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금사자기 결승의 주인공은 덕수고와 마산고의 대결로 압축됐다. 마산고가 야구부 창단 이래 처음으로 황금사자기 결승 진출의 쾌거를 달성했다.
마산고는 8일 창원 마산야구장에서 열린 제67회 황금사자기 전국고교야구대회 겸 주말리그 왕중왕전 4강전에서 동성고에 3-1로 역전승을 거뒀다. 두번째 투수로 나온 류재인은 5.1이닝을 3피안타 5K 무실점으로 틀어막는 호투를 펼쳤고, 4번 류승찬과 포수 김민혁은 각각 2안타 1타점으로 맹타를 휘둘렀다. 마산고 타선은 동성고 방건우-박규민을 상대로 11안타를 터뜨리며 매서운 타격감을 과시해 보였다.
초반은 동성고의 분위기. 1회초 1사 2루 위기를 실점 없이 넘긴 동성고는 1회말 2사 1, 2루에서 5번 김민혁이 우전 적시타를 때려내 가볍게 선취점을 뽑았다(1-0). 그러나 박고훈이 3루 땅볼로 물러나며 추가득점에는 실패. 동성고 선발 방건우는 1회부터 3회까지 매 이닝 주자를 득점권에 허용하면서도 실점을 막아내며 1점차 리드를 유지했다.
잠잠하던 마산고 타선은 4회초 공격에서 서서히 달아오르기 시작했다. 2사후 7번 김민수가 중전안타로 출루한 뒤 2루 도루에 성공하며 4이닝 연속 득점권 찬스. 여기서 8번 포수 김민혁이 3-1에서 5구째를 받아쳐 중전 적시타를 때려내면서 1-1 동점을 이뤘다.
분위기를 탄 마산고는 5회초 선두 박성준이 중전안타로 출루해 동성고 방건우를 마운드에서 끌어내렸다. 동성고는 결승전을 대비해 아끼던 에이스 박규민으로 투수교체. 그러나 마산고는 박성준이 2루 도루와 포수 패스트볼로 3루를 밟았고, 4번타자 류승찬이 우익수쪽 안타로 3루 주자를 불러들여 2-1 역전에 성공했다.
타선이 역전에 성공할 동안, 마운드에서는 2학년 사이드암 류재인의 호투가 펼쳐졌다. 주말리그에서 사실상 팀의 에이스로 활약한 류재인은 황금사자기에서는 3학년 궁정홍에 밀려 1이닝 등판에 그치고 있던 상황. 그러나 4회 2사 만루 위기가 되자 마산고 이효근 감독은 과감하게 류재인을 마운드에 올렸고, 류재인은 방건우를 3루 땅볼로 잡아내며 실점 없이 위기를 넘겼다. 5회와 6회도 이렇다할 위기 없이 동성고 타선을 막아내며 한 점 리드를 계속 유지했다.
아찔한 순간도 있었다. 7회말 동성고 공격. 2사후 타석에 나선 이재무가 얕게 깔리는 안타성 타구를 날렸다. 이를 마산고 중견수가 무리하게 슬라이딩해서 잡으려다 뒤로 흘렸고, 공이 펜스까지 굴러가는 사이 이재무는 3루를 돌아 홈으로 쇄도. 그러나 마산고는 재빠른 중계플레이로 이재무를 홈에서 잡아내며 동점을 내줄 뻔한 위기를 무사히 넘겼다. 동성고 벤치와 이재무가 격렬하게 항의했지만 판정은 번복되지 않았다.
위기 뒤에 찬스라는 격언대로, 큰 위기를 넘긴 마산고는 8회초 공격에서 바로 추가득점 찬스를 맞았다. 선두 류승찬의 2루수쪽 깊은 땅볼이 내야안타가 되며 무사 1루. 신용수가 좌익수 뜬공으로 물러났지만, 6번 강진호의 빗맞은 타구가 우중간을 가르는 3루타로 연결되어 류승찬이 홈인. 3-1로 한 점을 더 앞서 나갔다.
9회에도 마운드에 올라온 류재인은 선두 신범수에 안타를 내주긴 했지만 후속 타자를 삼진-삼진-2루수 뜬공으로 잡아내며 경기를 끝까지 책임졌다. 이번 대회 자신의 첫 승을 팀을 전국대회 결승으로 이끄는 값진 승리로 장식했다.
