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리아 호와키나는, 수업 내내 뒤통수에 느껴지던 시선을 견디지 못해
뒤를 돌아봅니다. 시선이 마주친 시릴로와 마리아.
" 뭘보니... 똥꼬같은게..."
퉁명스러운 그 한마디에도 시릴로는, 마음이 설레입니다.
... 너무 설레였던걸까요? 시릴로의 낭심은, 공격당한 후, 오랜 휴식을
깨뜨리며 흥분하기 시작했습니다. 들킬새라 책상에 바짝당겨 앉는 우리의 시릴로..
그러나 눈치의 대왕 하이메 파릴로(8세,체중243파운드)가 이를 놓칠리 없었습니다.
"시릴로... 자세가 어색한데?... 어디 아프기라도 하니? 양호실 갈래?"
하이메는 시릴로를 집요하게 공격하기 시작했습니다. 땀을 비질비질 흘리는 시릴로..
시릴로는 몇일전, 자신이 먹고있던 초콜렛을 한입만 달라던 하이메에게,
"싫어 뚱돼지야"
라고 놀렸던게 후회되기 시작했습니다.
"히메나 선생님! 시릴로가 이상해요, 쟈크 있는데가 이상해요!"
끝내 하이메는 시릴로에게 저주를 내렸습니다.
"시릴로? 아까부터 수업태도가 안좋더니... 쟈크가 고장난게로구나"
하이메 선생님과, 마리아를 비롯한 모든 급우들이 시릴로를 근심어린 눈으로
바라봅니다. 위기에 강한 시릴로와 그의 낭심은, 더욱 거센 기세로 점점
책상서랍과 마찰하며, 고통을 느낍니다.
"시릴로야. 지난번, 네가 하이메에게 초코바를 맛보라며 저지른 소동 때문에
오라카 교장선생님은 너에게 벌을 내리시는 대신, 이름을 바꾸도록 지시했단다...
오늘부로 네 이름은 B.P시릴로.. 즉 빅 페니스 시릴로란다..."
시릴로는, 무슨 뜻인지는 잘 몰랐지만 평소 라면머리시릴로, 초코렛시릴로 등으로
불리워 지던 악몽이 떠올랐고, 자연스럽게 새로운 이름에 만족했습니다. 우리들의
장난꾼 파블로(8세)가 공책을 돌돌 말아 나팔을 만든다음, 시릴로의 새로운 이름을
크게 외치자, 반 친구들 모두 시릴로의 새로운 이름을 소리높여 외쳐댔습니다.
한바탕 떠들썩 해진 분위기를 진정시키고 나서, 히메나 선생님 역시 시릴로의 웃는
얼굴을 보며 기분이 좋아졌습니다. 그리고, 그장면을 창밖에서 한 노인이 지켜보고
있었습니다.
" 땡 땡 땡 "
오늘 하루의 수업이 끝남을 알리는 종소리가 울려 퍼집니다. 아이들이 앞다투어
밖으로 나가고 아이들 모두 종을 울리던 노인에게 인사를 합니다.
" 안녕히 계세요. 페르민 할아버지"
" 그래, 작은 비둘기들아. 잘 돌아가거라 "
인자한 이 노인은 페르민영감님(89세)입니다. 아이들을 '작은비둘기' '작은천사들'
이라고 부르며 사랑을 배푸는 이 학교의 종을 치는 노인이였습니다.
오늘따라 영감님은 목에 자동카메라까지 걸치고 계셨습니다. 그리곤 하교하는 아이
들을 바라보다가, 시릴로를 발견하고는 불러 세우셨습니다.
페르민 영감님은 진실된 눈빛으로 자신의 팔뚝을 들어보이며, 시릴로에게 속삭이듯
말했습니다.
