능동형 안전장치의 시작, ‘ABS’차를 안전하게 타려면 무엇이 가장 중요할까요? 원하는 때와 지점에 정확히 멈추면 되겠죠? 그래서 안전의 시작은 잘 멈추는 것입니다. 하지만 차를 멈추는 일은 달리는 것 보다 어렵습니다. 보통 차를 멈추는 힘은 달리는 힘의 다섯 배가 필요하다고 합니다. 바꿔 말하면 엔진보다 다섯 배 강한 브레이크가 필요하다는 이야기입니다. 그래서 효율적인 브레이크 시스템은 바퀴가 달린
기계가 나타난 뒤로 계속된 숙제였습니다.
브레이크를 밟으면 타이어를 붙잡습니다. 타이어는 도로와 마찰을 일으키며 정지합니다. 브레이크를 최고의 성능으로 작동하려면 타이어가 도로에서 미끄러지기 직전까지의 힘을 가해서 정지해야 합니다. 브레이크를 너무 세게 잡으면 미끄러지고 약하게 잡으면 제동력이 떨어지니 쉽게 조절하기 어려운 문제입니다.
ABS는 비행기에서 시작됐다. 던롭의 1953년 문서를 보면 비행기 바퀴에 적용된 Non-skid Braking이란 시스템이 소개됐다. 비행기가 착륙하는데 일어나는 미끄러짐을 방지하고 타이어의 수명을 늘리고 고온에서도 효과적인 브레이킹을 하는 것이 목표였다. 하지만 높은 비용으로 인해 자동차에 적용되지는 못했다. <사진제공: Dunlop>
그래서 개발된 장치가 바로 ABS입니다. 급하게 브레이크를 밟아 미끄러지기만 하면 오히려 위험합니다. 그렇다고 살짝 밟으면 브레이크의 성능이 떨어집니다. 그래서 운전자는 브레이크를 강하게 밟아도 알아서 최적의 성능을 만들어주는 장치가 바로 ABS입니다.
다시 말해 ABS(Anti-lock Brake System)는 사람의 발로 조절하기 힘든 최대의 제동력을 만들어줍니다. 타이어가 지우개 닳듯이 도로에 미끄러지면 차를 통제할 수 없습니다. 그래서 타이어가 미끄러질 때 브레이크를 1초에 8번에서 30번까지 잡았다 놓기를 반복하면서 미끄러지기 직전의 제동력을 제공합니다. 바로 이것이 ABS의 역할입니다.
ABS가 작동되는 과정은 몇 단계로 나눠집니다. 먼저 차가 브레이크를 잡고 미끄러지기 시작합니다. 이때 휠에 장착된 센서가 이를 감지하고 초당 8번 이상 브레이크를 풀었다 조입니다. 차는 ‘드르륵’ 소리를 내면서 ABS 작동이 시작됩니다. 브레이크는 타이어가 미끄러지기 직전의 마찰력을 유지하면서 속도를 줄여갑니다. 최근에는 4바퀴를 독립적으로 제어해 미끄러짐을 막아줍니다. 이 사이 핸들을 조작해 위험을 피해갈 수 도 있습니다. 일단 이것이 사고를 예방하는 능동형 안전장치의 시작입니다.
‘ABS+엔진의 힘을 조절’ = TCSABS가 차의 제동력만 조절하는
옵션이라면 TCS(Traction Control System)는 차의 제동력뿐만 아니라 엔진에서 바퀴로 연결되는 힘도 조절하는 장치입니다. 예를 들면 눈길이나 진흙탕에 빠졌을 때 이 장치가 효과를 발휘합니다. 헛도는 바퀴에만 브레이크를 작동시키거나 헛도는 바퀴에 전달될 힘을 다른 바퀴로 배분해 안정성을 높이는 것입니다. 앞에 것을 ‘브레이크 제어방식’, 뒤에 것을 ‘디퍼런셜 제어방식’이라고 합니다. 초창기 TCS는 엔진에서 나오는 힘만을 조절했기 때문에 연료를 늦게 분사한다거나 흡기량을 줄이는 방법을 썼지만 최근에는 ABS와 함께 연동해서 제공합니다. 제동력과 엔진의 출력을 모두 사용하기 때문입니다. 제동할 때는 ABS를 통해 제어하고 가속할 때는 엔진출력을 이용해 제어합니다. 그래서 ABS와 TCS는 개발의 역사와 과정이 비슷합니다.
