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단 광대무변의 톨스토이 원작 마르크 로조프스키 각색 김 관 연출의 음악극 홀스또메르를 보고
공연명 홀스또메르
공연단체 극단 광대무변
원작 톨스토이
각색 마르크 로주프스키
연출 김 관
공연기간 2014년 2월28일~3월 30일
공연장소 영등포 CGV 신한카드 아트홀
관람일시 2월 27일 20시
영등포 CGV 신한카드 아트홀에서 극단 광대무변의 톨스토이 원작, 마르크 로조프스키 각색, 김 관 연출, 조선아 음악감독의 음악극 <홀스또메르>를 관람했다.
레프 톨스토이(Lev Nikolaevich Tolstoi 1828 ~ 1910)는 남러시아의 야스나야 폴라나에서 니콜라이 일리치 톨스토이 백작의 넷째 아들로 출생했다. 그러나 어린 시절 양친을 여의고 친척에 의해 양육되었다. 카잔대학교 법학과에 진학하였으나, 대학의 교수법에 회의를 느끼고 자퇴하였다. 고향으로 돌아가 농민운동을 펼쳤으나 실패하였다. 1851년 군대에 입대하였으며 1855년 제대하였다. <유년시대>를 1852년 익명으로 발표하였고, <소년시대>, <세바스토폴 이야기> 등으로 작가로서의 명성을 쌓았다. 1962년 소피아와 결혼하고 <전쟁과 평화>, <안나 카레리나> 등 러시아 문학 사상 불후의 대작들을 집필하였다. 그러나 정신적 고뇌와 방황 끝에 결국 종교에 귀의하고 <참회록>, <교회와 국가>, <나의 신앙> 등을 발표하여 독특한 톨스토이주의를 구축하였다. 그의 톨스토이주의는 현대의 기독교 대신 원시 그리스도교로 회귀하며 단순하고 간소한 생활을 유지하고 사랑으로 다른 사람들을 대해야 한다는 것이었다. 그는 복음서의 가르침을 따라 하나님을 공경하고 가난한 사람들을 사랑하며, 폭력에 무저항으로 대처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1898년 <예술이란 무엇인가>, 1899년에는 대작인 <부활>을 집필하였으며, 이후에도 여러 작품과 논문을 발표했다. 1910년에는 최후의 작품인 <인생의 길>을 발표하였고, 같은 해 여행 중에 객사하였다.
톨스토이는 종교와 인생관, 육체와 정신, 죽음의 문제 등을 작품 속에서 논하면서 나름대로 해답을 독자에게 제공하려 하였다. 19세기 러시아 문학의 거장으로 오늘날까지 우뚝 서 있으며, 오늘날 그의 대작 장편 소설들뿐만 아니라 <이반 일리치의 죽음>, <바보 이반> 등 단편, 중편 소설들도 유명하다.
<어느 말의 이야기 홀스또메르>는 가슴으로부터 생명의 소중함을 충격적으로 일깨우는 불행한 한 악대말의 이야기를 담은 톨스토이의 중편소설이다. 유명한 말(馬)의 목장주인 A.A. 스타호비치는 톨스토이에게 1860년경에 작가인 그의 형 M.A. 스타호비치가 쓰려고 생각했던 중편소설 『얼룩배기 말의 편력』의 슈줴트 이야기라고 회상하고 있다. 스타호비치는 1863년에 죽었기 때문에 그의 구상은 실현되지 않았고, 톨스토이가 슈줴트에 흥미를 갖게 되어 1861년에 이 중편소설을 집필하기 시작했다.「어느 여름날 저녁, 나는 마을에서 톨스토이와 만나 그의 저택에서 그리 멀지 않은 방목장을 산책했다. 우리는 아주 볼품없는 피폐한 모습의 늙어빠진 말 한 마리가 방목장에 서 있는 것을 보았다…… 우리는 말에게로, 이 불행한 악대말한테로 다가갔다. 그러자 톨스토이는 악대말을 쓰다듬으며 그저 지나가는 말로, 이 악대말은 틀림없이 무언가를 느끼고 생각할 것이라고 말했다. 나는 그러려니 하고 들었다. 하지만 그는 자신이 이 불행한 짐승의 처지가 될 뿐 아니라 나까지도 그런 처지로 끌어들였다. 나는 참지 못하고 말했다―“그런데 말입니다, 레프 니콜라예비치, 당신은 언젠가 말이었던 게 아닙니까. 그러시다면 어디 한번 말을 그려보지 않으시렵니까.” 」소설을 집필하게 된 동기는 이렇게 시작된다.
