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익는 마을의 책 이야기
장은수 지음 『출판의 미래』
출판 환경의 변화
이 책은 출판평론가인 저자가 2016년에 펴낸 것이다. 책의 내용은 저자가 프랑크푸르트 도서전에 다녀온 후 한국출판마케팅연구소에서 강연한 ‘미래 출판을 열어가기 위한 10가지 과제’를 토대로 구성되었다. 결론은 이렇다. 정보혁명으로 전통적인 출판 관행은 위기에 처해 있다. 서점의 공간은 줄어들고, 언론의 홍보역할은 약화되었다. 인터넷서점의 등장과 전자책의 활성화, 오디오북의 출현으로 독자가 책을 접하는 다양한 경로가 생겨났다. 또한 지식과 정보를 책만 담아내지 않는다. 블로그, 각종 매체에서의 강의, 유튜브, 이러닝, 카드뉴스등 책과 경쟁하는 미디어 형식도 많아졌다. 바야흐로 대중매체의 시대는 가고 소셜미디어의 시대가 온 것이다. 작품을 책으로 내는 것도 쉬워졌다. 자가출판의 번성, 주문형 출판(POD)이 그 것이다. 소위 게이트키퍼(편집자, 비평가, 기자)들의 힘도 감소했다. 크라우드펀딩같은 소수자 지식 연대로 책을 낼 수도 있다. 결국 예전보다 책 출판은 진입장벽이 낮아졌고, 많아지고 있다. 그러나 좋은 책이 발견되기 어렵다. 또한 책은 그만큼 팔리지 않는다. 그래서 출판이 위기라고 이야기 한다.
독자의 감소
출판의 핵심 위기는 독자의 감소에 있다. 2015년 통계는 한국의 성인 독서율이 65.3%(21년은 48%), 성인 연평균 독서량은 9.1권(21년은 5권)이다. 그 이유는 무엇일까? 우선 사람들이 읽기보다 보는데 시간을 더 쓴다. 보기매체의 보기 좋은 승리다. 유튜브와 각종 동영상의 홍수를 보면 알 수 있다. 또한 읽기 안에서도 종이책은 포털사이트의 웹툰이나 웹소설에 밀리고 있다. 그나마 전자책이 선전을 하고 있을 뿐이다. 마지막으로 독서 장애 요인이 있다. 어른들은 일 때문에 바빠서, 학생들은 스마트폰, 인터넷 게임등을 이용해서 책 잡기가 어렵다. 또한 책 읽는 습관이 안되거나 책 읽기가 싫어서인 경우도 꽤 많다.(어른들 20%, 학생들 35%). 책을 읽는다는 것은 사실 인간 본성을 거스르는 일이고 꽤 수고스런 노력이 있어야 하는 행위이긴 하다.
출판의 사명
최근 나는 정말 좋은 책을 만났다. 우연이지만 행운이었다. 그 책은 사실 몇 년전에 사 놓고 책장에 꽂혀 있었던 것이다. 그러던 어느 날 내 눈에 들어 왔고 생각 없이 펼쳐보았다. 대충 훓어 보고 있는데 어느 덧 1시간이 흘렀다. 그 때까지 내가 책을 읽고 있다는 것 조차도 잊고 있었다. 단숨에 읽었다. 이후 31장으로 나뉜 400쪽 분량의 책을 매일 한 장씩 읽어 녹음했다. 그리고 출근하면서 들었다. 퇴근해서는 녹음된 내용을 틀어 놓고 눈으로 천천히 글을 읽어 나갔다. 나중에는 영어 원전을 찾아 번역문과 같이 읽어 나가는 지경에 이르렀다. 책과 내가 때를 잘 만났다고나 할까. 이런 경험을 통해 독자와 독서는 완성된다. 그래서 나는 출판에 감사한다. 이러한 사명을 다하는 출판이 계속 살아남기를 희망한다.
츨판의 미래
정보혁명이라는 환경은 출판세계만 접하는 문제는 아니다. 결국 핵심은 메시지를 신속하고 정확하게 전달하는 것이 승부처다. 인류 역사 5만년을 돌아보면 이런 것 아니었나? 새로운 도구을 적극 받아들여 변화를 꾀하는 자만이 승자가 될 수 있었으니까. 지금은 아마존이 선두 주자고, 이후 랜덤하우스와 펭귄출판사 같은 대형출판사들이 인수 합병으로 그 뒤를 따르고 있는 듯 하다. 그렇다고 작은 출판사나 미생 작가들이라고 희망이 없을까? 아니다. 정보 혁명은 누구에게도 기회를 줄 것이다. 또 뭐 어떤가. 대형마트가 있어도 동네의 구멍가게는 존재하는 법. 우리만의 세계에서 자족하는 법도 있을 수 있다. 핵심은 책의 본질(고유성과 독자성)을 알고 진주를 찾아내는 것이다. 그 핵심을 출판이 놓치지만 않으면 된다. 그 다음 책과 세상(독자)이 만나는 즉시성과 다양성은 충분히 현재 기술로도 해결할 수 있다. 출판이 힘냈으면 한다.
독자의 제언
출판에게 할 말이 있다. 독자들을 파악하라고. 세상에는 독서 고수들이 많다. 곳곳에 숨어 있을 뿐. 이들을 위로하고 달래는 일을 출판이 했으면 좋겠다. 또한 독서모임과의 연계성도 강화했으면 좋겠다. 가끔 출판사에 뭔가를 부탁하고 문의를 하는 경우가 있다. 대부분 출판사들은 좀 소극적이라는 느낌이 들었다. 독서 모임을 좀 더 적극적으로 내 편으로 만드는 노력을 했으면 한다. 마지막으로 저자의 결의 있는 문장을 인용하며 마친다.
“우리는 책의 미래를 바꿀 수 있다. 독서의 불길을 다시 타오르게 할 수 있다”
책익는 마을 원 진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