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갈량과 유비 뒤바뀐 임금과 신하
-윤동재
중국 사천성 성도에 가서 무후사를 참배하지 않으면
성도 갔다 온 것이 아니라고 귀에 딱지가 앉도록 들어
가마솥더위 속 콩죽 같은 땀을 쏟으면서도 무후사를 찾았지요
무후사를 물어물어 찾았더니 대문에 한소열묘漢昭烈廟라는 편액이
먼저 반겨주어 화들짝 놀라 참배객들에게 물어보니
한소열묘에 무후사가 같이 있다고 했지요
마침 한소열묘에 있던 유비가 참배객이 없어
무후사로 와서 제갈량과 함께 있었지요
제갈량은 자신이 지은 <출사표>를 남송의 명장 악비가
구름과 연기가 날아 움직이는 것 같이 쓴 비문碑文 글씨
손가락으로 짚어가며 유비에게 은근슬쩍 자랑하고 있었지요
참배객들은 제갈량을 금방 알아보고 사인을 받으려고 야단이었지요
참배객들은 유비는 몰라보고 사인받는데 방해된다고
제갈량 곁에서 유비를 자꾸 밀쳐 내었지요
관우와 장비가 눈을 부라려도 참배객들은 전혀 겁먹지 않았지요
참배객들은 제갈량의 사인을 받아 들고는 서로 보여주며 자랑했지요
그러는 참배객들을 보니 청나라 오영의 글씨로 된
무후사 편액 ‘명량천고眀良千古’의 뜻풀이
유비 같은 현명한 임금과 제갈량 같은 어진 신하는 천고의 모범이 아니라
현명하고 어진 제갈량은 천고의 모범이라고 해야 맞다 생각했지요
무후사의 제갈량과 유비를 보며 언제든 누가 더 사랑받느냐에 따라
임금과 신하 서로 뒤바뀐다는 걸 알았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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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지구는 공 모양이라
아래가 계속 바뀐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