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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내가...... 많은 걸 요구했다고 생각해?
―아니, 전혀.
―거짓말.
내 몸에 손대지 마.
날 잡고 흔들지 마.
왜 그런 눈으로 나를 보는 거지?
왜 너는 나에게만은 약한 모습을 보이는 거지? 아니, 감추려하는 노력도 없어.
너는 대체 왜.......
그 소름끼치도록 차가운 목소리를, 나에게만은.
―거짓말, 거짓말이잖아. 네 입에서 나오는 말은 전부 다 거짓말이야! 그게 니 습관이라고!
―조용히 좀 해. 고막 터지겠다.
―지금 농담이 나와? 나는, 나는.
―처음부터 잘못한 건 너였잖아!
화를 내는 내 모습이 보인다. ―익숙한 얼굴의 손을 뿌리치자 그의 불안에 찬 얼굴이 일그러진다.
아직까지 한 번도 본 적이 없는 모습. 침대로 무섭게 기어 오는 네 눈에도, 것필하면 벽에 밀어붙이고
거칠게 네 혀를 내 입 속으로 넣어버릴 때도, 그런 얼굴 한 적 없잖아.
왜 사람을 나락으로 몰아넣지, 너란 사람은?
―그러니까, 나한테 그러지 말았어야지! 이제 네 얼굴 같은 거, 꼴도 보기 싫어!
―뭐?
―숨겼어야지! 나한테 손대지 말았어야지! 네가 정말 날 위했다면 그랬어야 하는 거 아니야?
―뭐..라고?
―더러워! 역겨워! 쳐다보기도 싫어!
―더러워?
―역겨워!
그에게 경멸에 찬 한 마디를 던지고 돌아서는 내 모습이 보인다. 그리고 동시에,
분노와 모멸감으로 어찌 할 바를 모르는 그의 모습도.......
그리고 빨라지는 발걸음.
―돌아오지 않을 거야, 절대로!
절대로!
“...... 야, 야!”
자신의 양쪽 뺨에 느껴지는 따끔한 통증에 새영이 버둥대며 눈을 떴다.
...... 어라?
“야, 뭐 하는 거야? 악몽이라도 꾼 거야?”
“아, 악몽.......” 새영이 더듬거린다.
“이 땀 좀 봐. 참 지독했나 보나.”
“으, 응, 악몽이라......”
새영의 푸른 눈에 눈물이 고이자, 무심히 새영을 바라보던 신재가 뒷통수를 벅벅 긁더니
“괜찮아?”
하고 어색한 안부를 묻는다.
“강신재.......”
힘 없이 축 늘어져서 눈물을 보이며 신재의 이름을 부르는 새영.
“강신재.......”
그러니까, 뭐랄까.
공허한 그의 푸른 두 눈을 보고 있자니까, 쓰다듬어 주지 않으면
왠지 내가 천벌을 받을 것 같아서.
무릎에 머리를 묻으며 방금 꾼 꿈에 대한 공포를 울음으로 토해내는 새영의 뒷통수에
신재가 천천히 손을 가져가다가 순간 멈칫했다.
내가 지금 뭐 하는 거지?
천천히, 그의 작고 뼈마디가 튀어나온 마른 등을 쓰다듬어 주려다가.......
“정신 차려.”
라는 냉랭한 말을 던지며 뒷통수를 한번 툭 친다.
“언제까지 그렇게 애처럼 징징댈 꺼야? 세상은 그리 녹록치가 않아.”
“.......”
고개를 들은 새영의 얼굴은 눈물과 콧물로 범벅이 되어 얼룩져 있었다.
계속해서 ‘끄윽, 그으으으윽’ 이라는, 원인불명 정체불명의 신음을 내뱉으며 통곡을 간신히 참고 있는 듯 해 보이는 새영. 왠
지 인형같은 그의 얼굴이 그렇게 더러워진 걸 보니 자신의 양심마저 더러워진 느낌에 신재가 순간 당황하여 손등을 새영의 뺨
에 갖다댄다.
“울지 말라니까!” 그리고 손길과는 다르게 엄한 목소리를.
“......끄읍.”
“에이씨, 더럽잖아.......” 손등으로 새영의 눈물을 닦아내어 자신의 옷에 문지르는 신재.
“너 나 안으려고 했지!”
“뭐?” 아까보다 열 배는 당황한 신재.
“너 나 안으려고 했잖아!!!”
“미친 도끼병 환자 같으니라고. 바보 아냐, 너?”
“.......”
안타깝게도 수긍한 건 새영 쪽이었다.
“미안, 그러니까....... 꿈이 너무 더러웠어.”
“꿈은 제일 많이 생각했거나 제일 많이 신경 쓰고 있는 일에 관련해서 자주 나타나.”
신재가 제법 믿음이 가는 어조로 설명한다.
“무슨 꿈이었는데?”
“.......”
“꼭 죄진 표정인데, 너.”
“죄라.......”
새영이 희미하게 중얼거렸다.
죄?
지었다면 내가 아니라 그 녀석이 지었는데.
지금 내 감정은 뭘까. 분명히...... 공포와 혐오감이었을 텐데.