" 얘야... 네 초코바가 이만큼 거대하다며? 이 할아버지가 구경좀 해도 될까? "
그날, 시릴로는 페르민영감님 대신 종을 울렸습니다. 아이들이 모두 돌아간 교정에
는 영감님의 비명소리가 울려퍼졌고, 또 영감님의 두개의 방울소리도 크게 울려퍼졌
습니다.
그리고 몇일뒤...
시릴로와 페르민영감님은 '신체보호기구 판매점'에서 만나, 서로에게 낭심보호대를
선물하며 곧 화해의 악수를 나눴습니다.
= 시릴로 스리즈 제4화=
" 빵~빵. 가자 마리아"
호르케 델살토(8세)는 오늘도 멋진 미니자동차의 옆좌석에 마리아 호와키나
(8세)를 태우고 집으로 갑니다.
"어이, 라면머리! 저리 비키라고, 받아버리기 전에 "
호르케는 일부러 시릴로를 위협하듯 스치고 지나갑니다. 불쌍한 시릴로...
집으로 돌아온 시릴로는 아버지 (부르뎅 리베라 37세,3류목수)께 졸라댑니다
" 아빠,, 나도 미니자동차 사주세요. 호르케의 자동차 처럼 멋있는걸로 사주세요"
그러나 아버지는 잠자코 계속 작업만 하십니다. 이미 시릴로가 자동차를 사달라고
졸랐던 일이 여러번 있었기 때문이죠.
"아빠!!! 사.주.세~에에.요... 아빠... 아.빠!!!!"
아버지는 못질을 멈추시고는,
" 지미...!!"
라고 외치시며 못을 박던 망치로 시릴로의 마빡을 한대 치셨습니다. 시릴로의 머리
에선 피가 흘렀습니다.
"오, 미안하구나 시릴로야... 하지만 미니자동차를 살 돈이 없다는걸 잘 알잖니..
그래! 이 아버지가 대신 근사하게 만들어주마 . 호르케꺼보다 멋지게!"
"야호!"
다음날 시릴로가 잠에서 깨어보니 마당에 멋진 미니자동차가 완성되어 있었습니다
시릴로는 너무 기뻤으나 ,차마 타보진 못하고 바라만 보고 있었습니다.
바로 이때, 때마침 호르케가 마리아를 태우고 시릴로의 집앞을 지나고 있었습니다.
아버지가 창문가에 서서 말씀하셨습니다.
" 시릴로야, 호르케가 지나가는구나. 같이 타고 놀거라 "
시릴로는 자동차에 올라타서 호르케와 마리아에게 말했습니다.
" 마리아, 나도 자동차 생겼어~ 자동차가 생겼다고~ 호르케, 우리 경주할까?"
호르케와 마리아는, 겉보기에도 화려한 시릴로의 미니자동차를 보고 흠칫 놀라는
눈치였지만, 태연하게 경주를 받아들였습니다.
" 좋아 시릴로... 내 자동차보다 빠를리 없겠지만, 학교까지 누가 먼저 도착하나
한번 겨뤄보자 "
시릴로의 아버지가, 후라이펜을 들고나와 자신의 머리통을 내리시치며
"쾅!!! 어서달려 얘들아, 이게 출발 신호다 쾅!(으악) 쾅!"
시릴로의 아버지의 출발 신호에 맞춰, 마리아를 태운 호르케의 자동차가 먼저 달
려갔습니다.
" 자! 달려라"
시릴로가 외치며 달리려 했으나, 자동차는 움직이지 않았습니다. 머리에 피를 닦
아내시던 시릴로의 아버지가 깜빡 했다는듯 말씀해 주셨습니다.
" 하하하하, 시릴로야. 발 밑을 잘 보거라. 밑에가 뚤려있는게 보이지 않느냐?
그 구녕에 발을 집어넣어서 땅을 짚고, 존나게 발을 저서보려무나. 쪼까 힘들
겠지만 움직이기는 할게다"
시릴로는, 실망하여 울려고 했지만, 호르케보다 빨리 달릴수만 있다면 다리가
부셔져도 좋다고 생각했습니다.
