춘 절

[봄메아리]

춘절~음력설은 중국의 최대명절이다,
예로부터 춘절은 천 리 길도 마다하고 온 가족이 단란히 모여서 조상의 은혜를 기리고 새해의 평안과 만사형통을 기원하며 새옷 입고 폭죽 터뜨리고 맛있는 만두에 나이까지 한 살 더 먹는 중국의 최대의 명절이다,
오 천 년의 찬란한 문화와 유구한 역사를 이어 온 중국 대륙에는 14억 인구가 중화 대가정을 이루어 56개 민족이 서로서로 자기민족의 독특한 민족풍속을 자랑하며 화목하게 살고 있다,

一， 중국 인구의 98%를 차지하는 중국인(汉族)의 천 만년 세월과 더불어 독특하고 농농한 설맞이 풍속습관은 오늘도 우리의 심금을 울린다,
동년의 어린시절 콧노래로 부르던 동요 "섣달 초여드렛날부터 죽을 몇 일 먹으면, 리리 라라 섣달23일, 섣달 23일은 조왕신에게 糖瓜부치고, 24일에는 대청소하고 25일에는 두부 빚고 26일에는 돼지 잡고 27일에는 장 보고 28일에는 떡 치고 만두 빚고 춘련 붙이고 29일에는 조상에게 제를 올리고 섣달 그믐날은 밤이 새도록 놀고 정월 초하룻날은 양걸 춤을 즐겨요, "라고 천만년의 유구한 역사를 자랑하는 중국인들의 설맞이 행사는 세상에 둘도 없는 한 민족의 풍속습관의 진수가 스며 있지 않는가 다시 한번 생각해 본다,
해마다 섣달 끝자락에 들어서면 어린애들은 초조하고 애타는 마음으로 언제면 설이 오나하며 날마다 작은 손가락을 꼽으며 멀고도 가까이 오는 설을 지루하게 기다린다, 그런데 아버지는 눈앞에 다가오는 큰설을 별로 반기지 않는 실망에 찬 긴 한숨만 내쉰다,
오랜 세월이 흘러서 내가 어른이 되여서야 아버지의 그 한숨속에는 넉넉하지 못 한 살림에 큰 돈을 써야하는 춘절은 가난한 삶의 한탄과 근심이였다는 것을 깨달았다, 그래도 화목한 친척, 이웃들이 서로 도우며 해마다 즐거운 설을 잘 보냈다,
어릴 때 설날은 새옷 입고 맛나는 음식을 먹을 수 있는 손꼽아 기다려지는 기쁜 명절이였고 나이 한살 더 먹어서 빨리 어른이 되여 멋진 인생 잘 살아 보려는 꿈같은 환상속에 날아 갈 것만 같은 심정이였다, 그러나 어른들은 또 한 해가 지나 낙화 유수처럼 흐르는 세월과 더불어 가을 바람에 낙엽 떨어지듯 쓸쓸하고 허무한 인생 황혼의 이정표가 또 한 걸음 더 가까이 다가 오는 것을 느낀다,