차를 어떠한 환경에서도 운전자가 원하는 방향으로 움직일 수 있도록 도와주는 장치다. VDC, ESP등의 이름으로도 불리지만 유사한 기능을 한다. 볼보에서는 DSTC라고 부르고 있다. <사진제공:Volvo>
ABS도 안전벨트처럼 비행기의 기술에서 시작됐습니다. 1952년 던롭에서 ‘MAXARET'라는 항공기용 ABS를 개발했지만 높은 비용으로 인해 자동차에 적용되진 못했습니다. 하지만 보쉬와 메르세데스-벤츠가 연구를 시작해 1970년대 초반에 시험을 했고 1970년대 후반에는 상용화에 이르렀습니다.
우리나라에서는 1989년 대우 임페리얼이 보쉬의 ABS를 적용했고 1992년에는 현대의 뉴그랜저에 ABS와 TCS가 함께 적용됐습니다. 최근까지도 옵션으로 인식되던 ABS와 TCS는 안전을 강화하기 위해 점차 기본 장착되는 추세입니다.
'ABS+엔진관련센서+TCS+EPS' = VDC(ESP)자동차의 카탈로그를 들여다보면 ‘차세제어장치’라는 말이 있습니다. ‘차체제어’도 아니고 ‘자세제어’도 아닌 말이라 다시 한 번 들여다보게 됩니다. 사실 둘 다 포함된 말입니다. ‘차체자세제어장치’라는 뜻입니다.
차세제어장치가 장착된 차량은 실내에 장치를 켜고 끌 수 있는 버튼이 있다. 일반적인 환경에서는 장치를 켜고 주행해야 하지만 견인되는 과정이나 눈길에 체인을 장착했을 때는 차세제어장치를 꺼야 하기 때문에 버튼으로 조작하게 돼 있다. <사진제공:Volvo>
달리는 차제를 운전자가 원하는 방향으로 움직이도록 도와주는 장치가 바로 '차세제어장치‘입니다. 사실 보쉬와 컨티넨탈 같은 자동차 부품회사들이 만들기 때문에 원리와 구조는 비슷합니다. 그런데 자동차 업체마다 조금씩 다른 이름을 붙여서 여러 가지 이름이 존재합니다. BMW, 재규어, 랜드로버, 마쯔다에서는 DSC라고 쓰고 알파로메오, 피아트, 현대, 인피니티, 닛산 등은 VDC라고 씁니다. 크라이슬러, 닷지, 벤츠, 오펠, 푸조, 르노, 폭스바겐 등은 ESP라고 씁니다. 이밖에도 포르쉐는 PSM, 마세라티는 MSP, 토요타는 VDIM, 페라리는
CST라고 부르니 도대체 헛갈리는 이름입니다. 다만 주목할 것은 이 기능들 모두 앞서 살펴본 ABS와 TCS에 기능을 추가해 차체의 자세를 유지하는 장치입니다.
이 장치는 차륜속도센서, 조향각센서, 가속페달센서, 압력센서, 선회속도센서, 측방향가속도센서로 이뤄집니다. 쉽게 말하면 차가 어디로 얼마나 어떻게 가고 있는지 판단하고 그것이 정상적인 주행상태인지 혹은 차가 미끄러지는 중인지를 판단해서 브레이크, 엔진에 개입합니다.
이 밖에도 능동형 안전장치는 끝없이 진화하고 있습니다. 앞차와의 거리를 판단해 알아서 멈추거나 보행자를 구별해서 운전자에게 경고를 하는 등 다양한 방법의 진화가 계속됩니다.
네 바퀴에 각각 필요한 힘과 제동력을 배분하는 역할이 차세제어장치의 기능이다. 각 바퀴와 핸들, 가속페달 등 차의 곳곳에 장착된 센서에서 모아진 정보를 ECU에서 분석하고 각각의 바퀴에 힘을 가감하거나 제동력을 늘리는 방법으로 차체의 자세를 교정한다. <사진제공:Volvo>
차가 곡선 길을 달리다가 미끄러지게 되면 관성에 의해 엉뚱한 방향으로 밀리게 된다. 이때 차세제어장치가 개입해 운전석쪽 앞 브레이크를 잡아서 자세를 유지하는 모습이다. <사진제공:Volvo>
던롭에서 비행기용 ABS로 처음 개발한 것이 ’MAXARET'의 포스터다. 당시 던롭은 비행기가 착륙할 때 스키드 마크를 내며 미끄러지는 것을 방지하고자 ABS를 개발했다. <사진제공:Dunlop>
첫댓글 감사합니다.
감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