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외로 많은 분들이 모르시던데, 오큘러스 리프트는 구입하고 싶으시다면 지금 바로 당장 구입할 수 있습니다. 부가가치세, 관세, 배송비는 별도입니다. 소비자 버젼은 아니고, 그냥 미리 내놓는 디벨로퍼 버젼입니다. 기계값은 300불이지만 이것저것 더하면 4~50만원 정도.
https://www.oculusvr.com/ko/order-ko/
이 DK1 버젼은 기본적으로 어떻게 돌아가냐면, lcd 화면 하나를 어안렌즈(간단히 말해 볼록렌즈 1쌍이라 보면 됩니다)를 통해 바라봄으로서 현실적인 시야의 굴곡과 적절한 시야각을 확보하는 것입니다. 거기에 헤드트래킹 센서를 장착해 머리를 움직이면 그것을 감지해서 시야를 움직이기도 하는거죠. 이게 다입니다. 의외로 별거 없죠? 하지만 그 별거 없는 몇개의 차이가 그야말로 혁명적인 패러다임 변화를 HMD(Head Mounted Display)에 불러왔습니다. 2개의 lcd판을 사용한 기존의 HMD와는 달리 1개의 lcd판만 사용하며 가격을 급격히 하락했고, 특유의 어안렌즈를 통해 시야각과 현실성을 크게 늘렸습니다. 오큘러스 리프트 이전의 HMD가 눈 앞에 모니터를 놓는 것이라면, 오큘러스 리프트는 그 모니터 안으로 다이빙하는 수준이니까요.
하지만 오큘러스 리프트에는 많은 단점도 있습니다. 우선 가장 큰 단점은 누가뭐라해도 멀미입니다. 멀미가 무엇입니까? 반고리관이 몸이 움직이고 있다 생각하지만 눈으로 보이는 세상은 움직이고 있지 않을 때 멀미가 걸리고, 정반대로 반고리관은 몸이 ‘안’ 움직이고 있다 생각하지만 눈으로 보이는 세상은 움직이고 있을 때도 멀미가 걸립니다. 즉, 몸이 느끼는 것과 눈으로 보이는게 정반대의 상황에 놓였을 때 멀미가 걸린다고 보면 됩니다. 전자의 경우는 주로 자동차를 탔을 때 걸리고, 후자의 경우는 주로 FPS를 하고 있을 때 걸립니다. 오큘러스 리프트의 멀미, 즉 ‘가상현실 멀미’는 이중 후자의 경우입니다.
오큘러스 리프트는 그 어떤 모니터와도 다릅니다. 모든 모니터는 ’눈 // 현실세상 // 모니터속 게임세상‘ 의 형태로 이루어집니다. 게임세상과 눈 사이에 현실세상이 있기에 게임세상과 거리감을 느낄 수 밖에 없습니다. 하지만 오큘러스 리프트는 현실세상의 거리를 없애고 곧장 게임세상이 마치 새로운 현실이 된 것 처럼 보이게 만듭니다. 가장 큰 장점이죠. 하지만 멀미의 관점에서는 가장 큰 단점입니다. 단순히 모니터를 통해 보는 FPS조차도 어떤 사람은 하다보면 몸이 착각을 해서 멀미를 느낍니다. 자신이 움직이고 있다 생각하지만 몸은 안 움직이고 있으니까요. 오큘러스 리프트는 그정도가 아니라 게임이 새로운 현실이 됬습니다. 하지만 몸이 움직이지 않는 것은 여전합니다. 그러니 당연히 가상현실 멀미는 FPS 멀미와는 비교도 할 수 없을만큼 심각합니다. 물론 이것도 멀미는 멀미니까 사람마다 다 다르기에 어떤 사람은 괜찮고 어떤 사람은 심각한 수준이지요. 하지만 대체적인 평균을 보자면, 미러스 엣지처럼 시야가 현실적으로 흔들리는 1인칭 게임을 할 때는 높이 뛰어오르거나 상당한 거리를 뛰어내릴 때 아주 심각한 멀미를 느낍니다. 게임 한번 제대로 하기 위해 멀미약을 먹어야하는 시대가 온 것입니다.
