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제와 의원 내각제
대통령제 또는 의원 내각제의 문제점을 제시한 후, 한국의 정치 현실에서 둘 중 어떠한 정치 형태를 추구하는 것이 바람직한지를 논술하라.
◉ 유의 사항
1. 제목과 신원을 나타내는 내용은 쓰지 말 것
2. 어문 규정과 원고지 사용법에 따를 것
3. 800자 (띄어쓰기 포함) 정도의 분량으로 쓸 것
논제 분석
1. 자신이 속한 사회 현상, 특히 정치 현상에 대해 깊이 있게 관찰하고 정확하게 파악하고 있어야 해결할 수 있는 문제이다. 교과서에만 매달려 자신이 속한 사회의 여러 현실 문제에 대해 자칫 소홀해지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
2. 우선 대통령 중심제와 의원 내각제의 장단점을 파악하고 있어야 한다. 그러나 대통령 중심제와 의원 내각제의 장단점에 대한 단편적 지식만으로는 이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
현재 정당간 논의의 초점이 되고 있다는 점에서 한국의 정치 현실과 연결시킬 수 있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한국의 정치 현실에 대해서도 구체적으로 파악하고 있어야 한다.
대통령제와 의원 내각제의 특징과 차이점
우선 각 제도의 특징을 간단히 정리하면, 대통령제는 무엇보다 엄격한 권력 분립의 원칙을 따른 정부 형태이다. 따라서, 의원은 행정부의 각료가 될 수 없고, 각료들은 의회에 대한 책임을 지지 않으며, 의회에 출석하거나 발언하지 않는다.
그리고 행정부와 입법부는 그 권한의 근원을 동일한 차원에 둔다. 따라서, 대통령은 의원과 마찬가지로 국민의 선거에 의하여 선출된다. 또한 대통령제 하에서는 의회의 책임과 행정부의 책임은 분리되고, 권한의 한계가 명확하므로 상호 견제되고 있다.
의원 내각제는 입법부인 의회를 국정의 최고 기관으로 하는 체제로서, 의회의 다수당의 당수가 수상(형식적으로 국가 원수인 국왕이 임명)이 되어 내각을 조직하며 내각은 의회에 대해 책임을 지고, 내각은 의회 해산권을, 의회는 내각 불신임권을 통해 서로 견제한다. 대통령제와 의원 내각제의 차이점을 알아보면 다음과 같다.
첫째, 내각의 지위가 다르다. 의원 내각제에서는 내각이 정책의 최고 결정 기관이지만, 대통령제에 있어서는 그러한 의미의 내각은 존재하지 않고 행정 각료는 대통령의 자문 기관에 불과하다.
둘째, 의원 내각제의내각은 의회에 대해 연대적으로 책임을 지지만, 대통령제의 각료는 대통령에 대해서만 책임을 질 뿐, 의회에 대해서는 책임을 지지 않는다.
셋째, 의원 내각제에서의 내각의 각료는 실제로는 의회 신임의 여하에 따라 임명되고, 의원직을 겸직할 수 있으나, 대통령제의 각료는 대통령이 임명하고 의회 신임에 좌우되지 않으며, 의원직을 겸직할 수 없다.
넷째, 의원 내각제에서는 정부에 법률안 제안권이 있으나, 대통령제에서는 정부에 법률안 제안권이 없다.
끝으로, 의원 내각제에 있어서 내각 각료는 의회에 출석하여 질문에 답변할 의무가 있으나, 대통령제에서의 각료는 의회에 참석할 권리나 의무가 없다.
이러한 차이점에도 불구하고 대통령제와 의원 내각제의 공통점은, 첫째, 두 제도 모두 권력이 국민들의 지지로부터 나온다는 것과 둘째, 두 제도 모두 사법권의 분리․독립은 엄격히 유지되어야 한다는 점이다.
각 정부 형태의 장단점은 다음과 같다. 일반적으로 대통령제는 적어도 대통령의 임기 동안 정국이 안정되어 국가 정책의 연속성이 보장되고 행정부가 강력한 행정을 수행할 수 있다. 또 의회에서 다수결이라는 명분으로 다수파가 횡포를 부리거나 신중하지 못한 국정 처리를 할 경우에는 이를 견제하여, 소수자의 권익을 보호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한편, 잘못 운영하면 정부가 독재화되기 쉽고, 행정부와 의회의 조화가 어렵고, 양자가 대립되었을 때 해결하기 어려운 단점이 있다.
의원 내각제에서는 내각이 정치적 책임에 민감하고 민주적 요청에 충실하다는 장점이 있다. 한편, 의회와 내각을 한 정당이 독점할 경우 다수당의 횡포를 견제하기 곤란하고, 군소 정당이 난립한 경우에 정국의 불안정과 내각이 의회에 끌려다닐 우려가 있다.
전형적인 대통령제와 의원 내각제의 장단점을 알아보았는데, 단순히 어느 것이 더 좋은 제도냐 하는 것은 단정할 수 없다.
<재미있는 사회 원리, pp. 20~23, 도서출판 두리>
예시답안
최근 특정 정파에 의해 의원 내각제를 도입하려는 시도가 나타나고 있다. 물론 의회 민주주의 이상에서 본다면 의원 내각제가 가장 바람직한 통치 형태가 될 수 있다. 그러나 민주주의 역사가 짧고 정치 문화가 뒤떨어진 경우 의원 내각제는 성공적으로 정착될 수 없다.
의원 내각제가 성공적으로 정착하기 위해서는 국회의원의 자질이 향상되고, 정당 정치와 의회 정치가 제도화되어야 하며, 지방 정치와 직업 관료 제도가 확립되어야 한다. 또한 다양성이 존중되는 문화와 다원화․전문화․자율화된 사회 속에서 파벌 간 정치적 협잡의 수단이 아닌 공개적인 토론과 절차를 거쳐 국민적 공감에 의해 선택된 제도가 되어야 한다.
이러한 선행 조건이 미비한 상황에서는 정당 간의 권력 투쟁으로 이성적 논리로 국정을 토의해야 할 의회가 난장판이 되기 쉽고, 이것은 행정의 공백으로 이어져 정치 자체의 부재 상태가 될 수 있다. 또한 행정부와 입법부의 권력 융합으로 권력이 남용될 수 있고, 정당의 독재화나 과두화 현상이 심해지고 행정 관료의 독주화가 이루어질 수 있다.
따라서, 민주주의 역사가 짧고 국민의 정치적 성숙도가 높지 못하며, 양당 제도가 정착되지 못하고 소수의 다수에 대한 승복과 소수에 대한 다수의 포용이 뿌리를 내리지 못한, 정당 정치와 직업 관료 제도가 정착되지 못한 한국의 정치 현실에서는 의원 내각제가 성공적으로 정착될 수 없다.
의원 내각제를 성공적으로 정착시킬 수 있는 선행 조건이 구비되지 못한 한국의 현 정치 현실에서 의원 내각제를 추구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