靑松 건강칼럼 (293)... 대구(Cod)와 감자
박명윤(보건학박사, 국제문화대학원대학교 석좌교수)
대구(Cod)와 감자(Potato)
영국의 전통음식인 피쉬앤칩스(Fish & Chips)의 주재료는 흰살 생선 ‘대구(大口)’와 ‘감자(馬鈴薯)’이다.
대구(Cod)는 입이 커서 대구(大口)이며, 머리가 크기 때문에 대두어(大頭魚)라고 부르기도 한다. 몸빛은 담회갈색이며, 배 쪽은 희며 등지느러미와 옆구리에 여러 개의 무늬가 있고 아래턱에 수염이 한 개 있다. 몸길이는 약 70〜75cm 가량이다.
대구는 수온이 섭씨 3〜4도 정도이며 수심 150m 가량의 깊은 바다에서 사는 한류성(寒流性) 심해어(深海魚)이며, 북태평양과 북대서양의 넓은 수역에서 많이 서식한다. 겨울철 산란기(産卵期)에는 연안 바다로 옮겨오기 때문에 겨울철에 많이 잡힌다. 우리나라에서는 동해, 서해 등지에서 잡히며, 경남 진해만은 대구의 유명한 산란장이다.
대구는 옛날부터 동양인과 서양인 모두 즐겨 먹고 있는 생선이다. 우리나라는 예부터 보신(補身)의 물고기로 알려져 있으며, 대구탕은 산모(産母)의 젖을 잘 나게 하는 음식으로 애용되어 왔다. 또한 대구탕을 겨울철에 먹으면 온몸을 훈훈하게 해주며, 주독(酒毒)이 잘 풀리는 해장국으로 인기가 높다. 대구포(鮑)는 맥주 안주로 흔히 쓰이는 대중적인 식품이다.
경남 진해(鎭海)에서는 알이 든 대구를 통째로 말려 ‘약대구(藥大口)’를 만든다. 약대구는 알은 알대로, 머리와 몸통은 건고(乾固)하게 만들어 보신용으로 먹는다. 대구의 간에서 빼내 의약용으로 사용되는 간유(肝油)는 비타민 A와 D가 풍부하다.
대구 눈알은 영양가도 높고 맛도 좋아 고급 요리에 사용된다. 알은 알젓을 만들어 먹으며, 아가미와 창자는 창란(脹卵)젓을 만든다. 이와 같이 대구는 거의 버리는 것이 없이 모두 식용으로 이용된다.
대구 요리에는 대구탕을 위시하여 대구회, 대구구이, 대구무침, 대구조림, 대구찌개, 대구죽 등이 있다. 대구는 청어나 꽁치보다 지방 함량이 훨씬 적어 맛이 담백(淡白)하다. 이에 비린 생선을 싫어하는 사람에게 권할 수 있는 담백한 생선이다.
대구, 생것(cod, raw) 가식부분(edible portion) 100g 당 함유되어 있는 영양 성분은 다음과 같다. (자료: 식품성분표, 농촌진흥청, 2006)
에너지 80kcal/ 수분 80.5g/ 단백질 17.6g/ 지질 0.5g/ 탄수화물 0.2g/ 회분 1.2g/ 칼슘 64mg/ 인 197mg/ 철분 0.6mg/ 나트륨 119mg/ 칼륨 420mg/ 비타민A 23RE/ 비타민B1 0.12mg/ 비타민B2 0.16mg/ 나이아신 2.4mg/ 비타민C 1mg
감자(Potato, White potato)는 남미(南美)의 안데스 산맥에서 살던 잉카족이 7천 년 전에 재배했다고 한다. 감자는 16세기 중엽에 유럽으로 전파되었으며, 일본에는 1601년에 그리고 우리나라에는 1698년에 도입되었다고 한다. 우리나라는 강원도의 감자가 품질이 제일 좋고 많이 생산되어 강원도의 별명이 ‘감자바위’이다. 우리가 일반적으로 쓰는 감자의 한자명은 마령서(馬鈴薯)이다.
감자는 가지과에 속하는 채소이며, 땅속으로 뻗어 나가는 줄기뿌리에 괴상(塊狀)을 이루는 것으로 덩이 모양을 하고 있어 식물학에서 괴근(塊根)이라고 부른다. 감자는 주식으로 먹기도 하며, 동물의 사료용으로 이용하고, 전분(澱粉)의 함량이 많아 전분제조의 원료로 사용하고 있다.
네덜란드 화가 반 고호(Vincent van Gogh, 1853〜1890)의 명화(名畵) 중에 1880년대에 농가의 어둠침침한 등불 아래 어설픈 식탁위에 감자와 찻잔을 올려놓고 다섯 식구가 둘러 앉아 감자를 먹고 있는 작품이 있다. 이 명화는 당시 유럽에서 감자가 가난한 사람들의 주식 역할을 한 것을 묘사하고 있다.
<Gogh의 名畵 감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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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에서는 감자를 ‘채소의 왕’이라고 할 정도로 많이 먹는다. 프랑스 사람은 튀긴 감자를, 영국과 북구(北歐) 사람은 삶아서 먹기를 좋아한다. 미국 사람은 다양한 요리법으로 감자를 먹는다. 우리나라에서는 찐 감자를 여름철 ‘간식’으로 또는 다이어트 식품으로 즐겨 먹고 있다.
