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어 판소리 몰고 세계무대로 얼쑤! 힙합·록·비보이 등 다양한 장르와 접목… 퓨전이 아닌 전혀 새로운 국악 선언
신국악단 ‘소리아(SOREA)’가 2집 ‘Monsterious Story’를 냈다. 소리아는 ‘Symbol of Korea’ ‘Sound of Korea’ ‘Show of Korea’의 합성어라고 한다. 이름은 소리아가 소속되어 있는 믹스크리에이티브그룹 류문(38) 대표가 지었다. “소리아는 국악의 소리, 가락, 장단을 재해석한 새로운 국악을 만들고자 합니다. 소리아는 전국대회에서 우수한 성적을 거둔 국악 전공자들과 실용음악을 공부한 재원들로 구성되어 있죠.
2005년 5명으로 시작해서 지금은 12명이 활동하고 있습니다. 국악의 대중화·현대화·세계화라는 목표 아래 힙합(Hip-Hop), 록(Rock), 비보이 등 다양한 장르의 음악과 접목하여 새로운 형태의 대중음악을 보여주려고 합니다.”
지난 1월 11일 서울 광화문의 한 카페에서 소리아를 만났다. 인터뷰에는 12명 중 7명이 참석했고 류문 대표도 합류했다. “소리아는 ‘퓨전국악’이 아닌 ‘신국악’을 슬로건으로 내걸었습니다. 2006년 첫 싱글앨범을 냈고, 2집은 2009년 12월에 발매됐습니다. 지난 6개월간 해외진출을 목표로 열심히 만들었습니다. 국내에서는 처음으로 국악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해서 해외 음악시장에 선보이기 위해 특별히 제작된 음반입니다. 모두 영어로 제작됐습니다.”
▲ 류문 대표, 쏘이, 도란, D, 현화, 아리, 타야, 은성(맨 앞 가운데부터 시계방향으로) photo 허재성 조선영상미디어 기자
유럽인을 매혹시킨 소리
소리아는 2005년에 대한민국 국악축전의 창작국악경연대회에서 금상을 차지했고 한국문화콘텐츠진흥원으로부터 우수 콘텐츠로 선정되어 프랑스에서 열리는 세계 최대의 음악박람회인 ‘미뎀(Midem)’에 나가기도 했다. 2006년 발매한 1집 앨범이 음악전문기자 및 평론가 심사에서 1위, 포털사이트 다음(Daum) 네티즌 투표에서 52%의 지지율을 차지해 대중음악 부문에서 문화부장관 우수신인앨범상을 수상했다. 또 MBC드라마 ‘궁(宮)’ 등의 OST에도 참여했다. “2006년 독일월드컵에 초청을 받아 독일의 프랑크푸르트, 바이마르, 라이프치히, 슈투트가르트 등의 주요 도시를 돌며 순회공연을 했습니다. 이후 일본 도쿄, 중국 상하이·선전 등에서의 콘서트, 대만, 베트남, 카자흐스탄 등에서의 공연으로 세계에 신국악을 널리 알리고자 노력해 왔습니다. 저 개인적으로는 솔로앨범도 내서 빌보드 차트 1위를 하는 것이 목표입니다.”-보컬 D(본명 배두훈·23)
소리아는 2009년 영국 템스페스티벌에 공식 초대되어 유럽인들의 극찬을 받기도 했다. “2010년 들어서는 1월 3일 ‘KBS열린음악회’ 신년특집공연에 초청되어 멋진 가락과 선율을 선사하면서 신년을 힘차게 시작할 수 있는 시간을 가지기도 했습니다. 국악과 재즈를 접목하면 세계시장에서 더욱 좋은 반응을 얻을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합니다.”-해금 은성(본명 김은성·27)