" 이얍!!!"
시릴로가 힘차게 발을 저으며 차가 조금씩 앞으로 나가는 순간.
뒷바퀴가 박살이 나버렸습니다. 곧이어 나머지 바퀴들도 하나둘 부셔져 버렸습
니다. 시릴로가 황급히 내려서 바퀴들을 자세히 보니, 왠 연탄을 박아논 것이였습니
다. 곧이어 자동차의 몸통도 푸석 하고 짜부러져 버렸습니다. 또한번 놀라 시릴로가
차체를 들춰보니, '제주감귤'이라는 글씨가 보였습니다.
"미안하구나 시릴로야.. 제료를 구할수 없어서 귤빡스랑 연탄가지고 만들어
봤는데... 역시.. 어린이 대공원에서 훔쳐올걸 그랬구나"
이미, 호르케와 마리아의 자동차는 저 멀리 달려가 버려서 보이지 않았습니다.
시릴로는 굴러떨어져 나간 연탄을 발로 박살내버리고는, 우통을 벗고 격렬하게
아빠에게 대들었습니다.
" 야, 이 미친아빠새끼야! 이 대머리똥꼬맨아! 엉엉엉"
시릴로의 아버지도 풀이죽어 있다가는, 반성하는 의미로 벌새흉내를 내며 시릴로
를 위로해 보려 애썼으나 소용없었습니다.
"그래! 시릴로야, 이 아빠가 미니카 대신 그보다 더 빠르고 튼튼한
봉고차를 빌려주마. 이걸 타고가서 호르케 녀석을 받아버리고 오너라"
아버지는 시릴로에게 목재배달용 봉고차를 빌려주셨습니다. 시릴로는 이미 화가
머리 끝까지 뻗힌 상태여서, ' 검둥이 목재센터' 라는 문구가 새겨진 봉고차가
챙피하지도 않았습니다.
" 엉 엉 엉 호르케!!! 이새끼, 넌 뒤졌어 "
아버지도 물구나무를 서서 응원했습니다.
" 호르케의 꼬추를 따끔히 비틀어주고 오너라!"
그러나, 시릴로는 봉고차를 몰고 상당히 달린 후에야 느꼈습니다.
" 미니자동차랑 운전법이 틀려!!! "
시릴로의 봉고차는 학교로 돌진하였고, 빵을 먹던 뚱보소녀 라우라(8세)
와 일본소년 고키모토(7세)를 들이받고 나서, 히메나 선생님의 치맛자락을 봉고차
문짝에 낀채로 80미터를 달린 후에야 멈출수 있었습니다.
시릴로가 봉고에서 내려, 히메나 선생님을 발견했을땐, 이미 상당히 짖이겨진 상
태의 얼굴로 시릴로의 얼굴에 침을 뱉으며 말했습니다.
" 시릴로야, 니 초코바 문짝에 찡겨놔라... 이젠 내가 운전할 차례로구나"
< the end >
5화를 기대해 주세요.
=시릴로 스리즈 제5화=
@우리들의 시릴로 리베라(8세)는 오늘도 기분이 안좋습니다.
또 난봉꾼 파블로와 하이메(각각8세)가 그의 마음에 상처를 주는 말을 했기
때문이죠.
" 야! 니 머리만 보면 짜파게티가 먹고싶어진다 시릴로. 가끔 오파게티좀
먹고 싶어지게, 빨갛게 염색이라도 해보지 그래 ? 하하하 "
" 시릴로, 어저깨 내가 몰래 니 머리카락에 리코더 꽂아 둔거 언제 뺐냐?
하하 안빠질줄 알았는데"
시릴로는 집에 도착하자 마자, 가방을 내던지고 아빠께 소리쳤습니다.
"미장원 가게 돈주세유!"
" 왠 미장원? 시릴로야, 머리자른지 겨우 여섯달밖에 안됐잖니?"
