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인회관 식당에서 미역국이 나왔다.
나는 주로 여자들과 같이 앉는다. 그리고는 농담을 하며 재미있게 밥을 먹는다. 누나들이 핀잔을 주어도 상관않고 떠들어댄다.
어제 미역국이 나왔길대
“누나, 미역국 먹고 똥 싸면 똥이 새까매”
내 말을 들은 옆의 누나들도 한심한지 웃지도 않는다. 내가 나중에 생각해도 어이 없는 농담이었다.
“이 양반아, 밥 먹는데 더러운 소리 하고 그래”
누나들이 내 말을 들은 척도 하지 않아 뻘쭘해 있던 차에 나에게 핀잔을 주는 남자 노인에게 한 마디 했다.
“이 양반아, 남이야 떠들던 말던 밥이나 먹어”
나는 이렇게 대답을 해 주었다.
남자 노인은 멋쩍은 지 아무 소리도 안한다.
누나들은 말렸다. 나는 못이긴 척 웃었다.
“저 인간 밖으로 데리고 나가서 때려줄까?”
작은 소리로 속삭였다.
나는 남자 노인들과 여자 노인을 대하는 방법이 다르다.
남자들에게는 농담을 잘 안한다. 남자들과는 간혹 바둑을 같이 뚤 뿐이다.
남자들은 농담을 해도 받아 줄 분위기가 아니다.
권위와 권력은 분명 다른 존재다.
권위(authority)는 가치의 우월성을 이야기 한다. 힘이 아니라 가치와 타당성이다.
과거의 남자들은 권위를 권력으로 착각을 했다. 심지어 모자란 남자들은 아내를 때리기 까지 하고, 아내를 마치 하녀 부리듯 하는 인간들도 있었다.
그들은 진정한 마초인 것이다.
권력(power)은 타인을 복종시키거나 지배할 수 있는 공인된 권리와 힘을 말한다.
즉 공공성이 담보가 된 것이어야 한다.
권위는 사적인 것이라면, 권력은 공적인 것이어야 한다.
권위는 간혹 마초로 착각이 되지만, 권력은 남녀 상관없이 가질 수 있다.
오랫동안 동아시아를 지배 해 온, 夫爲婦綱 의 성리학은 남자들로 하여금 권위와 권력을 혼돈하게 하였다.
그것 때문에 한나라 이후 2000년 동아시아 여성들은 힘들게 살았다.
그래서 나는 남자들에게는 냉정하다. 그들이 권위를 지키면 나도 그들의 권위를 받아 들인다.
남자가 권력을 휘두르면, 나는 저항한다.
사춘기 시절 나는 유명한 반항아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