그 때 내 두 팔을 잡고 공허한 얼굴로 애원하던 놈의 얼굴만 생각하면, 괜시리 기분나쁜 느낌이 들어서.
인정하기는 싫지만, 네 말이 맞는 것 같아, 강신재.......
미안함.
“아, 참. 너 오늘 영기 만난다구 하지 않았어?”
“그래서, 포기하겠다구?”
“응.” 신재가 무감각한 얼굴로 손에 들고 있는 300원짜리 자판기 코코아를 흔들었다.
“아무래도 그 학교 들어가봐야 빌어먹고 살 게 없을 거 같더라구. 접때 이새영이 추천해 준 학교나 들어가볼까 하고.”
“그 꼴통 학교? 아, 형에게는 미안하지만.”
“모델과랑 영상과, 연영과는 꽤 알아주긴 하니까. 솔직히 완벽하게 꼴통이라고 보기는 어렵지만
이새영 놀려주려고 그렇게 말했던 거야.”
“모델이라....... 하긴, 너라면 꽤 어울릴 것 같네. 성격은 그지같지만.”
“그렇지? 역시. 성격이 문제지.”
신재가 고개를 끄덕이며 핸드폰을 만지작거렸다. 제길, 내가 이 인간을 믿는 게 아니었어. 입금하긴 뭘 개코를 입금을 해.
할아범은 당장 방빼라고 난리고.......
“......역시 지금 눈앞에 닥친 일이 급해서, 공부에만 매진할 수는 없겠더라구.”
신재에 얼굴에 드리워진 어두운 그림자를 보며 영기가 남몰래 혀를 찼다. 머리도 꽤 있고 잘만 하면 잘 컸을 놈인데.
사람 인생이라는 게 그렇게 한 치 앞도 못 보는 거구나, 정말.
“지금 너 무슨 알바하고 있댔지?”
“카페 홀서빙. 주말 저녁타임.”
“아, 서빙.”
“근데 너무 보수도 적고 해서 관두려고. 졸업은 해야 하니까, 약간 조작이랄까.......
졸업식 때까지 구지 학교에 나갈 필요는 없어. 내가 알기로 80일 이상 안 나가야 강제퇴학인데,
2주 체험학습 보고서 제출했거든. 세 달 남았으니까 딱 맞는 셈이지.”
“기말고사는 포기한 거냐?”
“지금 내 성적으로도 이새영 학교는 장학금 떡으로 받고도 들어가.”
“하긴....... 아, 새영 형도 알바자리 하나 찾고 있다며.”
“그렇게 집에서 죽치고 있어봐야 밥벌레밖에 더 되는 것도 없고, 그건 자기도 싫다고 했으니까.
게다가 계속 피해 다니기만 해도 별 성과 없잖아.”
“편의점 알바라도 하려구?”
“편의점도 좋겠지만 역시 그 녀석은 혼자 내버려두면 불안하거든.
둘이서 어디 조용한 레스토랑 알바로라도 들어갈까 해.아직은 잘 모르겠어.”
“그래...... 건투를 빈다.”
영기가 진심어린 목소리로 신재를 격려했다. 어린 나이에 많은 짐을 떠안느라 너무나 쉽게,
그리고 빠르게 늙어 버린 신재의 내면을 영기는 동정했다.
“고마워.”
신재가 남은 코코아를 마저 마시며 답했다.
멍하니 창가를 바라보는 녀석의 모습이 햇살과 함께 어우러져 빛난다.
그가 그렇게 내뿜는 빛은, 후광이라는 말은 너무 부담스럽고, 햇살이라는 말은 너무 가볍다.
따사로운, 이 지구의 것이 아닌 듯한 그런 느낌의 빛. 아주 환하게.......
가슴에 담아 두고 싶지만, 그런 소중한 것에 손가락 하나라도 대기만 하면 왠지 천벌을 받을 것 같은,
더럽혀질 것만 같은 느낌이 들어서.
하지만 어느 샌가 심장을 가득 채우고 있어.
환하게, 따뜻하게.
녀석이 내 쪽으로 고개를 돌리기라도 하면.......
심장이 미친 듯이 뛰어. 저 녀석의 성별은 잊어버린 채.
체온도 정상, 머리도 정상, 정신도 정상인데, 오직 심장만이 그렇게 뛴다.
그 녀석과 영기가 매일같이 말하는, “인간은 누구나 미를 추구한다” 라는 말을 조금 알 것 같기도 하다.
그렇지 않으면, 지금 이 비정상적인 현상이 도저히 설명이 되지 않기 때문에.
햇살을 반사하며 더 아름다운 빛을 내는 녀석의 머리칼이, 그렇게 눈에 들어와.......
“... 신재야?”
“아,어...응.”
“너도 오늘 꽤 멍하다? 방금 전까진 나도 멍했지만.” 새영이 블라인드를 다시 치며 말한다.
“신재야.”
“왜?”
“이거 받아.”
새영이 신재에게 내민 것은 반지였다. 얇고, 가느다란 실반지.
뭐야 이거...... 보아하니 여성용 같은데. 손가락에 들어가지도 못하겠는걸.
아니, 그 전에 반지 낄 일도 없고. 새진이 속으로 중얼거렸다.
