벤츠 전기차 화재로 큰 논란이 발생한 가운데, 현대차가 국내 자동차업체 중 처음으로 전기차 배터리 제조사를 공개했습니다.
홈페이지에 따르면 현대차 10종과 제네시스 3종 등 총 13종의 전기차에 탑재된 배터리의 제조사를 공개했습니다.
코나 일렉트릭에는 세계 1위 배터리업체인 중국 CATL의 배터리가 탑재되었고, 나머지 9종에는 국내 업체인 LG에너지솔루션 또는 SK온의 제품이 장착됐습니다.
그리고 제네시스 전기차인 GV60, GV70·G80 전동화 모델에는 모두 SK온 배터리가 탑재됐습니다.
기아 역시 조만간 배터리 제조사를 공개할 예정입니다.
그리고 KG모빌리티 역시 이에 동참을 선언하였습니다.
하지만 정작 논란이 된 '벤츠'는 묵묵부답인 상황입니다.
많은 분이 아시겠지만 이번에 화재가 발생한 벤츠 전기차에 탑재된 배터리는 중국 기업의 배터리입니다.
문제는 벤츠라는 최상위 브랜드가 CATL, BYD 같은 기업이 아닌 세계 10위권 파라시스 배터리를 썼다는 것입니다.
이번에 화재가 발생한 파라시스 배터리는 세계권에 들어가는 기업이기는 하지만, 세계 최고 수준의 명품 자동차로 알려진 벤츠에 비하면 명성이 약한 편입니다.
이에 벤츠의 1대, 2대 주주가 모두 중국인데, 중국 전기차 시장이 워낙 크기에 이러한 눈치를 본 것이 아니냐는 추측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사실 파라시스 배터리의 품질 문제는 지속적으로 제기돼 왔습니다.
2021년 2월 독일 유력 경제지 ‘매니저 매거진’은 “파라시스 배터리 샘플의 품질이 재앙적”이라며 “다임러(당시 벤츠 모회사)와 협력 관계가 좌초될 위기에 처했다”고 보도했습니다.
그해 중국에선 베이징차가 파라시스 배터리 결함에 의한 화재 우려로 대규모 리콜을 단행했습니다.
벤츠는 품질 문제가 발생하자 CATL의 배터리 공급을 늘려 파라시스를 대체해왔으나, 일부 차량에는 여전히 파라시스 제품이 탑재하였습니다.
그리고 결국에는 이렇게 화재가 발생하면서 논란이 된 것이죠.
한편 국토부에 따르면 국내 벤츠 EQE 세단에 파라시스의 배터리 셀이 탑재된 차량은 3000여 대로 조사됐습니다.
국토부는 지난 주말 벤츠코리아 측에 해당 배터리를 장착한 차량에 대한 특별 점검을 권고했습니다.
과연 국토부가 리콜을 지시할 것인가에 대해서도 이목이 집중되고 있습니다.
한편, 벤츠는 아파트 지하주차장에서 발생한 벤츠 EQE 화재로 피해를 입은 주민들에게 45억원을 기부하겠다는 뜻을 밝혔습니다.
이번 전기차 화재 원인이 명확히 규명되지 않았지만 ‘인도적’ 차원에서 지원을 결정했다고 설명했습니다.
이를 두고 의견이 엇갈리고 있습니다. "그래도 기업이 나서서 비용을 기부해줘서 다행", "복구 비용이 많이 필요할텐데 잘됐다"라는 긍정적인 반응과 "아파트를 쑥대밭으로 만들고 고작 45억원이 말이 되냐", "벤츠는 생색내기 위한 보여주기식 행동이다", "책임부터 인정해라" 등의 부정적인 반응이 잇따르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