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구네 처가집인 평창에서 밖(텐트)에서 1박을 하고 일산 집으로 갈려다 춘천고속도로에서 길이 막혀 다시 화천 다목리로 차를 돌려 먼저 와 있던 동서네 식구들과 만나 맛있게 저녁을 먹고 하루밤을 자고 일어나 10시 40분쯤 아.점으로 라면을 먹고 자전거를 타고 일산집을 향해 출발을 준비중.

시간은 벌써 11시 36분. 이제 출발하면 언제쯤 도착할지 궁금..

처가집을 나와 도로로 들어서니 바로 언덕길과 산이 나온다. 으이그.. 길은 두갈래로 갈라지지만 오늘 코스는 김화쪽으로..

군사지역이라 군용트럭들이 떼를 지어 지나갑니다. 으.. 매연.. 앞으로 이런 공기를 각오하고 가야 하는구나..

수피령이라고 부르는 고갯길.. 평상시 차를 타고 넘어다닐 때도 좀 높다는 생각만 했지 높이가 어느정도 되는지는 몰랐다.

처음부터 힘든 고개를 선택의 여지가 없이 오르고 있지만 가도가도 끄이 안보이는 것은 무엇때문일까요~~~ 참 멀어보입니다.

이런.. 한참을 올라오고 또 한참을 더 오라가야 하는데 해발 600m라는 푯말이 보이네요. 그럼 정상은 도대체 몇 m 란 말인가??
처음부터 지치면 장거리 여행에 지자을 줄까봐 끌바를 하고 올라갈까 몇 번을 망설이며 고민을 했으나, 남자의 자존심이란... 햅는데까지 해보자는 심정으로 계속 낑낑거리며 고~~~

가을 하늘이 참 맑아보입니다. 하늘은 높고 내가 가야할 정상은 멀고...

몇 번의 포기하고자 하는 마음을 진정시키고 숨이 턱에 차오를때쯤 서서히 정상이 보이기 시작합니다.

아~~ 정상이 어느정도인지도 모르고 도전했던 곳. 정상의 높이가 780m 참 무식하기만 한 도전이지만 정복을 한 느낌.
기분이 상쾌해졌습니다. 그런 이런 기분도 잠시 체력이 많이 고갈된 느낌에 일산까지 제대로갈 수 있을까라는 걱정때문에 쉬지도 못하고 그대로 하산..

내려가면서 올라온 길을 되돌아 봤습니다. 다목리 감성마을.. 소설가 이외수씨가 이곳에 와서 살고 계셔서 좀더 유명해진 곳이기도 하지요..

내리막길부터는 가원도 철원군 지역이네요. 오르막이 있으면 당연한 내리막길이 있듯이 엄청 내려갑니다.
타이어가 좀 닳아 불안하기도 했고 브레이크 패드도 많이 닳아 내리막을 안심하고 달릴 수가 없어 불안한 마음으로 천천히 내려올 수 밖에 없었는데 좀 아쉬운 마음이었다. 최고속도 57.

엄청 가파른 내리막길... 반사경을 보고 사진을 찍는데 불안합니다.

하늘의 구름이 참 시원해 보입니다. 마음도 시원하지만 이곳을 지나는 마음은 안전에 대한 불안감으로 조마조마중..

반사경을 보며 사진 찍는 것에 재미가 들렸나요?? 혼자서 라이딩의 단점은 자기 자신의 모습을 카메라에 담을 수 없다는 것.

지난번 영월에 갔을 때 보았던 한반도 지형의 강줄기처럼 도로가 완전 90도로 꺽인 곳이 많습니다. 브레이크가 터질까봐 조마조마..

시원스런 내리막길.. 불안하지만 경사가 조금 괜찮아 속도를 내봅니다.

길고 긴 내리막길을 내려오니 삼거리가 보이고 조그마한 마을이 나타납니다.

황금물결의 들판과 파란 하늘이 완전 가을이구나 느낄 수 있습니다. 이때까지만 해도 기분이 짱이었지요.

김화에 도착해서 철원쪽으로 방향을 전환합니다. 전에는 도로들이 아주 짫은 2차선이었는데 요즘은 많이 좋아져서 4차선으로 시원스럽게 뚫렸습니다. 덕분에 가변차로 폭도 넗어져 자전거 타기에 좋았습니다.

오르막과 내리막길.. 나름 재미있습니다. 도로옆 화단에는 예쁜 꽃들이 피어 있습니다.

