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술 발전에 따라 일자리의 종류와 형태도 바뀌고 있다. 지난 수십년 사이에만도 전화교환원, 식자공, 정보검색사 등은 역사 속으로 사라지고 빅데이터나 인공지능 전문가, 3D 프린팅 전문가 등이 새로운 유망직업으로 등장하고 있다. 2016년 스위스 다보스에서 열린 세계경제포럼에서는 초등학생의 65%는 현재 존재하지 않는 직업에서 일하게 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와 주목을 받기도 했다.
디지털 마케팅업체 아카(AKQA)와 사우디아라비아 미스크재단의 미스크 글로벌 포럼(Misk Global Forum) 합동팀이 지난달 열린 ‘2018 다보스포럼’ 패널토론에 참석해 2030년까지 출현할 수 있는 새로운 직업을 공개했다. `MIT 테크놀로지 리뷰'에 소개된 내용들을 보면, 어떤 것들은 아직도 과학소설에 등장하는 장면처럼 보이지만 조만간 현실화할 것처럼 보이는 것도 있다.
첫째는 폐기물 재활용 기사이다. 재활용 기술 발전에 따라 현실화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판단한 신종 직업이다. 쓰레기 매립지에 버려진 자재들을 회수해 새로운 제품으로 만드는 사람이다. 운전기사가 원통형 기계 위에 탑승해 폐기물 더미를 돌아다니며 지렁이가 흙을 삼키듯 폐기물들을 통 속으로 집어넣는다. 미래의 중장비 기사 모델로 여겨지기도 한다. ‘선형에서 지수적 가치사슬로’라는 주제의 패널토론에서 영감을 얻었다고 한다.
둘째는 국가유산 보존사이다. 한 나라의 주요 건축물 등을 입체적으로 스캐닝해 디지털 기록물로 영구히 보존하는 일을 하는 사람이다. 일부 지역에선 이미 가시화했다. 예컨대 이라크에선 이슬람국가(ISIS)에 의해 사라질 위협에 처해 있는 고대 바빌론 유적들을 레이저를 이용해 3차원 디지털 영상기록으로 남기는 작업이 진행된 바 있다.
셋째는 블록체인 뱅킹 엔지니어다. 미래의 시설 전문가라고 생각하면 된다. 블록체인 기술 인프라를 확장해 사람들이 세계 어느 곳에서든 안전하게 은행 시스템에 접속할 수 있게 하는 것이 이들의 임무다. 패널 토론 ‘세계 금융의 재구성’에서 힌트를 얻었다고 한다.
넷째는 건축 프린팅 기사다. 3D 프린터 규모가 갈수록 거대해지면서 출현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는 직업이다. 지난해 미국의 MIT 연구진이 이런 3D 프린터를 개발해 단층 건축물을 만드는 시연을 해 보였다. 패널 토론 ‘안정의 파괴’에서 영감을 얻었다.
다섯째는 공공기술 윤리 전문가다. 미래의 정부기관에 필요한 인력이다. 새로운 기술이 출현할 경우 공공 차원에서 일반인들이 사용하기에 적합한 것인지 결정하는 게 이들의 임무다. 패널 토론 ‘기술을 신뢰할 수 있나’에서 힌트를 얻었다.
여섯째는 원격로봇 외과의사다. 외딴 섬이나 먼 거리에 있는 환자들을 로봇을 통해 원격으로 진찰해주는 의사다. 원격로봇이 실시간으로 제대로 작동하려면 이번 평창 동계올림픽에서 처음 등장한 5G 통신망이 필수적이다. 패널 토론 ‘4차산업혁명 시대의 보건’에서 영감을 얻었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