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혜사랑비평집 002
이경림의 <<사유의 깊이, 관찰의 깊이>>
이경림 시인은 경북 문경에서 태어났고, 1989년 {문학과비평}으로 등단했다. 시집으로는 {토씨찾기}(생각하는 백성), {그곳에도 사거리는 있다}(세계사), {시절 하나 온다, 잡아먹자} (창비), {상자들}(랜덤하우스 중앙), {내 몸 속에 푸른 호랑이가 있다}(문예중앙) 등이 있고,
산문시집 {나만 아는 정원이 있다}와 산문집 {언제부턴가 우는 것을 잊어버렸다} 등이 있으며, 영역시집으로는 {A New Season Nearing, Devour It}( Translated by Wolhee Choe and Robert E. Hawks) 가 있다.
이경림 시인의 {사유思惟의 깊이, 관찰觀察의 깊이}는 “현상이 본질이며 관념이며 시”라는 대전제 아래, 관찰의 깊이를 사유의 깊이로 이끌어내고 있는 시론집이라고 할 수가 있다. 시인이 시를 쓰고 읽는다는 것은 모든 욕망을 다 비워냄으로으로써 더욱더 행복한 삶을 살아가는 일이라고 할 수가 있다. {사유思惟의 깊이, 관찰觀察의 깊이}는 수많은 시인들의 감성을 따라가다가 너무나도 자연스럽게 쓰게 된 그 ‘사유(행복)의 풍경’과도 같은 것이다.
송찬호 홍일표 박형준 조말선 정영효 백상웅 조정인 정진규 최호일 고형렬 이건청 오규원
이장욱 문태준 서정주 성미정 강미정 박형준 문인수 박서원 등 22명의 시와
하종오 이문숙 김승희 홍승주 김찬옥 김종옥 임재춘 이은채 박경림 박영석 최동은 최명란 김윤식 등의 13명, 즉 35명의 시인의 작품론을 수록한 주옥같은 이경림의 문학비평집 !!
지혜사랑시인선 088번
이복규의 <<아침신문>>
이복규 시인은 경남 산청에서 태어났고, 고려대학교 국어교육학과와 동대학원을 졸업했다. 2010년 {서정문학}으로 등단했고, 현재 거제도에서 고등학교 국어교사로 재직하고 있다.
이복규 시인의 첫 번째 시집인 {아침 신문}은 어둡고 우울하고 끔찍한 현실과 그 미래를 직시하고 있으면서도, 청량리역의 노숙자들, 고현시장의 사람들, 이혼위기에 처한 사람들, 임신한 아내와 실업자인 남편들에게 무한한 사랑의 노래를 부르게 된다. 왜냐하면 시인이란 “연인들의 숨소리/ 풀벌레 소리에 숨는 밤”, “이 밤 더디 가기를/ 이 밤 더디 가기를/ 달빛 굴리는 눈동자/ 속살이 눈부시다”([달빛 굴리다])라는 시구에서처럼 사랑과 행복의 연주자이기 때문이다.
보지 않은 신문처럼 쌓이는 오늘, 손톱 조각처럼 사라지는 오늘, 4살 소녀가 마을버스에 손이 끼인 채로 끌려가다가 차바퀴에 깔릴 것이다. 7살 소녀가 동네 아저씨에게 성폭행 당해 죽고, 2살 아기의 시체가 냉장고에서 발견될 것이다. 아침신문에 납작하게 퉁퉁 불어 피 흘리며 미래는 어김없이 현재가 되어, 쓰레기처럼 묻혀 있는 과거가, 현재가 되어 시체들이 누워있다.
---[아침신문] 전문
밤이 깊어지기를
밤이 깊어지기를
검은 빛에 물들어
흙의 촉수들이 속살 드러내고
발들 감싸 안을 무렵
무작정 집을 나가 길을 걷는다
담 낮은 마당에서 들려오는
등물소리에 피로가 맑다 맑은 피로
피로가 깨끗하다
걸음은 느려지고
귀는 어린 시절 소녀의 흰 살결 더듬는다
바람이 은빛 머리카락 날리며
새 신발 신은 소년처럼
빨라지는 밤
이제야 혼자다
혼자다
혼자
어둠이 묶여 있는 숲 속에서
연인들의 숨소리
풀벌레 소리에 숨는 밤
잠자기 아까운 시간
이제야 혼자다
혼자
이 밤 더디 가기를
이 밤 더디 가기를
달빛 굴리는 눈동자
속살이 눈부시다
----[달빛 굴리다] 전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