약체라는 평가 속에 출발해 메이저대회 결승 진출의 위업을 달성한 마산고 이효근 감독은 감격을 감추지 못하는 모습. 이 감독은 "류재인이 구원으로 나와 잘 던져줬다"며 "주말리그에서 에이스급 활약을 해준 선수인데 기대한대로 좋은 투구를 했다"고 칭찬했다. 140km/h대 빠른 볼을 던지는 박규민을 상대로 타자들이 맹타를 휘두른 비결을 묻자 "이번 대회에서 경기를 치를수록 자신감을 얻고 페이스가 올라오는 것 같다"며 "덕수고의 막강 투수진을 상대로도 충분히 공략하는 모습을 보여줄 것"이라고 자신했다. 강적 덕수고에 대비한 비책은 "빠른 선수들이 많으니까 수비에서 안정적인 플레이를 하고, 포수가 상대 주자를 잘 묶는다면 좋은 게임을 할 것"으로 내다봤다.
한편 눈부신 호투로 팀 승리를 이끈 류재인은 "궁정홍 선배가 흔들릴 거라고는 전혀 생각지 않았기에, 갑자기 마운드에 올랐다"며 "만루 위기라 긴장도 많이 했는데 잘 막아내서 다행"이라고 했다. 오늘은 다른 변화구는 감이 좋지 않아서 직구와 체인지업 위주의 피칭을 했다고. 덕수고와 결승전을 치르는 각오를 묻자 "고교야구에서 실력 차이는 그렇게 크지 않다"며 "팽팽한 경기를 펼칠 자신이 있다"고 자신감을 보였다.
안방 마산에서 메이저대회 결승 진출을 이룬 마산고와 고교야구 최강으로 평가받는 덕수고의 결승전은 9일 오후 2시 30분에 마산야구장에서 열린다. 이 경기는 채널 A에서 생중계할 예정이다.
마산고, 사상 첫 황금사자기 결승행 환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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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ㅣ 2013.06.08 17:40:0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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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승 진출을 확정지은 마산고 선수들이 환호하고 있다. 사진=풀카운트 김보현 |
마산고의 돌풍이 창원 마산야구장을 강타했다.
마산고가 황금사자기 첫 결승 무대에 진출했다. 1942년 팀 역사상 처음이다.
마산고는 8일 창원 마산야구장에서 열린 제67회 황금사자기 전국고교야구대회 겸 주말리그 왕중왕전 준결승에서 동성고를 3-1로 꺾고 결승에 오르는 감격을 맛봤다.
마산고는 9일 오후 2시 30분 덕수고와의 결승에서 황금사자기 첫 우승에 도전한다. 덕수고는 황금사자기 네 번째 정상 도전.
짜릿한 역전극으로 만들어낸 마산고의 저력이 돋보인 한판이었다.
기선을 제압한 쪽은 동성고. 동성고는 1회 2사 1,2루에서 김민혁의 적시타로 먼저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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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산고 류재인이 역투하고 있다. 사진=풀카운트 김보현 |
마산고는 1회부터 3회까지 매회 득점권에 주자를 출루시켰으나 무득점에 그쳤다.
마산고의 첫 득점은 4회 때 나왔다. 2사 후 김민수(3학년)가 안타와 도루로 2루까지 간 뒤 김민혁의 중전안타 때 홈을 밟아 승부를 원점으로 돌렸다.
기세가 오른 마산고는 5회 1사 3루에서 류승찬의 적시타로 경기를 뒤집었다.
한 점차의 근소한 리드를 지키던 마산고는 8회 1사 1루에서 강진호의 우중간 적시 3루타로 한 점을 달아나며 승리를 예감했다.
결국 마산고는 동성고의 남은 두 번의 공격을 무실점으로 막아내며 결승행 티켓을 거머쥐며 환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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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산고 응원단이 환호하고 있다. 사진=풀카운트 김보현 |
이날 마산고 승리의 일등공신은 선발 궁정홍에 이어 마운드에 오른 류재인(2학년). 1-1로 맞선 4회 2사 만루 위기에서 등판한 류재인은 9회까지 동성고 타선을 3피안타 5탈삼진 무실점으로 완벽히 잠재우며 팀의 역전승을 맨 앞에서 이끌었다. 이번 대회 첫 승.
마산고 타선은 이날 선발 9명 중 4명이 멀티히트(한 경기 2안타 이상)를 기록하는 활발한 공격력으로 홈팀 응원차 구장을 찾은 팬들에게 즐거움을 선사했다.
창원 | 고영준 동아닷컴 기자 hotbas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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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995년에도 결승전에 진출하여 덕수고에 3:1 패한 역대 결승 전적 기록이 있음 그러므로 위의 기사 제목처럼 사상 첫 결승행은 아님 (마산고 야구부장 손종구)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