언덕길을 내려오니 옛날 강북지사에 있을 때 일 때문에 왔던 철원변전소가 앞 좌측에 보이네요.

맘속에 쉬어갈 곳을 정해놓고 계속 달려갑니다. 이제 20여분 정도만 가면 1차로 자전거에서 발을 내려 쉴만한 곳이 있을겁니다.

드디어 집 나온지 두시간 십분 만에 50키로 정도를 달려 첫번째로 쉬어봅니다. 
거리는 52키로 정도, 시간은 두시간 십분이 걸렸네요. 다리가 뻐근해서 잠시 스트레칭을 하고 초코바 두개와 음료를 마시며 달콤한 휴식을 맛봅니다.
마트에 가서 음료수를 한병 샀더니 두병사면 한병을 더 준다고 해서 이런.. 욕심에 세병을 샀네요. 가야할 곳은 멀고 짊어져야 할 짐의 무게가 늘었네요.

충분하게 38분을 쉬고 다시 의정부를 향해서 출발합니다. 쉬는 시간이 많아서 인지 페달링을 하기가 만만치 않습니다. 그래서 조금이라도 멀리가서 쉬려고 했던가 봅니다.

일반도로는 가변차선의 폭이 좁아져 약간 위험합니다. 도로사정이 여의치 않다보니 긴장감이 돕니다. 그래도 의정부까지는 아직도 30여키로..

도로쪽으로는 아무래도 위험해서 포천시내로 들어오니 하천옆으로 자전거도로가 보이기에 반가운 마음에 그쪽으로 직진..

이런.. 큰 맘먹고 들어서니 바로 공사중으로 길이 막혔네요. 허탕치는 기분. 꿀꿀합니다...

자전거를 타시는 분들에게 의정부로 가는 자전거길이 있느냐고 물으니 없답니다... 할 수없이 포천 종합운동장쪽에서 다시 도로로 올라와 의정부를 향해 전진...

지쳐갑니다. 배가 고픕니다. 도로에 많은 식당들이 있었지만 선뜻 들어가지를 못하고 계속 자전거만 탔습니다. 아침에 먹은 라면은 그새 소비가 다 되었겠지요..

의정부를 10여키로 앞두고 포천휴게소 건너편에서 두번째로 자전거에서 발을 내려 휴식을 갖습니다. 떨어지는 체력을 느끼며 약간은 불안해집니다. 갈 수 있을까?? 내무부장관에게 두번째 복를 합니다. 여기까지 무사히 도착했노라고.ㅋㅋㅋ. 힘들면 태우고 간다고 기다리라고 하는데 그럴수야 없잖아요..

자전거도 힘이 들까요?? 암튼 자전거도 대단한 놈입니다. 체중이 80을 넘어가는 무식한?? 남자를 태우려니 얼마나 힘이 들겠습니까.. 그러서 더 대단한 놈입니다. 힘들다고 말한마다 안하거든요..

건너편의 포천휴게소를 배경삼아 사진 한장을 담고 다시 출발합니다.

우여곡절끝에 의정부 시내로 들어 왔습니다. 아~~ 이제 얼마 남지 않았구나라는 안도감이 듭니다.

의정부에서 일산으로 도로를 따라가면 20여키로 정도 되는 거리. 갑자기 짫다는 생각이 듭니다. 그래서 자전거도로를 타고 서울로 해서 가자... 이런.. 완전 개고생...

시간은 4시 30분, 여기까지 키로수는 92키로 정도.. 서울로라도 빨리 가면 어둡기 전에 집에 도착하겠구나 라는 생각..

여기까지 3시간 55분이 걸렸네요. 그저 평균속도인 것 같습니다. 앞으로는 지쳐서 시간이 더 늘어질 것 같다는 느낌이 듭니다.

자전거도로로 들어서니 동질감이랄까요. 자전거를 타는 사람들이 있어서 좋았습니다. 별로 위험성도 없어서 좋았고요.

노원구쯤 내려오니 이상하게 큰 건물이 보이더군요. 쓰레기 차들이 주변에 보이는 것 보니까 환경관련 무슨 건물인가 봅니다. 어깨를 보니 하얀 소금끼가 보이는군요. 땀도 많이 흘린 것 같습니다.

