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승님은 그리스도이십니다. 사람의 아들은 반드시 많은 고난을 겪어야 한다
그때에 27 예수님께서 제자들과 함께
카이사리아 필리피 근처 마을을 향하여 길을 떠나셨다.
그리고 길에서 제자들에게, “사람들이 나를 누구라고 하느냐?” 하고 물으셨다.
28 제자들이 대답하였다. “세례자 요한이라고 합니다.
그러나 어떤 이들은 엘리야라 하고,
또 어떤 이들은 예언자 가운데 한 분이라고 합니다.”
29 예수님께서 다시, “그러면 너희는 나를 누구라고 하느냐?” 하고 물으시자,
베드로가 “스승님은 그리스도이십니다.” 하고 대답하였다.
30 그러자 예수님께서는 제자들에게,
당신에 관하여 아무에게도 말하지 말라고 엄중히 이르셨다.
31 예수님께서는 그 뒤에, 사람의 아들이 반드시 많은 고난을 겪으시고
원로들과 수석 사제들과 율법 학자들에게 배척을 받아 죽임을 당하셨다가
사흘 만에 다시 살아나셔야 한다는 것을 제자들에게 가르치기 시작하셨다.
32 예수님께서는 이 말씀을 명백히 하셨다.
그러자 베드로가 예수님을 꼭 붙들고 반박하기 시작하였다.
33 그러나 예수님께서는 돌아서서 제자들을 보신 다음 베드로에게,
“사탄아, 내게서 물러가라.
너는 하느님의 일은 생각하지 않고 사람의 일만 생각하는구나.” 하며 꾸짖으셨다.
34 예수님께서 제자들과 함께 군중을 가까이 부르시고 그들에게 말씀하셨다.
“누구든지 내 뒤를 따르려면
자신을 버리고 제 십자가를 지고 나를 따라야 한다.
35 정녕 자기 목숨을 구하려는 사람은 목숨을 잃을 것이고,
나와 복음 때문에 목숨을 잃는 사람은 목숨을 구할 것이다.”
(마르코복음 8,27-35)
- 매일미사 2024.9.15(일) https://missa.cbck.or.kr/
오늘 복음은 16장까지 있는 마르코 복음서의 8장, 곧 한가운데입니다. “하느님의 아드님 예수 그리스도의 복음의 시작”(마르 1,1)이라고 시작한 이 책에서, 진도를 절반쯤 나간 것입니다. 이제 베드로는 예수님께서 그리스도이심을 알았습니다. 그러나 아직까지 그분께서 어떤 그리스도이신지를 알지 못하였고, 자신이 생각하고 있던 메시아의 모습에 예수님을 끼워 맞추려 합니다. 그래서 예수님께서는 당신에 대해서 말하지 말라고 하시는 것이겠지요. 베드로 스스로 생각하는 그리스도에 대해서 말하는 것이 위험하기 때문입니다.
베드로가 예수님께서 누구신지를 고백하고 나자, 예수님께서는 당신의 수난과 부활을 예고하십니다. 이제부터 세 번에 걸쳐 예고하시겠지만 그때마다 제자들은 알아듣지 못하고, 십자가를 받아들이지 않으며, 높은 자리를 두고 다툽니다. 십자가에서 돌아가시고 부활하시는 그리스도를 따르는 이들로서 합당하지 않은 모습입니다. 그들은 그리스도를 따른다고 하면서 실제로는 자신이 상상하는 무엇을 따르고 있는 것입니다.
야고보서가 전하는 내용(야고보서 2,14-18)도 다르지 않습니다. 도움이 필요한 사람을 위하여 아무것도 하지 않으면서 말로만 가서 음식을 먹으라고 하는 것은 그리스도를 믿는 것이 아닙니다. 우리가 따르려는 그리스도께서는 하늘에 가만히 계시면서 우리에게 구원되라고 하신 분이 아니라, 사람이 되시고 돌아가시고 부활하신 분이시기 때문입니다. “자신을 버리고 제 십자가를 지고”(마르 8,34) 그분을 따른다는 것은 믿음에 따르는 수고를 받아들이는 것입니다.
- 안소근 실비아 수녀(성 도미니코 선교수녀회, 대전가톨릭대학교), 매일미사(한국천주교주교회의) 2024.9.15 오늘의 묵상글
[제2독서]
<믿음에 실천이 없으면 그러한 믿음은 죽은 것입니다.>
14 나의 형제 여러분,
누가 믿음이 있다고 말하면서 실천이 없으면 무슨 소용이 있겠습니까?
그러한 믿음이 그 사람을 구원할 수 있겠습니까?
15 어떤 형제나 자매가 헐벗고 그날 먹을 양식조차 없는데,
16 여러분 가운데 누가 그들의 몸에 필요한 것은 주지 않으면서,
“평안히 가서 몸을 따뜻이 녹이고 배불리 먹으시오.” 하고 말한다면,
무슨 소용이 있겠습니까?
17 이와 마찬가지로 믿음에 실천이 없으면 그러한 믿음은 죽은 것입니다.
18 그러나 어떤 사람은 이렇게 말할 것입니다.
“그대에게는 믿음이 있고 나에게는 실천이 있소.”
나에게 실천 없는 그대의 믿음을 보여 주십시오.
나는 실천으로 나의 믿음을 보여 주겠습니다.
(야고보서 2,14-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