“내가 가지고 있던 건데, 왠지 너 손가락이 너무 허전해 보여서. 하나 가져. 난 많거든”
“.......”
뭔가.
형언하기 어려운 그런, 방금전의 그런 햇살같은 미소를 지으면서 그런 쓸데없는 걸 주면,
받을 수밖에 없잖아, 필요 없어도.
“아, 고마워.”
고맙다는 인사와 함께 반지를 받자, 새영의 얼굴이 금새 환해진다. 그런 새영의 얼굴을 보니 왠지 심기가 불편해지는 신재였
다. 아, 그런 말 한 마디에, 저렇게 좋아할 줄은 몰랐는데. 왠지 그 이세진이라는 놈의 심정이 약간 이해가 가는것 같기도.
저 놈, 사람을 변태로 만드는 특이한 능력을 지니고 있구만. 신재가 자신도 모르게 짜한 느낌이 올라온 이마를 문지르며 생각했
다. 확실히, 그 페로몬인지 뭔지를 뿌리고 다니는 건 맞는 것 같네. 쓸데없이.......
“고마워, 정말로.”
새영이 환한 미소로 답했다.
6
일주일이 지났다.
냉장고에 있는 건 오직 상한 계란 두 개. 그마저도 삶아 먹던가 후라이로 부쳐 먹지 않으면 정말로 이 대한민국이라는, 적법하
고도 적법한 민주국가에서 건장한 청년 둘이 얼토당토않게 아사할 지경에 이르렀다. 사실 신재가 학교를 합법적인 명목하
에 그만두는, 아니, 무단결석의 길을 택한 것은 생활력의 문제도 있었지만, 무의식적으로는 새영을 책임져야 한다는 부분
도 한 몫을 차지했다. 무심하고 무심한 신재였지만, 그래도 저런 “딱한 사정” 을 지닌 새영을 멋대로 자신의 집에서 걷어찰 수
는 없다는 게 그의 생각이었다. 정말로 꽤 부유한 집안에서 자랐는지, 새영이 세진에게서 받았다는 80만원의 마지막 동전 하나
까지 홀랑 날려버리는 건 단 열흘도 걸리지 않았다.
그것 때문에 골치가 아파진 건 신재 쪽이었다. 만약 새영이 자신의 낭비벽을 버리지 못한다면, 그와 자신이 노동의 댓가로 얼마
를 벌어 오던지간에 결국 종국에는 (언젠가 그들이 반 농담 식으로 나눈 대화처럼) 정말로 새영이 남창 호스트바에라도 나가
지 않는다면 도저히 먹고 살 수가 없다는 결론에 이른 때문이었다.
“저어기, 신재야아.”
이런 신재의 속을 아는지 모르는지 새영이 살랑살랑 꼬리를 치며
(아니, 적어도 신재의 눈에는 그렇게 보였다) 신재에게 말을 걸었다.
“우리, 놀러 갈까?”
“.......”
생활고, 학교에 대한 미련, 그리고 새영의 “사람을 변태로 만드는” 페로몬, 이세진이 쫒고 있다는 생각 등등 평소와는 다르
게 많은 생각들이 들어차 가뜩이나 부풀어오른 신재의 시한폭탄으로 공기놀이를 하고 있는 건 다름아닌 새영의 생활에 대
한 무개념이었다.
“이새여어어어어어엉!!!!!!!!!!!!!”
결국, 폭발했다.
시한폭탄이.
삼촌의 “도박 사건” 때와는 비교도 안 될 만큼의.
“시,시,시,신재야?” 놀란 새영이 큰 눈을 깜빡이며 그의 이름을 불렀다.
“.......”
아, 젠장.
그렇게 쳐다보면 뭐라고 할 수가 없잖아!
새영은 꽤 영리한 게임을 하고 있다....... 신재가 생각했다. 멍청한 줄만 알았는데 여우잖아, 완전.
“....... 너네 집 어디야?”
신재가 뛰쳐나오려고 난리 발악을 하는 자신의 화를 겨우겨우 꾹꾹 밀어넣으며 물었다.
“가, 강남.”
그럴 줄 알았다.
“혹시 집안에 엔틱한 가구들이 있다거나, 가정부가 있다거나, 어머니가 명품만 입으신다거나,
아버지가 뭐 기업 사장이나 이사라던가, 빌딩이 몇채 있다거나, 여름을 위한 별장이 있지는 않냐?”
“...... 너 혹시 귀신?”
놀라 뒷걸음질치는 새영의 핏기 가신 얼굴을 보며 신재가 자신도 모르게 입을 벌렸다. 도련님이구만, 이 녀석.
“그래그래, 그렇게 유서깊고 좋은 집안에 도련님 한 분, 막나가는 분 한 분. 이거 너무 뻔한 공식 아니겠어?
네 주렁주렁한 옷들이나 악세서리 보고 그럴 거라고 대충 짐작은 했다만 정말 너무 심각한 거 아니냐, 너.”
“..... 강신재 미워!!” 새영이 신재에게서 휙 몸을 틀어앉으며 말했다.
“어떻게 그런 걸로 사람을 구박할 수가 있어? 강신재 밉다미워~아아~세진아아~ 보고싶다아~”
.......
