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의 유익을 말해 뭐합니까만 혼자 가는 여행이 여행의 백미라고 생각한 적이
있어요. 1.동행이 없으면 눈치 볼 일이 없고 시간, 공간이 대체적으로 자유롭습니다.
2. 가고 싶은 곳은 마음대로 갈뿐더러 변경, 조율이 얼마든지 가능합니다.
3.운 좋으면 새로운 친구를 사귈 수 있고 만약 ‘Before sunrise’처럼 이성 친구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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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날 수 있다면 운수대통일 것입니다. 그리고 종종 전혀 예상치 못한 지혜를 우연히
얻게 되거나 스스로 깨달을 때가 있습니다. 반면에 여행이 주는 가장 큰 리스크는
일상의 패턴이 깨진다는 것입니다. 그러나 참을 수 없는 역마살의 유혹을 이기지
못하고 또 보스턴백을 쌌습니다. 과거에 서서가는 완행열차에 10시간씩 부대끼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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갔던 안성-여수 간 거리를 3시간 만에 주파할 수 있었어요. 물론 먼저 간 식구들과
담양에서 조인한 시간을 빼고 말입니다. 어머니께서 선친 보내고 작은 아들한테
고향 친구들을 만나고 싶다는 요청을 해서 이루어진 가족행사입니다. 제가 먼저
생각은 했었는데 웬일인지 어머니께서 작은 아들과 함께 가시겠다고 잘라 말씀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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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셨습니다. 그래서 어머니, 작은 아들, 막내 딸, 예담, 사랑 5인이 하루 전에 출발을
했고, 일정을 바쁘게 소화하고 있었어요. 나중에 안 사실이지만 어머니께서 장남이
가난하기도 하고 친구 분들에게 작은 아들 자랑을 하고 싶으셨던 모양입니다.
기분이 좋아야 할지 삐쳐야 할지 생각할 겨를도 없이 치과 치료를 핑계로 하루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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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다가 도저히 근질거려서 못 참고 길을 나섰습니다. 한편 여수 사는 큰 누나가 펜-
숀을 얻어놓고 오매불망 러브 콜을 해 와서 오후쯤 이산가족 상봉이 이루어졌습니다.
가족여행은 먹는 게 전부면서 남는 건 먹는 겁니다. 여수바다를 U-캐슬 펜-숀에 세팅을
했어요. 광어, 숭어, 전복, 멍게, 낙지 모두 제가 좋아하는 품목들입니다. 한20년 만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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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대로 된 상차림을 받아보는 것 같습니다. 산해진미를 보니 예에공이 생각이 났고
아침에 신경치료를 하고 온 것을 잊어버리고 미친 듯이 쳐 먹었습니다. 식탐이 이제
없어졌나 했는데 아닙디다. 욕심이 쉽게 사그라질 리가 없지요. 당구장 가서 다마 한
게임 치고 들어왔는데 갑자기 만사가 다 불편합니다. 충전기도 없고, 칫솔 가지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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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가기도 귀찮고, 옷을 벗고 자야하는데 이거야 원 영판 찝찝합니다. 새벽녘에 확인해
보니 4인용 방에 저 혼자 자고 있지 뭡니까? 보나마나 탱크 코골이 때문에 다들 도망
갔을 것입니다. 집이라면 바로 컴퓨터 앞에 앉으면 되는데 별수 없이 좀 더 잘 수밖에
없었습니다. 몽글거리고 있는데 김 장로가 지파별 대표들을 차출해서 새벽기도를 나가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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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양입니다. 에라, 모르겠다. 저도 일어나서 차를 타고 PC방을 찾아갔습니다.
뭔 놈의 PC방이 축구장만 하네요. 업로드가 자꾸만 안 돼서 장장 4시간을 죽였습니다.
인스타를 확인해보니 어제가 스승의 날이었네요. 에스더가 장미꽃을 받고 좋은 모양입니다.
우리 딸내미들은 학원에 매달려 죽을 똥 싸고 있는데 아비만 놀러 다녀서 조금 미안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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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경묵상 한 개, 학원 업로드, 악동의 팡세 한 개를 포스 팅 하고 났더니 기분이 좋아
졌고 지하3층 40평방을 체크아웃 하고서 아침 겸 점심을 먹으러 소호 동 근처 식당을
찾아갔어요. 생선구이, 간장게장을 8인분 시켰는데 빈 접시만 남기고 싹싹 긁어 먹어어요.