二， 그 옛날 섣달 초여드레(腊八)날에 설맞이 첫 행사가 시작된다, 이날은 죽을 먹는 날이다, 옛날 옛적에 이 날이면 절이나 부자집에서는 이른 새벽에 큰길가에 엄청 큰가마를 걸어 놓고 죽을 끓이는데 8가지 잡곡~대추, 좁쌀, 옥수수, 팟, 잣알, 완두, 호두, 해바라기씨를 넣고 맛있는 8보죽을 끓인다,
활활 타오르는 장작불에 펄펄 끓어 번지는 끈적 끈적한 죽은 수많은 기포를 터뜨리며 하얀 김과 함께 죽을 끓이는 고소한 냄새가 하늘가에 퍼지여 오가는 길손들의 배속에서 꼬르락 꼬르락 소리가 나게 입맛이 당기도록 코를 기쁘게 하였다,
죽이 한창 끓을 때 많은 사람들이 벌써 길게 줄을 늘어서서 따근 따근한 죽 한 그릇을 받아 먹으려고 기다리는데 그 사람들 사이사이에는 큰 죽사발을 땡 땡 두드리며 "추워 죽겠는데 빨리 죽 좀 주세요" 하고 소리치는 어린애들이 보인다. 살을 에이는 겨울 새벽 추위에 빨갛게 언 어린애 얼굴의 코끝에 턱밑에 콧물 침물 고드름이 매달려 있었다, 
뼈를 에이는 겨울추위에 애들은 발을 동동 구르며 "빨리 죽 달라"고 소리를 지르지만 맛있는 죽을 배 부르게 먹을 생각에 마음은 그냥 기쁘기만 하다,
섣달 초여드렛날에 죽을 먹고 보름이 지나면 섣달 23일이다, 이 날은  (辞灶日)조왕신이 승천하는 날이라 조왕제를 지내고 저녁에 만두를 먹는 작은 설이다,
작은 설날 조왕제는 아주 정중한 의식으로 지낸다, 저녁에 조왕제를 지낼 만두가 다 익으면 아버지는 먼저 만두 두 그릇을 떠서 부뚜막 조왕신(灶王爷)에게 올리고 누런 종이(黄表纸)와 조마를 불에 태운다,
그리고는 만두 국물을 불에 탄 종이재에 뿌리고는 조왕신 (灶王爷)에게 절을 한 번 올리면 의식은 끝난다,
지주집이나 있는 집에서는 灶马를 중앙에 정중히 모시고 부억상에 만두, 엿가락 (关东糖)을 올린다,
조왕신이 관동탕의 단맛을 맛 보면 하나님께 길하고 좋은 말만 고하여 집안의 평안과 풍족한 삶을 기원한다고 전해내려오는 전설이다,
조왕제가 끝나면 灶马头를 짤라서 방안벽에 부쳐 모시였다, (灶马란 사실은 옛날 농력으로 만든 달력이고 灶马头는 달력 윗부분의 인형 그림이다,)

三， 섣달 28날 집안 여인들은 여자 아이들과 오손 도손 모여 앉아 만두를 빗고 섣달29일엔 남자 어른들은 남자 아이들을 데리고 조상의 묘지를 찾아 성묘를 하고 제를 올린다, 

성묘하고 돌아오면 "조상의 휘"(명패)를 모시는 신당의 향로에 향불을 지피고 촛불을 밝히고 공물을 올린다, 
차례상에는 그릇에 배추잎을 펴고 그우에 노랗게 튀긴 두부, 과일, 과자, 그리고 꼭 빠지면 않되는 斧头(福의 동이음의 공물)를 올린다,
뜰안에는 마른 짚을 펴고 대문 앞에는 기다란 막대기를 놓아서 조상들의 말과 나귀가 뛰여 나가지 못 하게 막는다,

섣달 그믐날 오후에는 집 가까이 모셔진 신당에서 조상님의 명패에 차례를 지내는데 이것은 저승에 계시는 조상님들을 집으로 청하여 설을 함께 쇤다는 뜻이라 한다,

그믐날 저녁에 할머님은 애들에게 "설날 행사 때 큰 소리로 고함치거나 막말을 해서는 절때안되며 설맞이 행사는 새해의 가족의 운수에 달려있다, "고 주의를 준다,
밤중에 설맞이 의식이 시작된다, 어머님은 살며시 애들을 깨워 새옷을 입히고 家堂에 가는데 캄캄한 밤길에 아래위 입빨이 딱딱 마주치며 싸우도록 추웠지만 마음은 벌써 신비한 설맞이 놀음의 환상에 푹 젖어 마음은 흐믓하다,

