消燈소등한 여름밤_ 윤병무(1966 ~ )
갑자기 천장을 낮춘 밤하늘에
하늘의 손금을 보여주며 마른번개가 일었다
사라졌다 그가 천둥 소리로 고백하기 전의 일이었다
그의 격정적인 구애에 누군가가 화답하기 전의 일이었다
한차례의 긴 바람이 불자
소나기가 쏟아지기 시작했다
바람은 어느 지친 사내의 마음처럼
빗줄기들을 지나가면서
구멍이 숭숭 난 채로 이리저리 배회하며
갈 길을 몰라했다
바람이 불고 소낙비가 쏟아지자
가로등으로 몰려든 날벌레들은 폭죽처럼 흩어젔다
가로등 등허리에서 굵은 빗방울이 흘러내렸다
아직도 가로등 밑
벼락을 좇아가버린,
약속 장소에 나타나지 않은
짝을 기다리느라
나방 한 마리는 가로등을 떠나지 못하고 있다
(저렇게 얼마나 견딜 수 있을까)
나방의 고도는 자꾸만 낮아진다
[2000년 발표 시집 「5분의 추억」에 수록]
펠릭스 멘델스존(1809-1847)이 1842년(35세) 무렵 작곡한
한여름 밤의 꿈(A Midsummer Night's Dream) 中 Notturno(녹턴, 夜想曲)이며
미하일 유로프스키(1945-2022) 지휘, Moscow City Symphony 연주입니다.
(2012년 6월 공연 영상예요)
https://youtu.be/IdW0f_m5c94?si=OqPNveUbG0c71fFo
첫댓글 ㅎㅎ
애틋하고 여운이 남는 시
잘 감상했습니다
음악도 좋아요
행복한 하루 보내세요❄️
마치 호른 협주곡 같은 느낌입니다.
한여름 밤에 꾸는 꿈은...
무더위처럼 뜨끈뜨끈할까요? ㅎ
평안한 하루 보내세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