굴비가 영광 법성에서 먹었던 것하고 클래스가 다르더라고요. 게장도 짜지 않고 입맛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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맞았고 고추 잎나물, 돌산 갓 침치, 시래기 국까지 다 먹어치웠으니 다이어트를 하면
뭐하냐고요. 매형을 가이드로 해서 국토 남단 섬들을 둘러보았어요. 여수바다는 태종대
랑 비슷하지 싶어요. 바람도 포근하고 헤엄쳐 갈 수 있을 것 같은 섬들이 여기저기 흩어져
있었어요. 제가 오늘 둘러봤던 대륙의 서쪽 남단은 여수-고흥을 연결하는 섬들인데 언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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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다 위에 대교를 뚝딱 만들어놓았는지 문명의 이기가 실로 놀랍습니다. 총11개의 다리 중
5개가 얼마 전에 개통을 했다 나 봅니다. 나머지 6개가 모두 완공되면 땅값도 오를 것이고
상권도 설 것입니다. 가이드 말에 의하면 문 선명회장이 이곳의 땅을 셀 수 없을 만큼 많이
보유하고 있다고 합니다. 물론 저하고는 아무런 상관이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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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자 왈 "나는 15세에 학문에 뜻을 두었고, 30에 확고히 섰고, 40에 의혹되지 않고,
50에 천명을 알았고, 60에 귀가 순해졌고, 70에 마음이 하고 싶은 바를 따르더라도
법도에 어긋나지 않았다." 고 합니다. 지천명 쯤 되었으니 하늘의 뜻을 품고 살아야
하는데 돈돈하면서 소인배마냥 살고 있으니 쯧쯧 이런 한심한 군상 같으니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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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서, 돈을 포기했냐? 노, 노 자본주의에서 돈을 어떻게 포기합니까? 어쩌라고?
법정은 ‘자기답게 사는 것‘에 대하여 세상과 타협하는 일보다 더 경계해야 할 일은
자기 자신과 타협하는 일이라고 했습니다. 스스로 자신의 매서운 스승 노릇을 하라는
것이지요. 우리가 일단 어딘가에 집착해 그것이 전부인 것처럼 안주하면 그 웅덩이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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갇히고 말아요. 그러면 마치 고여 있는 물처럼 썩기 마련입니다. 저도 이번에 알았는데
버리고 떠나는 것이 곧 자기답게 사는 것입니다. 낡은 탈로부터, 낡은 울타리로부터,
낡은 생각으로부터 벗어나야 새롭게 시작할 수 있다는 뜻입니다. 아무리 가난해도
마음이 있는 한, 다 나눌 것은 있습니다. 근원적인 마음을 나눌 때 물질적인 것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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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히 그림자처럼 따라옵니다. 그렇게 함으로써 내 자신이 더 풍요로워질 수 있습니다.
일반적인 계산법으로는 나눠 가질수록 내 잔고가 줄어들 것 같지만 막상 해보면 나눌수록
더 풍요로워집니다. 그리고 풍요 속에서는 사람이 타락하기 쉽지만 맑은 가난은 우리
에게 마음의 평안을 가져다주고 올바른 정신을 지니게 합니다. 청빈이 의미 있게 다가오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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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목입니다. 행복의 비결은 필요한 것을 얼마나 갖고 있는가가 아니라 불필요한 것에서
얼마나 자유로워져 있는가 하는 것이란 말은 진리입니다. 골드바 목걸이, 승용차, 학위
등등이 내게 꼭 필요한 것일까? "위에 견주면 모자라고 아래에 견주면 남는다."라는 말이
있듯 행복을 찾는 오묘한 방법은 내 안에 있습니다. 법정은 ‘하나가 필요할 때는 하나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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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져야지 둘을 갖게 되면 당초의 그 하나마저도 잃게 된다고‘ 했고 인간을 제한하는
’소유물에 사로잡히면 소유의 비좁은 골방에 갇혀서 정신의 문이 열리지 않는다고‘합니다.
작은 것과 적은 것에서 만족할 줄 알아야 한다는 것일 테죠. 더 근본적인 문제는 ‘소유냐
존재냐‘의 질문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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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힘이 되신 여호와여, 내가 주를 사랑합니다. 하나님께서는 바람 날개를
달고 솟구쳐 오르셨나이다. 구름으로 장막을 치시고 은밀한 중에 감추셨지만
나타나실 때는 광채가 발하고 우박이 쏟아지고 번개가 치는 것을 보았나이다.
가족 여행을 통해 가족의 소중함과 인생의 무상함을 깨닫게 하신 하나님이여
찬양을 받으소서. 문제없는 가족이 없고 소중하지 않은 지체가 없사오니
생사를 넘나드는 순간에도 나의 힘이 되시는 하나님만 의지하게 하옵소서.
1인 기업이 대세인 대한민국 사회에서 가족 간의 유대를 넘어 팀으로 연대하게
하시어 야곱의 가족으로 시대의 그루터기가 되게 하옵소서. 코로나와 세계공황으로
인한 불확실성 가운데 있지만 피할 바위가 되어 주시고 방패가 되어 주시므로
내가 내 원수들에게서 구원을 얻으리로다.
2020.5.17.sun.악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