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일 오전 부산시 동래구 온천동 롯데마트 입구 커피 자판기 앞에서 만난 동래구의원 나선거구 김준식(50·무소속) 당선자는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4명이 출마해 3명을 뽑는 나선거구에서 2등으로 당선됐다. 그가 선거운동 기간에 사용한 비용은 471만7990원. 부산의 구의원 법정 선거비용 4800만원의 9.8%만 쓰고 당선의 영광을 안았다. 동래구 선관위는 전국에서 가장 적은 선거비용을 썼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법정 선거비용은 영수증만 갖추면 돌려받을 수 있어요. 하지만 그 돈은 국민의 세금 아닌가요. 아낄 수 있는 대로 아껴야죠.” 이번 선거에서는 후보들마다 경쟁적으로 유세차량과 선거운동원을 동원했다. 1인 8표제가 처음 도입되면서 흩어진 유권자들의 눈길을 조금이라도 끌기 위해서였다. 하지만 김 당선자는 로고송이 흘러나오는 유세차량을 빌리지 않았다. 차량 임대료와 로고송 저작권료 등 1000여만원을 아끼기 위해서다. 율동으로 표를 모으는 선거운동원도 한 명 없었다. <그래픽을 누르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당선되고 나면 유권자를 거들떠보지 않고, 돈이 많이 드는 선거풍토를 바꿔 보려고 6년 전부터 출마를 준비했다”는 것이 김 당선자의 설명이다. 그는 1988년 교통사고를 당해 한쪽 다리가 불편하다. 하지만 관내 지도를 구해 새벽부터 밤 늦도록 동네 구석구석을 걸어다니며 명함을 돌렸다. 명함 뒷면에는 프로야구 롯데구단의 사직야구장 경기 일정(사진)을 적었다. 예비후보로 등록한 4월 12일부터 바뀌는 야구 경기 일정을 넣느라 새 명함을 10여 차례나 인쇄했다. 그는 명함을 건넬 때 90도로 허리를 숙이고 인사했다. 그가 돌린 명함은 모두 3만2000장. 김 당선자는 “유세차는 시끄러워 유권자들에게 반감을 남겨 놓은 채 지나가지만, 걸어다니며 출마 동기를 설명하면 호소력이 있다”고 말했다. 김 당선자의 짠돌이 선거운동은 이뿐이 아니다. 인건비를 줄이기 위해 회계책임자를 따로 두지 않고 자신이 맡았다. 사무장은 부인 김경옥(48)씨가 맡았다. 아내의 사무장 인건비를 선거비용에 넣지 않을 계획이었다. 그러나 고생하는 것이 안쓰러워 조금이라도 위로하기 위해 포함시켰다. 그는 현수막도 다른 후보의 절반 길이인 5m짜리를 사용하고, 선거공보는 8쪽짜리까지 만들 수 있지만 1쪽만 만들었다. 김 당선자는 고등학교를 졸업한 뒤 9급 공무원으로 7년간 근무하다 적성이 맞지 않아 퇴직했다. 자영업을 하다 보험회사 영업직으로 근무하고 있다. 월 보험료 1만8400원짜리 고객을 유치하기 위해 다섯 번을 찾아가 설득할 정도로 끈질기다. 그는 “구의원이 별껀교. 주민의 불편을 해결해주는 사람인데…. 돈으로 당선되는 풍토는 바뀌어야 합니다. 제가 당선되는 걸 보니 가능성이 보이네요”라며 웃었다. 부산=김상진 기자, 사진=송봉근 기자 |
첫댓글 므찌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