하여 답하기 위해서는 인간복제연구의 찬반양론에만 치우치는 논의에는 한계가 있다고 본다.
그러므로 논자는 오늘의 인간게놈프로젝트를 중심으로 인간복제의 의미와 기술적 가능성을 이해하고, 논리적인 윤리적 규범의 찬반논거를 분석하고 검토해 보고자 한다. 그리하여 이렇게 생명윤리학적 관점에서 복제연구의 나가야 할 윤리적 지평을 논의하는 과정을 통해서, 여러 가지 물음들에 비로소 어느 정도 규명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하고자 한다. 이러한 논의를 통하여 오늘의 생명공학과 생명윤리학 양자간의 상호이해가 형성된다면, 더욱더 책임 있는 윤리적 규범 위에 기초된 연구의 미래를 위한 길을 열어 나갈 수 있을 것이다.
Ⅱ. 인간 복제의 가능성과 의미
1. 인간 복제의 가능성
엄밀한 의미에서의 복제인간이라는 것은 현재의 생명과학 기술로는 엄두를 낼 수 없는 기술적으로 어려운 목표이며, 현재 인류가 공유하고 있는 가치관에서 볼 때 굳이 그것을 행해야 할 아무런 명분도 없는 일이다. 하지만 급성장을 하고 있는 분자생물학 지식과 유전자 및 세포의 조작기술, 그리고 6 개월마다 세대 차이를 느낀다고 할만큼 빠른 가치관의 전도현상을 보이고 있는 현실의 세태는 언젠가는 복제인간을 시도하는 일이 현실이 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도록 만든다.
더욱이, 지금까지 세상에 나온 동물 중에서 가장 주목받는 동물이 태어난 일이 있었다. 이 동물의 겉모습이나 기능 면에서는 다른 개체들과 전혀 차이가 나지 않는 것이다. 그러나 다른 개체들과 달리 아버지가 없다는 굉장한 차이를 갖는다. 이 동물은 ‘돌리’라는 이름이 붙여진 양으로 이것의 근원은 보통 양과 달리 암컷과 수컷의 난자와 정자가 결합한 수정란이 아니라, 암컷의 체세포이다. 체세포의 성장으로 탄생한 동물은 그것을 제공한 어미와 똑같은 유전형질을 갖게 된다. 1997년 2월 23일, '돌리'가 공개될 때까지 사람들은 이러한 복제동물의 탄생을 불가능한 것으로 알고 있었다. 그때까지는 암수의 결합만이 고등동물의 유일한 번식수단이었다. 그러나 ‘돌리’의 출현으로 ‘유일한’이라는 수식어는 폐기되고 말았다.
많은 사람이 복제 양 ‘돌리’의 소식을 접하고 인간복제의 가능성에 대한 물음을 갖게 된 것은 당연한 일이다. 더욱, 비슷한 시기에 복제 원숭이가 탄생하였다는 소식을 듣고서는 그것에의 관심과 우려가 더욱 증폭되었다.
이제 '돌리'의 탄생과 함께 인간복제 가능성은 심각하게 다가온다. 인간복제의 문제는 눈앞에 다가온 현실의 문제가 된 것이다. 체세포복제는 무성생식을 통하여 인간생명이 탄생될 수 있는 길을 열어 주고 있다. ‘돌리’를 탄생시킴으로써 체세포를 이용한 유전자 복제에 처음으로 성공한 로슬린 연구소 연구진들을 인간복제도 곧 가능할 것으로 본다고 밝혔다.
2. 인간 복제의 의미
추상적 의미에서의 인간복제는 어떤 인간과 모든 면, 즉 유전형질뿐 아니라 외모, 성격, 감정, 취미, 능력 등이 똑같은 인간을 만드는 것을 의미한다. 즉 우리 나라 설화에 나오는 ‘옹고집’이나 자신의 털을 이용해서 분신을 만드는 서유기의 손오공이 이에 해당한다. 자기 자신과 똑같은 존재가 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은 사람들에게 일종의 정체성 위기를 일으킨다. 그러나 현재 문제가 되고 있는 인간복제는 생물학적인 인간복제, 즉 한 개체와 유전적으로 동일한 또 다른 개체를 만드는 것을 의미한다.