그 다음 단점은 화면의 왜곡입니다. 어안렌즈는 현실성을 부여하지만, 역으로 화면을 보기 힘들게 만들 수도 있습니다. 오큘러스 리프트가 게임과 제대로 싱크로가 되지 않으면 게임 중앙은 쓸대없이 불룩해지고 가장자리로 갈 수록 쓸대없이 볼록해집니다. 곧디 곧은 일직선의 탑이 가운데가 불룩 튀어나온 배불뚝이 탑처럼 보일 수 있는 것입니다. 하지만 이건 가장 심각한 문제가 아닙니다. 가장 심각한 문제는 아무리 싱크로가 잘 맞더라도 왠만하면 화면 가장자리의 것들을 제대로 볼 수 없다는 것입니다. 어안렌즈 특징상 가장자리로 갈 수록 뒤틀리기 마련이고, 글자는 물론이요 스킬창, 메뉴창, HUD, 체력, 등등 화면 가장자리에 흔히 놓이기 마련인 아주 중요한 정보들로부터 오큘러스 리프트를 쓰는 플레이어는 차단되게 됩니다. 게다가 애초에 HUD들은 오큘러스 리프트의 장점인 현실성을 해칠 수도 있고, 그것뿐만 아니라 아래에 이어 후술할 새로운 문제를 유발할 수도 있습니다. 새로운 방식으로 게임을 디자인해야하는 시대가 어느새 왔다 할 수 있습니다.
마지막 단점은 원근감과 시야의 초점입니다. 여러분은 사람의 시야가 어떻게 적용되는지 아시나요? 사람의 눈은 의외로 그렇게까지 대단하지는 않아서 무언가를 제대로 보기 위해서는 한 부분에 초점을 맞추고 그 초점에 시력의 대다수를 투자해야만 합니다. 눈 앞에 손가락을 놓고 그 손가락에 초점을 맞춰보세요. 손가락 주위의 세상만 아주 흐릿하게 살짝 보이고, 그 주위의 대부분은 거의 제대로 보이지도 않지요? 사람의 시야는 사실상 초점을 맞추고 있는 극도로 작은 부분에만 집중되기 때문입니다.
이 문제는 원근감과 합쳐져 오큘러스 리프트에 적용됩니다. 여러분 눈 앞에 십자표시가 놓여있다고 합시다. 그러면 그 십자표시에 초점이 맞춰지기 쉽고, 그 십자표시 때문에 십자표시 뒤에 있는 것 처럼 보이는 게임화면에는 제대로 초점을 맞추기 어려워지고, 그것은 게임의 원근감을 제법 심각하게 뒤틀기 쉽습니다. 십자표시에 초점이 맞춰지고 나면 그 뒤의 게임화면은 제대로 원근감이 적용되지 않아서 아주 멀리 있는 오브젝트도 아주 가까이 있는 것처럼 보이기 쉽습니다. 그렇다고 십자표시를 없앤다고 문제가 다 해결되냐면 그건 아닌게, 십자표시가 없다고 해도 이 원근감 문제는 언제든지 튀어나올 수 있습니다. 스카이림을 하다 보이는 거대한 산들이 멀리 떨어진 것 처럼 보여야 하지만 마치 눈 바로 앞에 놓여진 것 처럼 보이는 문제를 예로 한번 들어보겠습니다. 이건 게임 디자인이 오큘러스 리프트와 제대로 합쳐지지 않아 발생하는 문제니 게임을 따로 트윅하지 않는 이상 어쩔 수 없습니다. 트윅한 이후에도 문제가 크게 낫아지지 않을 수도 있고요.
현실의 가상현실이 마주하고 있는 현실의 문제가 어떤 것들인지 한번 적어보고 싶어서 적어봤습니다. 감사합니다.
p.s. 2개의 단점을 빼놓고 안 적었습니다. 우선 오큘러스 리프트는 프레임이 고정되어있지 않고 계속 변한다던가, 프레임이 60 정도 되지 않는 이상 상당한 멀미를 느낄 수 있습니다. 솔직히 이해는 갑니다. 현실에서 그러면 엄청 어지럽겠죠.
두번째 단점은 여전히 부족한 시야각과 FOV입니다. 많은 게임은 FOV가 60~70 내외인데 따로 FOV를 트윅할 수가 없다면 그 FOV로 게임을 플레이 할 수 밖에 없습니다. 모니터로는 충분하지만 오큘러스 리프트로는 부족합니다. 그리고 FOV가 좁은 상태로 게임을 한다면 세상이 어떻게 돌아가는지 제대로 보여지지 않기에 우선 현실성이 떨어지고, 심각한 가상현실 멀미도 느껴집니다. 시야각도 110도나 되지만 여전히 현실보다는 부족한 수준입니다.
첫댓글 그렇군요... 그럼 멀미는 멀미약 붙이고 (... 멀미 나는 이유가 자동차 멀미랑 달라서 기존 멀미약은 효과가 없을까요? 그럼 새로 만들면 돼죠 뭐!) 두번째는 게임을 새로 만들고 마지막은 눈을 고치ㅁ....
프레임을 높이고 360도가 가능하게 만든 다음 게임을 오큘러스 리프트에 맞게 새로 만들면 거의 모든 문제가 해결되겠군요! 이게 다 개발자 때문이었어!
