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3/24일 토욜, 이 숭고한 캠페인이 시위 약속자들에 의해 실천에 옮겨진 첫날이다.
이날 오전 갑작스런 눈발이 날리고, 그친 오후는 강풍과 추위를 견디며, 통과의례를 훌륭히 치러냈다.
하루전, 나의 특유한 거침없는 언어로 호언장담하며, 나의 1인시위 예고를 활동카페와 누리집마다 알렸다.
남대문 시장서 구입한 고양이 가면과 빨간 망또 (빨간 가발은 모양이 제대로 안 나와 사용 못했다.)를 쓰고, 광고회사에 의뢰하여 나의 구상대로 만든 팻말을 들었다. 거기다 스티브 잡스와 같이 터틀넥과 청바지를 입었다.
날씨가 추워, 지나가는 사람들은 제대로 감상하기 보다, 눈길만 잠깐 주고 따뜻한 백화점안으로 들어가기 바빴다.
시위 초반, 어느 20대 여자가 건네준 쵸코바와 캔커피, 그 따뜻한 마음과 연대의 감정이 2시간 반이라는 외로운 시위를 견디게 해주었을 것이다. 진심으로 그녀에게 고마움을 전한다.
외국에선 시위(여럿이 하는)는 다양한 모습으로, 기발한 퍼포먼스로, 시위자들도 즐기며 메세지를 전달하고, 보는 이들도 즐거워하며 메세지에 공감하는 모습들을 보게 된다.
한 마디로 의사소통이 원활한 문화를 가지고 있다!
시위를 일종의 문화로 인식하고, 이를 향유하는 것이다.
가장 중요한 건, 시위를 개인의 존엄 (인간의 존엄)을 표현하고 그 권리를 주장하기 위해, 개인이 사회에 대고 말할 수 있는 가장 기본적 권리로 자연스럽게 인식하고, 거침없이 행동에 옮긴다는 것이다.
이에 비해, 이 나라는 어떤가?
집회,시위,표현의 자유가 제약돼 있고, 공권력의 제약을 가장 덜 받는 1인시위의 경우, 이를 받아들이는 문화적 토양은 척박하다. 1인시위자들은 외로움과 싸워야 하고, 싸늘한 사회의 무관심속에서 절망과 희망을 왔다갔다 한다.
하지만 이들은 자신의 시간과 돈을 들이며, 두려움을 극복해 가며, 사회정의를 위해 목소리를 내는 시민이다.
이들이야말로, 진정한 영웅이다!
고대 이스라엘에서 부패한 민족을 향해 지붕위에 올라가 각성을 외쳤던 선지자들처럼, 21세기 한국의 선지자들이다.
분노가 일어나면 애꿎게 담벼락 대고 고함칠게 아니다. 사회에 대고, 이땅을 살아가는 인민에 대고 고함칠 일이다.
영웅을 만들어 내지 못하고, 영웅의 싹을 죽이는 토양을, 수많은 영웅들을 길러내는 곳으로 만들어야 하지 않겠는가.
Lady Gaga는 ' Born this way'라는 노래에서 우리 모두는 슈퍼스타로 태어났다고 노래한다.
우리는 영웅의 싹을 내부에 갖고 있다. 그 싹을 틔우며, 타고난 바 영웅으로 진화하길 간절히 바란다.
끝으로 한 가지 더,
3/24일은 이 캠페인의 시작이자, 1인시위 카페지기 시지프스 이오른의 1,000일간의 1인시위를 완주한 날이기도 하다.
캠페인 첫날이자, 생애 2번째 1인시위를 한 나는, 그동안 그가 느꼈을 온갖 감정들을 체험했다. 그의 용기와 인내심에 다시 한번 깊이 고마움을 전하며, 뜨거운 눈물과 박수를 보낸다.
< 인증사진과 동영상 >
첫댓글 바람 불고 추운 날씨에 오랜 시간 하셨군요..쥴리안님 수고 많으셨습니다.
고맙습니다. 언소주 활동으로, 이 땅의 소금역할을 하는 이요상씨도 늘 수고 많으시고, 고맙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총선 전까지, 두번의 토욜이 남았어요. 토욜마다 천곳 1인시위 캠페인은 이어집니다. 참여자 천명이 채워지고, 만명도 이루어지는 쾌거를 꿈꾸며..
고생 많이 하셨습니다^^
고맙습니다. 이번 토욜은 화창한 날씨가 되어, 지나가는 인민이 멋진 시위 퍼포먼스를 제대로 감상하며 즐기기를 바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