좀더 자세히 살펴보면, 즉 인간복제를 혹자는 마치 성숙된 하나의 동일한 개체를 만드는 것으로 생각을 하고 있는 것 같다. 그러나 이것은 잘못된 생각이며 핵치환 기술이라는 유전공학의 기술을 이용하여 성숙한 인간과 동일한 유전정보를 가지는 새로운 수정란을 만드는 것이다. 즉, 실제로 복제된 인간이 우리와 같은 모습으로 되게 하려면 대리모의 자궁을 빌어 10개월의 기간이 필요한 것이다. 인간복제는 복제하고 싶은 인간의 세포에서 핵을 추출하고 어느 여성(누구이든 관계없음)의 난자를 추출하여 그 핵을 제거한 다음 이 탈핵 난자와 복제를 원하는 인간 세포의 핵을 결합시킨다. 이를 핵치환이라 일컫는다. 이때 난세포와 세포핵이 잘 이식될 수 있도록 전기충격을 가한다. 이렇게 만들어진 1개의 수정란이 복제된 인간인 것이다.
인간의 복제는 두 가지 방법이 있다. 그것은 생식세포를 이용한 복제와 체세포를 이용한 복제이다. 생식세포는 분화전능(分化全能, Totipotency)이 있어서 간세포나 뇌세포나 유방세포로 될 수 있는 능력을 가지고 있는 세포인데 반하여, 체세포는 간세포, 유방세포와 같이 세포의 특성이 결정된 세포를 말한다. 다시 말해서 분화전능이란 간세포나 뇌세포 등으로의 세포의 특성이 완전히 결정되지 않은 상태에서 어떤 영향으로 간세포도 되고 뇌세포도 될 수 있는 성질을 말한다. 간세포를 인체에서 떼어 내어 배양을 하면 간세포 덩어리로만 증식하게 되지 뇌세포나 근육세포로 바뀌지 않는 것이다. 이러한 분화전능을 가지고 있는 생식세포를 이용한 복제는 1952년 개구리를 대상으로 처음 시도되었던 이래 영국 로슬린 연구소의 월머트 박사에 의해 양의 복제에 성공, 1996년 3월 7일자 '네이처'지에 발표됐다. 여기에 사용된 생식세포는 양의 배자(정자와 난자가 수정된 뒤 태아로 발육하기 전까지의 생체, 사람으로 하면 수정 후 임신 8주까지)에서 세포를 떼어낸 뒤 인공적으로 배양한 초기단계의 분할소구였다. 그 1년 뒤인 1997년 2월 27일자 '네이처'에 월머트는 체세포를 이용한 양의 복제에 성공했다는 기사를 내었다. 이 체세포를 이용한 복제는 그 양의 특징을 모두 알고 있는 성숙한 양의 세포를 이용한 복제라는 점에서 핫 이슈로 떠올랐으며 지금의 인간복제 문제는 여기에서 시작된다고 보아도 좋을 것이다.
Ⅲ. 윤리적 관점의 인간복제 논쟁
어느 시대의 어느 사회이고 인간이 살아가는 곳에는 여러 가지 관례와 전통이 생기고 전승되어 그 사회의 구성원의 행동과 삶의 방식을 설정하고 규제하는 규범적 기능을 한다. 그러나 규범은 항상 가변적인 자연적, 경제적, 가치적, 이념적 그리고 기술적 삶의 조건들과 뗄 수 없는 인과관계로 얽혀있기 때문에 주관적이고 상대적이다. 윤리적 규범의 이러한 변화는 윤리적 가치판단과 평가에 혼란을 가져온다. 어떤 상황에서 그 많은 관습들과 전통가운데에 어떤 것을 규범으로 삼아야 할지 결정하기가 어렵기 때문이다. 더욱, 오늘날의 사회만큼 변화가 빠르고 큰 시대에서 윤리적 규범의 혼란은 곧 가치관의 혼란을 통한 개인의 정신적 불안과 사회적 불안정성을 가져온다. 무엇이 ‘옳은 행동’인지 가려내기가 갈수록 어렵게 되었다는 것이다.