주변도 구경하면서 내려오는데 사람들이 웅성거리고 경찰도 보입니다. 
아마 자전거도로에서 사고가 난 듯 합니다. 다치신 분인지 사고 경위에 대해 이런저런 설명을 하고 계시더라구요. 지나치면서 셔터를 눌렀는데 찍혔네요...

떨어지는 체력때문에 짫은 시간마다 휴식이 필요했습니다. 마장동 근처 한양대병원이 보이는 공원에서 잠깐 휴식을 하고 있는데 옆에 할머니 두분이 앉아서 휴대폰을 계속 두드립니다. 무엇을 하실까 한참 궁금하게 생각을 했는데 가만보니 애니팡인가?? 하는것을 하고 계신 것 같더라구요. 참.. 세상 좋아졌네.. 전 같으면 할일이 없으셨을텐데 이런 재미거리라도 있으시니 하는 마음,..

한강의 야경이 참 아름답습니다. 보기에는 좋은데 체력은 떨어져 가고.. 힘이 듭니다.

마지막 휴식처인 행주산성 국수집. 아~~ 얼마나 고맙던지요.. 6시간 20분만에 147키로를 타고 도착한 곳입니다.

중국집에 가면 짜장면을 시킬까? 짬뽕을 시킬까 고민을 하듯이 잔치냐, 비빔이냐를 고민하다가 비빔으로 주문..
그러나 너무 허기가 져서인지 생각처럼 맛있게 먹을 수가 없었습니다. 꼭 남길 것 같아 억지로 다 먹었습니다. 그런데???

먹긴 먹었는데 또 집에까지 가야합니다. 그만 갔으면 좋겠는데.. 아파트에 도착하니 156키로를 탔습니다.
서울에서 속초까지 200키로라고 하는데 도전해볼만 하다는 자신감이 듭니다. 홀로 라이딩은 참 힘이듭니다. 체력소모가 많습니다.
될 수 있으면 홀로 라이딩은 삼가하는 것이 좋을 것 같다는 개인적인 생각.

자전거에 올라탄지 6시간 47분만에 강원도 화천에서 일산 집에 도착했습니다.

수고한 자전거와 함께 아파트 1층에서 거울보고 기념사진을 한장 남깁니다.

내일(10월 3일) 가정교회 식구들과 등산만 아니라면 한강을 더 돌아 200키로를 채우고 오는 것인데... 하는 아쉬움이 좀 있습니다. 홀로 라이딩을 하면서 내 자신을 다시한번 돌아볼 수 있는 좋은 시간이 된 것 같고 현실속에서 힘든 부분들을 충분히 이겨낼 수 있다는 자신감을 회복 할 수 있었던 것이 참 고마운 일이었습니다.
모두 모두 감사합니다.
첫댓글 친구들 추석명절 잘 보냈는가??
"개인사진"으로 스크랩할려고 했더니 안되서 이곳에 올린다.
그냥 친구들 눈요기좀 하라고 올리는 것이니까 참조하고.. 자랑질하는 것 아니여..ㅋㅋㅋ.
대단한 열정이당...
그려 대단한 운동을 하는구만.도로변에 지날적에 삼팔휴게소 지나면서 밭에서 무배추 둘러보고 있었다.씽으로 가는게 너였구나.
규태야 내가 이정도였다면 신문에 광고을 내면서 자랑 했겠다. 젊은 나이도 아닌데 그것도 홀로 대단한 체력이다. 간간이 사진도 찍으면서 잼나게 자세히 친구들을 위해 이렇게
사진도 올려 주고 전화 함 해라....내가 맛난거 사줄께.... 나도 고등학교 2학년때 홀로 영월에서 단양까지 자전거 타고 갔다 온 적이 있는데 엉덩이 아파서 돌아 올때는 타기도 싫더라
그때는 도로도 비포장이였는데....
대단하다...그것도 혼자. 자기와의 싸움도 만만찮았을텐데.... 전국일주도 가능하겠다. 자랑질이라도 덕분에 잘봤어.
미쳤군 미쳤어 대단하다^^
ㅋㅋㅋ. 친구들 고마워. 원래는 영월서 타고 올려고 계획했었는데 줄어든 것이여. 친구들에게 조금이라도 즐거움을 줄수 있어서 고마울뿐이지..감사^^
와아 ~~~~인간이 가능한 일이구나 ~~~ 조심해 !!!
그래 넘무리다 근데 철인인정함
고독의 라이닝....
무사한 귀가에 맘 놓인다 와이프는 애간장 태웠겠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