간신히 잠잠해졌던 신재의 폭탄이 다시 흔들리기 시작했다.
저게 지금 장난하나.......
“야, 이새영.”
뼈마디가 굵은 손으로 새영의 양 가녀린 어깨를 세게 부여잡고는, 어깨를 잡은 손에 천천히 힘을 주어 가며
‘이새영’ 이라는 그의 이름을 한 마디 한 마디에 힘을 주어 부르는 신재.
“시, 신재야?” 그리고 당황한 새영.
“너 지금 장난해?” 그리고 나온 신재의 말.
“너 뭔가 착각하고 있는 모양인데, 그동안 어떤 집에서 어떤 음식 먹고 어떤 생활 했는지는 몰라도, 이제는 달라. 다르다고! 지
금 니 눈앞에 있는 건 백마탄 갑부집 왕자님이 아니라, 지지리도 궁상맞고 당장 내일 먹고 살 거리를 걱정해야 하는 생활력 제
로인 고등학생이라고!!!!”
화가 났다.
겨우 이런 놈 때문에.
이렇게 철이 없는 새영 때문에 자신이 무슨 희생을 했는지가 계속 신재의 머릿속을 비집고 들어와 그의
단단한 정신에 금이 가게 만들었다.
“너 오늘 왜 그래!” 새영이 신재의 손을 뿌리치며 말했다.
“답지않게 생리라도 하는 거야? 그냥 농담 한마디 한 걸 가지구 왜 그래! 나도 알아! 나도 안단 말이야! 너야말로 뭘 좀 착각하
고 있는 거 아니야? 난 너보다 나이도 두 살이나 많고, 적어도 사람이 지금 어떤 상황에 놓여 있는지 정도는 판단할 머리도 있
어! 그냥 농담 한 마디 한 건데, 너무 민감하게 반응하는 거 아니야!?”
“민감하다고?” 신재가 새영의 끝말을 되풀이했다.
“내가 지금 니 생활 개념 없는 것만 가지고 이러는 줄 알어!? 너 게다가 아까 뭐라고 했어. 뭐 세진아 보고싶다?
그렇게 그 새끼가 좋으면 이 더럽고 좁은 집구석 당장 나가란 말이야!”
“농담이라고 했잖아!! 큰 의미 둔 말 아니라고!!”
“큰 의미가 없다고 해도 그런 말은 하는 거 아니야!!!”
화가 절정에 달해서는 목에 핏대까지 세워가며 새영에게 소리를 쳐대는 신재였다. 지금 이 순간, 한시라도 바락바락 소리를 지
르지 않는다는 건 도저히 참을 수가 없었다. 나름대로는 새영이 뉘우치는 기색이라도 보인다면 참아 줄 생각이지만 새영까
지 바락바락 악바리를 쓰며 대드니 더더욱 화를 제어할 수가 없는 것이었다.
고작 이런 놈 때문에 학교를, 이런 놈 때문에 걱정을, 이런 놈 때문에 고민을!
“.......”
신재의 고함을 끝으로 대화, 아니, 그 소란이 끊겼다.
있는 힘껏 소리를 쳐대어 거칠게 숨을 몰아쉬고 있는 신재와는 달리, 가뜩이나 하얀 얼굴에긴장과 분노로 그나마 남은 핏기마
저 싹 가셔 유령같은 모습으로 가만 서 있는 새영은 고작 보이지도 들리지도 않을 만큼의 최소한의 공기만 들이마시고 있었다.
“...... 나 갈꺼야.” 새영이 쿵쾅대며 현관으로 걸어가 빠르게 신발을 신으며 중얼거렸다.
“나가!! 나가버려!!!”
“말 안해도 갈꺼야!!!!!!!!!”
새영이 마지막으로 소리를 빽 한번 지르고는, 그가 낼 수 있는 모든 힘을 짜내어 현관문을 거칠게 쿵 하고 닫은 다음,
탁탁탁 하고 계단을 빠르게 내려가는 발소리가 들렸다.
마치 그 둘이 처음 만났을 때 처럼, 그렇게 순식간에.
“......아.......”
한동안 새영이 세게 닫고 나간 현관문 쪽만 멍하니 바라보던 신재가 정신을 차리고 신음소리를 내었다.
갔다.
정말로.
“...제길.......”
뭐라 형언할 수 없는 실망감과 잦아드는 분노에 신재가 손으로 내려오는 머리카락을 쓸었다.
이런 감정을 느낀 건, 이렇게 감정을 표출한 건......
상당히 오랜만.
정말 갔구나.
이제는 없다.
녀석의 온기도, 향취도, 목소리도.......
그리고 미련마저도.
“...... 에?”
순간 풀죽어 있는 모습의 새영을 길거리에서 발견한 건 다름아닌 학원엘 가던 영기였다.
새영은, 완전 축 늘어진 채로 병든 닭마냥 가만히 앉아 자판기 커피라는 모이를 쪼고 있었다.
“어라, 형! 혀엉~!”
“아. 영기구나.”
반가움에 손을 흔들며 뛰어간 영기에게 다른 때와는 달리 힘없이 웃으며 살짝 인사만 하는 새영.
분명 뭔가 이상하다고 영기는 생각했다.