이 같은 변화의 근본적인 원인이 하루가 다르게 급속도로 발전하는 과학기술이라는 사실은 분명하다. 특히, 최근의 생명공학의 발달과 변화는 전통적 윤리적 규범의 혼란에 가장 직접적이고 근본적인 관계를 가지고 있다. 의학은 인간의 생명, 더 정확히 말해서 인간의 생물학적 즉 근원적 복지 곧 윤리적 가치와 직접 연결되어 있기 때문이다. 더욱 인간복제의 가능성과 게놈프로젝트의 성과는 과거에 우리가 가졌던 삶의 가치, 인간의 정체성, 인간의 존엄성 등에 대한 관념들에 변화를 일으키고 가치판단의 규범을 근본적으로 뒤흔들어 놓음으로써 윤리적 혼란과 혼돈을 증가시키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인간의 인간으로서의 가장 본질적 존재 조건이 윤리적 관점을 떠날 수 없는 것이라면, 어떤 상황에서든 윤리적 판단과 결단 즉 자신의 의도의 선과 악, 옳음과 그름에 대한 가치 판단과 행동을 떠난 인간의 삶을 상상할 수 없고 따라서 윤리적 규범을 찾아내거나 결정하지 않을 수 없다.
여기에서 좀더 현실적으로 문제에 접근해보려고 한다. 즉 사람들이 어떤 입장을 취하든 인간복제는 실행될 가능성이 매우 크다는 점이다. 시드 박사는 “사람들이 좋아하든 말든 과학은 계속 진전할 것이며 반대분위기는 시간이 지나면 가라앉을 것”이라고 장담했다. 실제로 그가 1970년에 참여한 시험관 아기실험은 처음에 강한 반대 여론에 부딪혔다. 그러나 불과 몇 십년 내에 시험관 아기라는 말은 대중에게 거부감 없이 다가오고 있고 정식 의학 용어로 사용되고 있다. 그러므로 이제 찬반 양론의 수준을 넘어서 보다 현실적인 고민이 필요할 때라고 생각한다. 복제인간의 인권을 어떻게 보호할 것인가, 복제기술이 또 다른 인간계급을 형성하지는 않을까, 등의 부작용을 해소시킬 수 있는 제도적 방안을 생각해 보아야 한다는 것이다.
즉 우려되는 전개를 예방하고 그것을 조절할 수 있으려면 준비 단계로서, 확고부동한 이성에 바탕을 둔 윤리적 규범을 통해 명석하고 합리적이며 근본적인 논거를 발전시켜나가야 한다. 여기에서 칸트의 의무론적 윤리학과 벤담의 공리주의적 윤리학은 바로 이러한 요청의 산물이다. 이들 모두 이성과 논리에서 규범의 정당성을 찾으려 했다는 공통점을 갖는다. 이러한 윤리적 규범을 바탕으로, 인간복제에 관한 찬반의 논쟁 그 자체를 통하여 ‘복제를 해야한다. 해서는 안된다.’ 어느 한쪽을 비판하고 다른 한쪽의 입장을 고수하는 것이 아니라 , 두 가지 윤리적 관점에서 제기하는 문제들을 살펴보고, 연구와 응용이전에 윤리적 차원에 대해 숙고해보려고 한다. 특히 그 응용이 개인과 사회에 널리 영향을 미칠 수 있는 경우에는 미래의 비판적 윤리 분석이 매우 중요하기 때문이다.
1. 인간복제 반대논거(의무론적 관점)
윤리적 판단을 위한 기초자료로 응용되는 이론들은 전통적인 의미에서 몇 가지 중요한 가치를 둘러싸고 형성되어 왔다. 선천적인 의무에 기초한 행위가 산술적으로 계산된 행위보다 근원적으로 더 윤리적이라는 의무론적 윤리(deontological ethic)는 행위의 결과보다는 행위의 동기를 중시한다. 임마누엘 칸트(Immanuel Kant)에 의하여 제기된 이 윤리이론은 인간과 인간의 관계형식에 있어서 인간존재의 존엄성을 가장 고귀하게 이해할 수 있게 하였다. 인간생명은 산술적 계산에 의해서 숫자로 환산될 수 없는 존재론적인 가치를 지니고 있다고 우리가 믿는 한, 칸트의 윤리이론은 타당성을 가진다. 따라서 인간의 존엄성을 지키려는 동기에서 비롯된 모든 행위는 결과에 의하여 그 평가가 좌우되지 말아야 한다는 입장을 형성한다.2) 이러한 입장을 바탕으로 인간복제 찬성논거의 근거를 이해하고 이러한 입장에서 우려하는 부분에는 어떤 것이 있는가 살펴본다.
