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 중순의 새벽 안개를 뚫고 진부로 향하는 차창 밖에는 전조등 불빛을 삼켜 버릴듯한
어둠이 귓전을 스치며 들뜬 마음과 함께 이밤을 내달린다...
대관령을 넘어서는 언덕 마루 즈음에 다달았을 무렵, 동녁 하늘엔 언제 그랬냐는 듯
초롱거리는 별무리가 가득하다. 잘 하면 일출을 볼 수 있으려나 하는 일말의 기대를 안고
도착한 진부읍내엔 하나로마트 주차장 만이 덩그러니 새벽길을 달려 온 우릴 맞아준다...
이내 불빛을 번쩍이며 낮익은 차 한대가 주차장으로 들오고 반가운 얼굴이 모습을 드러낸다...
몇 시간 전 이곳 진부의 시골집에 도착해 있던 태영君과 합류한 두상君과 나는 아직은 잠들어 있는
진고개를 넘어 영진해변에 들어선다,,,몇해 내내 년초 해맞이로 찾아오는 손님을 못 알아보는지
정초 추위를 막아주던 Ba-beans coffee 건물에선 창문 하나만이 빠꿈히 라임빛 불빛을 뱉어낸다!
8월의 바다는 으르렁대는 파도를 앞세워서 발끝머리까지 달려들고, 까까머리 시절 겁없이 바다와
맞서던 친구들은 어느덧 반백이 넘어 변치않은 그 바다를 등지고 서 있다,,,
새벽녁 한적한 주문진항 길가에 느긋히 차를 세우고 첫 배가 들어오기 전 짬을 내어 방파제로 향한다,,,
요몇일 강풍 땜시 방파제를 오르는 통문엔 안전을 위해 주먹만한 자물쇠가 입을 굳게 다물고 버틴다!
소싯적 학교담 넘던 실력을 저마다 발휘하여 오른 방파제 앞에는 여명이 밝아오는 바다 멀리 집어등을
밝힌 어선들의 실루엣이 파도와 함께 넘실거린다,,,
잡어를 한광주리 잡아 입항하는 첫 통통배를 경매꾼들이 반긴다,,,기껏해야 씨알굵은 광어 몇마리에
이름도 생소한 잡어 몇마리가 전부이지만 어부의 얼굴엔 무사히 돌아 온 안도의 미소가 가득하다,,,
어항이 빼곡히 들어 선 어시장 끄트머리 제일 먼저 좌판을 펼친 아주머니 한테서 도미 중치 한마리와
광어 두마리 우럭 한마리에 멍개 몇마리를 덤으로 언져 비릿한 주문진항을 뒤로한다,,,
눈 높이로 형제봉이 보이는 탁트인 전망을 자랑하는 태영君의 시골 second house가 정겨운 모습으로
우직허니 서 있고, 열쇠를 두고 온 덕에 본의 아닌 창문따기 범죄자가 되어버린 세명의 친구들은 그래도
이 상황에서 웃음이 가시질 않는다,,,
제법 너른 마루에 부랴부랴 상을 차리고 불과 몇분 전 운명을 달리한 생선회가 술잔과 함께 상위에 놓인다,
공복인 위벽을 타고 흐르는 알싸한 소주의 느낌이 아주 좋은것은 아마도 자연빨의 힘이련가,,,연거푸
술잔이 바닥을 보인다,,,청초한 이슬을 품은 아침 했살이 마루 중간쯤를 넘어올때 이미 빈속을 드러낸
두꺼비 몇마리가 상 밑에서 나뒹군다,,,술은 넉넉하고! 안주 또한 풍성하고! 오랜 벗들이 둘씩이나 옆에
있으니 세상 부러울 것이 없구나,,,
얕은 취기를 나무를 옴겨심는 땀으로 날려버리고 이른 저녁 2차 酒席이 준비된다,,,
술잔이 볓순배 도는 순간 어둠의 여신 NYX님의 칠흙 같은 망또는 어느새 온 세상을 덮어 버렸다,,,
같이 못 온 친구들의 애기며, 지난 시절 잊지 못 할 추억들이 하나 둘씩 끄집어져 나오고 그때마다
옅은 미소가 친구들의 입가를 맨돈다,,,
빈센트 반 고호의 시각을 지배하는 靈的인 작품 Starry Night 을 청각을 통해 영혼으로 공감할 수 있게
한 歌客 빈센트의 노래 Starry, Starry Night의 가사 중 한귀절 "순결한 눈(雪)에 부서지고 상처받은 새빨간
장미의 은빛 가시, 당신이 무얼 말하려 했는지 이제 나는 이해합니다!" 를 읍조리게 하는,,,
8월 중순 별빛 곱상하니 내려 앉은 어느 저녁 들녁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