“어라, 근데 형, 밖에 자주 나오면 안 된다면서요. 지난번에도 무단으로 외출했다고 신재한테 잡혀가지고는,
막 소리지르면서 둘이 한바탕 하고 결국엔 집으로 돌아갔잖아요. 기억 나요?”
“... 그랬나.......” 희미하게 미소짓는 새영.
아, 이젠 회상해야 하는 건가. 그런 일들.
“근데, 왜 오늘은 형 혼자에요? 싸웠어요?”
“집 나왔어.”
“에에!?” 영기가 빼앗아 마시던 새영의 커피를 풉 하고 뱉으며 말했다.
“무 무슨일이에요!? 둘이 뭐 싸우기라도 했어요!?”
“...응, 정확하네.”
“그, 그럼 형 이제 어떡하려구요. 갈 데도 없고 형은 지금 위험하잖아요.”
“글쎄...... 뭐, 이 넓은 세상에 나 한몸 의지할 곳 없겠니.”
“그런 답지않은 신선같은 말씀 마시구요! 아, 이런.”
새영의 말에 화를 내며 새영을 나무라던 영기가 손목시계를 보더니 새영에게
“아, 죄송해요. 저 학원 시간 때문에 가봐야 해서.......” 라고 말했다.
“괜찮아. 가.”
“여기 계속 계실 거죠? 학원시간 끝나면, 일단 어떻게든 데리러 올 테니까.”
새영이 피식 웃었다. 영기의 안절부절 못하는 꼴이 귀여웠다.
게다가, 끽해야 이제 마지막 시험을 앞둔 고등학생인데. 지가 자기를 데리러 와서 대체 어디로 데려간단 말인가.
학원으로? 아니면 부모님이 계시는 자신의 집으로?
그것도 아니면, ..... 강신재에게로?
“알았어.”
영기의 성의를 생각한 새영이 빈말로 답했다.
“꼭 거기 계셔야 해요! 저 갑니다!” 벌떡 일어나서 꾸벅 인사하고 빠르게 뛰어가는 영기.
벤치의 옆자리는 다시 비었다. 거리는 다시 오가는 사람들로 소란해졌고 새영은 그 소음 속의 그저, 행인일 뿐이었다.
옆에, 아무도 없다.......
새영은 눈을 감았다. 짧다고 하면 짧은 시간이었지만, 자신에게 결코 적지 않았던 신재의 존재감.
지나간 일들을 회상하는 그의 코끝이 찡했다. 그리고 아까 그가 놀랍도록 무서운 눈으로 자신에게 했던 말도.
― 큰 의미가 없다고 해도 그런 말은 하는 거 아니야!!!
그래, 나에게 큰 의미가 없다고 한다면.......
너에게는 큰 의미었니?
그렇다고 한다면 그것도 그것대로 좋을 것 같네. 새영이 살짝 미소지었다.
그저 그렇게, 세진을 한낱 이야깃거리로만 흘려 보내고 싶어했던 그러나 흘려 보내지 못하는 그런 마음을 너는 알까. 아니
면 내 짧은 생각과 언행으로 네 마음 한 구석 네가 모르는 곳에 조그마한 생채기 하나라도 내어서, 너에 대한 내 존재감과 기억
을 그런 식으로 각인해둔 걸까, 나.
그렇다면 너에게 나는 뭘까. 아니, 나에게 너는?
“이새영?”
순간, 행복한 회상과 감상에 젖어 꼰 다리를 가볍게 흔들거리던 새영의 등골을 서늘하게 만들어 그를
이 참담한 현실 속으로 끌고 들어온 건,
소름끼치도록 익숙한 목소리.
그러나 거부할 수 없는 그런 목소리.
새영이 온 몸의 세포가 긴장하는 것을 느끼며 목소리가 들린, 뒤를 돌아보는 그 순간.......
“...맞....아?”
마찬가지로 놀란 듯 해 보이는, 하지만 새영과는 다르게 침착하고 차가운 눈의 세진. 세진이 거기 있었다.
꿈에서조차 잊고 싶어 했던, 그가.
“이새영, 너.......”
“......아.......”
“너.......”
콰직, 세진의 손에 들려 있던 캔이 일그러지면서 들린 소리였다. 동시에, 캔에서 나오는 탄산음료의 거품과 끈적한 액체가 세진
의 손으로 흘러내렸지만, 새영이나 세진 모두 그 불행한 최후를 맞이한 음료 캔에는 전혀 신경을 쓰지 않고 있었다.
아니, 못 하고 있었다.
서로에게만 집중하고 있었으니까.
“지금까지...... 어딜 그렇게.......”
“아아.......”
뛰어야 한다. 숨어야 한다.
움직여야 하는데.
발이 안 움직여.......
그에 반해 천천히, 무섭도록 가까이 다가오는 세진.
뛰,뛰어야 하는데...!!
“내 눈을 피해서.......”
꽈악, 새영의 왼쪽 손목에 강한 압박이 가해졌다. 아얏! 아픔을 감지한 새영이 붙잡힌 손목을 비틀며 작은 신음을 내었고 세진
은 그런 새영을 무섭도록 차갑고도 공허해 보이기까지 하는, 무언가를 갈망하는 그런 눈으로 계속 주시하고 있었다.
