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4회차(3월8일 추첨)에서 1등(93억7,500여만원)과 3등 4게임(1,024만여원)에 동시에 당첨, 화제가 됐던(본지
15일자 30면 참조) '로또의 달인'은 꿈에 나타난 6개 번호를 이용해 대박을 터뜨린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
그가 꿈을 꾼 것은 지난 7일 금요일 밤. 그는 로또 추첨방송을 보는 꿈을 꾼 뒤 깨자마자 당첨번호 6개를 적으려 했다.
그러나 6개 중 2·6·12·31·33 등 5개만 기억나고 나머지 1개는 아무리 애써도 기억이 나지 않았다고 한다. 그는 8일 오후
5시 로또복권 5만원어치(25게임·슬립용지 5장)를 구입해 이중 5게임(슬립용지 1장)을 꿈에서 나온 번호 조합으로 만들었다. 꿈에 나온
번호 5개를 5게임에 각각 써넣은 뒤 나머지 1개의 번호는 39·40·41·42·43을 순서대로 기입해 대박을 터뜨린 것이다.
결국 5개 번호에 40이 1등 당첨번호로, 나머지 번호들은 3등에 당첨됐다. 20게임 '꽝'은 당연히 눈에 보이지 않았다. 이같은
사실은 그가 17일 오후 2시50분쯤 서울 여의도 국민은행 본사를 찾아 10억원을 이웃돕기 성금으로 쾌척하면서 국민은행측 관계자들에게 '대박의
비밀'을 밝히면서 드러났다.
한편 그는 "5억원은 대구지하철 참사를 당한 유가족에게, 5억원은 불우이웃돕기 성금으로 써달라"고 말한 뒤 5억원짜리 수표 2장을
내놓고 20여분 만에 사라졌다. 73억여원의 실수령액 중 약 7분의1을 성금으로 내놓은 것이다.
그는 국민은행측에 "살기 빠듯했는데 이렇게 큰 행운이 찾아와 감사하는 마음에 성금으로 일부를 내놓는다"고 밝혔다. 로또 1등에
당첨된 뒤 이웃돕기 성금을 기탁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본지에서 보도한 대로 그는 인천에 거주하는 40대 중반의 회사원. 부인과 아들·딸 한명씩을 둔 네 가족의 평범한 가장이다. 그가
불우이웃돕기 성금을 내놓은 것은 국민은행 복권사업팀 이인영 팀장의 권유에 따른 것이다.
지난 10일 그는 당첨금을 수령한 뒤 사용방법을 이팀장에게 묻자 "자녀를 위한 장기예금증서를 마련하고 넓은 집으로 이사한 뒤 당첨금
중 일부를 성금으로 내놓는 것이 어떻겠느냐"는 제안을 듣고, 1주일을 부인과 함께 고심하다 10억원을 선뜻 맡겼다.
이팀장은 "단순한 권유 차원이었는데 거금을 내놓아 깜짝 놀랐다"며 "로또 당첨금 기부문화가 자리잡는 데 큰 획을 그었다"고 말했다.
그는 당첨금을 수령한 뒤 아직까지 한푼도 사용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또 다니던 직장에서도 계속 근무하고 있다. 회사를 계속 다닐
계획이기 때문에 당첨금을 어떻게 사용할지 결정하지 못했다는 것이 국민은행측의 귀띔이다. 그는 이날 갑작스럽게 국민은행을 찾아와 성금을
내놓고는 얼굴을 드러내지 않기 위해 취재진이 닥치기 전에 황급히 자리를 피했다.
한편 15회차에서 복권사상 최고액 170억원에 당첨된 사람은 충북 청주에 사는 20대 후반의 주부였다. 국민은행에 따르면 오후
2시30분쯤 남편과 국민은행 본사를 찾아 당첨금을 수령한 뒤 곧바로 돌아갔다. 이 주부는 월세집에서 남편, 자식 둘과 함께 어렵게 살림을
꾸려 오다 '로또 재벌'이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