" 애들이 저보고, 짜장면이래요, 씩..씩.... 멋지게 짜르고 올거여요"
시릴로의 아버지는 하고계시던 못질을 잠시 멈추시고는 고심끝에 말씀
하셨습니다.
" 시릴로야.. 예전에 생각나니? 미장원갈돈 아낀다고 아빠가 어떻게 했지?"
순간 시릴로는 과거의 기억이 주마등처럼 스쳐 지나 갔습니다.
이발비를 아끼기 위해, 또 아무리 찾아봐도 가위가 안보이신다며,
시릴로의 머리털을 라이터로 지지시던 아버지...
그렇게 종종 아버지는 라이터로 시릴로의 머리를 손수 깎아(지져)주셨었던
것입니다.
『 그러던 어느날.
아버지는 갑자기 좋은 아이디어가 생겼다고 기뻐하시며
에프킬라를 들고오셔서는 라이터불에 기체를 뿜으시며
' 화르르륵 화르르륵'
말씀하셨습니다.
"시릴로야 보이니 이 화염이? 이름하여~ '초고속 이발권법'이란다 하하"
그러나, 신속하게 이발을 할수 있을것이란 아버지와 시릴로의 예상과는 달리,
맹렬한 불기둥은 순식간에 시릴로의 머리를 몽땅 그을려버리고, 시릴로가
입고있던 내복에 불이 붙어서 뒹굴고 있을때 불을 꺼주겠노라며 주방에서
참기름병을 들고 오시던 아버지... 』
시릴로는 고개를 들어 눈앞의 커다란 거울을 보았습니다. 그런데 이게 어찌
된 일일까요? 거울속에는 멋진 펑클파마(커다랗게 부풀린 뽀그리파마)의 소년이
앉아있었습니다. 시릴로는 감격해서 눈물이 흘렀습니다. 생전, 그렇게 멋진 머리
는 처음이였으니까요.
" 울지마라 얘야. 가발이다 "
알베르텡씨가 시릴로의 펑클파마머리를 손으루 움켜쥐시더니, 확 벗겨버리셨습니
다. 가발이였던 것입니다. 가발이 벗어진 시릴로의 머리는 대머리가 되어있었고
이곳 저곳이 조금 그을려져 있었습니다. 그리고는 왠 홈키파와 에프킬라 병이 이리
저리 뒹굴고 있기도 했습니다.
" 지금으로 부터 4년전, 하늘엔 오로라현상이 멕시코시티를 뒤덥던 어느 겨울이였
단다... 그날은 이 철물점에 어느 흑인 목수가 가위를 사러 왔었지. 그리고는
가위를 공짜로 가져가는 대신, 자신의 비장의 권법을 전시해 주겠다고 했지.
이름하야 - '초고속.이발권법' -
난 그 기술을 잘 기억해뒀다가, 어느날 너같은 소년에게 사용하기로 했단다...
그런데... "
시릴로는 지금 멋진 머리를 꿈꾸러 이발소에 갔다가 대머리가 되어 집으로
돌아가는 길입니다. 모든게 기억났습니다. 정권을 여섯대 맞고 의식이 흐려지던
순간, 4년전의 흑인 목수가 아버지였다는 사실, 그 권법을 사용했다가 반년동안
머리가 자라지 않았던 기억... 시릴로는 하염없이 눈물이 흘렀고, 집에 도착하기
까지 내내 패닉의 '달팽이'만 부르며 걸었습니다. 항상 시릴로를 위로해주던
노래 달팽이... 시릴로도 언젠간 바다로 갈수 있을까요? 언젠간 마리아 호아키나
앞에서 멋지게 우통벗고 춤을 출수 있을까요?
시릴로가 집에 도착하여 문을 열자, 여느때 처럼 아버지께서 밝게 웃으시며
가래낀 목소리로 외쳐 주셨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