“아, 아퍼! 길거리에서 너 지금 이게 뭐하는 짓이야, 이세진!! 사람들이 보잖아!!”
그 새에도 사람들의 이목을 신경 쓸 정신은 있는지, 아니면 세진에게서 벗어날 핑곗거리를 찾는 것인지 새영이
세진에게 외쳤고 세진은 싸늘하게 미소지으며
“그럼 여길 벗어나면 되겠지.”
라는 말로 새영의 눈을 더욱 공포에 떨게 만들었다.
“뭐... 뭐라고?” 새영이 더듬거렸다.
“따라와.” 손목에 느껴지는 힘이 다른 방향으로 가는 게 느껴졌다.
“시...... 싫어!”
“다치게 하기 싫으니까 제발 따라와!!!”
세진이 그동안 낮고 차가왔던 목소리를 바꾸며 고함을 쳤고 새영은 계속, 온 힘을 짜내어 그 자리에서 버팅기려 하였으나 역시
나 힘이 딸렸다. 더군다나 며칠 동안 계란만 먹어온 새영이 아니던가. 토할 것 같은 허기에 공포감까지 더해져서 허파를 압박해
왔다.
“도... 도와줘요!!”
새영이 처절하게 외쳤고 어느 샌가 그들을 둘러싸고 이 소동을 구경하고 있던 사람들이
새영의 외침에 움찔하며 미세한 동요를 보였다.
“도와줘요!!누가...... 제발!!”
웅성대던 사람들이 천천히 흩어지기 시작했고, 개중에는 이런 말을 지껄이는 사람까지 있었다.
“저 남자 돈을 떼어먹었을지 누가 알아.......”
“사정도 모르고 끼어들었다가 괜히 봉변이나 당하지.......”
“머리색 보아하니 건실해 보이지는 않는데 분명 저 놈이 잘못했겠지.”
“꽃뱀 아냐?”
.....뭐,
뭐라고?
“아니에요! 아니라니까...!! 제발 누가 좀...!!!”
새영의 처절한 외침이 점점 멀어졌고 동시에 그나마 조금 남아 있던 사람들도 각자 자신의 일거리를 쫒아 뿔뿔히 흩어졌다.
그렇게 거리는 다시 평범한 소음 속에 묻혔다.
7
“뭐 하는 거야!! 제발 멈춰!!!”
그런 식으로 밀고 당기며 온 곳이 으슥한 골목길이었다. 세진이 이곳 지리에 밝은 건지 아니면 정말 우연챦게 발길이 닿는 곳으
로 도착한 것인지는 몰라도, 어쨌거나 쥐새끼 하나 없는 이 막다른 골목길에서 새영은 공포심을 감출 수가 없었다.
“제발 부탁이야, 제발!!”
쾅! 새영이 더러운 벽에 거칠게 부딪쳤고 동시에 손목을 압박하던 힘도 사라졌지만,
세진의 손이 닿았던 자리에는 벌써부터 시퍼런 낌새가 보이기 시작했다. 푸른 멍이.......
“세...!!”
새영의 작은 입을 틀어막은 건 세진의 입술이었다.
피가 섞이지 않았는데도, 놀랍도록 서로 닮은, 붉은.......
거칠게 골목의 더러운 벽으로 밀어붙이고는, 왼팔로 새영의 양쪽 어깨를 한번에 감싸안아 계속 몰아붙인다.
빈틈없이 몰아붙이는 그의 테크닉에 새영은 어찌 할 바를 모르고 계속 당하기만 했다. “읏.......”
결국 그 무섭도록 철저한 결박은 새영이 세진의 입술을 깨물어 붉은 피를 내는 작은 반항으로 쉽게 풀렸다.
“너 지금 이게 뭐하는 거야!!”
새영이 세진의 입술에서 새어나와 자신의 입술에 묻은 그의 피를 오른쪽 손목으로 닦아내며 외쳤다.
“또 그런 저질스런 짓을 하려는 거야!!”
“내가 말했지.” 저번과는 다르게 완벽히 차가운 눈으로 새영을 바라보는 세진.
“잘못한 건 너라고.”
“내가 뭘!” 새영이 거칠게 반항하며 세진의 손에 모두 잡힌 자신의 손목을 비틀며 외쳤다.
“내가 뭘 잘못했는데 대체!”
“네가 잘못한 거야!!!” 세진이 화를 냈다.
“맘껏 좋아해도 될 것처럼 굴었으면서!! 먼저 끌어들인 건 너잖아!!!”
“혼자 멋대로 착각해놓구선 왜 이래!” 새영의 꼭 감은 눈에서 눈물이 흘렀다.
“아니면 가지고 놀기라도 했다는 거야?” 세진이 새영의 손목을 잡은 손에 더욱 힘을 주며 말했다.
“그렇기라도 한 거냐고!!”
“먼저 키스했으면서!!”
“아니야... 아니야.......” 새영의 눈에서는 여전히 눈물이 흘렀다.
“눈 똑바로 떠!!! 눈 뜨라고!!!” 세진이 거칠게 한 팔로 새영의 허리를 감싸안아 또다시 결박하며 외쳤다.