<홀스또메르>는 얼룩박이 늙은 말의 이름이다. 종자가 좋은 말이지만, 갈색이나 백색 말이 아닌, 얼룩무늬 말로 태어난 까닭에 마구간에서 태어났을 때부터 신통치 않은 대접을 받는다. 게다가 홀스또메르가 몹시 좋아하는 암말 바조쁘리하 마저 백색 말 밀리에게 반해 정분을 나누니, 홀스또메르의 분노가 폭발할 수밖에 없다. 그의 분노를 이해할 리 없는 주인은 홀스또메르를 거세시키고, 마구간지기에게 준다. 일꾼말로 전락한 홀스또메르의 기죽고 고달픈 생활이 펼쳐진다. 그러던 어느 날 홀스또메르는 공작 세르홉스끼의 눈에 띄어, 그의 소유로 되면서 경마장에서 경기마로 출전하게 되고, 거기서 우승을 해 일약 최고의 준마로 부상을 한다. 그런데 세르홉스끼 공작은 미모의 정부 마찌에의 육체에 빠져있었는데, 그녀가 공작이 경마에 몰두해 있을 때, 미남 장교의 유혹에 빠져 장교와 함께 도망을 치는 사건이 발생한다. 이 사실을 안 세르홉스끼 공작은 홀스또메르를 몰아 두 남녀의 뒤를 쫓는다. 경기장에서 이미 체력을 다한 홀스또메르는 추적과정에 서 탈진해 불구가 된다. 공작은 홀스또메르를 홧김에 팔아버린다. 향후 홀스또메르는 여기 저기 팔려 다니다가 종당에는 자신이 태어난 마구간으로 되돌아오게 된다. 싱싱하고 팔팔한 준마들 속에서 홀스또메르는 구박덩이가 되고, 몰매까지 맞는 신세가 된다. 그러던 어느 날 자신이 좋아했던 암말 바조쁘리하가 이 마구간에 들어옴으로써 그녀의 눈에 띄게 되고, 뭇 말들에게 홀스또메르의 내력이 소개된다. 마구간 주인이 된 장교와 공작의 정부였던 마찌에 앞에, 늙고 주정뱅이가 된 세르홉스끼 공작이 찾아온다. 공작은 자신의 말 감식안과 말에 대한 지식을 털어놓으며, 홀스또메르라는 전설마를 소개하지만, 정작 마구간 한편 구석에서 병든 몸으로 공작을 향해 계속 반가움을 표시하는 홀스또메르를 알아채지 못하고 돌아가 버린다. 낙담한 홀스또메르와 말의 최후인 늙은 말의 도살이 <어느 말 이야기>의 대미(大尾)가 된다.
무대는 상수 안쪽에 한단 높이의 연주석을 마련하고, 무대 여기저기에 굵은 각목으로 이십여 개의 기둥을 세워, 말을 붙들어 매놓는 장소임을 상징적으로 표현했다. 무대 좌우에 오래된 소달구지 원형을 장식처럼 세워놓고, 그 양쪽에 여물통을 놓았다, 무대 하수 쪽 여물통에는 물을 채워놓고, 그 옆에 숫돌과 도살용 칼이 보인다. 체격이 잘 갖춰진 남녀 이십 여 명의 출연자들이 검은색 의상과 벨트를 착용하고, 그리고 한 개씩 말의 꼬리를 흔들며, 마치 기계체조 선수 같은 동작으로 경기 말 역을 확실하게 연기한다.
홀스또메르만 백발에다가 허름하고 낡은 얼룩박이 의상과 절룩거리는 연기로 늙고 병든 말임을 객석에 전한다. 말 역 출연자의 동작과 율동, 그리고 합창이 마구간의 분위기를 절묘하게 묘사해 내고, 연주자들의 연주는 물론, 작중 인물들의 출중한 성격창출과 열연, 그리고 열창이 관객을 시종일관 공연에 몰입시킨다.
유인촌, 이경미, 서태화, 김선경, 김명수, 박원묵, 지대한, 이광열, 위 훈, 정주영, 김기분, 김정음, 마정석, 김지희, 김성진, 김진아, 이훈민, 김화랑, 엄준식, 박 진, 류 단, 하영진, 최윤정, 박용환, 편성찬 등 출연자 전원의 열연과 열창이 혼연일체를 이루어 음악극의 수준을 상승시키고, 고도의 예술적 경지로 몰아간다.
음악감독 조선아, 조명디자인 용선중, 의상디자인 조혜정, 무대디장인 김정란, 무대제작 함영규, 음향 정연복, 분장디자인 김유선, 제작감독 김연재 남지선, 프로듀서 신병훈, 제작 김명규 등 스텝진과 연주자들의 기량과 열정이 돋보여, 극단 광대무변의 레프 톨스토이 원작, 마르크 로조프스키 각색, 김 관 연출의 음악극 <홀스또메르>를 고수준 고품격의 예술적 공연으로 탄생시켰다.
2월 27일 박정기(朴精機)