ㅎㄷㄷ 가상현실 게임을 하기 위해서 데우스 엑스 마키나를 찍어야하는군요! 이미 3d 멀미에서 멀미약이 효과를 보였으니 이것도 멀미약 먹으면 대강 해결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본질적으로 몸이 안 움직이고 시야만 움직이거나, 시야만 움직이고 몸이 안 움직이거나, 머릿속에서 돌아가는 작용은 둘다 비슷하니까요.
멀미약이란게 신경을 둔화시키는거 같은데 그럼 두경우 모두 효과가 있겠죠
그럼 몸도 따라서 움직이면 되겠군요! 이렇게 간단한 해결책이! 손동작과 은엄폐는 키넥트로 인식시키면 되고 앞뒤움직임은 가상현실과 싱크를 맞춰서 보폭을 조절하는 런닝머신을 도입하면 되든데 이러면 게임하다가 탈진으로 쓰러져 골로 가는 문제가...
추신의 문제점은 정말로 해결 가능합니다. 시야각은 소프트웨어적 해결책 + 더 큰 렌즈를 사용하면 되고 프레임은 엔비디아에서 나온 G-Sync 같은 하드웨어적 수직동기화를 쓰면 되요. 돈이 비싸지겠지만...
그 몸도 따라서 움직이는 것을 해결하는 방법도 추신에 따로 적진 않았는데, 님이 말씀하셨듯 현재 기술로도 가능은 합니다! CES 2014에서 선보여진 PrioVR이라는, 일종의 모션캡처 컨트롤러를 사용하면 제법 수준 높고 정교한 수준의 조작을 직접 몸을 움직이며 할 수 있고, VirtuSphere이라는 이미 몇년 된 기술을 활용해서 거대한 인간용 햄스터볼(!)을 만들어 그 안에 들어가면 마음대로 원하는 방향으로 계속 걸을 수 있습니다! 360도 트레드밀로과 키넥트로도 가능은 하겠지만 키넥트는 현재로서는 모션캡쳐보다는 덜 정교하고 딜레이도 있으니 PrioVR이 더 낫은 선택이 아닐까 싶습니다.
또 프레임은 G-Sync를 쓴다해도 기본적으로 60프레임을 유지해야 그나마 덜 멀미가 느껴지는데 이건 뭐 그냥 좋은 그래픽카드 사서 박아놓는 것 말고는 별다른 해결책이 없지 않나 싶습니다. 역시 돈이 비싸지겠지만..... ㅜㅜ 일단 오큘러스 리프트는 기본적으로 듀얼모니터나 다름 없으니 GTX 780을 박아야 만족스러운 성능이 나올테니 벌써부터 대충 7~80만원은 깨지고... PrioVR은 전신슈트버젼이 부가가치세와 관세에다 배송비까지 다 합치면 대략 60만원 내외가 아닐까 짐작되는데 그럼 이제 130~140이 깨졌고, 거기에 VirtuSphere까지 사서 설치하는데는 우선 넓은 공간이 있어야하고 거기에 가격도 대략 60만원 내외라 가정하면 200...
거기에 오큘러스 리프트도 부가가치세 + 관세 + 배송비하면 50만원 내외이니 250...
헐ㅋㅋㅋㅋ
그럼 스카이림 체력 바가 필요가 없겠네요!
인간용 햄스터볼이라니 그런것도 있었군요. 역시 세상만사 돈을 퍼부으면 문제가 해결되긴 하네요. 돈 단위가 문제지만...
제가 좀더 CES 2014를 파고들다보니 그것보다 훨씬 싼 360도 트레드밀이 선보여졌더라고요. 버츄얼 옴니 트레드밀이라고 하는데 아주 신박합니다. 제가 따로 글 짧게 하나 쓰며 영상 몇개 링크도 걸었으니 한번 그것들 봐보시는 것 추천드립니다. 값이 원가 500불이니 VAT에 관세에 배송비까지 합치면 엄청 비싸긴 하지만 그래도 비교적 쌉니다!
개인적으로도 그렇고 주변 친구들도 그렇고 기대하고 있는 주변기기중 하나지요!
가격안정화 문제점 해결 등 되면 진짜
아마 일루젼이 이름을 날리지 않을까 싶네여<-뭔소리야
http://durl.me/4vewhm
이런것도 있던데요
오큘러스리프트에 다른기계를 조합해서 사용하는영상입니다
PLAY
http://durl.me/6jjuvc
PLAY
첫번째 영상에서 사용하고 있는게 바로 제가 위 답글에 적고 자유게시판에도 따로 적어둔 버츄얼 옴니 트레드밀입니다. 아, 저도 저거 하나 사고 싶은데 VAT, 관세, 배송비 별도로 500불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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