첫째, 새로운 생명윤리에 대하여 철학자 요나스(Hans Jonas)는 동물과 구별되는 인간의 특징인 기술성과 공작성이 인간에 대한 승리를 의미한다면, 여기에는 반드시 완전한 인간 지배력에 대한 최종적인 윤리적 사고의 노력이 있어야 한다고 말한다. 같은 주장의 의학박사 칼라한(Daniel Callahan)은 만일 개인의 윤리성이 자유로운 선택의 옳고 그름에 대한 윤리적 판단원칙도 없이 단지 그 자유로운 선택을 실천하는 차원으로 격하된다면, 우리는 윤리적 진공상태에 빠지게 될 것이라고 말한다. 따라서 단순히 공감이나 절차에 대한 논의를 넘어 전반적이 해결책과 강제 규범이 마련될 필요가 있다고 주장한다.3)
둘째, 공리주의적 입장에 반대하는 입장으로 생화학자이며 사회비평가인 카스(Leon Cass)에 의하면 근본적으로 복제에 대한 공리주의적 발상은 사물의 보다 깊은 의미에 대해 맹목이고 오로지 당사자들의 이해관계만을 따지는 것으로서 복제는 출생을 상품을 생산하듯이 하게 될 위험 등의 결과로 인간의 존엄성을 무시하는 것이라고 본다. 인본주의와 계몽주의라는 인간 존엄성에 관한 두 가지 중요한 전통적 사상을 살펴보면, 전자의 대표로는 피코(Pico F EL)를후자의 대표로는 칸트(Immanuel Kant)를 들 수 있다. 피코에게는 인간의 존엄성이 조각가와 같이 스스로 창조하는데 있다. 그의 견해에 의하면 모든 인간은 신으로부터 자신이 되고자 원하는 모습을 스스로 만들어 내도록 위임받았다. 한편 인간 존엄성에 관한 칸트의 견해에 의하면 어떤 사람도 다른 사람에게 목적을 위한 수단으로 이용되어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인간의 도구화는 어떤 경우이든 인간에게 내재하는 존엄성을 침해한다.
또한 인간의 상품화를 통한 상업적 이익목적과 이권 집단의 비도덕적 착취가능성에 대한 주장은 복제된 배아를 매매하는 행위가 허용되어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이미 대리모나 정자, 난자 제공은 사회적 문제로 대두되고 있다. 이것은 인간으로 자라날 가능성이 있는 배아가 소유한 평등한 도덕가치와 존엄성을 근본적으로 침해할 것이다.
셋째, 맥코믹(Richard A. McCormick)에 따르면, 우수한 종의 복제는 곧 우생학의 기준을 가지고서 우성 종을 지지하고 열성 종을 배척하는 것이어서 본래부터 사람을 차별하는 태도이다. 이것은 여러 가지 사회적 윤리 기반에 혼돈을 야기 시킬 수 있다. 즉 우수한 사람을 복제하겠다는 생각을 한다거나 유전적으로 열성인 인자들을 사전에 제거하는 등의 방법을 사용한다면 이는 우생학적인 차별과 이에 따른 유전적 계급의 등장이라는 또 다른 사회불안의 가능성이 생길 수 있다는 것이다.
넷째, 복제인간의 자유박탈의 측면에서 보면, 하버마스(Habermas J)는 자유개념의 해명에서 균등한 법질서 하에서는 모든 시민의 상호 동일한 자율이 존중되며 서로 합의하는 결정 능력이 있는 사람들에게만 자율이 허용된다는 결론에 도달했다. 그러한 존중은 자유롭고 평등한 권리를 지니는 인간간의 상호관계의 근본적인 균형을 요구한다. 그러나 복제는 이러한 균형을 깰 것이며, 이것은 복제인간이 스스로 책임지고 행동하고, 자신의 재능과 장애에 따라 자유롭게 행동할 수 있는 자유와 그 자유에 의존하는 동등한 권리에 대한 자연인과 복제인간 사이의 상호인정을 상실하게 될 것이다. 즉 우리가 한 사람을 복제하면, 하나의 자율적 인간을 세상에 출생시키는 것이다. 우리는 이 사람의 자율을 존중할 의무를 지닌다. 이러한 의무는 절대로 인간의 이익에서 유래해서는 안 된다. 그러나 우리는 복제인간에 대한 우리의 의무를 지킬 수 없다는 것이다.
