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새해가 밝은지 어느덧 한 달이 지났습니다. 음력 1월1일인 설날도 지나면서 음력으로도 본격적인 2020년을 맞이했는데요. 새로운 달력이 시작된 만큼 24절기와 음력 명절들도 다시 새롭게 시작됩니다. 오늘은 24절기의 첫 번째 절기인 ‘입춘’과 정월에 찾아오는 또 다른 명절 ‘정월대보름’에 대해 알아볼게요.
입춘이란?
입춘(立春)은 계절을 알리는 24절기의 첫 번째 절기로 이날부터 봄이 시작된다고 하여 붙여진 이름입니다. 사계절 중 첫 번째 계절인 봄의 여섯 절기 중 첫 번째이자 24절기의 처음이기도 한 절기입니다. 천문학적으로는 태양이 황경 315도를 지날 때를 말하는데요. 매년 양력 2월 4일을 전후해서 들며, 음력으로는 정월(1월)에 해당합니다. 올해는 2월 4일이 입춘이라고 하네요.
입춘은 새해의 첫 번째 절기로 농사와 관련된 의례가 많은 날입니다. 입춘이 되면 각 가정에서는 입춘 축문을 대문이나 문설주에 붙여 둡니다. 입춘대길(立春大吉)이라는 글자가 붙어 있는 집의 대문을 많이 보셨을 텐데요. 바로 입춘에 붙이는 입춘 축문입니다.
입춘 풍습엔 어떤 것이 있을까요?
입춘에는 궁중과 지방에서 여러 의례도 열렸는데요. 입춘 하례라 하여 입춘날 백관이 대전에 가서 입춘절을 축하하면 임금이 그들에게 춘번자를 주고, 이날 하루 관리에게는 휴가를 주었습니다. 입춘이 되면 겨울의 추운 기운을 내보내는 의식을 하였는데, 궁중에서는 토우를 만들어 문밖에 내놓았으며, 민가에서는 나무로 소를 만들어 관청에서부터 민가의 마을까지 끌고 다니는 풍습이 있었습니다.
입춘날에는 제주도에서는 굿놀이를 하는 풍습도 있었는데요. 입춘 굿은 무당 조직의 우두머리인 수심방(큰무당)이 맡아서 하며, 새해의 풍년을 기원하는 농경의례로 진행되었습니다. 농악대를 앞세우고 집집마다 방문하여 걸립(乞粒)을 하고, 상주(上主)·옥황상제·토신·오방신(五方神)을 제사하는 의식도 함께 열렸습니다.
입춘은 농사의 기준이 되는 24절기의 첫 번째 절기였기에 농사와 관련된 점을 보는 풍습도 있었습니다. 보리 뿌리를 뽑아서 농사의 풍흉을 가리는 농사점을 보고, 오곡의 씨앗을 솥에 넣고 볶아서 먼저 솥 밖으로 튀어나오는 곡식이 그해 풍작이 된다는 점도 쳤다고 합니다.
정월대보름이란?
정월에 찾아오는 또 다른 명절이 있는데요. 바로 음력 1월 15일 정월대보름입니다.
한 해의 첫 번째 보름달이 뜨는 날로 한자어로는 상원(上元)이라고 합니다.도교의 영향을 받은 명칭인데요. 정월대보름은 우리나라 전통의 명절로 설날만큼이나 중요한 날로 여겨졌습니다. 주로 설날부터 정월대보름까지 연결하여 명절을 지내기도 하였습니다.
우리나라에서는 보름달이 가지는 뜻이 아주 강하였는데요. 정월대보름은 물론이고, 설날과 함께 가장 큰 명절인 추석도 8월의 보름날입니다. 정월의 보름날은 한 해의 시작을 알리는 예축 의례와 같은 개념이었고, 상대적인 명절인 추석은 수확 의례의 의미로 중히 여겨졌습니다.
정월대보름의 풍습은 무엇이 있을까요?
우리나라의 세시 풍속의 1/4이상이 대보름날과 관련이 있을 정도로 큰 명절이었으며, 설날과 합치면 절반에 가까운데요. 대보름에 열리는 제의와 놀이로는 지신밟기,별신굿, 안택고사, 용궁맞이, 기세배, 쥐불놀이, 사자놀이, 관원놀음, 들놀음, 오광대 탈놀음 등이 있습니다. 또한, 고싸움, 나무쇠싸움 등의 편을 갈라 싸우는 편싸움도 열렸고, 제웅치기, 나무조롱달기, 더위팔기, 뱀치기, 방실놀이 등의 액막이와 구충 행사도 함께 열렸습니다.
정월 대보름날에는 약밥과 오곡밥, 묵은 나물을 해서 먹고 부럼을 깨물고 귀밝이술을 마시기도 합니다. 농사점을 치기도 하는데 달집태우기, 사발재점, 그림자점, 달불이, 집불이, 닭울음점 등 지역마다 다양한 풍습이 존재했습니다.