“제발 나를 좀 봐!!!”
“.......”
눈물과 피로 범벅이 된 새영의 얼굴과 입술이 보였다. 여전히 눈은 꼭 감긴.
길고 가녀린 속눈썹에도 눈물방울이 맺혀 있다.
“제발!!” 세진이 외쳤다.
“너야말로 나를 좀 봐!! 똑바로 보라고!!”
그리고 또다시 벽으로 밀어붙이곤 새영의 작은 얼굴을 손으로 거칠게 문지르며 깊게 키스한다. 눈물로 얼룩진.......
세진의 혀와 타액이 깊숙이 들어오는 걸 느끼며 새영이 몸을 비튼다. 더러워. 더럽다고!
동시에 방금 전 세진의 말에 뜻 모를 의문이 든다. ...... 먼저 키스했다고?
내가?
내가?
순간 충격으로 새영의 몸에 힘이 빠져나가는 걸 기회로 잡아 세진이 허리 좀더 아래쪽으로 손길을 내린다.
“몰랐어? 아니면 기억하지 못했어? 아니면....... 기억하려 하지 않은 거야?”
“하... 하지 마!” 골반에 느껴지는 세진의 손길을 의식한 새영이 퍼뜩 정신을 차리고 다리를 비튼다.
“몰라, 알 리가 없잖아.......”
“그럼, 기억나게 해 줄 테니까.” 결속이 느슨해진다.
“제발 기억해봐....... 아니 노력이라도.......”
그리고 아까와는 다르게, 부드럽게 들어오는 혀.
조심스럽게 뒷통수를 쓰다듬고, 머리카락을 만져준다. 따스한 느낌이.......
아.
어디선가.
그리운 느낌이 들어.......
아까와는 다른, 부드럽고 따뜻한 키스에 취한 새영은 자신의 손이 저절로 올라가는 것도 눈치채지 못했다.
급박한 긴장 속에 앉는 방법을 잊었던 다리는 서서히 풀려 내려앉았고, 동시에 상대도 그와 위치를 같이했다. 새영의 손에 느껴
지는, 거칠은 그의 성격과는 달리 부드러운 머리카락의 느낌이 새영의 작은 손에 전해진다.
그제야 새영은 눈을 뜨고 자신과의 키스에 여념이 없는 세진의 감은 눈을 바라본다.
자신과 마찬가지로 눈물이 맺혀 있는 속눈썹.......
상대를 배려하는 마음으로 부드럽게 들어오는 테크닉. 얕게 전해지는 숨
결. 그제야 새영은 깨달았다. 세진의 선이,
세심하고 여린 선이라고.
“..아...... 핫.”
천천히 떨어지는 입술.
“.......”
그리고 얼떨결한, 아직은 두려움이 가시지는 않았지만 아까보다는 차분한 눈으로 세진을 뚫어져라 쳐다보는 새영.
세진의 검은 눈에 비치는, 자신의 깊고 푸른 눈이.
왠지 모르게 두려워 하는 것 같아서. 세진의 “기억하라” 는 부탁을.
“네가 망친 거야.”
“......!!”
이번에는 정말이었다. 벨트가 느슨해지는 걸 느끼며 새영이 급박하게 그의 손을 쥐어냈다.
“하지 마! 싫어!” 다시 긴박해진 공기.
“싫어.......”
“뭐야.”
......?
그리고 또, 아까 세진의 목소리만큼이나 놀랍도록 빠르게 스며든 목소리.
그러나 그보다는 반가운, 정말 이 순간 눈물이 날 만큼 보고 싶었지만 그와 동시에 절대 보고 싶지 않았던 사람의 목소리.
세진이 하던 행동을 멈추고 목소리가 들린 뒤쪽을 돌아보았다. 그리고 동시에.
퍽.
“......!?”
후광을 받으며 서 있던 남자의 거센 가격에 세진은 작은 신음을 내뱉으며 이마를 싸쥐었다.
그의 이마에서는, 피가 무섭도록 많은 양으로 줄줄 흐르고 있었다. 그리고.......
“씨발, 골목길은 변태들의 성욕을 채워 주기 위해 있는 길이 아니라고.”
신재의 목소리.
“신재야!”
새영이 눈물과 콧물이 범벅이 된 얼굴로 벨트를 겨우겨우 다시 채우며 신재의 이름을 불렀다.
“아.......”
세진이 또다시 신음을 내며 피범벅이 된 손을 떼네었다.
“멍청하긴.”
평소처럼 무심한 얼굴의 신재가 주머니에서 휴지를 꺼내 새영의 얼굴을 닦아 주었다.
“내 이럴 줄 알고 챙겨 왔지. 뭔 일만 나면 울잖아, 너. 이제 이거 상비약이나 다름없어, 나한텐.”
“신재야...... 신재야.”
새영의 반쯤 정신이 나가서는 계속 신재의 이름을 부르며 그의 얼굴을 천천히 더듬었다.
“정말 너 맞는 거지...... 환상 아니지.”
“환상은 아니지만. 원한다면 환상처럼 사라져주지.” 신재가 말했다.
“신재..... 맞구나. 강신재.......”
뒤이어 안도의 울음을 터트리며 신재를 껴안는 새영.
