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계 최초..허준이 교수 필즈상 수상 쾌거
노현섭 기자 입력 2022. 07. 05. 16:46
필즈상 제정 86년만에 첫 한국계 수상
[서울경제]
5일(현지시간) 핀란드 헬싱키 알토대학교에서 허준이 프린스턴대 교수 겸 한국 고등과학원 석학교수가 '수학 노벨상' 필즈상을 수상하고 있다. /연합뉴스
5일(현지시간) 핀란드 헬싱키 알토대학교에서 허준이 프린스턴대 교수 겸 한국 고등과학원 석학교수가 \'수학 노벨상\' 필즈상을 받기 위해 대기해 있다.
한국계 수학자인 허준이(39·사진) 미국 프린스턴대 교수 겸 한국 고등과학원(KIAS) 수학부 석학교수가 5일(현지시간) ‘수학 노벨상’ 필즈상의 영예를 안았다.
국제수학연맹(IMU)은 이날 핀란드 헬싱키 알토대학교에서 열린 시상식에서 허 교수를 필즈상 수상자로 발표했다.
허 교수는 미국 국적을 보유하고 있지만 한국 수학자로서는 최초 수상이다. 그 동안 한국계나 한국인이 이 상을 받은 적은 없었다.
1936년 제정된 필즈상은 4년마다 수학계에서 뛰어난 업적을 이루고 앞으로도 학문적 성취가 기대되는 40세 미만 수학자에게 주어지는 수학 분야 최고의 상이다. 아벨상과 함께 ‘수학계의 노벨상’으로 불린다. 1936년 처음 수상자가 나온 필즈상은 캐나다의 저명한 수학자 존 찰스 필즈(1863~1932)에서 이름을 따왔다. 필즈는 이 상을 직접 만들기 위해 아이디어나 메달 디자인 등에 전념했지만 안타깝게도 완성되기 전에 눈을 감았다. 이후 필즈의 뜻은 그의 동료였던 아일랜드 수학자 존 라이턴 싱이 이어받아 비로소 실현됐다. 메달은 지름 9cm 크기로 앞면에는 고대 그리스의 전설적인 수학자 아르키메데스의 얼굴과 함께 라틴어로 ‘자신의 한계를 넘어 세상을 움켜쥐라“고 새겨져 있다. 뒷면에는 ‘전세계에서 모인 수학자들이 뛰어난 업적에 (이 상을) 수여한다’고 적혀있다. 40세 이전에 수상자가 되려면 늦어도 30대 초중반에는 세계적 연구 성과를 내야 한다는 점에서 ‘노벨상보다 받기 어렵다’는 평가도 나온다.
필즈상은 한번 시상할 때 보통 2∼4명의 수상자를 선정한다. 이날 시상식에선 허 교수 외에 3명이 공동 수상했다. 수상자 중에는 우크라이나의 마리나 비아조우스카도 포함됐다. 비아조우스카는 필즈상 사상 두번째 여성 수상자다. 수상자에게는 금메달과 함께 1만5000 캐나다 달러(약 1500만원)의 상금도 전달된다. 나이 제한으로 인해 39세(1983년생)인 허 교수는 올해가 필즈상을 받을 수 있는 마지막 해였다.
필즈상은 4년에 한 번 열리는 국제수학자대회(ICM)에 맞춰 수여된다. ICM은 기초과학분야 최대 학술대회로 전세계 수학자가 참여한다. 허 교수는 수상 뒤 “필즈상 수상자 명단에 제가 하는 분야인 대수기하학에 큰 공헌을 하신, 저에겐 영웅 같은 분들의 이름이 줄줄이 있다”며 “그 명단 바로 밑에 내 이름이 한 줄 써진다고 생각하면 이상하기도 하고 부담스럽기도 하고 묘한 기분”이라고 소감을 밝혔다.
허 교수는 미국 캘리포니아에서 태어나 두 살 때 아버지 허명회 고려대 통계학과 명예교수와 어머니 이인영 서울대 노어노문과 명예교수와 함께 한국으로 돌아온 뒤 초등학교부터 대학 학부와 석사 과정까지 한국에서 마쳤다.
2007년 서울대학교 수리과학부·물리천문학부 학사, 2009년 같은 학교 수리과학부 석사 학위를 받았다. 또 박사 학위는 2014년 미국 미시간 대학교에서 취득했다.
허 교수는 박사 과정을 위해 미국으로 유학길을 떠난 이후 ‘리드 추측’과 ‘로타 추측’ 등 오랜 수학 난제들을 하나씩 증명하면서 수학계에 명성을 떨쳤다. 리드 추측은 채색 다항식을 계산할 때 보이는 계수의 특정한 패턴을 수학적으로 표현한 것으로, 1968년 제기된 수학계 난제 가운데 하나였다.
앞서 허 교수는 뛰어난 연구 업적과 왕성한 연구 활동으로 앞서 사이먼스 연구자상, 삼성 호암상, 뉴호라이즌상, 블라바트닉 젊은과학자상 등을 받은 바 있다.
한편 역대 수상자는 미국과 프랑스 출신자가 많고 아시아권에서는 일본인이 3명, 중국계 미국인 1명, 베트남계 프랑스인 1명 등이 받았다.
허준이(39. June Huh) 미국 프린스턴대 교수 겸 한국 고등과학원(KIAS) 수학부 석학 교수가 5일(현지시간) 필즈상의 영예를 안았다. 한국 수학자로는 최초 수상이다. 이전까지 한국계나 한국인이 이 상을 받은 적은 없었다. 허 교수는 이날 국제수학연맹(IMU)이 핀란드 헬싱키 알토대학교에서 연 시상식에서 필즈상 수상자로 선정됐다. 사진은 허준이 교수.
노현섭 기자 hit8129@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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