폐차직전 버스 차령 속여 수학여행 동원
노후 버스 등록증 위조한 전세버스 업체 46명 입건
부산 18곳·제주 4곳 등 25곳
- 교육청은 '확인' 매뉴얼 무시
부산 초중고교의 수학여행에 폐차 직전의 차량이 동원되는 등 2010년부터 2013년까지 이용된 전세버스 300대가 신고된 차령보다 오래된 차량으로 드러났다.
부산경찰청 광역수사대(대장 방원범)는 5년 이상 된 차량을 5년 이내의 신차인 것처럼 꾸며 초중고교 수학여행에 이용한 혐의(공문서 등의 변조 및 행사 등)로 A전세버스 업체 대표 김모(60) 씨 등 25개 전세버스 업체 관계자 46명을 불구속입건했다고 22일 밝혔다.
김 씨 등은 출고된 지 5년 이상인 차량을 5년 이내의 차량으로 둔갑시켜 100개교의 수학여행에 300차례 이상 이용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은 2010년부터 2013년까지 수학여행을 다녀온 부산 시내 623개 초중고교의 버스 운행실태를 전수조사해 이 같은 범행을 적발했다. 업체별 소재지는 부산이 18곳으로 가장 많았고, 제주 4개, 경남 김해 2개, 경북 경주 1개였다.
경찰 조사 결과 차령이 5년 이상인 버스가 조달청 '나라장터'의 입찰에 참가하려면 안전을 위해 최근 6개월 안에 시행한 종합검사 점검표를 제출해야 한다. 하지만 이들은 점검표를 제출하지 않으려고 2001~2007연식 노후 버스의 자동차등록증을 위조해 2008년 이후 생산된 것처럼 속였다. 새 차 또는 가짜로 만든 버스의 연식과 등록일자 등을 노후 버스의 자동차등록증에 붙이거나, 새 차의 등록증에 노후 버스의 차량번호를 넣는 수법을 썼다. 제주의 한 업체는 1998~1999년 출고돼 폐차 직전인 버스를 수학여행에 동원하기도 했다. 버스는 차량 만기 9년에 2년 연장이 가능해 최대 11년을 운행하면 폐차해야 한다.
또한 신형 차량의 보유량을 고려해 입찰에 응해야 함에도 일단 낙찰받고 보자는 '마구잡이식 입찰'을 하다 보니 같은 날짜에 여러 학교 행사가 겹쳐 신형 차량이 부족했고, 신형 대신 구형 차량을 배차할 경우 학교 측에 위약금을 물도록 한 규정을 피하려는 목적도 있었다.
한편 교육청 매뉴얼에는 학교 측이 수송 당일 계약된 차량과 배차 차량을 확인하도록 하고 있으나 실제 관리는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 경찰 관계자는 "업체와 학교 사이에 유착과 묵인이 있다는 첩보가 있어 학교를 상대로 수사를 확대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http://www.kookje.co.kr/news2011/asp/newsbody.asp?code=0300&key=20150723.2200619110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