류문 대표가 밝힌 대로 소리아는 단순한 장르 간의 융합이 아닌, 국악을 기반으로 한 신국악을 지향한다. 이런 점에서 기존의 퓨전, 크로스오버음악들과 차이를 두고 있다. 소리아는 인기그룹 소녀시대의 ‘Gee(지)’를 국악버전으로 만든 UCC로 화제를 불러일으키기도 했다. “국악이라면 고루하다는 인식이 강하기 때문에 우리의 음악으로 좀 더 대중적으로 다가갈 수 있는 방법을 생각하다가 소녀시대의 ‘Gee’를 듣고 저희 스타일로 리메이크하여 UCC를 만들어봤습니다. 2탄 SS501의 ‘내 머리가 나빠서’, 3탄 빅뱅의 ‘Lollipop’의 UCC도 인터넷에서 감상할 수 있습니다. 아무래도 대중적으로 친숙한 음악들을 국악으로 표현해 내는 방식이 대중에게 쉽게 다가갈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저는 개인적으로 랩, 춤, 타악을 접목시켜 세계적인 연주자가 되고 싶습니다. 이를 위해서는 장구를 축소해서 개량해보는 것도 좋다고 생각합니다.”-타악 타야(본명 강근화·22)
소리아는 쌈바, 보사노바, 레게, 탱고와 같은 세계 음악들의 성공사례처럼 자신들의 음악도 세계시장으로 진출할 경우 좋은 반응을 얻을 수 있을 것이라고 확신하고 있다. “먼저 뉴욕에 진출해서 흑인들과도 음악적인 교류를 해보고 싶습니다. 그 전에는 20~30대 소비층들도 공감할 수 있는 음악을 소리아의 스타일로 풀어내려고 합니다. 예를 들어 저희의 곡들 중에는 힙합프로듀서와 공동 작업으로 만든 곡들도 있고요. 드라마 OST 중에는 발라드 곡들도 볼 수 있습니다. 또한 앞으로 선보일 음반활동을 통해 주류로 올라서기 위한 새로운 음악적 시도를 많이 보여드릴 계획입니다.”-대금 쏘이(본명 김한송이·23)
남아공 월드컵 현지 응원 계획
이들이 추구하는 신국악은 전통국악의 리듬과 장단에 현대적이고 대중적인 요소들을 가미하여 보다 많은 사람들이 쉽게 즐길 수 있도록 진보됐고, 지금도 진화되고 있는 국악이라고 한다. “그래도 한국적인 것이 가장 기본이 되어야겠죠. 제가 해금을 하게 된 것은 어머니의 권유 때문이었습니다. 바이올린으로는 세계 1등 하기 힘들지만 해금은 우리나라에서 1등하면 세계 1등이라고 하셨습니다.”-해금 현화(본명 정현화·24)
소리아의 구성원 중에는 대중음악 가수가 되려고 한 사람도 있다. “원래 제 꿈은 가수였습니다. SM 얼짱 콘테스트를 비롯해서 M.net, JYP 오디션 등을 봤습니다. 그러다가 고등학교 때 어머니께 판소리를 직접 배웠습니다. 이제는 뮤지컬에도 관심이 많습니다. 기회가 된다면 꼭 뮤지컬을 해보고 싶습니다.”-보컬 아리(본명 김아리·20)
객원연주자인 가야금 도란(본명 김도란·22)은 “국악 대중화, 세계화에 일조하고 싶어서 객원연주자로라도 활동해야겠다고 마음먹었습니다. 제 가야금 소리가 소리아에 에너지를 불어넣었으면 좋겠습니다”라고 밝혔다.
이어 류문 대표는 미국과의 합작, 스타 마케팅 등을 통해 소리아를 세계적 그룹으로 만들고 싶다고 했다. “이를 위해서는 한국 정부의 국악 콘텐츠 육성 지원도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저희 2집을 듣고 가사를 한국어로 해달라는 팬들이 많이 생겨 1월 말쯤에는 한글로 가사를 만든 음원을 공개할 예정입니다. 그리고 2006년 독일월드컵 때와 마찬가지로 2010년 남아공월드컵에도 한국팀을 응원하기 위해 가려고 합니다. 대기업과 협력해 준비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