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비디아 신제품 출시 지연 우려에 대한 의견
[미래에셋증권 반도체 김영건]
결론 및 투자의견
당사는 반도체 업종에 대한 현시점 보유 및 비중 확대가 적합하다 판단한다. 엔비디아를 비롯한 글로벌 칩메이커와 국내 HBM 제조사 모두에 해당한다.
금번 급락의 원인은 경기 침체나 AI의 구조적 피크아웃 보다는 엔비디아 신제품 출시 스케쥴에 대한 우려가 과도하게 반영되었다고 판단하기 때문이다. 오해 해소 이후에는 결국 단기 실적과 벨류에이션을 우선적으로 고려하게될 것이다.
공교롭게도 가장 빠르게 임박할 실적발표는 엔비디아의 차례다. 해당 콜에서 견조한 실적과 가이던스를 제시할 가능성이 높다. 물론 엔비디아의 매출액이 일부 이연될 가능성도 있다.
그러나 이것을 빅테크 및 AI 사업자들의 구조적인 투자 기조 위축으로 받아들이는 것은 무리가 있다. 작금의 과도한 하락은 불확실성을 일단 회피하고자 하는 투자심리의 반영으로 판단한다.
엔비디아 Blackwell 라인업 공급 지연 이슈
사건의 개요: CoWoS-L을 둘러싼 의혹
최근 한주간 일부 언론 매체를 통해 엔비디아의 신제품인 B100의 출시 취소 및 Blackwell 아키텍처 출시의 지연 소식이 보도되었다. B100의 대안으로는 B200A의 출시가 거론되었다.
이와 관련하여 다수의 매체에서는 B100부터 신규 적용될 예정이었던 1) TSMC의 CoWoS-L 패키징의 수율 이슈, 2) B100 단일 GPU 대신 CPU 통합 모델인 GB200의 전략적 비중 확대를 위한 CoWoS-L Capa 밀어주기, 3) 두개의 GPU Die의 연결용 Local Interposer 부분의 설계 이슈, 4) CoWoS-L 기반 NVL Rack 시스템의 냉각 효율 이슈 등이 주요 원인으로 지목되었다.
참인 명제에 주목하는 것이 최선
엔비디아에서는 상기 의혹에 대해 (거의)공식적으로 부인한 것으로 보도되었으나, 원인이야 어찌되었든 신제품의 출시 연기로 빅테크들의 투자 지연 및 감소 가능성에 대한 우려를 동반했다.
엔비디아의 매출액 및 HBM 수요가 감소될 것으로 전망되며 전세계 반도체 서플라이체인 전반의 대규모 주가 하락에 일조했다.
엔비디아에서 공식 선언하기 전까지는 모든 주체와 마찬가지로 당사 또한 정확한 원인을 규정하는 것에는 한계가 있다. 오히려 현 상황에서는 참인 사실에만 주목해 향후 영향을 가늠해야 한다고 판단한다.
총 세가지 명제에 주목하며, 이로부터 금번 엔비디아의 B100 출시 지연 우려에 따른 주가 하락은 극복되리라 판단한다.
첫째, 빅테크가 확보하고자 하는 것은 특정 예산 한정의 GPU가 아니라 컴퓨팅 능력이다.
빅테크의 Capex 투입 계획은 단순히 금액이 목표가 아니다. 확보하고자 하는 컴퓨팅 능력에 대한 후행적인 예산 도출일 뿐이다. 마치 메모리 칩메이커들의 Capex가 금액 자체가 목표이기 보다는 생산 Bit growth를 확보하고자 하는 계획의 결과인 것과 마찬가지다.
즉, B100 등 Double die 기반 GPU의 출시 지연에 따라 계획에 미달하는 컴퓨팅 능력은 추가 금액을 집행해 확보할 것으로 추정된다. B200A 또는 H200 등 대안에 대한 구매 규모가 예상보다 커질 수 있다는 의미다.
물론 투자 금액이 커질수록 최근 불거진 AI 투자의 본전회수 논란이 세질 수 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투자한다는 것 자체가 빅테크의 투자 의지를 보여주는 반증이 될 수 있을 것이다.
둘째, B100의 대안으로 제기된 것이 B200A 제품군이라는 추정에는 이견이 없다.
이 의미는 Blackwell 아키텍처 자체의 결함은 없다는 것을 의미한다. 아키텍쳐의 근본적인 설계상의 문제였다면 문제가 커질 수 있었겠으나, B200A와 B100의 차이는 Die 인터커넥트 적용의 차이가 주요하다. 이견이 있다면, Interposer 설계의 이슈냐(엔비디아 귀책), CoWoS-L 방식 자체의 이슈냐(TSMC 귀책)의 문제가 있을 뿐이다.
한편, 작금의 주가 움직임은 마치 아키텍쳐의 설계상 문제가 생긴 수준의 흐름을 보였다는 점이 과하다고 여겨진다. 엔비디아 대변인은 Blackwell 라인업은 계획대로(On track) 진행되고 있다고 밝힌바 있다. 분기 실적을 앞두고 세부적인 제품 믹스가 어찌되었든지 간에 Blackwell 아키텍쳐의 울타리 내에서 매출액 목표는 맞출 것임을 암시한다.
셋째, 사건의 원인이 공급 차원에서의 이슈이며 수요의 문제가 아니다.
금번 주가 하락이 빅테크의 투자 기조 위축 또는 GPU에 대한 더블부킹(Double Booking)등이 우려되며 수요 측면에서 도전적인 문제였다면 하락이 일정 부분 수긍이 갈 수도 있다.
설령 그렇다 할지라도 빅테크의 주가가 함께 하락하는 것을 설명하지 못한다. 오히려 이번 이슈는 GPU 공급 차원에서의 차질이 생긴 것이고 이로 인해 빅테크는 원하는 만큼의 투자를 적기에 할 수 없을 것이라는 우려가 악재로 부각된 것에 주목해야 한다.
오히려 금번 실적발표에서 확인되는 빅테크의 더욱 강해진 향후 투자 기조가 이를 뒷받침한다.
MSFT는 FY24 Capex로 $55.7B(YoY +75%)의 큰 규모를 투자 했음에도 불구 FY25 Capex는 FY24 수치를 상회할 것으로 전망했다.
메타는 연간 Capex 전망치 하단을 $37B(기존 $35B)로 상향 조정했고, 내년도 투자규모는 올해를 상회할 것으로 전망했다.
아마존은 하반기 Capex가 상반기($30.5B) 수준을 상회할 것으로 전망했다.
구글의 2분기 Capex는 $13.2B 수준으로 작년 동기($6.9B) 대비 약 두배가량 확대됐으며, 연간 잔여 분기별 Capex는 $12B 혹은 그 이상으로 전망했다.
빅테크 업체들의 2분기 Capex는 약 $57.2B로 YoY +60%이상 상승했다. 금번 스케쥴 지연으로 단기적으로는 투자 금액이 일부 위축될 수는 있겠으나, 중기적으로는 오히려 투자액이 커질 수도 있다는 판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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