람사르 습지로 이끄는 장산반딧불이
장산습지의 보존과 지속가능한 이용
장산습지가 새로운 도약을 앞두고 있다. 그동안 장산습지의 반딧불이 생태탐방을 비롯한 다양한 연구를 바탕으로 람사르 습지 지정이란 기나긴 여정을 시작하려는 것이다.
지난 2012년 9월 17일 장산습지 근처에서 반딧불이를 목격한 이래 올해 열 번째 반딧불이 생태탐방 행사를 가지며 장산습지의 소중함을 지역주민들과 함께 공유했다. 특히 아파트 단지가 내려다 보이는 장산습지에서 반딧불이를 보는 것이라 탐사가 시작되면 참가한 아이들의 함성이 장산을 뒤흔들곤 했다. 이를 위해 생겨난 것이 장산반딧불이보존동아리(회장 김영주)와 습지보존위원회(위원장 옥숙표)다.
이러한 민간단체를 중심으로 장산습지에 대해 사계절에 걸쳐 세밀하게 연구해 왔고, 마침내 람사르 습지 지정으로 발돋움할 채비를 갖춘 것이다.
람사르 습지 지정은 국제적으로 중요한 습지를 보호하기 위해 ‘람사르 협약’에 따라 특정 습지를 보호구역으로 지정하는 것을 의미한다. 람사르 협약은 1971년 이란의 람사르(Ramsar)라는 도시에서 체결된 국제환경조약으로, 습지의 보전과 지속 가능한 이용을 목표로 하고 있다.
◇ 람사르 습지가 보인다
람사르 습지로 지정되기 위해서는 그 습지가 생물 다양성, 생태계 서비스(생태계가 직·간접적으로 인간에게 이득을 주는 기능), 고유한 생물종 서식지로서의 중요성 등의 기준을 충족해야 한다. 지금까지 연구된 결과로 볼 때 장산습지는 이들 기준을 충당하고 있다고 여겨진다.
지정된 람사르 습지에는 국제적 관심과 보호 노력이 집중되며, 각국 정부는 해당 습지의 보전과 관리 계획을 수립하고 실행할 의무가 주어진다. 즉, 장산습지가 람사르 습지로 지정된다면 장산습지 보호 및 보존의 길이 국가 차원에서 마련되는 것이다.
우리나라의 경우 우포늪, 순천만, 대암산 용늪 등 여러 중요한 습지가 람사르 습지로 지정되어 보호되고 있다. 이러한 습지들은 다양한 야생동·식물의 서식지일 뿐만 아니라, 자연 생태계의 균형을 유지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
장산습지는 생물 다양성이 풍부하여 생태적으로 중요하고 자연경관이 수려하여 특별히 보전할 가치가 큰 것으로 인정받아 부산광역시장이 2017년 8월 9일 생태경관보전지역으로 지정 고시한 바 있다.
이제 장산습지는 생태경관보전지역을 넘어 세계적으로 인정받는 람사르 습지로 지정받고자 하고 있다. 이 같은 과정 속엔 장산반딧불이의 공로가 크다. 그리고 그 불빛에 이끌려 장산습지를 방문해 준 많은 탐방객들의 응원의 덕도 크다.
그래서 올해는 ‘난다~ 장산반딧불이! 보인다~ 람사르 습지’란 주제로 약 200여 명이 장산습지를 찾아 ‘제10회 장산반딧불이 생태탐방’ 행사를 가졌다. 군인들도 함께한 탐방 행사에서 수십 마리가 넘는 반딧불이가 장산습지 하늘을 수놓아 탐방객들의 입을 다물지 못하게 했다.
지금까지 장산습지 보전과 반딧불이 개체 수 증대에 지역민들과 단체들이 힘을 보탰다면, 그 힘에 조금만 더 힘을 보태자. 람사르 습지 지정 마중물인 장산반딧불이 생태탐방 행사에 누구나 참여하여 공감할 수 있도록 민관군이 합심하면 람사르 습지 지정도 가까워질 수 있다.
눈앞에 펼쳐보자. 람사르 습지로 지정된 장산습지를! 또 그를 품은 해운대를!
/ 예성탁 발행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