다섯째, 인간의 유일성과 개성의 권리 침해문제이다. 의무론적 논거에 의하면 모든 인간은 유일성 또는 개성의 권리를 지니며 복제로 인하여 이러한 권리가 침해된다고 한다. 근본적으로 인간의 유일성은 일정한 한 사람에게서만 찾을 수 있는 특별한 유전형질 및 환경요인의 결합에 있다. 그러나 복제라는 번식방법을 통하여 동시에 동일한 게놈의 여러 인간들을 얻는 상황은 모든 사람에게 주어진 유일성 즉 개성의 권리를 침해한다는 주장이다.
2. 인간복제 찬성논거(결과론적 관점)
의무론적인 생명이해와 나란히 자리잡고 있는 중요한 윤리이론은 소위 결과론적인 윤리적 가치를 중시하는 공리주의(utilitarianism)라고 볼 수 있다. 이 이론은 효용적 가치를 극대화함으로써 인간의 삶의 질을 높일 수 있다면 그것이 더 선한 행위이며 책임적인 것이라고 주장한다. 즉 한 생명이 처해 있는 복잡한 정황에 대한 분석을 위하여, 모든 경우마다 어떠한 결과가 일어날 것인가에 대한 예측을 하는 일은 대단히 중요하다. 왜냐하면 행위의 동기의 순수성만을 가지고 윤리적 정당성이 모두 확보되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동기도 순수하고 결과도 아름다운 행위가 더욱 책임적일 수 있다.4)
첫째, 효용의 원리를 전제한 행위공리주의적5) 입장에서 볼 때, 현재 가능한 수준의 인간복제는 극히 우려할 정도의 상황이 아니며 오히려 기술의 사용으로 최대의 효용을 기대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인간복제를 통해 성비를 이상적으로 조절할 수 있을 뿐 만아니라 사회 각분야에 알맞은 능력을 갖춘 필요한 만큼의 건강한 인원을 선별해서 계획적으로 복제할 수도 있다는 것이다. 또한 불임 문제에 커다란 도움을 줄 수 있다. 배아 분리를 통한 복제에 의해서 시험관 수정에 필요한 3~4개의 생존가능한 배아를 만들어 임신이 아주 힘든 부부를 도울 수 있다. 이러한 부부는 복제기술을 이용해 충분한 수의 배아를 확보해 임신 성공 가능성을 현저히 높일 수 있다는 것이다. 또 장기이식측면에서 보면 복제기술을 이용하여 인간의 심장, 간, 콩팥, 뇌세포나 혹은 화상으로 손상된 피부세포를 생산해 낼 수 있다는 것이다. 이식용 장기나 세포생산이 가능해진다.
사회적 유익을 위한 복제로서 모차르트, 아인슈타인, 간디, 슈바이처, 마틴 루터 킹과 같은 사회적 영향력이 긍정적으로 커서 인류의 역사를 빛낸 특출한 이들을 복제해냄으로써 그들의 비범한 천재성을 재현시킬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이다. 물론 이러한 의견이 유전자 조작방법을 통해서 영화 ‘Gattaca'에서 보는 바와 같이 우성인간과 열성인간의 사회적 계급이 형성되고 그 계급에 따라 업무가 달라지며 사회적 지위가 결정되는, 비인간적 사회가 된다는 비판의 소지를 갖는다. 혹은 사회에 문제를 일으킬 수 있는 역사적 인물들의 복제가 시행될 수도 있다. 그러나 범죄자들이나 선천적 질병을 가진 이들을 유전적으로 치료하거나 복제방식을 통해 개선해내는 일은 반드시 비도덕적이라 할 수 없다. 효용의 원리에서는 훌륭한 이들의 능력을 복제를 통하여 새롭게 인류사회에 쓰여질 수 있다는 부분 에서는 긍정적 일 수 밖에 없다.