우리나라에서 감자는 6월부터, 고구마는 8월부터 나오는 여름철 채소이지만, 통상적으로 날씨가 더울수록 감자와 고구마의 소비는 준다. 롯데마트에서 지난해(2012) 팔린 감자 중 32.9%, 고구마의 40%가 겨울철(1〜3월)에 팔렸다.
서울시 농수산식품공사 가락시장에서 지난 6월 10일 감자(상급 20kg)는 1만4633원으로 작년보다 57.4% 급락했다. 이는 지난 3월 초에 수확한 하우스 햇감자 출하량이 많았으며, 6월에 수확한 햇감자 출하량도 작년에 비해 22.7% 증가해 물량이 많아졌기 때문이다.
감자는 크게 ‘점질 감자’와 ‘분질 감자’ 두 종류로 나눌 수 있다. 삶아놓으면 찐득찐득한 것이 점질감자이며, 삶으면 껍질이 탁 터지고 보실보실한 것이 분질감자이다. 한국인이 좋아 하는 찐 감자는 입 안에서 보실보실 부서지는 ‘분질 감자’ 품종이 적합하여, 감자칩에는 요즘 “수미 수미 수미칩”하는 로고송으로 소비자들에게 널리 알려진 ‘점질 감자’가 좋다.
우리나라에서 요즘 재배되고 있는 감자 중 ‘수미’가 차지하는 비율이 약 70% 정도이므로, 시장에서 감자를 구입하면서 품종을 물으며 다들 ‘수미’라고 대답한다. ‘수미’ 품종은 근래에 크게 번진 품종이며, 옛날에 가장 흔히 심은 품종은 분질 감자 ‘남작’이였다. 그러나 ‘남작’은 재배하기 까다롭고 수확량이 적어 농민들이 기피하고 있다.
우리나라에서 재배되고 있는 ‘분질 감자’ 품종에는 남작, 추강, 가원, 고운, 하령, 자심, 서홍 등이 있으며 ‘점질 감자’ 품종에는 수미, 추동, 추백, 자서, 조원, 남서, 조풍, 세풍, 대서, 가원, 자심 등이 있다.
감자는 고구마에 비해 수분이 많고 녹말과 당분의 함량이 적은 편이다. 고구마에는 비타민A가 100g당 19RE가 들어 있으나 감자에는 없다. 싹이 튼 감자나 푸른색으로 변한 부위에는 솔라닌이라는 독소(毒素)가 들어 있어 식중독을 일으킨다. 따라서 녹색으로 변한 부위와 싹이 튼 씨눈 주위는 잘라내고 조리해야 한다.
감자는 알칼리성 식품으로 알레르기 체질 개선에 효과가 있으며, 위궤양과 십이지장궤양에도 좋다. 감자에는 혈압(血壓)에 좋은 칼륨이 풍부하여 바나나보다 2배나 많이 들어있다. 중국약물지(中國藥物志)에는 “감자는 속을 보하고 기(氣)를 늘리며 비위를 튼튼히 하고 염증을 사라버린다”고 적혀 있다.
감자는 충치(蟲齒)를 예방하는데 도움이 된다. 감자를 주식으로 먹는 남대서양 트리스탄 섬 주민들은 충치 환자가 없다고 하며, 감자를 많이 먹는 소련 북부지역 사람들도 충치환자가 적다고 한다. 삶은 감자 껍질에는 폴리페놀의 일종인 클로로겐산이 풍부하다. 삶은 감자 껍질은 저개발국에서 피부 상처를 치료하는 데 쓰이고 있다.
감자(Potato)와 감자칩(Potato chips) 가식부분(edible portion) 100g 당 함유되어 있는 영양 성분은 다음과 같다. (자료: 식품성분표, 농촌진흥청, 2006)
감자, 생것(Potato, raw): 에너지 66kcal/ 수분 81.4g/ 단백질 2.8g/ 탄수화물 14.6g/ 회분 1.1g/ 섬유소 0.2g/ 칼슘 4mg/ 인 63mg/ 철분 0.6mg/ 나트륨 3mg/ 칼륨 485mg/ 비타민B1 0.11mg/ 비타민B2 0.06mg/ 나이아신 1.0mg/ 비타민C 36mg
감자칩, 튀긴것(Potato chips, fried): 에너지 532kcal/ 수분 2.1g/ 단백질 5.5g/ 지질 37.0g/ 탄수화물 52.5g/ 회분 2.9g/ 섬유소 1.2g/ 칼슘 17mg/ 인 135mg/ 철분 1.8mg/ 나트륨 259mg/ 칼륨 999mg/ 비타민A 2RE/ 비타민B1 0.19mg/ 비타민B2 0.03mg/ 나이아신 4.0mg/ 비타민C 21mg
글/ 靑松 朴明潤(한국보건영양연구소 이사장, 서울대학교 保健學博士會 고문)
<청송건강칼럼(293). 2013.6.22. www.nandal.net www.ptci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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