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51명의 조계종 예비스님들이 탄생했다. 제68기 수계 교육을 원만히 이수한 남 행자 37명과 여 행자 14명이 각각 사미계·사미니계를 받았다. 인구 절벽 시대에, 출가의 길을 선택해 승가에 들어온 귀한 새 스님들이다.
출가는 불교에서 매우 고귀한 개념이며 실천이다. 부처님께서는 모든 중생을 생로병사의 고통에서 건지겠다는 원력으로 세상에서 누릴 수 있는 최상의 부귀 영화를 버리고, 왕궁을 떠나 출가하셨다. 음력 2월 8일, 부처님의 위대한 출가는 불교의 출가 기원이다. 세속적인 삶을 떠나서 불교 수행 생활을 하는 것, 소위 스님이 되는 것을 출가라고 한다. 속세의 욕망과 괴로움에서 벗어난 완전한 자유와 행복을 추구하기 위한 삶의 전환이며 새로운 출발이 바로, 출가이다.
요즈음 한국의 MZ 세대에게 불교는 힙한 종교로 인식되고 있다. 젊은이들에게 핫한 트랜드로 자리 잡으며, ‘힙불교’라는 신조어까지 등장했다. 엄숙하고 권위적인 분위기를 벗어 던진 불교적 콘텐츠가 2030의 감성에 적중한 것이다. 특히, 인기 예능 프로그램을 패러디한 ‘나는 절로’, 인기 아이돌 그룹이 연상되는 ‘뉴진스님’이 대표적이다. 전국의 산사 템플스테이와 서울국제불교박람회의 호응도 빼놓을 수 없는 좋은 예이다.
‘2024 종교인식조사’에서 불교는 변함없이 한국인에게 가장 호감 있는 종교로 평가되었다. 불자 수는 일찌감치 1위 자리를 내어줬지만, 무종교인이 50%가 넘는 한국에서 불교는 유일하게 종교 호감도에서 50점이 넘는 종교로 평가받았다. 한국 사회에 미치는 영향력도 불교는 이웃 종교의 감소율에 비해 예년보다 높아졌다니 고무적인 일이다.
한국인에게 불교의 호감도가 높은 이유는 인간의 내면적 가치를 중시하는 데 있다. 불교는 자비, 마음, 스님, 깨달음, 윤회, 명상, 성찰, 수양 등 불교의 고유한 특성, 교리와 수행 등의 정신적 가치에 주목하였다. 이러한 이미지를 모두 함축하고 있는 실천행이 바로, 출가이다.
세속의 속박으로부터 자유는 출가의 큰 장점이다. 자신이 살던 집, 세속적 사고와 생활 방식에서 벗어나는 것만으로도 해방이다. 외부적 환경이 심신에 미치는 영향은 매우 크다. 가족과 직장, 사회의 구성원으로서 역할과 인간관계에서 오는 경쟁과 스트레스를 떠나서 절로 들어가는 자체만으로도 자유를 느낀다. 많은 사람이 템플스테이를 선호하는 이유이다. 산사 체험을 통해 몸과 마음의 자유와 평화를 추구한다. 출가하여 외부와의 단절은 자신의 내면을 깊이 들여다보고 수행에 집중할 수 있도록 한다. 물리적으로 집을 떠나 사찰에서 생활하는 것은 출가의 근본이면서도 가장 큰 의미이다.
번뇌와 괴로움을 떠난 행복에 진정한 출가의 의미가 있다. 출가는 가족·재물·애욕·명예·권력 등 세속적인 즐거움, 집착과 구속에서 벗어나 행복을 찾는 길이다. 마음속의 탐욕·분노·무지와 같은 번뇌에서 벗어나는 것이 출가의 진정한 목표이다. 세속적 환경을 떠나더라도 내면의 집착을 놓지 못한다면 참된 출가라고 할 수 없다. 참선이나 염불·간경 등 여러 수행을 통하여, 복잡하고 빠른 생활 리듬에서 벗어난 단순한 삶으로써 자기 자신과 대면하고 자기 성찰을 통해 내면의 속박에서 벗어나 자유로운 마음을 얻는 데 진정한 출가의 의미가 있다.
진정한 출가는 단순히 자신을 구속하는 집을 떠나는 것이 아니라, 내면의 집착을 내려놓는 길이다. 이러한 출가를 통해 우리는 자유와 행복을 얻을 수 있다. 그렇다면 반드시 세속을 단절하고 사찰로 들어가지 않고도, 출가의 의미를 실천할 수 있지 않을까? 일상 속에서 탐욕과 집착을 내려놓고 수행을 통해 청정한 삶을 산다면, 세속에서도 출가의 실천이 가능하다. 그러나 세속에 있으면서 외형적인 구속에서 벗어나고, 자기 자신과 자신을 둘러싼 환경으로부터 해방되어 진정한 자유를 추구한다는 것은 어려운 일이다. 자신의 편리를 중심으로 한 개인적이고 이기적인 경향을 가진 독신주의는 출가의 자유가 아니다. 스님들의 자유는 가족이나 직장 등 인간관계에 구속받고 있는 사람들에게 진정한 자유가 무엇인지를 보여 준다. 마음을 구속하고 있는 탐진치로부터 자유로워 마음이 홀로 있을 때, 진정한 최상의 독신주의자라고 할 수 있다.
스님들은 진정한 자유와 행복으로 가는 길에 들어선 수행자들이다. 진정한 자유란 모든 속박에서 벗어나는 해탈이다. 진정한 행복이란 괴로움이 없는 행복의 상태, 열반이다. 스스로를 성찰하고 자신의 어리석음과 번뇌를 직면한다는 것은 인생에서 중요한 일이다. 자기 자신을 관조하며 출가의 참된 의미를 되새기고 실천하는 반복이 거듭되어야 한다. 이러한 재발심을 통해 우리는 자신의 본래 모습을 발견하고 참된 자유와 행복을 얻을 수 있는 것이다.

불교의 컨텐츠에 열광하는 청년들이 절에서 자유와 행복을 찾을 수 있으면 좋겠다. 산사 체험을 선호하는 젊은이들에게 ‘출가’가 매력적으로 느껴지면 좋겠다. 가을 수계에는 더 많은 스님이 2600여 년을 이어온 석가모니 부처님의 대를 이었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