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남주 시인 / 자유
만인을 위해 내가 일할 때 나는 자유
땀 흘려 함께 일하지 않고서야
어찌 나는 자유이다라고 말할 수 있으랴
만인을 위해 내가 싸울 때 나는 자유
피 흘려 함께 싸우지 않고서야
어찌 나는 자유이다라고 말할 수 있으랴
만인을 위해 내가 몸부림칠 때 나는 자유
피와 땀과 눈물을 나눠 흘리지 않고서야
어찌 나는 자유이다라고 말할 수 있으랴
사람들은 맨날
겉으로는 자유여, 형제여, 동포여! 외쳐대면서도
안으로는 제 잇속만 차리고들 있으니
도대체 무엇을 할 수 있단 말인가
도대체 무엇을 할 수 있단 말인가
제 자신을 속이고서.
타인과의 연대와 실천을 통해 얻는 진정한 자유
1연: 만인을 위해 함께 노동(일)을 하며 흘리는 땀의 자유
2연: 만인을 위해 함께 투쟁(싸움)하며 흘리는 피의 자유
3연: 공동체를 위해 피와 땀, 눈물을 나누며 실천하는 진정한 자유
4연: 말로만 자유와 형제애를 외치며 사리사욕을 챙기는 위선적인 태도 비판
이 시는 관념적이고 말뿐인 자유를 배격하고, 진정한 자유가 지닌 실천적·연대적 가치를 강렬하게 일깨웠다.
시인에게 자유는 홀로 누리는 특권이 아니라 '만인'을 위해 함께 땀 흘려 일하고, 피 흘려 싸우며,
눈물을 나누는 처절한 실천의 과정에서만 획득되는 결실이다.
반면, 겉으로는 자유와 동포애를 외치면서도 안으로는 사리사욕을 챙기는 위선자들의 태도를 날카롭게 비판했다.
자기희생과 연대가 결여된 자유는 기만에 불과함을 지적하며, '진정한 자유란 무엇인가'라는 무게감 있는 질문을 던졌다. 禹
김남주(金南柱 1946∼1994) 시인
1946년 전라남도 해남 출생. 전남대학교 영어영문학과 졸업.
1974년 <창작과 비평> 여름호를 통해 문단 활동 시작.
1979년 남민전 사건으로 15년 형 선고를 받고 9년째 복역 중 1988년 12월 가석방으로 출옥.
1991년 신동엽(申東曄) 창작기금을 수상.
주요 저서로는 시집으로
≪진론가 鎭魂歌≫·≪나의 칼 나의 피≫·≪조국은 하나다≫, 시선집 ≪사랑의 무기≫·≪솔직히 말하자≫·
≪마침내 오고야 말 우리들의 세상≫·≪학살≫·≪사상의 거처≫·≪이 좋은 세상에≫가 있으며,
산문집 ≪시와 혁명≫, 등. 1994년 2월 13일 췌장암으로 별세(향년 47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