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 지역 일간지 <파이오니어 프레스>에서 미네소타 트윈스 담당 기자로 활동하고 있는 26년 경력의 언론인. 올해 네이버 스포츠를 통해 미네소타와 박병호 이야기를 전하고자 한다.
[마이크 버라디노] 진보한 수비 지표·본능적인 감각…황금장갑의 조건2017.11.10 오후 04:29 | 기사원문 해외야구 마이크 버라디노 현재 지역 일간지 <파이오니어 프레스>에서 미네소타 트윈스 담당 기자로 활동하고 있는 26년 경력의 언론인. 올해 네이버 스포츠를 통해 미네소타와 박병호 이야기를 전하고자 한다.
미네소타의 7년 만에 진출했던 포스트시즌, 그리고 그 후. 시즌이 완전히 끝났을 무렵, 스타 2루수 브라이언 도저는 개인 수상과 관련한 이야기를 하기 시작했다. 물론 도저 본인도 상을 탈거라는 예감이 들었겠지만, 본인의 수상 여부에 대한 이야기는 아니었다. 팀 동료 1루수 조 마우어와 다른 세상의 선수 같은 바이런 벅스턴을 위해서였다. OAA(Outs Above Average, 평균 대비 얼마나 더 많거나 적은 아웃 카운트를 잡아냈는지를 나타내는 외야수들의 수비 지표), DRS(Defensive Runs Saved, 평균 대비 얼마나 더 많은 실점을 막아냈는지 혹은 더 많은 실점을 허용했는지를 나타내는 수비 지표), UZR(Ultimate Zone Rating, 평균 대비 얼마나 더 많은 혹은 적은 아웃 카운트를 잡아냈는지를 나타내는 수비 지표), 펜스에 부딪히면서 수비한 횟수 등의 각종 수비 지표나 가능성 면에서 벅스턴은 다른 경쟁자들을 압도하고 있었다. (OAA, DRS, UZR 용어는 역자의 추가적인 설명임을 알려드립니다. - 편집자 주 - ) “지금은 정보과잉의 시대죠. 통계 자료도 그 종류가 많습니다. 어이없을 정도로. 솔직히 말해 너무 많은 정보를 얻고 있어요. 그러나 제 생각에 통계적으로 따졌을 때 마우어와 벅스턴은 최고입니다" 도저는 웃더니 한 마디를 덧붙였다. “만약 벅스턴이 골드 글러브를 수상하지 못한다면 그냥 상을 없애버려야 해요. 골드글러브 상이 있다는 것 자체를 거부할겁니다.” 좋은 소식이 있다면 도저가 골드 글러브나 혹은 그 스폰서인 롤링스사를 상대로 보이콧할 필요가 없어졌다는 것이다. 화요일 밤 도저와 벅스턴은 각자의 포지션에서 아메리칸리그 골드 글러브를 수상하게 됐다. 두 선수 모두 생애 첫 골드 글러브의 영애를 안았다. 도저는 2012년 유격수로 데뷔했었고 벅스턴은 2015년 6월에 메이저리그에 데뷔했었다. 올해 골드 글러브를 처음 수상한 선수는 6명이다. 투수 마커스 스트로먼(토론토), 좌익수 마르셀 오주나(마이애미), 포수 마틴 말도나도(LA 에인절스)와 포수 터커 반하트(신시내티) 그 주인공들이다. 그리고 트윈스는 2007년 이후 처음으로 한 해에 두 명의 골드글러브 수상자를 배출하게 되었다. 당시 중견수 토리 헌터와 투수 요한 산타나가 상을 받았었다. 포수 이야기를 하자면 2010년 조 마우어가 포수 자리에서 3년 연속으로 골드 글러브를 수상한 이래 트윈스에서 골드 글러브를 수상한 선수는 없었다. 올해 마우어는 대린 얼스테드(1루수, 외야수), 플라시도 폴랑코(2루수, 3루수)에 이어 세 번째로 두 포지션에서 골드 글러브를 수상한 역사상 세 번째 선수이자 첫 포수가 되길 꿈꿨지만 이해할 수 없는 후보 선정덕에 최종 후보 명단 3인에도 들지 못했다. 올해 좋은 수비를 보여줬던 보스턴의 미치 모어랜드와 클리블랜드의 카를로스 산타나와 함께 후보에 올랐던 캔자스시티 로얄스의 에릭 호스머가 1루수 골드 글러브를 수상하게 됐다. 호스머에게 4번째 수상이었다. 그러나 이번 수상은 분명 그의 이름값에 힘입은 수상이었다. 