 설맞이 주요 음식은 물 만두다,삐걱 삐걱하는 풍구 소리가 새해 운수에 방해 된다고 안 쓰고 잘 마른 잡초와 콩깍지로 불을 지피는데 활활타는 불길에 큰 가마의 물이 끓어 번지면 희고 통통한 만두를 가마에 넣는다,
만두가 익어서 물위로 떠오르면 아버지는 만두 두 그릇을 떠서 대문밖에 공터에 나가 천지 신령님께 새해의 가정의 평안과 풍년을 기원한다, 먼저 만두를 올리고 누런 종이를 불에 태운다, 그리고는 무릎을 끓고 사면 팔방 천지 신령님께 절을 올린다,
신령제가 끝나자 키 큰 남자애는 우쭐렁 거리며 긴 장대기에 매단 푹죽에 불을 붙쳐 폭죽을 터뜨린다, 하늘 땅이 떠나갈 듯한 폭죽소리에 구석구석에 숨어있던 귀신들이 "걸음아 나 살려라"~싹다 도망가니 만사가 길 하고 태평 성대를 누릴것이다,
쪼무래기 남자 애들은 신나서 퐁퐁 뛰며 기뻐하지만 여자 애들은 무서움에 귀를 막고 멀리서 구경한다,

四， 신비한 의식이 끝나면 사면팔방에 흩어져 살던 가족이 한자리에 모여서 신나고 즐거운 춘절파티를 이어간다, 간만에 어쩌다 모여 앉은 부모처자 형제자매  어린애들의 축복소리, 웃음소리, 화기애애한 이야기 소리로 웃음바다가 따로 없다,
중국인의 일생에 다 할 수 없는 3가지일~1, 중국어 문자를 다 배울 수 없고2, 중국 땅 방방곡곡에 숨어 있는 명승지를 다 돌아 볼 수 없고3, 중국의 수 없이 많고 많은 맛있는 음식들을 다 먹어 볼 수 없다고한다,
설맞이 전통음식은 물만두인데 옛날 전설에 의하면 동전을 넣은 만두를 먹은 사람은 새해에 재물복이 터진다하여 그 동전이 숨어 있는 만두를 먹기위해 아침, 점심밥을 거루며 배를 비웠다가 2~3그릇 먹었지만 동전 구경도 못 하고 배가 터질지경이라 의원 신세 보는 사람도 있었다, 

닭이 울고 날이 밝으면 후손들은 어른들에게 세배를 올린다, "할아버지 절 받으세요"  "아버지어머니 절 받으세요" 어른들은 기뻐서 세배돈을 주는데 애들은 너무 좋아서 퐁퐁뛰는 모습이 귀엽고 사랑스럽다,
세배가 끝나면 사이 좋게 모여 앉자 만두를 먹으며 이야기 꽃을 피운다, 할아버지가 갑자기 만두 하나를 집어 들고 싱글 벙글 웃으며 "돈 봤다"하고 집 안이 떠나가듯 기뻐하시는 데 마주 앉은 할머니도 "돈이다~돈" 하며 "우리 며느리는 마음씨도 착하지~ 어쩌면 돈 만두를 나까지 떠주나?" 하며 너무나 좋아서 웃음을 터뜨린다,
사실은 며느리가 만두 빚을 때 누구도 모르게 만두피에다 표적를 했다가 윗 어른들에게 특별히 떠 올려 시부모님의 환심과 사랑을 받는다,

세월이 흘러서 강산이 변하고 시대가 바뀌여 천 백 년 전해 내려 온 풍속 습관도 진화하고 있지만 중화 민족의 찬란한 문화와 유구한 전통은 세세대대로 전해가리라 믿어 의심치 않는다 !

※귀한 시간을 내여 이 글을 읽어주신 여러분의 가정에 새해에 행복과 행운이 가득하기를 기원합니다 !

[김희연]

재밋게 엮은글 즐감하였어요.즐거운하루 보내세요.

[봄메아리]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