현재 과학과 도덕의 대립은 곧 유용성과 도덕성의 갈등인데, 과학기술은 도덕감을 앞지르고 이것은 좋은 삶과 좋은 사회를 바라는 많은 사람들의 바람이다. 따라서 인간복제는 정당성6)을 가진다고 볼 수 있다. 따라서 복제기술의 이용과 우려에 대한 윤리적 우려는 정당하지만 현 시점에서 법으로 완전히 금지한다는 것은 정당하지 못한 것이 된다고 주장한다.
둘째, 쾌락주의적 공리주의자 밀(J.S.Mill)7)의 자유주의 논거로 선택의 자유와 권리를 주장한다. 개인에게 위임된 자유는 인격권 안에서 번식 자유권과 출산 자유권을 지닌다고 보아야 하며 또한 번식자유권은 번식 수단을 선택할 권리까지 포함한다는 것이다. 자녀 산출의 자유는 자녀를 낳을 수 있는 권리뿐 아니라 자녀를 갖지 않기 위해서 피임할 권리도 포함된다. 따라서 자녀를 낳을 의지를 가질 경우 자연적인 방법 뿐 아니라 시험관 체외 수정 같은 인공수정방법도 긍정된다. 이러한 측면에서 인간복제는 방법상의 차이는 있지만 부모가 자녀를 얻기 위하여 사용하는 하나의 방법으로써 긍정될 가능성도 있다.
따라서 생명윤리학자 펜스(Gregory Pence)는 가족제도는 강제할 수 없는 것이며, 배자의 실험과 태아의 실험도 허용되어야 하며 복제된 인간의 권위도 인간이 생각하기 나름임을 알아야 한다고 말한다. 또한 인간은 분양될 수 있으며 아기를 낳지 못하는 사람들, 심지어 동성애자들에게 복제는 아기는 만들어 줄 수 있을 것이다. 이들의 경우에 유전적으로 자녀를 가질 권리가 보장되어야 자녀산출권을 행사할 수 있다. 또 질병치료의 연구 수단이 되므로 어떤 제재도 가해서는 안 된다고 본다. 완전한 인간복제 찬성자인 그는 종교적인 반대자들은 種에 대한 극심한 편견자 들이라 비판하며 식물복제와 동물복제가 문제가 없는 것처럼 인간 역시도 복제 될 수 있다고 말한다.
셋째, 인간배아복제 등의 연구결과로 얻을 수 있는 사회적 이익으로 각종 만성질환을 치료할 수 있는 인체 대체조직을 추출해 낼 수 있다는데 있다. 그런데 만약 인간배아연구를 금지한다면 수백 만 명의 환자들로부터 그들의 치료받을 권리와 행복추구권을 빼앗는 결과가 될 수도 있다. 이외에도 인간복제 방식을 이용한다면 유전자로 인한 질병을 제거한 생명창출방식이 가능해진다. 현재의 인류가 피할 수 없는 유전병의 확률은 머지않아 생명공학의 발전과 더불어 극복될 가능성이 높아진다.
Ⅳ. 인간복제의 윤리학적 과제
윤리적 가치판단은 대중적 다수결의에 의해서 결정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즉흥적이고 피상적이며, 단편적 일수 있는 대중적 정서를 넘어서 지적, 이성적, 이론적 검토의 전제가 필요하다. 그러므로 구체적이고 체계적이며 포괄적인 접근이 필요하다.
첫째, 삶의 객관적 현실의 여러 조건들에 대한 과학적이고 체계적인 기초적 연구가 필요하다. 더 구체적으로 말해서 생물학, 인류학, 사회학, 경제학, 정치학, 역사학, 종교, 의학, 생물학, 생명공학 등에 대한 전문적이고 과학적인 연구와 검토를 해야한다. 범 사회적 합의가 형성되지 않은 상황에서의 복제실험은 소영웅주의 내지 실용주의적 이기주의로 비난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그에 대한 지식 그 자체가 윤리적 가치를 말해주는 것은 아니다.