수비 지표들은 호스머의 1루 수비를 좋게 평가하지 않고 오히려 평균 이하의 수비수로 평가하고 있다. 호스머의 DRS(-7)는 규정타석에 들어선 아메리칸리그 1루수 12명 중 10위에 해당된다. 호스머보다 수비를 못한 1루수 둘은 미겔 카브레라와 욘더 알론소다. DRS 대신 UZR을 살펴보면 호스머는 순위 한 단계를 뛰어올라 12명의 1루수 중 9위를 차지했다. 자유계약 선수로 풀리게 되면서 이미 이번 겨울 엄청나게 많은 돈을 받게 될 예정이었던 호스머는 자신의 에이전트 스캇 보라스가 메이저리그 구단주들과 팀 고위 관계자들 앞에서 강조할만한 셀링포인트를 추가하게 되었다. 진보된 수비 지표가 골드 글러브 수상에서 25%를 차지한다는 점을 고려해볼 때 이런 어처구니없는 결과로 비난받아야 하는 사람은 누구일까? 일단 매년 11월 야구 시상 시즌 때마다 비판을 받는 미국 야구 기자 협회의 동료들은 아니다. 그들을 비판하는 SNS 메시지는 다음 주까지 아껴두는 것이 좋다. 미국 야구 기자 협회의 투표로 선정되는 리그별 4개의 주요 상(올해의 감독상, 신인상, 사이영상, MVP)이 발표될 때까지 말이다. 롤링스 골드 글러브의 투표권은 기자단이 아닌 이론적으로는 가장 잘 알아야 하는 사람들이 가지고 있는데, 이들은 각 팀의 감독과 4명의 코치들이다. 소속팀의 선수를 위해 표를 던지는 것은 금지되어 있다. 그렇기에 소속팀의 선수가 상을 탈 수 있도록 표를 던지는 꼼수가 있을 수도 있다. 그러나 어쨌든 호스머 같은 시즌을 보낸 선수가 상을 타게 되는 경우 투표 절차가 어떻게 돌아가고 있는지에 대해 궁금해하는 것은 당연하다. 마우어의 경우는 대부분의 지표에서 훨씬 앞서있다. 단 하나의 예외가 있다면 팬그래프닷컴에서 측정하는 땅볼로 오는 송구를 잡아낸 횟수다. 이 부분에서 호스머는 34번 송구를 잡아내면서 아메리칸리그 1루수 중 1위에 올라있고 마우어는 26번 송구를 잡아내면서 3위에 올라있다. 도저는 이에 대해 “마우어는 훌륭한 운동선수이고 (뛰어난 선수이기 때문에) 야구를 느린 동작처럼 느낍니다. 그렇기에 최고의 1루수가 될 수 있죠. 많은 1루수들이 적극적으로 땅볼로 날아오는 송구를 잡아내진 않아요. 조의 경우는 그런 걸 능숙하게 해내죠.” 라고 말했다. 도저는 그러한 “땅볼 송구 포구 능력”이라는 말만으로는 그걸 설명하기에 부족하다고 말한다. “잡기 어려운 것들이 있고 쉬운 것들이 있어요. 그러나 많은 경우가 매우 잡기 힘든 경우입니다. 전 마우어가 하루하루 그런 걸 해내는 모습을 봐왔어요. 그런 것들은 필연적으로 경기의 승패를 결정짓는 플레이입니다.” 다행스럽게 토론토의 케빈 필라와 탬파베이의 케빈 키어마이어를 제치고 중견수 골드 글러브를 수상한 벅스턴은 홀대받지 않았다. “벅스턴이 한 번은 이렇게 묻더라고요. ‘어빈의 사인이 뭐야?’” 트윈스의 에이스 어빈 산타나에 대한 것이었다. “전 이렇게 말했어요. ‘그게 뭔 상관인데?’라고 묻자 벅스턴은 이렇게 말하더라고요. ‘사인을 본다. (수비 위치 선정을 위해) 어빈이 무슨 공을 던지는지 알아야 한다.’ 라고요. 전 이랬죠. ‘그게 보인다고? 난 2루에서도 거의 안 보이는데.’” 벅스턴의 답은 도저를 놀라게 했다. “그냥 손가락 개수 말이야.” 벅스턴은 말했다. “그러면 그가 변화구를 던지는지 알 수 있으니까.”(포수 사인에서 일반적으로 손가락 하나는 패스트볼, 손가락 2개 이상부터는 변화구를 의미한다. - 역자 주 - ) 도저는 감탄하면서 고개를 흔들었다. 도저는 말한다. “저런 말을 하는 외야수를 본 적이 없어요. 시즌 개막할 때쯤이었거든요. 벅스턴의 본능인 거죠. 다른 그 누구보다도 뛰어난 본능이요.” 글 - 마이크 버라디노 번역 - 박성용
기사제공 마이크 버라디노 칼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