“잘못했어....... 내가 잘못했어.......”
“알면 됬어.” 신재가 무덤덤한 얼굴로, 하지만 약간은 미소 띤 입술로 그렇게 말했다.
“아...... 이런.......” 구석에서 여전히 고통스러워하던 세진이 보인다.
“.......”
보아하니. 꽤 많이 다친 모양인데.
귀찮게 소일거리 만들지 말고 이쯤에서 사라져주는게 신상에 좋으려나.
“가자.”
새영이 목이 메어 말을 하지 못하고 고개를 끄덕였고 신재가 그런 새영을 업고는 그 어둡고 차가운,
더러운 골목을 걸어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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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이번에는 무려 세편이군요 ㅎㅎ
지루하지 않으셨으려나 모르겠어요 ㅠㅠ; 워낙 꾸밈 같은걸 잘 못 해서.......
한글 2002에 미리 써 둔 밑천은 이제 바닥이군요 ㅋㅋ 미리 써둔 덕에 하루에 2~3편씩 올릴 수 있었어요.
그래도 하루에 두편씩은 썼으니까 (호모물은 사람의 창작욕구를 자극하더군요ㅠㅠ) 앞으로도
두편, 못하면 한편정도는 꾸준히 올라올 것 같네요 ^^
참, 세진은 말이죠 (ㅋㅋ)
소설에서 하도 거칠게만 나와서 뭔가 우락부락한 남자를 상상하신 분들은 조금 충격 먹으셨을 지도 ()...
일단은 새영과는 닮은 듯 하면서 안 닮았습니다.
(새영은 지금 그려보고는 있는데 자꾸 뭔가 후덕한 여신처럼 그려지는군요 ㅋㅋㅋㅋㅋ 제기랄)
세진이 지금 고3을 복학하고 있으니 20세구요, 당연히 저 이미지보다는 몸도 좋아지고 좀 더 나이를 먹은 얼굴입니다.
머리모양은 똑같지만요~ 그래도 선이 얇고 여리여리한 면은 아직까지 미묘하게나마 있습니다.
새영같은 경우는 세진보다 형이니까 (사실은 여기서 제일 철없이 나오는데도 말이죠) 스물 한 살이구요,
여기서 제일 어린 신재는 19살입니다.
뭔가 제일 연상인 새영보다 제일 연하인 신재가 가장 어른스럽죠... 생활고에 찌들은 덕택입니다. (근엄)
도박하고 튀고 사기먹고 혹은 사기치고 튀는 삼촌을 달달 볶는게 연례행사인 불쌍한 놈입니다 ().....
"건방지게 형 노릇하려 들지마" 라는 대사에 대해서 설명하자면
사실 새영이 신재에게 "처음 봤을 때부터 좋아했다면서 덤볐다" 라는 식으로 말했는데
그건 오버, 즉 구라입니다.(....)
그리고 실제로 세진이 새영을 많이 덮치기는 했는데 새영이 기억하거나 묘사한 것 처럼
많이 거칠지는 않았지만 새영에게는 어쨌거나 더러운 기억이니 좀더 오버스럽게 기억하는 면이
없지 않아 있습니다. 실제로 세진이 새영이 기억하는 것만큼이나 거칠어진 건 새영을 건드린 선배 다섯 명을
죽도록 패준 때의 뒤부터에요.
새영과 세진은 배다른 형제이고, 사실 처음 만났을 때는 세진이 새영을 굉장히 싫어습니다.
(대사를 보면 아시겠지만 ^^)
나머지 과거사는 천천히 (혹은 빠르게) 밝혀 갈 예정입니다~
잡소리가 너무 길었네요, 그럼 즐감하셨길 ~
첫댓글잘봣슴니댜11ㅈ ㅐ밋뗘ㅓㅓ
감사합니다!!! 웃기시넹님의 코멘트가 언제나 제게 큰 힘이 된답니다! ㅠㅠ
잘봤어요ㅠㅠ어쩜 새영이가 신재따르는모습보니 제가 흐뭇하네요ㅠㅠ여튼 그림도 잘봤어요~
그림이 영 허접해서 ㅋㅋ; 그냥 취미로 그려본 거에요~ 짤방 의견도 감사드려요 저도 쓰면서 흐뭇해했다는..*-_-*/때려
오옷!! 강신재~!! 재미있게 잘봤어요.,ㅎㅎ
감사합니다!! 신재가 매일 뚱한 모습만 보이다가 왠일로 한 건 하나 했죵 ㅋㅋㅋ
허억~~ ㅠㅠ 세진이의 저 애절한 모습도 어찌 저리 예쁘고 섹시하고*-_-* 멋있을 수 있습니까―?! 꺄~~ 그리고 그림도 잘 봤어요~~~~! 세진이 정말 엄청난 포스쟁이 + 꽃남~~~ 제가 다 흐뭇~ ㅋㅋㅋㅋ 대사도 만점―!
영 딸리는 그림솜씨인데도 잘 봐주셔서 감사합니다 ㅠㅠㅠ; 호모물을 그리기 위해 좀더 정진해야겠어용 ㅋㅋㅋㅋㅋ
세진이가더좋아
잘봤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