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식 여행의 핵심은 그 지역의 대표 음식을 맛있게 요리하는 집을 방문하여 그것을 눈, 코, 입으로 느끼고 즐기는 것이다. 강원도 속초, 이곳에도 속초를 대표하는 베스트 음식이 있다.
1. 오징어순대&아바이순대
오징어순대&아바이순대
돼지창자인 대창에 각종 채소와 찹쌀, 선지, 시래기 등을 넣어서 만든 아바이순대와 대창을 구할 수 없어 오징어에 찰밥, 무청, 당근, 양파, 깻잎 등을 넣어 만들기 시작하여 탄생한 오징어순대는 속초를 대표하는 베스트 중에 베스트 음식이다.
순대를 모듬으로 주문하면 오징어순대와 아바이순대가 같이 나온다. 반찬으로 깻잎장아찌와 명태회가 넉넉하게 나오고, 가자미식해도 조금 나온다. 처음 아바이마을을 방문한 손님을 위해 친절하게 아바이순대를 깻잎장아찌에 싸서 먹으라고 직원이 알려주지만 알려준 대로 먹으면 아바이 순대의 맛을 제대로 느낄 수 없다. 그 이유는 깻잎장아찌의 양념 맛으로 아바이순대의 맛이 가려지기 때문이다.
아바이순대는 맛이 담백하면서도 부드러웠다. 그래서 오히려 다른 반찬과 같이 먹기보다는 그것 그대로 먹는 것이 좋았다. 아울러 오징어순대는 명태회와 함께 먹는 것이 괜찮았다. 둘은 잘 어울리는 조합이었다.
2. 전복해물뚝배기와 전복죽
전복해물뚝배기
전복죽
싱싱한 전복을 가지고 요리한 전복해물뚝배기와 전복죽은 보양식으로도 좋지만 특히 해장을 하기에 좋다. 재미있게도 전복해물뚝배기 위에 올려진 전복은 익혀진 전복이 아니다. 살아있는 싱싱한 전복을 그대로 담고 있다. 그것을 뚝배기 안의 뜨거운 국물에 담가서 익혀 먹는다.
전복해물뚝배기는 전복을 포함한 싱싱한 해산물도 맛있지만 무엇보다도 뚝배기 안의 맑은 국물이 정말 끝내준다. 시원한 국물을 숟가락으로 떠먹고 있노라면 "아~ 시원하다!"라는 말을 연신 내뱉게 된다. 아울러 전복죽은 싱싱한 전복의 진한 맛으로 든든함을 준다. 부담스럽지 않게 전복의 영양을 고스란히 섭취할 수 있는 메뉴이다.
3. 물회와 회덮밥
산오징어 물회
가자미 회덮밥
물회는 여름철 뜨거운 햇볕 아래 달궈진 몸과 마음을 시원하게 식히는 강원도 해안지역의 대표 별미이다. 속초에는 어디를 가도 물회를 취급하는 음식점이 많지만 필자는 tvN에서 방영하는 수요미식회에서 소개한 집을 방문하였다.
이 집은 오징어와 가자미를 사용한 물회와 회덮밥 메뉴만 취급하였다. '특'으로 주문을 해서 그런지 오징어회와 가자미회가 부족하다는 느낌은 없었다. 맛은 오징어 물회의 경우 시원하고 깔끔했다. 싱싱한 오징어 회의 맛을 느끼기에 좋은 빨간 국물이었다. 가자미 회덮밥은 씹을수록 가자미 회의 고소한 맛을 느낄 수 있었는데 회의 맛을 즐기기에 좋도록 회와 야채 그리고 밥 한 공기의 비율이 적절했다.
4. 생선구이
초벌구이해서 테이블에 올려진 모듬생선구이
속초 중앙동 일원의 갯배 선착장 인근에는 생선구이 전문점들이 늘어서 있다. 생선구이 골목이라고 해도 괜찮을 것 같다. 이곳에서는 초벌구이 한 생선을 테이블에서 숯불로 구워준다. 초벌구이로 육즙을 가득 머금은 생선을 직원이 숯불에 구워주는 모습을 보고 있노라면 흐뭇하다. 노릇하게 익어가는 생선을 가만히 앉아 관망하는 것도 즐거움이 된다.
모듬생선구이는 동해안에서 잡힌 제철 생선 위주로 모듬생선구이를 구성하는데 가격 대비 상당한 양의 생선을 내어온다. 물론 맛도 좋지만 푸짐하게 주어진 생선에 기분도 좋아진다. 이곳에서는 속초의 넉넉한 인심도 느끼고, 맛있는 생선구이를 배부르게 즐길 수 있다.
5. 활어회
깔끔하게 내어온 주문한 회
속초관광수산시장의 지하에는 싱싱한 활어회를 즐길 수 있는 횟집들이 모여있다. 어디를 선택해서 들어가야 할지 고민스러울 정도로 많은 횟집들이 영업 중이다.
이곳에서는 먼저 횟감을 수족관에서 선택하고 테이블에 자리를 잡는다. 내가 먹을 회를 수족관에서 보면서 주문하는 것이다. 필자는 오징어 한 마리와 지금이 제철이라는 히라시라고 부르는 생선 한 마리를 회 쳐 달라고 했다.
오징어는 쫀득하고 꼬들거리는 식감이 좋았고, 히라시는 부드러웠다. 서로 완전히 다른 질감으로 행복감을 주었다. 특히 이 집에서 내어온 막장소스(?)를 듬뿍 찍어 먹는 회 맛은 정말 환상적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