두 번째로 이러한 연구와 지식에 기초하여 우리가 택해야 할 삶의 가치를 재검토하고 우리가 선택해야할 ‘가장 합리적인’ 가장 보편적으로 모두가 공감할 수 있는 그리고 실제로 모든 경우에 다같이 적용될 수 있는 행동의 지침, 윤리적 규범을 구상해내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실질적인 제도를 통하여 연구범위의 한계를 정하거나, 그 응용범위에 있어서도 확실하게 제한 시킬 수 있어야 한다.
셋째, 이 같은 학문적 작업을 통해서 구체적 생활에 적용되어야 한다. 윤리적 문제는 궁극적으로 실천적 문제이기 때문이다. 그리하여 하나의 ‘운동’으로 연결되어야 한다. 이러한 차원에서 많은 사람들로 하여금 현재 빠져있는 윤리적 악몽을 의식시키고 윤리적 감수성을 예민화 시켜서 그들이 보다 일관성 있고, 이성적인 판단을 하고 각자 스스로가 윤리적 규범을 고안해 내도록 해야한다. 그리하여 사회와 정부에 대해서 생명윤리와 관계된 발언을 하고 의견을 제안하며 때로는 항의도 해야할 필요가 있다.
Ⅴ. 결론 및 제언
위에서 살펴보았듯이 현실적인 문제는, 인간생명의 의미와 가치가 효용적인 가치에 종속되어 안일하고도 쾌락적인 가치에 중독 되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는 인간복제실험의 실행 가능성이 매우 크다는 것이다. 더욱, 오늘날의 인간복제문제에 있어서 핵치환 복제술 그 자체의 가능성조차 열지 못하게 하는 많은 반대여론에 부딪히는 것은 어느 면에서는 인간복제의 혜택은 과소 평가되는 반면, 그것의 위험성은 과대 평가되고 있는 부분도 있다고 본다. 시험관 아기실험의 예로 들어 설명한 시드 박사의 말대로 과학은 계속 진전할 것이고 반대 분위기는 시간이 지나면서 긍정적인 효용성이 더욱 부각되면서 가라앉게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사실, 선진국 여러 나라들은 이미 반대 여론에도 불구하고 합법적으로 연구를 시작하고 있다. 중요한 것은 찬반토론의 결과가 아니라, 인간복제가 실행되었을 때 생길 수 있는 또 다른 인류의 위기를 미리 방지할 수 있는 제도적 준비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과학 기술발전은 인류의 삶과 직결되어 있고, 더 직접적으로는 인류의 행복에 이바지하는 목표로 발전되어 왔다고 할 수 있다. 그러므로 인간을 위해서 존재하고 모든 사람에게 이익이 되는 온전한 인간으로서의 발전을 도모할 때 과학은 참된 가치가 있는 것이다. 그렇지 않고는 그들의 존재 의미나 인간 발전의 의미를 나타내지 못하게 된다.
이러한 의미에서 과학기술은 올바른 목적을 추구하기 위한 한계가 있어야 하고, 이러한 한계를 윤리적 논의를 통한 도덕률의 근본 기준을 준수함으로써 가능하다고 보았다. 의무론적 윤리가 인간의 존엄성을 발견하고 이를 존중하는데 기여하고, 결과론적 윤리가 산술적으로 계산할 수 있는 가치들 중에서 인류사회에 더 큰 복지를 불러올 수 있는 가능성을 탐구하는 길을 열어줄 수 있다는 것이다. 따라서 무엇보다 인간의 존엄성 존중의 대전제를 바탕으로 한 윤리성 확립과 이에 따른 사회적 통제기능이 필요하다. 인류의 삶을 풍요롭게 하는 핵에너지가 핵무기가 되어 인류를 파멸의 위기로 몰아가고 있는 것처럼 인간의 교만과 통제되지 않는 욕구는 인간 스스로를 철저하게 위협하고 나아가 종말을 자초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렇게 인간복제실험은 본래의 생명공학의 목적인 ‘인간’을 벗어나지 않도록 감시하는 의식과 눈이 필요하다. 그리하여 이것의 잠재적 위험에 대한 안정성을 확보하면서도, 최대의 이익을 추구해 나가서 인류가 또 다른 신세계를 맞이하기 위한 유토피아를 향한 발판으로 이용할 수 있어야 한다.
