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입동날에 와우정사를 찾다
한 주일이 시작하는 월요일 아침이자 가을을 지나 겨울로 들어선다는 입동절기입니다.
이제 가을걷이도 웬만히 끝내고 겨울 준비를 해야 하는 때인가 봅니다.
전에는 겨울 준비로 반 식량이 되는 김장을 많이도 담갔는데 요즘은 사시사철 신선한 채소가 많이
나오고 있어 김장을 담그는 일도 그리 어렵지 않은 듯싶습니다.
그래도 조금씩은 하면서 옛날 분주했던 김장 담그기 행사, 김장휴가를 생각하며 즐거운 시간이
되기도 합니다. 이제 추운 일만 남았습니다.
가는 가을이 아쉽지만 그래도 다가오는 겨울도 즐겁게 지내고 싶습니다.
오늘은 OK만남이 있는 날입니다. 강남시니어플라자에서 <음악 치료> 프로그램이 있지만 제쳐 놓고
모임에 나섭니다. 어제와 그제는 영하의 쌀쌀한 날이였지만 오늘은 기온의 나들이하기에
딱~ 좋은 날이라고 하니 금상첨화입니다.
우리 넷은 오리역에서 모여 이규익 교장님 차를 타고 와우 정사를 향합니다.
이규익 교장님이 다녀왔던 곳, <와우정사> 의 추천으로 찾아가게 됩니다.
영하의 날씨라서 단풍이 다 지고 낙엽만 쌓여 있을 줄 알았는데 차창 밖으로 펼쳐지는 풍경은
아직 남겨진 단풍이 곱기만 합니다. 이렇게 밖으로 나서면 좋습니다.
차안은 밀페된 찻집이나 카페보다 나은 점이 있습니다. 고운 분들과
음악을 들으며, 맛있는 음료를 마시며 달콤한 초코렛을 먹으며
맛깔스런 이야기를 나눔이 행복한 일입니다.
한 시간 남짓 달려가 본 용인시 처인구 와우정사를 찾았습니다. 산세가 차분하고
아직 가을의 정취가 남아 있었습니다. 넓은 주차장에 주차를 하고 사찰로 들어섭니다.
와우정사는 불교의 알파인 열반종 본찰이라고 합니다. 정사란 절이 일반화 되기 전 사찰의 이름
이랍니다. 동남아국가에 들여온 다양한 불상들이 있었으며 동남아 관광객들이 많이 찾는다고 합니다.
일반 큰 사찰에서 볼 수 있는 일주문이나 사천왕 같은 것은 볼 수 없었습니다.
아기자기하게 꾸며 놓은 작은 연못에서 악어가 물을 품어내고 있었으며 복을 비는 작은 연등,
작은 부처가 사찰 전체를 채웁니다.
와우정사의 상징물 같은 대형 황금불두상이 눈에 확~ 들어오나 머리만 덩그러니 있어 불자가
아니어서 그런지 섬뜩도 하였습니다. 아마 세계에서 제일 큰 두상일 것 같습니다.
유명한 불상인 와불은 본전을 짓는 동안 임시 처소에 황금천이 덮여 있었으며 국보인 반가사유상
복제품도 서 있었고 통일대종, 부보탑, 두 눈을 부릅뜬 부엉이 조각상을 볼 수 있었습니다.
또한 네팔에서 기증한 이색적인 불상도 볼 수 있었습니다. 돌로 된 사람 크기인 12지상이 염주를
걸친 모습을 볼 수 있었습니다.
세계불교 박물관은 월요일이기에 휴관이라 밖에서만 바라볼 수 있었습니다.
이렇게 한적한 와우정사를 찾아 단풍구경도하고 힐링하는 시간이었습니다.
돌아오는 길에 맛집을 찾아 무척이나 저렴한 보쌈 정식을 배불리 먹으며 입이, 마음이
많이도 호사했습니다. 또한 멋진 <캘리퍼> 카페에서 빵과 차를 마시며 행복한 시간을 보냈습니다.
‘빅마우스’, ‘빅마판사’ 등 영화와 드라마를 촬영한 곳으로 유명한가 봅니다.
그 넓은 공간에 차를 마시며 행복을 짓는 사람이 가득했습니다.
평일인 오늘, 젊은이들이 이곳에서 비싼 차를 마시며 시간을 보냅니다.
아마도 부모를 잘 만나고, 투자를 잘해서 돈을 충분히 벌어 일을 하지 않아도 먹을 만큼, 쓸 만큼
돈이 있는 사람들로 잠시 생각도 했지만, 이들도 우리처럼 어쩌다 한번 벼르고 나온 사람일 것입니다.
가끔은 나, 자신을 위해 호사도 할 때가 있어야 한는가 봅니다. 젊은 날 밤을 낮같이 일하며 허리띠를
졸라 매며 안 먹고 안 쓰고 해서 모은 피와 같은 돈, 두고 죽으면 아깝고 상속세로 60%가 나간다고 하니
어떤 것이 지혜로운가를 생각도 해봅니다. 오늘도 즐거운날, 행복을 주신 친구들 감사합니다.
첫댓글 어제 다녀온 따끈따끈한 글과 사진을 보며 대단한 재중님,
대단한 글재주를 가진 재중님, 부럽기 한량없습니다.
와우정사를 전에도 서너어 번 다녀왔었는데 한 동안만에 가보니
사찰 경내가 넘 많이 달라져서 어느 외국의 사찰에 간 느낌이 들 정도였고
낯설기 그지 없었습니다.
그러나 대웅보전은 다른 사찰이나 다름이 없는 것 같았고,
대웅보전 내의 부처님께 정중히 절을 올렸습니다.
친구들과 차를 타고 드라이브를 하며 차창 밖으로 보이는 단풍에 감탄에 또 감탄을 하고,
맛있는 점심을 먹고, 럭셔리한 커피샵에서 나 스스로를 행복하게 해준 날,
내가 나를 즐겁게 해 준 날이라 생각하며,
운전을 해 준 친구, 함께 나들이를 해 준 친구들이 있어 더욱 행복한 날이었습니다.
친구들, 고마워요, 감사합니다.
재중님, 본인 사진은 한 캇도 없어서 서운하고 미안하네요.
담부턴 본인 사진도 꼭 올리기입니다. 다른 친구들이 미안하지 않게,
우리는 돼지가 아니랍니다. 본인 사진 안 올리면 우리를 돼지로 만드는 셈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