▶참고문헌
박인숙, 인간복제의 윤리성에 관한 연구, 동아대학교 석사학위 논문, 2001
李雨哲, 人間複製에 關한 憲法的 考察, 嶺南大學校 석사학위 논문 , 2001
姜美靜, 遺傳子技術倫理 (Genethics)의 定立을 위한 一 硏究 서울大 學校 박사학위 논문, 2000
김희진, 인간복제에 대한 기독교윤리학적 고찰, 장로회신학대학교 석사학위 논문, 1999
라엘, "Yes! 인간복제", 서울 : 메신저, 2001
박충구, "생명복제 생명윤리", 가치창조, 2001
문시영, "생명복제에서 생명윤리로 - 테크놀러지 시대의 책임적 생명 윤리", 대한기독교서회, 2001
개혁주의성경연구서, "영혼문제와 인간복제", 하나, 1997
“인간복제의 윤리적 논의”에 대한 논평
장윤정 (윤리교육과)
여러 가지 윤리학적 논점으로 가지고도, 곧 실현 가능성을 가진 인간게놈프로젝트의 성과를 인간에게 유리한 방향으로 사용하기 위해서는 실험의 결과로 야기될 수 있는 여러 가지 문제들을 철저하게 분석하여서 인류 멸종의 우려를 미리 예방할 수 있는 준비가 갖추어져 있어야 한다.
특히 인간복제에 대한 긍정적 부정적 평가는 다양하다. 긍정적 평가로서 불임부부에게 자녀출산의 기회를 제공한다는 것과, 장기이식을 통해서 많은 사람들이 불의의 사고나 혹은 불치의 병으로부터 완치될 수 있는 가능성을 갖게 된다. 그러나 이에 초래될 인간 존엄성 의 상실과 사회윤리의 붕괴, 더욱 개체인간이 선천적 독자성을 파괴 할 수 있다는 위험, 즉 인간이 목적 그 자체가 아닌 도구로 이용 될 수 있다는 부정적 평가까지 살펴볼 수 있다.
이번 논문에서는 결국 이러한 두 가지 평가를 두 가지 윤리적 논의를 바탕으로 이해하고 인간복제 연구의 윤리적 과제를 제시해 보았다. 즉 의무론적 윤리가 인간의 존엄성을 발견하고 이를 존중하는데 기여하고, 결과론적 윤리가 산술적으로 계산할 수 있는 가치들 중에서 인류사회에 더 큰 복지를 불러올 수 있는 가능성을 탐구하는 길을 열어줄 수 있다는 것이다. 따라서 무엇보다 인간의 존엄성 존중의 대전제를 바탕으로 한 윤리성 확립과 이에 따른 사회적 통제기능이 필요하다. 이렇게 생명윤리학적 관점에서 복제연구의 나가야 할 윤리적 지평을 논의하는 과정을 통해서, 여러 가지 물음들에 비로소 어느 정도 규명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하고자 한 것이다. 그러나 여기서 몇 가지 더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
하나는 의무론적 윤리관에서 인간복제 반대논거만을 다루고 있고, 결과론적 윤리관에서 찬성논거만을 다루었다는 점이다. 특히, 결과론적 윤리관에서 오히려 반대하는 논거로서, 실험결과의 부정적 측면으로서 크게 문제가 될 수 있는 우생학적 새로운 인류탄생 문제, 그것에 따른 새로운 인간계급출현 문제가 있다. 더욱, 자본주의 논리에 따라서 인간복제를 유용하게 이용할 수 있는 길도 결국에는 ‘가진 자’에게만 주어진 특혜가 되어 더욱더 심한 빈부의 차를 일으킬 수 있다는 부분까지 다루지 못했다는 것이다.
또 하나는 윤리적 관점에서 논의를 통해서 새로운 윤리적 규범을 정립하고 이에 따른 연구의 응용범위 제한과 실질적인 제도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그러나 벌써 연구를 시작했다는 선진국들의 직접적인 예가 부족했다. 그리고 이를 바탕으로 해서 우리 나라에서의 .연구결과를 전망하면서, 좀더 구체적으로 신속하게 적용할 수 있는 제도를 몇 가지라도 제시해 주었다면 이 논문의 현실적 접근을 더욱 잘 이해할 수 있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